자체 수행 조직구조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마케팅 활용과 글로벌 유통망 최적화를 통해 해외시장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음.
동사는 2007년 설립 후 2017년 코스닥 상장했으며, 2024년 (주)이루다 흡수합병을 완료함.
미용목적 의료기기 사업을 하며 HIFU, MRF, MNRF, 레이저 등 EBD 제품을 제공하고, 주요 장비와 소모품을 80여 개국에 판매함.
1월 29일 급등의 직접 기사상 이유 매일경제 종목 기사에는 클래시스의 2026년 1월 29일 급등 사유를 “내수 호조에 따른 미용 시술 증가 기대감 및 K뷰티 해외 진출 가속화 분석 등에 화장품/미용기기/의료기기 테마 상승 속 급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즉, 개별 실적 발표보다 업종/테마성 수급 성격이 강했다.
같은 시기 회사발 뉴스는 ‘유럽 공략’ 1월 30일 나온 회사 뉴스에서는 클래시스가 IMCAS 2026에서 CE-MDR 인증 제품(볼뉴머, 슈링크 유니버스)을 앞세워 유럽 시장 확대 전략을 공개했고, 2026년을 “유럽 성장의 원년”으로 제시했다. 이건 1월 말 주가 강세를 보강한 재료로 볼 수 있다.
내가 말했던 ‘미국·유럽 성장 기대, 실적 추정 상향’은 주로 2월 근거 2월 19일 전후에는 4Q25 실적 발표 뒤 분기 첫 영업익 500억 돌파, 목표가 줄상향, 미국·유럽 성장 기대가 본격적으로 기사화됐다. 그래서 이 논리는 1월 급등의 1차 원인이라기보다 2월 리레이팅의 근거에 가깝다.
주가 레벨 자체는 1월 말 강했다 TradingView 요약에는 클래시스가 2026년 1월 29일 77,6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온다. 다만 “왜 올랐나”의 설명력은 위의 테마 수급 + 유럽 확장 기대 쪽이 더 직접적이다.
결론만 다시 압축하면: 1월 급등 = 업종 테마/수급 주도(미용기기·K뷰티 해외확장 기대) + IMCAS 유럽 공략 뉴스 2월 추가 상승 논리 = 실적 확인 + 목표가 상향 + 미국/유럽 성장 가시화
종목히스토리
▶ 종목이슈
☞ 2026-01-29 52주 신고가 – 내수 호조에 따른 미용 시술 증가 기대감 및 K뷰티 해외 진출 가속화 분석 등에 화장품/ 미용기기/ 의료기기 테마 상승 ☞ 2026-01-29 급등 – 내수 호조에 따른 미용 시술 증가 기대감 및 K뷰티 해외 진출 가속화 분석 등에 화장품/ 미용기기/ 의료기기 테마 상승 속 급등 ☞ 2025-12-17 실적 고성장 지속 전망 등에 소폭 상승
– 내수 호조에 따른 미용 시술 증가 기대감 및 K뷰티 해외 진출 가속화 분석 등에 상승 – 2026.01.29 ▷다올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1H26E 내수 소비 업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 2026년1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 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대비 1.0p 상승했으며, 이는 지수 상승 및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산 증식 효과, 1Q25 계엄 사태로 인한 기저, 원화 약세로 인한 인바운드 관광객 구매력 증가에 기인한다고 밝힘. 국내 의료기기 업종에서는 미용 의료기기 업종이 해당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 특히, 특히 해당 내수 호황에 대한 기대감은 2025.05월까지 이어질 전망인데, 이는 한한령 이후 중국 인바운드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춘절과 노동절, 일본의 골든위크가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 ▷아울러 국내외 K뷰티 유통 채널은 다변화되고 있다고 밝힘. CJ올리브영 해외 진출과 세포라 협업, Ulta의 중동 진출, 무신사 상장을 앞둔 뷰티 오프라인 채널 확장 등 K뷰티 유통 채널 다변화에 따른 접점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 .▷이 같은 소식에 차AI헬스케어, CSA 코스믹, 클래시스, 케어젠, 현대바이오, 제테마, 클래시스, 네오펙트, 뷰웍스, 큐리오시스 등 화장품/미용기기/의료기기 테마가 상승. – 높은 성장 전망 대비 주가 저평가 분석 등에 상승 – 2026.01.28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2026년 미용 의료 섹터는 한 층 확대되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방한 관광객이 주도하는 내수 시장 외형 확대, 그리고 신생 블록버스터 ECM 스킨부스터가 이끄는 기타 인젝터블 업종 성장으로 다시 기대감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힘. 2025년 미용 의료 섹터 수익률은 시장대비 부진했는데, 이는 실적 둔화가 아닌 멀티플 하락에 기 인하는 것으로 분석. 과거 섹터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는 수출과 사업 중단 리스크가 불거질 때였는데, 수출 및 사업 중단 관련 리스크가 부재함을 감안 시 현재 주가는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된다고 밝힘. ▷아울러 방한 관광객의 미용 의료 소비 확대와 ECM 스킨부스터 트렌드는 국내 미용 의료 시장의 외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 미용 의료 기업의 글로벌 신뢰도를 제고할 것으로 전망.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방한 관광객의 미용 의료 소비는 정체된 내수 시장의 수요 기반을 확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힘. 아울러 2025년 산업 내 화두였던 ECM 스킨부스터 ‘ 엘라비에 리투오’는 과거 파마리서치의 리쥬란힐러가 스킨부스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화시켰던 것과 유사하게, 기타 인젝터블 업종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힘. ▷이 같은 소식에 네오펙트, 아이쓰리시스템, 원익, 엘앤씨바이오, 파마리서치, 휴젤, 클래시스, 원텍 등 의료기기/미용기기 테마가 상승. – 미용기기미용 의료기기 업종 수출 주도 계단식 성장 전망 등에 상승 – 2026.01.23 ▷LS증권 보고서를 통해 미용 의료기기 업종의 4Q25 실적에 대한 투자자 기대감은 낮아진 상황이며, 이를 반영해 주가는 12월~1월 중순 조정을 받았다고 밝힘. 다만, 당사는 2월부터 발표될 미용 의료기기 4개사(에이피알, 파마리서치, 클래시스, 휴젤)의 4Q25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무난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성장 전략에 따라 2026년 성장률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 에이피알 +52%, 파마리서치 +32%, 클래시스 +44%, 휴젤 +26% 등), 수출 국가 확대와 신제품 출시를 통해 여전히 계단식 성장하는 2026년 가이던스 발표가 예상된다고 밝힘. ▷이 같은 분석 속 금일 디에스케이, 제테마, 클래시스, 파마리서치, 휴젤 등 미용기기/의료기기/보톡스 (보툴리눔톡신) 테마가 상승. – 12월 의료관광 소비액 역대 최대 실적 경신 등에 일부 관련주 상승 – 2026.01.16 ▷D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의료관광 소비액은 2조797억원(+65.3%YoY)으로 의료 미용 중심 성장세가 뚜렷했다며, 특히 2025년12월 의료관광 소비액은 2,443억원(+10.6%MoM, +85.8%YoY)으로 11월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힘. 동월 피부과 소비액 역시 1,483억원(+14.9%MoM, +107.6%YoY)으로 11월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언급. 관광 및 의료 미용 성수기 효과, K-Beauty 선호도 상승,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체감 의료비 부담 감소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 ▷아울러 2025년 의료 미용 합산 수출액은 45.9억달러(+20.0%YoY)를 기록했으며, 특히 12월 수출액은 5.0억달러(+28.1%QoQ, +30.5%YoY)로 성수기 효과에 고성장세 보였다고 설명. 클래시스 소재 서울시 강남구는 12월 수출액 27.1백만달러(+95.2%MoM, +118.1%%YoY)를 기록했으며, 10월 중 인수를 발표한 브라질 유통사 Medsystems향 선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 파마리서치 소재 강원도 강릉시 수출액은 9.9백만달러(+74.8%MoM, +123.5%YoY)로, 유럽향 수출이 1Q26로 연기되었음에도 견조한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힘. 또한, 휴젤 소재 강원도 춘천시 수출액은 17.1백만달러(+99.1%MoM, +176.2%YoY)로, 주요 수출국향 선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 .▷2026년 의료 미용업종의 선진 시장 수출 모멘텀은 분기별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밸류에이션 조정 국면이지만, 업종 비중을 확대할 적기로 판단된다고 밝힘. ▷이에 금일 휴젤, 레이저옵텍, 아스테라시스, 클래시스, 에이피알 등 일부 미용기기 테마가 상승.
▶ 종목공시
☞ 2026-01-09 보통주 66,287주(25.52억원) 규모 자사주 처분 결정(기간:2026-01-09~2033-03-29)
– 갤럭시 부품주 갤럭시 S26 시리즈 사전판매 흥행 소식 등에 상승 – 2026.03.10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시리즈가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것으로 전해짐. 이달 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사전 판매량이 135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작 갤럭시 S25 시리즈가 11일 동안 기록한 130만대를 넘어선 수치로, 갤럭시 S 시리즈 사전 판매 역대 최대 실적임. 갤럭시 S26 시리즈는 오는 11일부터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초기 판매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출시 확대에 따라 카메라 모듈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 공급사들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짐. ▷이번 시리즈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기 가격 인상이 있었으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슈퍼 스테디 기능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번 사전 판매 기간 내 ‘갤럭시 S26 울트라’ 판매 비중은 70% 수준으로 울트라 모델의 선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짐. 갤럭시 S26 울트라 역시 역대 울트라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를 달성하며 동반 신기록을 세웠으며, 이번 흥행은 갤럭시 S26 울트라에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Privacy Display)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
인쇄하기■ 머니쇼 ‘오늘장 탑픽’ – 진행 : 장연재 / 전화 연결 : 이동우 SBS Biz 5 스타 전문가
Q. 현재 AI 메모리 시장은 HBM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최근 차세대 대안으로 ‘HBF‘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주도권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 HBM 다음은 ‘HBF’…AI 메모리 주도권 바뀔까 – SK하이닉스-샌디스크, HBF 글로벌 표준화 착수 – HBF, 성능·전력효율·확장성 동시 확보 – HBM, D램 수직 적층…휘발성·초고속 초점 – HBF, 낸드 수직 적층…비휘발성·초대용량 초점 – HBF·CXL 등 병목현상·속도지연 해결책으로 부상 – 삼성전자, 차세대 기술 통해 HBF 수요 공략
Q. HBF 관련주 중에 눈여겨 볼만한 종목 있을까요?
– HBF 관련주 중 눈여겨볼 종목은? – 피에스케이홀딩스, 반도체 패키징 장비핵심 기술 보유 – HBF 적층 시 중요한 ‘열처리·본딩 기술’ – 피에스케이홀딩스, 독보적 기술력 보유…3사 장비 공급 – 피에스케이홀딩스, 사상 최고치 경신…외인·기관 순매수 – 피에스케이홀딩스, 목표가 1차 11만 원·2차 13만 원 – 티에프이, 후공정 테스트 소켓 전문 기업 – 티에프이, HBF 공정용 실리콘 러버타입 소켓 공급 – 티에프이, 박스권 하단 지지력 테스트 중 – 티에프이, 목표가 1차 4.7만 원· 2차 5.3만 원
투자 수익률 연평균 100% 이상 (연배 2배, “100-bagger” 수준의 고수익)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1가지 역량은
비대칭적 위험 관리 능력(Asymmetric Risk Management) 또는 비대칭적 베팅 능력(Taking Asymmetric Bets).
이는 단순히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잃을 때는 적게 잃고(capped downside),
벌 때는 엄청나게 버는(uncapped upside) 기회를 포착하여
집중 투자하는 역량” 의미.
왜 이 역량이 핵심?
높은 수익률의 원천:
연 100% 수익은 시장 평균을 압도해야. 일반적인 분산 투자가 아닌, 저평가된 성장주, 벤처 투자,
혹은 턴어라운드 기업과 같이 10배, 100배의 잠재력을 가진 곳에 자산을 집중시켜야 가능.
생존과 복리:
고수익 투자는 필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수반. 비대칭적 위험 관리 능력은
‘틀렸을 때(손실)’의 위험을 관리하여 전체 포트폴리오가 파산하지 않게 만들고,
위험 관리 능력: 테마주를 피하고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서 대형/중형 우량주에 집중하는 것은 안정성을 담보한 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철저한 위험 관리(Risk Management).
‘맞았을 때(이익)’의 수익을 극대화 복리 효과를 향상.
주식 시장이 좋았던 시기와 맞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늘 겸손하게 생각하자.
매번 급등할 종목만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움. 만약 틀렸을 경우, 해당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면 큰 손실이 발생.
잘하는 것인가? :
‘투자 실력’이 좋다기보다,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Risk-taking)’이 매우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4년간 좋은 성과를 냈더라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6개월 내 2~3배는 극상위 난이도: 매년 6개월 내 2-3배(100%~200% 수익)를 내는 것은 워런 버핏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약 20% 내외)보다 훨씬 높은, 매우 공격적이고 난이도 높은 목표
심리적 훈련:
100% 이상의 수익률을 내려면 남들과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며, 이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동반.
위험이 통제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장기적으로 보유하거나 고위험 상황에서 대담한 결정 가능.
이 역량을 갖추기 위한 세부 요소
비합리적인 저평가 포착(Asymmetric Risk):
기업의 본질 가치 대비 주가 극도로 저평가된 시점을 판단하는 능력.
확실한 확신(Conviction): 깊이 있는 산업/기업 리서치를 통한 정보 우위.
저평가된 우량주 발굴 능력: “재무 상황이 정말 괜찮은” 곳을 찾는다는 것은 부채비율이 낮고, 수익성(ROE)이 높으며,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가치 투자(Value Investing)의 정석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도주/성장주 포착: “대형주 위주, 6개월 내 2~3배”는 단순 저평가가 아니라 재무가 탄탄하면서 실적이 미친듯이 성장하는 시점을 정확히 포착하는 성장주 투자 방식을 의미합니다.
초단기 고수익 추구:
우량주/대형주/재무건전성이라는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도모한 체계적 전략.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테마주나 레버리지에 의존해 단기 수익을 쫓다가 손실.
“안 빠진다”는 말의 의미: 주식 시장에서 “안 빠지는 주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안 빠진다”는 것이 아니라, “빠져도 금방 회복하거나, 오를 종목을 선정하는 타이밍이 매우 정확하다“는 의미. 하지만 이는 시장이 상승할 때만 가능.
집중 투자(Concentration): 좋은 기회 (오를 타이밍) 에 자산의 상당 부분을 배팅하는 과감함.
결론적으로, “잃을 확률이 낮고, 맞으면 대박이 나는 지점을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능력”이 연 100% 이상 수익의 핵심.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주가와 국고채 가격,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조1980억원, 기관이 1조54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와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등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해 현대차(-8.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미래에셋증권(-4.32%) 등 기존 주도주가 일제히 힘없이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5.22%), 대만 자취안지수(-4.43%)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1원 오른 1495.5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3%포인트 상승한 연 3.4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가 현재(연 2.50%)보다 1.0%포인트 높았던 2024년 6월 3일(연 3.434%)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채권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 목적의 국고채 단순 매입은 2022년 9월 후 약 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입력2026.03.09. 오후 5:43수정2026.03.10. 오전 12:48
기사원문
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란전에 크게 데인 中…러시아 손잡고 ’20조 프로젝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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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기자
입력2026.03.10. 오후 1:22수정2026.03.10. 오후 1:36
기사원문
‘시베리아의 힘’ 러시아 가스관 추가 추진
이란 전쟁 속 에너지 안보 강화 나서
中, 러시아 가스관 추가
제15차 5개년 계획서 추진 공식화
육상 에너지 실크로드 주력
사진=타스 캡처
중국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을 건설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주목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공개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에 러시아와 연결되는 새로운 가스관 구축 사업을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석유·가스 수급 위험을 대륙 간 파이프라인을 통한 ‘육상 에너지 실크로드’로 완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개된 경제 개발 청사진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중부 노선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전시키겠다”라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장기간 논의돼온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인 착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몽골을 경유해 중국으로 가스를 보내는 총 길이 2600㎞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2006년 처음 논의됐다. 이 파이프라인은 몽골을 가로질러 중국 북부로 이어지면서 연간 500억㎥의 가스 수송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사진=EPA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이 위협받았다. 러시아와 직접적인 파이프라인 연결은 중국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 프로젝트 진행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올 초 몽골 고위 관료의 방중 이후 추진 동력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몽골 구간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공동 투자와 건설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약 136억달러(약 20조원)로 추산되는 막대한 건설 비용은 여전히 과제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될 가스 단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SCMP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두 국영 기업인 러시아 가즈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의 구체적인 지분 구조와 가격 합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 프로젝트는 자본 집약적인 데다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EPA연합
한편 제15차 5개년 계획 초안을 보면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원유 생산량 2억톤(t)을 유지하고, 천연가스 생산량을 꾸준히 늘릴 방침이다. 또 석탄 기반 연료에 대한 기술적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에너지 생산능력 개선을 위해 중국은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오르도스 분지·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북동부 보하이만 등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신장·네이멍구·산시 등 지역에 전략 자원 비축 기지를 개발해 석탄에서 석유·가스로 전환에도 속도를 낼
트럼프 “이란, 호르무즈 봉쇄시 재건 불가능하게 만들겠다”
오세성 기자
입력2026.03.10.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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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배 더 세게 타격”…유가 재상승 억제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통행을 막는 조치를 취할 경우 국가로서 재건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석유의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미국에 의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해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며 “이것은 미국이 중국과, 호르무즈 해협을 비중있게 이용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게 미국이 주는 선물”이라고 썼다.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대다수 국가 상선의 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국제 유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세계 원유 수송의 중요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19달러를 기록하는 등 100달러선을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조기종결을 언급하며 80달러대로 반락했다.
“전쟁 거의 끝났다”·”아직 충분히 못 이겨”…트럼프 발언에 혼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이상은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7:48수정2026.03.10.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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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진정세…브렌트유 90달러 아래로 내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사이에도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거의 끝났다”는 표현과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는 표현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 혼란스런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전쟁이 “단기간”의 작전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들이 언제 항복(cry uncle)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틀 전에 항복해야 했다”며 “그들에게는 이제 남은 게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CBS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거의 완료됐다”고 표현했다. 이는 이란전 종료가 임박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반부터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공화당 행사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이후 5시45분경부터 30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하게 모호한 표현을 썼다. 그는 기자회견 과정에서 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면서 “다시 시작되면 그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협을 단번에 종식시킬 것”이라면서 “필수적인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초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자회견 과정에서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이번 주 안에 끝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고 하면서 “곧, 아주 곧”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컨퍼런스에서 YMCA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유가는 진정세로 돌아섰다. 지난 8일 저녁 유가 선물시장 개장 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4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9.48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5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19.50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9일 주요 7개국(G7)이 가격 안정을 위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100달러 선으로 내려갔고, 이후 CBS 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종료된다는 뉘앙스로 말하면서 WTI와 브렌트유는 오후 6시반 기준(미 동부시각) 모두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등에서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석유 관련 제재도 완화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이란 전쟁 전까지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었으나 전쟁이 시작된 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지난 주 후반부에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해상 교통이 재개됐다고 말했으나 이는 분명치 않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군이) 장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안심시키는 발언도 내놨다. 기자회견 중에는 이란이 “세계 석유 공급을 차단하려 한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그들을 너무나 강하게 타격해 그들 또는 그들을 돕는 누구도 그 지역을 다시 회복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석유 거래 시장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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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변국에 무차별 폭격…’걸프 생명줄’ 담수화 시설까지 파괴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5수정2026.03.10. 오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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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국 타깃…’우회 공격’ 나선 이란
현실적으로 美 본토 타격 어렵자
사우디 등 민간 인프라 잇단 공격
자국 치명타까지 감수하며 공습
‘에너지 통로’ 호르무즈 봉쇄 강화
동맹 때려 美 전쟁의지 약화 노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열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걸프국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민간 건물은 물론 중동 국가에 생명선과 같은 해수 담수화 시설까지 드론으로 타격했다. 공격이 불가능한 미국 본토 대신 그 동맹국에 피해를 줘 전쟁 부담을 미국에 안기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받은 국가들이 종전 이후에도 등을 돌릴 수 있는 부담을 감수할 정도로 미국과의 전쟁 의지가 강하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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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란의 공격으로 바레인 동부 시트라섬에 있는 국영 석유회사 밥코의 정유공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간 공격 확대하는 이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주변국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이번 공격은 민간인과 민간 시설로 대상이 확대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우디에서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인근 민간인 주거지를 공격해 주민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다. 전쟁 발발 이후 사우디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웨이트에선 정부 청사가 화염에 휩싸였고 국경 경비병 두 명이 사망했다.
바레인에서는 이란 드론이 해수 담수화 시설을 처음으로 공격해 일부 설비가 손상됐다. 지하수 수원이 고갈된 바레인은 생활용수를 해수 담수화에 의존하고 있다. 100여 곳의 담수화 공장에서 식수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바레인 입장에서 담수화 시설 타격이 국가 존립에 직결되는 사안인 이유다.
다른 중동 국가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는 식수·생활용수 99%를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얻는다. 쿠웨이트는 90%, 오만은 86%, UAE와 이스라엘은 각각 80%, 사우디는 70%를 담수화에 의존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 피격을 계기로 중동에서 생존 인프라가 전쟁의 표적이 되는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후 주변국 미군 기지 등을 겨냥해 보복 공습을 가했다. 타격 범위가 공항과 호텔, 에너지 시설 등 민간 인프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동 내 미국 동맹국에 전쟁 부담을 줘 미국의 작전 중단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지도자들이 걸프협력회의(GCC)를 중심으로 한 외교 공조를 통해 전쟁의 출구를 마련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 우회적 압박 전략
이 같은 이란의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주변국의 여론을 자극해 오히려 중동 내에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사우디 정부는 “본토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이란에 경고했다.
이란 지도부가 이 같은 부담을 감안하고 미국에 대한 항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담수화 시설 공격은 종전 이후에도 이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다”며 “그럼에도 관련 국가에 고통을 강요해 미국에 우회적으로 피해를 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도부 상당수를 제거했음에도 이슬람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이란 내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보도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혁명수비대는 최상층 지휘부가 사라졌음에도 이란 내 경제·정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란 사회 전반에 깔린 장악력이 상당해 일부 지도부 제거에도 존립이 크게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드론과 소형정, 미사일 등을 동원해 위협을 간헐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주변국 긴장을 계속 자극한다는 시나리오다. 해운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는 “(호르무즈해협) 통과가 아니라 이란의 허가를 받은 배만 들어오게 해 원유 물동량을 10~2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美, 확전 예상하나…사우디 주재 외교관에 철수령
안상미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7수정2026.03.10.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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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는 균열 조짐 보여
“석유 인프라 공격 범위 과했다”
미국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 중인 외교관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미국도 중동 국가를 향한 이란의 공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직원들이 사우디를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이 사우디에서 철수를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 등 피해가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쿠웨이트와 요르단에서는 미국이 영사 업무를 중단하고 자국민에게 출국을 요청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전쟁 초반 미국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사태가 악화하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를 10일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시설을 타격한 것과 관련해서다. 미국 고위 안보 관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석유 인프라 타격 계획을 사전에 알렸지만 공격이 그렇게 광범위할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같은 공격이 이란 국민을 외부 공격에 맞서 결집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정당한 군사 작전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문제 특사가 전날 사우디를 찾아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 정세와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아버지 하메네이보다 강경파…이란 새 지도자에 ‘모즈타바’
한명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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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승인 없인 오래 못 가”
中·러시아선 “새 지도자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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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이 공개한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 AFP연합뉴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다. 하메네이의 혈족인 강경파 성직자가 지도자에 올라 전쟁이 한층 격해지고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는 9일 임시회의를 열고 모즈타바를 이란의 3대 지도자로 선출했다. 2대 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사망한 지 9일 만이다.
1969년생인 모즈타바는 그동안 유력한 후계 후보로 거론돼왔다. 공직을 맡은 적은 없지만 부친인 하메네이 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막후 실세’로 통한다. 10대 후반에는 혁명수비대의 일원으로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는 등 권력 핵심인 혁명수비대 내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모즈타바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개혁파에 오랫동안 반대해온 인물로 꼽힌다. 모즈타바의 아내와 아들도 이번 전쟁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다른 이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모즈타바를 공격 표적으로 삼을 전망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새 최고지도자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즈타바가 대를 이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과거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이슬람공화국의 든든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모즈타바를 이란의 새 지도자로 인정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자국 헌법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전쟁 터진 후 ’10조 매도폭탄’…사흘 만에 또 서킷브레이커
+2
입력2026.03.09. 오후 5:49수정2026.03.10.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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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환율 1495원…코스피 6% 급락
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최고
국채 3년물 금리 3.4%로 급등
< 공포 >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급락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돼 있다. 최혁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주가와 국고채 가격,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조1980억원, 기관이 1조54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와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등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해 현대차(-8.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미래에셋증권(-4.32%) 등 기존 주도주가 일제히 힘없이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5.22%), 대만 자취안지수(-4.43%)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1원 오른 1495.5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3%포인트 상승한 연 3.4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가 현재(연 2.50%)보다 1.0%포인트 높았던 2024년 6월 3일(연 3.434%)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채권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 목적의 국고채 단순 매입은 2022년 9월 후 약 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 한달 내 두 번 발동은 코로나 이후 처음
‘S 공포’가 부른 셀 코리아
미국·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코스피지수가 단번에 5200선까지 밀렸다. 고유가가 고착화하며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증시를 짓눌렀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우려에도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올려 잡으며 “분할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고 조언했다.
◇ 전쟁이 부른 역대급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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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3조1980억원, 1조54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4조6270억원어치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흘러내리는 지수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쟁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공포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부르며 역대급 변동성을 초래했다. 외국인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5거래일간 10조25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쟁 이후 유가증권시장엔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두 번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달 안에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된 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일과 4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됐다. 5일엔 매수 사이드카 조치가 이뤄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두 번, 매수 사이드카가 두 번 발동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7.81% 내린 17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17만원대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도 9.52% 하락한 83만60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8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이 ‘바스켓 매도’(일괄 매도)를 하면서 현대자동차(-8.32%), SK스퀘어(-7.96%), LG에너지솔루션(-4.77%) 등 대형주도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현대로템(-7.73%)과 한국항공우주(-5.02%) 등 전쟁 수혜 업종으로 여겨진 방산 업종도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며 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것이 치명타를 입혔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 부근까지 급등하며 국내 산업계의 원유 구매 비용이 이중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미국의 2월 고용지표까지 추정치를 밑돌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섣불리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쓰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졌다.
◇ 해외 IB “코스피 여전히 싸”
다만 해외 IB들은 중동 불안 고조에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조정이 단기에 끝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UBS는 이날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4350에서 7300으로 상향했다. 코스피지수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까지 하락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UBS는 “과거 전쟁 때마다 증시는 결국 변동성을 회복했다”며 “견조한 한국 상장사 실적에 힘입어 이전 전쟁과 마찬가지로 ‘J자 커브’ 형태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5일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6400에서 7000으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유가 상승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라며 “기술적 조정 과정에서 박스권을 거친 뒤 반등해 새로운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급락세를 면치 못한 대형 반도체주도 목표주가가 잇달아 상향됐다. 홍콩계 CLSA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25만원에서 142만원으로 올렸다. CLSA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변화된 공급망과 기존 재고 덕분에 원자재 조달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쟁이 단기간(2~3개월) 내 종료될 경우 관리 가능한 수준의 리스크”라고 했다.
인플레 우려에 국채 금리 치솟아…기업 자금조달 ‘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6수정2026.03.10.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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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금리 스프레드 급등
한은, 오늘 국고채 3兆 매입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금리가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국채 가격은 하락). 기업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행은 3년6개월 만에 시장에서 국고채 3조원어치를 사들이는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기준지표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93%포인트 오른 연 3.42%로 마감했다. 2024년 6월 3일(연 3.434%) 후 가장 높았다. 금리 상승폭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된 2022년 10월 4일(0.224%포인트) 후 가장 컸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물가 급등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오전장에서 퍼지면서 기관이 보유 국채를 대거 매도했다”고 말했다.
당국도 개입에 나섰다. 한은은 10일 3년·5년·10년 만기 국고채 3조원어치를 단순 매입하기로 했다. 한은이 단순 매입에 나서는 것은 2022년 9월 국고채 3조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시장금리가 뛰자 기업 자금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0.182%포인트 오른 연 3.997%로 연 4%대에 육박했다. 지난해 4월 29일(연 4.024%) 후 가장 높았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가 급등하거나 발행에 실패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월은 회사채 발행이 뜸한 시기여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기관투자가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시기여서다.
G7, 전략비축유…공동 방출 논의
김주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2수정2026.03.10.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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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회원 32개국과 위기 대응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전략비축유(SPR)를 공동 방출하는 방안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논의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G7 재무장관들이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과 이날 화상회의를 열고 비축유 방출 규모와 시기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G7 중 미국을 포함한 3곳이 비축유 방출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IEA 회원국 32개국은 유가 급등 등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를 공동 보유하고 있다. 방출 규모는 IEA가 정한다. 다만 IEA 결정은 핵심 회원국인 G7의 의사에 크게 좌우돼 왔다. 논의 중인 방출 규모는 IEA 전체 비축량인 약 12억 배럴의 25~30% 수준인 3억~4억 배럴로 알려졌다.
1974년 IEA 설립 이후 공동 비축유 방출은 다섯 차례 이뤄졌다. 2022년 6월 1억2000만 배럴을 방출한 것이 마지막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시점이었다. 미국은 절반가량인 6056만 배럴을 부담했다. 한국 역시 IEA와 협의해 비축유 723만 배럴을 방출했다.
식탁 덮친 ‘중동 플레이션’…밀·대두·귀리값 일제히 치솟아
이선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1수정2026.03.10.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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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Aicel 분석
합성섬유 의존 SPA 업체도 비상
중동 매장 폐쇄로 럭셔리도 타격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식품, 의류 등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진 지 1주일 만에 밀, 대두(콩) 등 국제 곡물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섬유의 7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합성섬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패션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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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경에이셀(Aicel)과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밀(5.2%), 대두(4.6%), 귀리(3.9%), 옥수수(3.9%), 원당(1.5%) 등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은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밀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국제 밀 가격은 부셸당 6.2달러로 2024년 6월 후 2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대두 가격도 부셸당 12.1달러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주일 새 국제 유가와 운임이 빠르게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도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사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자 식품사는 빵, 과자, 라면 등의 판매가를 인상했다. 식음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재료를 직접 수입하지 않더라도 국제 시세가 오르면 제품 판매가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류산업도 저렴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고가 명품 가릴 것 없이 비상이 걸렸다. 자라, 유니클로, 스파오 등 SPA 브랜드가 주로 사용하는 값싼 합성섬유는 유가와 긴밀하게 연동된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재료를 기반으로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주요 생산국인 중국에선 합성섬유 거래가가 치솟았다.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선서스에 따르면 폴리에스테르 가격은 지난 3일 t당 8375위안에서 8일 8687.5위안으로 4% 가까이 올랐다.
물류비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스파오, 미쏘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은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과 인도 공장에 제조를 맡기고 있는데, 국제 운임 상승이 지속되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명품업계도 럭셔리 소비의 핵심 시장인 중동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잇달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李 “기름값 최고가격제 신속하게 도입…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
입력2026.03.09. 오후 5:33수정2026.03.09. 오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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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상경제회의…이르면 주중 최고가격제 지정·고시
정유사 공급 가격에 상한선 설정
유류세 인하폭 확대 땐 250원 뚝
장기화땐 석유제품 수출통제 검토
< 李, 유가 안정 강력 대책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라는 전례 없이 강한 처방을 꺼내 들었다.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고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당장 이번주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 “최고가격제 신속히 도입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최고가격제 시행을 속도감 있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정부 인식이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이번주 석유사업법 23조에 근거해 가격 최고액을 지정·고시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는 도매가 혹은 소매가에 적용하는 두 가지 방안이 가능한데, 정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마진을 제한하는 조치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정유사가 국제 시세와 연동해 마진을 붙였지만, 최고가격제가 도입되면 정부가 정한 기준치 이상으로 공급가를 올릴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에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재정으로 이를 보전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최고가격제 산식, 어떤 경우에 (손실을) 보전해줄지, 재정 소요는 얼마나 되는지를 시뮬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는 휘발유·등유·경유 등 ‘유종’과 북해, 두바이, 미국 등 원유 도입 ‘지역별’로 원가를 정하고 2주 단위로 가격을 게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유가 움직임을 무시하면 사재기와 가수요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 휘발유값 L당 250원 인하 효과
이 대통령은 이날 관련 부처에 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전날까지 유류세 인하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날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기류가 바뀌었다.
정부는 현재 유류세를 7% 인하해주고 있다. 인하 폭을 법적 최대한도인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교통세와 연동된 주행세와 교육세도 낮아져 실질적으로 37%의 인하 효과가 생긴다.
유류세 7% 인하를 감안한 휘발유 세금은 L당 763원 수준이다. 현재 휘발유값을 기준으로 유류세를 최대 폭 인하할 경우 소비자가를 L당 최대 250원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최고가격제 도입에 따른 정유사 마진 축소 등을 감안하면 휘발유값 기준으로 L당 300원가량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법정 최대한도로 유류세를 깎아준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가가 고공 행진한 2022년 7월부터 5개월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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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도입 시 정유사 손실을 어떻게 보전해줄지도 관심을 끈다. 추후 국제 유가가 내려갈 때 정유사가 손실을 충당할 만큼 마진을 붙여 공급해도 정부가 용인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재정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관건은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할지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100달러’가 지속됐을 때 손실 없이 공급할 수 있는 휘발유 도매가는 L당 1900원 안팎이고, 이때 소비자가는 2100원 수준”이라며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을 예컨대 L당 2000원 밑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상당한 정부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보름 후 중동산 원유 끊긴다…한국 산업계 ‘초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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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정부 비축유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
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있지만 수입 물량 대체하기엔 역부족
북중미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중질유 중심 韓시설엔 ‘그림의떡’
지난해 전체 원유의 94.4%를 중동에서 들여온 에쓰오일은 연일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원유 수입이 막혀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선박은 총 여덟 척. 에쓰오일이 사흘에 한 척 물량을 원유 정제 설비에서 처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뒤엔 중동산 원유가 바닥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한 원유 수송관을 통해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홍해에서도 운송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원유관 수송 용량과 항구 규모 등에 한계가 있어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원유 정제 설비 중 한 곳이 정기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 10일 정도를 더 버틸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이후엔 정부 비축유 등을 사용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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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후 중동산 수입 중단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유사의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4일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이 묶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다. 현재 중동산 원유를 실은 선박 총 17척이 한국으로 오고 있고, 7척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해 멈춰 서 있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에쓰오일뿐만이 아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전체의 53.3%인 HD현대오일뱅크는 21일을 끝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정유사는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우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동산 원유를 들여올지 알아보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보유한 페트로라인(동서 송유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페트로라인은 홍해에 있는 사우디 얀부 석유 터미널로 이어지는 1200㎞ 송유관이다. 하지만 하루 원유 수송 능력이 500만 배럴에 그치는 데다 얀부 지역 항만 시설이 부족해 충분한 원유를 수송할 수 없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정유 회사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북미와 중남미 원유 수입도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지역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이어서 중질유 중심의 정제 설비를 갖춘 한국 정유사에는 ‘그림의 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조정에만 한두 달 걸릴 것”이라며 “설비 조정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VLCC 용선료 인상도 고민
원유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점도 고민거리다. 정유사는 원유 도입 과정에서 장기 계약(70~80%)과 현물 거래(20~30%)를 혼합한다.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울 경우 현물 거래를 늘려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현물 거래 가격이 급등해 수입량 확대에 부담이 생겼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한때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 현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원유를 수송하는 VLCC 용선료 역시 하루 45만달러 수준으로 평소의 열 배에 달한다.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면서 원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약 70% 줄였다. 원유 수출 역시 하루 80만 배럴로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비축유 방출을 정유 설비 가동을 지속할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 배럴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분 약 1억 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 배럴을 합한 규모다. 평상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 땐 반도체·자동차도 ‘3중고’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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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위축·물류비 상승 등 타격
섬유업은 수백억 수출길 막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정유·석유화학뿐만 아니라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 다른 주력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은 미리 확보한 재고와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버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수요 위축이라는 ‘3중고’에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브롬, 헬륨 등 핵심 공정 소재 재고를 수개월 치 확보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급 차질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 주력 수출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항공 운송 비중이 높아 해상 물류 대란 영향권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다. 유가 상승분이 전력 요금에 반영되면 제조 원가 압박이 본격화한다. 24시간 가동하는 반도체 팹(fab) 특성상 전기료 인상은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고유가에 따른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심리 위축도 국내 반도체산업에 중장기적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가전산업은 주요 거점별 현지 생산 체제가 구축돼 있는 데다 운송 중인 물량이 상당해 당장 공급 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유가가 굳어지면 물류비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일수록 해상 운임 상승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역시 운반선 운임 상승 등 수출 비용이 오르면 직격탄을 맞는다. 현대차·기아는 연비가 L당 15㎞를 웃도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섬유업계는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과 중동 수출길 차단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태광산업 직물사업부는 이번 중동 사태 이후 제품 생산·수출 라인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 시장을 타깃으로 아바야 및 로브 직물을 연간 수백억원씩 수출해왔는데, 최근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으로 배를 한 척도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삼성·SK HBM4만 쓴다
입력2026.03.08. 오후 5:52수정2026.03.09. 오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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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INSIGHT
‘베라루빈’용 납품사로 선정
美마이크론은 ‘중급용’ 공급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 ‘베라루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들어간다. 세계 3위 메모리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용 HBM4 공급망에서 제외됐다. 동작 속도, 대역폭(단위시간당 데이터 처리 능력) 등 HBM4의 핵심 성능에서 한국 메모리 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부품사 명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됐다. 최고급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HBM4 납품 업체로 두 회사가 잠정 결정된 것이다. HBM4는 두뇌 역할을 하는 가장 밑단의 베이스다이 위에 11~1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첨단 D램을 8~16개 쌓아 제조하는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다. AI 가속기에 적용돼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직전 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용 HBM4 공급사 목록에서 빠졌다. 마이크론은 HBM4를 베라루빈이 아니라 ‘루빈 CPX’ 등 AI 추론에 특화한 중급 AI 가속기용으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HBM4 공급사로 선정된 것은 엔비디아가 요구한 HBM4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을 맞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동작 속도 초당 10기가비트(Gb), 11Gb로 이원화해 진행하는 HBM4 품질 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 SK하이닉스는 11Gb 테스트에서 최적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엔비디아가 생산 재개를 결정한 GPU ‘RTX 3060’ 물량도 수주했다. 조만간 8㎚ 공정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엔비디아 ‘괴물 AI칩’ 심장엔 삼성·SK뿐…추격하던 마이크론 탈락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 HBM4 공급사 선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린 2022년께부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 곳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에 들어가면 AI산업의 주연이 됐고 그렇지 못한 곳은 위상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그랬다. 삼성 반도체를 2년간 괴롭힌 위기론은 엔비디아 대상 HBM3(4세대 HBM) 공급 지연에서 촉발됐고, 지난해 9월 HBM3E(5세대 HBM) 12단 품질 테스트 통과로 사그라들었다.
이런 측면에서 엔비디아 베라루빈용 HBM4(6세대 HBM) 공급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들어가고 마이크론이 빠진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2년간 엔비디아에 대량 납품이 가능해져 HBM 패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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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HBM4 주문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베라루빈 실물이 오는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처음 공개된다. 공식 출시일은 안 정해졌지만 올 하반기께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MD, 브로드컴 등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베라루빈의 성능을 기존 대비 다섯 배 이상으로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80여 개 협력사가 ‘괴물 AI 가속기’ 출시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합을 맞추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HBM4를 베라루빈의 흥행을 뒷받침할 핵심 부품으로 꼽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고성능 제품 개발을 독려했다. 베라루빈용 HBM4 동작 속도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당 8Gb를 훌쩍 넘는 10Gb 이상을 요구했다. 용량도 키웠다. 베라루빈에 들어가는 HBM4는 16개, 용량은 576GB다. 엔비디아 경쟁사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의 HBM4 용량(432GB)보다 크다.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에선 탈락
글로벌 메모리 기업은 베라루빈용 HBM4 납품전에 사활을 걸었다. HBM이 대량 장착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인 엔비디아를 잡으면 기술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호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베라루빈 HBM4 납품전의 승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좁혀졌다. 부품사 목록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렸고 마이크론은 빠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베라루빈 HBM4 공급사에 마이크론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업 중에선 최근 삼성전자가 앞서나간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동작 속도 ‘초당 10Gb’ ‘초당 11Gb’ 제품으로 이원화해 진행 중인 HBM4 품질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 지난달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엔비디아에 완제품도 출하했다. SK하이닉스도 11Gb 테스트 통과를 위해 엔비디아와 제품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HBM4용 D램 웨이퍼 투입부터 패키징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달부터 두 회사는 HBM4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도 HBM4를 아예 공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고급 AI 가속기인 베라루빈용이 아니라 루빈 시리즈의 중급 제품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유력하다.
◇범용 D램값 상승은 변수
베라루빈용 HBM4의 배정 물량과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올해 HBM3E를 포함한 엔비디아용 HBM 전체 물량에서 SK하이닉스가 절반 이상을 가져가지만, 베라루빈용 HBM4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최대 공급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의 세 배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변수로는 분기마다 전 분기 대비 두 배 오르는 범용 D램 가격이 꼽힌다. ‘소캠2’ 등 서버용 범용 D램 모듈의 Gb당 가격은 1.3달러로 HBM 간판 제품인 HBM3E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D램을 쌓는 등 값비싼 공정을 추가로 거쳐야 하는 HBM4보다 범용 D램을 많이 생산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SK하이닉스 엔지니어를 만나 HBM4 개발을 독려한 것도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4와 범용 D램 등을 쥐고 엔비디아에 다양한 협상 카드를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몸값 뛴 엔비디아 ‘구형 GPU’…삼성이 만든다
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8. 오후 6:39수정2026.03.09. 오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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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X 3060’ 8나노 공정으로 양산
대중 수출규제·AI發 공급난 여파
“가동률 끌어올려 흑자전환 견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가 엔비디아의 구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RTX 3060’을 2년 만에 다시 생산한다. 엔비디아가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구형 GPU 판매를 늘리면서 과거 RTX 3060 생산을 맡은 삼성전자에 물량을 다시 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RTX 3060을 성능이 검증된 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동률이 올라 흑자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8나노 공정에서 조만간 구형 GPU RTX 3060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GPU는 과거 PC, 게임기 등에서 이미지를 구현할 때 활용됐는데 최근엔 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RTX 3060은 엔비디아가 2021년 선보인 GPU로 당시 삼성전자가 8나노 공정에서 생산했다. 엔비디아가 2022년 9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를 통해 ‘RTX 40’ GPU 시리즈를 생산하면서 출하량이 점차 줄었고 2024년 생산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최근 구형 GPU 판매를 늘리면서 RTX 3060 재생산을 맡았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RTX 3060을 다시 생산하는 배경으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꼽았다.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GPU인 호퍼(H), 블랙웰(B) 시리즈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H20 등 규제를 우회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미 정부가 이를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게임용 이미지 처리가 주된 용도지만 활용 방식에 따라 AI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는 구형 GPU를 다시 생산하며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G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지는 것도 삼성전자가 생산을 재개한 요인으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칩 공급 부족 현상과 관련해 “구형 GPU를 다시 내놓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RTX 3060 생산에 활용하는 8㎚ 공정의 생산능력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 기준 월 3만~4만 장 수준이다. 전체 파운드리 생산능력(웨이퍼 투입량 월 35만 장)의 약 10%에 해당한다. GPU 생산을 다시 맡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동률을 올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파운드리 협력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닌텐도의 최신 게임기 ‘스위치 2’에 들어가는 엔비디아 GPU도 삼성전자가 수주해 8㎚ 공정으로 제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성숙도와 원가 절감 효과를 충분히 확보한 8㎚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엔비디아에 칩을 공급한다면 추가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DA 기업 콕 찍은 젠슨 황 “더 중요해질 것”
입력2026.03.05. 오후 5:02수정2026.03.06. 오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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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던스·시높시스·지멘스
“에이전트 아닌 SW 없을 것”
학습에서 실행으로 AI 진화
반도체 설계 갈수록 어려워져
빅테크 ‘반도체 독립’도 영향
EDA도 설계에 AI 적극 활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시대 유망 산업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지목했다. AI 칩의 구조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엔비디아는 왜 EDA에 주목하나
황 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케이던스 디자인시스템즈, 시높시스 등 EDA 기업을 직접 언급하며 “이들 기업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지고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DA는 반도체 집적회로(IC)와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소프트웨어다. 시높시스는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실제 회로 구조로 구현하는 로직 설계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케이던스는 에뮬레이션 기술(배선 배치와 물리 설계, 칩 동작 여부 검증)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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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EDA 산업은 상호 수혜 관계다. EDA 기업이 AI 기반 설계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대규모 연산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GPU가 활용된다. 반대로 EDA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계한 반도체는 다시 엔비디아 AI 칩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시높시스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해 7대 주주에 올랐다.
AI 경쟁이 격화할수록 반도체 설계 복잡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CEO가 “미래에는 에이전트가 아닌 소프트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기업은 단순히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를 사용하는 전문가 에이전트까지 함께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등이 AI 에이전트에 집중할수록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 고성능 GPU 위한 ‘설계 도우미’
최근 AI 칩은 수십억~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는 초대형 구조를 지닌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에는 약 8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고, 차세대 AI 칩은 2000억 개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의 반도체를 사람이 직접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계·검증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 소프트웨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AI와 결합한 EDA는 실제 설계 효율도 크게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자동 배선 배치 도구를 활용해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의 범프(접합점) 위치 변경 작업 기간을 12주에서 2주 반으로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시높시스 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에이전트 기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설계와 검증 전반에서 에이전트를 활용한 고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EDA 소프트웨어의 주요 고객은 인텔, AMD, 엔비디아 같은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고객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글은 자체 AI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을 통해 AI 연산 비용을 최대 78% 절감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강해령 기자 inside@hankyung.com
보름 후 중동산 원유 끊긴다…한국 산업계 ‘초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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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정부 비축유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
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있지만 수입 물량 대체하기엔 역부족
북중미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중질유 중심 韓시설엔 ‘그림의떡’
지난해 전체 원유의 94.4%를 중동에서 들여온 에쓰오일은 연일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원유 수입이 막혀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선박은 총 여덟 척. 에쓰오일이 사흘에 한 척 물량을 원유 정제 설비에서 처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뒤엔 중동산 원유가 바닥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한 원유 수송관을 통해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홍해에서도 운송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원유관 수송 용량과 항구 규모 등에 한계가 있어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원유 정제 설비 중 한 곳이 정기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 10일 정도를 더 버틸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이후엔 정부 비축유 등을 사용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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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후 중동산 수입 중단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유사의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4일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이 묶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다. 현재 중동산 원유를 실은 선박 총 17척이 한국으로 오고 있고, 7척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해 멈춰 서 있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에쓰오일뿐만이 아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전체의 53.3%인 HD현대오일뱅크는 21일을 끝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정유사는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우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동산 원유를 들여올지 알아보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보유한 페트로라인(동서 송유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페트로라인은 홍해에 있는 사우디 얀부 석유 터미널로 이어지는 1200㎞ 송유관이다. 하지만 하루 원유 수송 능력이 500만 배럴에 그치는 데다 얀부 지역 항만 시설이 부족해 충분한 원유를 수송할 수 없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정유 회사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북미와 중남미 원유 수입도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지역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이어서 중질유 중심의 정제 설비를 갖춘 한국 정유사에는 ‘그림의 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조정에만 한두 달 걸릴 것”이라며 “설비 조정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VLCC 용선료 인상도 고민
원유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점도 고민거리다. 정유사는 원유 도입 과정에서 장기 계약(70~80%)과 현물 거래(20~30%)를 혼합한다.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울 경우 현물 거래를 늘려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현물 거래 가격이 급등해 수입량 확대에 부담이 생겼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한때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 현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원유를 수송하는 VLCC 용선료 역시 하루 45만달러 수준으로 평소의 열 배에 달한다.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면서 원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약 70% 줄였다. 원유 수출 역시 하루 80만 배럴로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비축유 방출을 정유 설비 가동을 지속할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 배럴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분 약 1억 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 배럴을 합한 규모다. 평상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 1일 소비량 200-300만 배럴 — 1인 0.17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산업: 소비되는 석유의 상당 부분이 휘발유 같은 연료가 아니라, 플라스틱·섬유 등의 원료인 나프타(Naphtha)로 사용.
수출용 정제: 한국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제품으로 다시 수출하는 세계적인 정제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계상 소비량.
에너지 집약적 산업: 철강, 조선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
“사업 계획 다시 짜라”…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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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국내 주요 기업이 일제히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나섰다. 유가·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비용 절감과 공급처 다변화, 생산 전략 조정 등을 했다.
9일 경영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HD현대, GS 등은 지난 주말부터 긴급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계열사를 둔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원료 확보, 공장별 가동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유사 GS칼텍스도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비축유 활용, 원유 수송 우회 경로 확보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해운업계도 유가 헤지(위험 분산) 확대와 함께 유류할증료 부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이동형 로봇 ‘모베드’ 국내 판매 시작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4. 오후 3:10수정2026.03.04.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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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 및 상용화 개시
10개 부품사, 5개 로봇 솔루션 기업과 생태계 구축
물류, 순찰용, 광고 사이니지 등 모듈 10종 개발
AW2026 전시장 내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모베드를 직접 체험 조작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생태계를 공개하고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기아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 네 개가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디스플레이를 달면 ‘이동형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모베드 플랫폼을 단독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 분야 전문 파트너와 함께 완성형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하는 생태계 주도형 상용화에 나선다.
모베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국내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4자 협력 체계로 운영된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플랫폼 개발 및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와 SL을 비롯한 10개 부품사는 센서·전장·배터리 등 주요 핵심 부품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한다.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5개 로봇 솔루션 기업은 산업 맞춤형 서비스 구성 및 현장 구축을 맡고 유관 기관은 실증 및 성공적인 도입 환경을 지원해 국내 로봇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솔루션 기업들은 SL이 양산한 모베드 상단에 결합할 물류 배송,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 맞춤형 탑 모듈 10종을 개발해 고객에게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AW 2026 전시장에 모베드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는 실제 야외 환경과 비슷하게 꾸민 배수로, 굴곡, 경사로, 연석 등의 구조물을 배치해 기존 자율 이동 로봇이 극복하기 힘든 지형을 돌파하는 모베드의 기동성을 선보였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현대차·기아는 핵심 파트너사들과 함께 국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현대차·기아, 국내 판매 돌입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4.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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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사진)’ 양산 계획을 공개하고 국내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차·기아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가 네 개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디스플레이를 달면 ‘이동형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를 설치하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전문 업체와 손잡고 완성형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출범한 모베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4자 협력 체계로 꾸려졌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플랫폼 개발 및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와 SL 등 10개 부품사는 센서, 전자장치, 배터리 등 주요 핵심 부품의 생산과 공급을 담당한다.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5개 로봇 솔루션 기업은 SL이 생산한 모베드 상단에 결합할 물류 배송,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 맞춤형 ‘톱 모듈’ 10종을 개발해 고객에게 인도한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은 실증 환경을 지원해 국내 로봇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핵심 파트너사와 함께 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타 공급 끊길라…업체들, 재고 2배 쌓아두고 ‘버티기 모드’
하지은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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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대응
재고 물량 최대 4주치 확보
NCC업계 가동률 80 → 65%
“내달 초 셧다운 가능성도”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고육책까지 동원해 원료 재고를 2주에서 4주로 늘렸다. 하지만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버티기 모드’도 한계에 다다라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부와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는 최근 가동률을 낮춰 평균 나프타 재고를 약 4주 치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저율 가동에 나서면서 2주 분량이던 평균 재고가 한 달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고객사에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불가항력 사유로 계약 이행 불가)를 선언한 여천NCC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LG화학, 대한유화, GS칼텍스 등 주요 NCC 업체가 가동률을 일제히 낮췄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기존 약 80%에서 65%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65%는 최저 가동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 여수 NCC가 2월 말 가동률을 83%에서 60%로, 여천NCC는 90%에서 68%로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은 80%에서 70%로, 대한유화 울산 공장은 80%에서 75% 수준으로 가동률을 낮췄다. LG화학도 대산 공장은 69%에서 54%로, 여수 공장은 64%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 4주 치까지 확보한 재고마저 소진돼 4월 초부터 일부 NCC 공장이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벌고 있지만 수입 차질이 길어지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보통 1년 단위로 맺는 기존 계약 물량은 유지하고, 남는 제품을 초단기로 거래하는 현물 거래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 물량 공급이 늦어질수록 계약 이행 부담이 커져 불가항력으로 인한 계약 이행 불가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산업통상부 등 정부는 미국 인도를 비롯해 중동 이외 지역에서 나프타를 확보하는 방안과 국내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석유화학 업체도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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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막히자 NCC 가동률 65% ‘최저운전’…기업들 ‘4주 버티기’ 돌입
하지은 기자
입력2026.03.09. 오전 10:59수정2026.03.10.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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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 차질
NCC 가동률 80%→65% ‘최저 운전’
재고 2주→4주 버텨도 4월초 분수령
한경DB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원료 재고를 최대 4주 수준까지 확보하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춰 원료 소비를 줄이면서 통상 2주 수준이던 재고를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일부 공장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주 불과했던 재고, 4주까지 확보
9일 석유화학업계와 산업통상부 등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들은 최근 가동률을 낮추면서 평균 나프타 재고를 약 4주 수준까지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약 2주 수준의 재고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 관계자는 “NCC는 공장을 완전히 멈추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셧다운보다는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버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도 크게 낮췄다. 최근 고객사에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불가항력 사유로 계약 이행 불가)’를 선언한 여천NCC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LG화학, 대한유화, GS칼텍스 등 주요 NCC 업체 5곳이 가동률을 줄였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기존 약 80% 수준에서 최근 65%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추가로 낮추기 어려운 사실상의 ‘최저 가동률’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업체별로 보면 가동률 조정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지난 6일 석유화학 정보업체 ICIS 집계에 따르면 GS칼텍스 여수 NCC는 2월 말 가동률을 83%에서 60%까지 낮췄다. 여천NCC는 90%에서 68%로,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은 80%에서 70%로 각각 조정했다. 대한유화 울산 공장도 80%에서 75%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LG화학도 이번 주부터 가동률을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대산 공장은 69%에서 54%, 여수 공장은 64% 수준까지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 마즈르 ‘연쇄 선언’ 가능성
여천NCC에 이어 다른 업체들로 포스 마주르 선언이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주요 업체들은 기존 계약 물량은 유지하면서 현물(스팟) 거래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입 차질이 장기화해 가동률을 더 낮추거나 재고를 빠르게 줄어들 경우 계약 이행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일부 석화 기업들도 나프타 공급 차질을 이유로 포스 마주르를 선언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여천NCC의 포스 마주르는 실제 공급 중단보다는 장기 공급 계약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대형 석유화학 기업들이 NCC 생산물의 상당 부분을 자체 다운스트림 공정에서 소화하는 것과 달리 여천NCC는 외부 판매 비중이 높아 계약 리스크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출발 원료인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다. 국내 공급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물량이 약 50~60%, 수입이 40~50% 수준이며 상당량이 중동에서 들어온다.
업계에서는 가동률 하향으로 재고를 약 4주 수준까지 확보했지만 중동 상황이 장기화해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일부 NCC 공장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입 물량이 막히는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중동 이외 지역인 미국·인도 등에서 나프타를 확보하는 방안과 국내 정유사의 나프타 생산 확대 요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해외 기업들도 대체 수급처 확보에 나서면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몸집’ 60% 줄이는 여천NCC, 롯데와 합작사 세운다
+1
입력2026.03.09. 오후 5:40수정2026.03.09.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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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2·3공장 폐쇄…한화·DL, 사업재편 합의
에틸렌 생산 연 230만→90만t
중국發 공급과잉에 적자 허덕
美-이란 전쟁으로 위기감 커져
“합작법인, 독자 수익성 확보”
정부 ‘목표 감축량’ 웃돌 수도
< 여수 석유화학단지 ‘업황 악화’ > 국내 최대 에틸렌 제조사인 여천NCC가 전남 여수에 있는 2·3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9일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최대 난제로 꼽혀온 여천NCC 사업재편안에 전격 합의한 것은 갈수록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중국발(發) 공급과잉 쇼크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공장인 여천NCC 문제를 해소한 만큼 당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위기감이 합의 이끌어
여천NCC가 총 140만t에 달하는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천NCC에 따르면 2024년 1503억원이던 여천NCC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1~3분기 1989억원으로 늘어났다. 작년 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때 연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여천NCC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중국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플라스틱과 섬유 원료인 에틸렌 물량을 쏟아내면서 에틸렌과 프로필렌 가격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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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석유화학 사업재편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전남 여수산업단지 생산시설을 24% 줄여야 국내 석화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하려면 여천NCC와 국내 1위 석화업체인 롯데케미칼 공장이 있는 여수 산단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봤다.
하지만 사업재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해 12월 DL케미칼은 “여천NCC가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연 9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용 NCC 1기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면서 두 회사 간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재편에 동참하지 않으면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고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 두 업체 간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 감축량 정부 목표치 넘을 듯
정부는 생산량을 줄인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123만t)을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동일하게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로 연내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기존 직원은 합작법인이 전원 승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에틸렌 등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능(다운스트림)도 일부 떼어내 합작사에 붙일 계획”이라며 “독자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생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충남 대산에서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사업장과 합쳐 오는 9월 통합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HD현대케미칼 대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신설 법인에 6000억원씩 출자하고, 지분을 5 대 5로 나눠 갖는다.
정부는 여천NCC에 ‘대산 1호 프로젝트’와 비슷한 수준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사업재편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등 채권기관과 함께 채무 상환 유예 혜택을 주고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천NCC는 이달 말까지 금융지원 방안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금융 지원 규모는 향후 실사를 거쳐 확정한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하기로 한 만큼 에틸렌 감축 규모는 정부 목표치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정부와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생산량 감축 목표를 270만~370만t으로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적인 감축 규모가 370만t을 넘어설 수 있다”며 “대산에 이어 여수까지 구조개편안 합의에 도달하면 울산 등 다른 지역의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천연가스 개발 늘린 美…”이란전쟁發 경제 충격 작을 듯”
한경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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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수입 막혀도 가격 안정
GDP 내 에너지 비중도 줄어들어
“사태 장기화 등 불확실성은 여전”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점화했다. 미국에도 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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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를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됐다. 미국은 이날 기준 휘발유 소매 가격 평균이 1주일 전보다 15.6% 급등한 갤런당 3.45달러를 찍었고, 지난 6일 발표된 2월 고용지표에서는 고용 감소와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악화 신호가 감지됐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세계 최대 연료 수출국이 됐기 때문이다.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이 폐쇄된 여파로 지난주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와중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 상승률은 11%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산업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가 미치는 영향도 지난 20여 년간 크게 줄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에 따르면 2007년 대비 지난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2.37% 증가하는 동안 휘발유 소비량은 4.09% 감소했다. 가계 소비 중 휘발유,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3.7%로 축소됐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가 급등했을 때도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0.13%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장 둔화를 방어해 경제 성장을 지탱해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시장 예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횟수는 전쟁 전보다 줄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 트레이더는 올해 미국에서 1~2회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첫 시점을 9월로 예상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장은 7월 첫 금리 인하 이후 2~3회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1주일 새 11.7%포인트 뛰어 37%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 전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불안정하다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Fed 의장인 케빈 워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대신 홍해”…원유 수송 우회로 찾는 사우디
이혜인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2수정2026.03.10. 오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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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들, 에너지 수출 대책 마련에 총력
아람코, 고객에 “홍해 선적” 통보
적재 능력 충분한지는 미지수
‘親이란’ 후티 반군 공격 우려도
UAE도 인도양 쪽 송유관 통해
하루 150만 배럴까지 운송 가능
바레인·쿠웨이트는 “공급 중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데 따른 것이다. 홍해를 이용한 항로는 송유관까지 적극 이용하고 있다. 다만 해협 봉쇄로 줄어든 원유 수송량을 단기간에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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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대신 홍해로
최근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일부 고객에게 원유 선적지로 얀부 항구를 지정했다. 메디나에서 서쪽으로 120㎞ 떨어진 얀부 항구는 홍해에 접해 있다.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 전역에 걸친 이란의 드론 공격을 피해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곳이다.
이는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생산을 줄이는 상황에 몰린 데 따른 차선책이다. 이라크는 저장 탱크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 하루 약 15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미리 매설한 우회 송유관도 적극적으로 이용 중이다. 이란이 과거부터 수차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경고함에 따라 사우디와 UAE는 우회 송유관을 갖추고 있다. 육상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만큼 이란 공격에서 안전하다.
사우디는 호르무즈해협에 접한 동부 아브카이크 유전에서 홍해 얀부 항구까지 이어지는 1200㎞ 길이 동서횡단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송유관은 하루 약 5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다. 2019년에는 천연가스액화물(NGL) 파이프라인도 원유 운송용으로 전환해 일시적으로 하루 700만 배럴을 처리한 적이 있다.
UAE 역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다. UAE는 수도 아부다비 인근 유전지대인 하브샨과 인도양에 접한 푸자이라 항구를 연결하는 370㎞ 길이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ADCOP)은 하루 약 15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이 있으며, 아부다비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오만만 내 푸자이라 항구로 운송한다.
지난해 6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두 송유관의 미사용 용량까지 활용할 경우 하루 평균 약 260만 배럴을 추가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운송할 수 있다.
◇우회해도 운송량은 부족
하지만 이 같은 우회 수단이 호르무즈해협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선박 추적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2월 하루 원유 720만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약 88.6%에 해당하는 638만 배럴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이 같은 사정은 사우디를 비롯해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걸프 산유국이 모두 비슷하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 전쟁 이후 이 해협 인근에서 선박 최소 10척이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정유 허브’ 바레인이 이란의 공격을 받고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따라 제품 공급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하기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앞서 쿠웨이트 등도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사우디 얀부 항구가 송유관을 통해 운송된 원유를 선박에 실어 보낼 만큼 적재 능력이 충분한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플러에 따르면 얀부 항구의 원유 선적량은 2020년 4월 기준 하루 150만 배럴 수준이 최대치였다. 송유관이 원유를 수송하더라도 이를 배에 옮겨 싣는 것은 별개라는 의미다.
홍해로 향하는 송유관이 이란 세력의 새로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해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항로 길목인 예멘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조직 후티 반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당시에도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해상 운송이 차질을 빚었다.
우회로를 이용하는 유조선 운임도 폭등하고 있다. 해운 중개업자는 “유조선 판타나사호가 오는 28~29일 얀부 항구에서 선적해 한국으로 운송하는 계약을 2800만달러에 체결했는데, 이는 평소 운임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해운사들이 중동 항로 운항을 꺼려 여러 원유 운송 계약이 체결 직전에 무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급등에…日, 이르면 내달 기업용 전기료 인상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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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새 요금 산정법 도입
전월 에너지 가격 상승분 반영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해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는 도쿄전력의 기업용 전기요금이 이르면 다음달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3월 연료 가격 상승분이 4월 사용분 전기요금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원유 가격 변동을 기업용 전기요금에 빠르게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전력회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을 기업용 전기요금에 종전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일본 가정용 전기요금도 원유 가격 상승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3월분 연료 가격 변동은 대체로 6∼11월에 반영된다.
일본은 수입 원유의 약 90%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조달한다. 일본 전력회사가 맺은 장기 계약의 70%는 원유 가격에 연동된다. 니혼게이자이는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인 지난달 27일 종가 배럴당 67달러와 비교하면 66%나 오른 수준”이라며 “정부 지원이 없으면 가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1월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실질임금이 늘어난 것은 13개월 만이다. 휘발유 감세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일본은 임금과 물가 선순환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 등 자원 가격이 고공 행진함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임금은 다시 마이너스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영국도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라 가계 지원을 검토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어떤 역풍이 불더라도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항상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인도는 매년 320억달러 이상을 에너지 가격 보조금으로 지출하는 만큼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면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美 중산층, 물가 부담에…’코스트코형 소비’ 뜬다
박신영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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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매장서 대량구매 늘어
미국 소비 구조가 ‘E자형 경제’로 자리 잡고 있다. 고소득층이 프리미엄 소비로 경제를 떠받치는 반면 중산층은 할인 매장과 대량 구매로 버티고 저소득층은 부채에 의존해 소비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헤더 롱 미국 해군연방신용조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기존 K자형에서 E자형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경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양극화 모습을 보인 K자형 경제에서 중산층 소비 패턴이 더해져 경제 구조가 세 갈래로 나뉘는 E자형 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부유층 소비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이동하는 추세로,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신용카드인 체이스 사파이어 리저브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플래티넘은 연회비를 각각 795달러, 895달러로 인상했다.
중산층은 생활비 부담 속에서 ‘코스트코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매장이나 창고형 대형 매장에서 대량 구매를 늘리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은 아직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지만 불안한 방식으로 지출한다”며 “가능한 한 돈을 아끼기 위해 대량 구매 또는 할인 쇼핑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은 신용카드와 소액 후불 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에 의존해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소비자 금융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2만5000~5만달러 가구의 59%가 지난 1년 동안 신용카드 잔액을 이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美 유학길 막힌 중국…韓·獨 대학들과 밀착
김은정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9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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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외 국가로 대학 간 협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첨단기술 패권 경쟁 과정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해지는 데 따른 것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중국·해외 대학 합동 프로그램 285개를 승인했다. 승인 건수 기준 사상 최대치다. 새롭게 협력 관계를 구축한 대학은 러시아와 이탈리아, 독일, 뉴질랜드,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 있다.
미국 정부는 미·중 학술 협력이 중국 군사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발전을 돕는다며 합동 프로그램 종료를 대학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상하이 자오퉁대와 미국 미시간대가 함께 설립한 연구소는 지난해 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조지아공대, 피츠버그대 등도 중국 내 연구소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줄줄이 폐쇄했다.
여기에 대응해 중국은 여러 국가와 적극적으로 합동 프로그램을 구축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미시간대와 협력 관계를 종료한 자오퉁대가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국제공과대를 세우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SCMP는 “중국 교육부가 새로 승인한 프로그램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 집중됐다”며 “중국의 제조업 기반을 지탱하는 실용 공학 중심의 파트너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압박에 따른 생산망과 에너지 공급망 재편처럼 중국 교육의 국제 협력도 다각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11兆 원전 해체시장 열린다…두산 – 한전KPS 격돌
입력2026.03.09. 오후 5:30수정2026.03.10. 오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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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원전 폐기물 처리 입찰
원자로 상부헤드·증기발생기
실증경험 쌓을 절호의 기회
사실상 골리앗 vs 다윗 싸움
두산, 원전 관련 기술 압도적
원전 해체 전문 中企 오르비텍
한전KPS와 컨소시엄 이뤄 출격
지난해 고리 원자력발전 1호기 해체 결정이 내려진 뒤 첫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 입찰이 이달 진행된다. 이번 승자는 향후 10조원이 넘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입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업계 전통의 강자인 두산그룹 컨소시엄과 원전 정비 전문업체인 한전KPS-오르비텍 컨소시엄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수산그룹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12년 전부터 해체 시장 대비한 두산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17일까지 ‘고리 본부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 사업 입찰 계획서를 받는다. 고리원전 1·2호기에 쓰인 원자로상부헤드(ORVH)와 증기발생기(OSG) 각 두 대를 해체하는 사업이다. 원자로상부헤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를 덮어 고압·고온의 열과 방사능 등이 새지 않도록 뚜껑 역할을 하는 기기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가열된 경수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증기를 만들어낸다. 이들 부품엔 방사성 분진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해체 과정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총사업비는 299억원.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처리할 경우 총 9000억원 안팎의 고리 원전 1기 해체 사업을 상당 부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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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해체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한경DB
원전업계는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두산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국내 모든 원전의 주기기를 제작해 공급한 원전 제조 기술력을 갖췄다. 제조 경험과 기술, 인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해체 과정에서 방사능 유출 등 사고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원전 해체 시장에 발 빠르게 대비해 왔다. 2014년 원자력해체센터를 설립하고 절단 장비와 건식저장용기(캐스크) 등 100여 개의 원전 해체 장비를 개발했다. 원전업계와 관련 전문가 중에 두산그룹 출신이 많다. 원전 관련 부처인 산업통상부의 김정관 장관이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이다.
◇ 강소 중기와 컨소시엄 꾸린 한전KPS
한국전력의 정비 자회사인 한전KPS 컨소시엄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국내 주요 공기업으로 정부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데다 현재 국내 원전의 60%를 단독으로 정비하고 있다. 2009년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당시 원자로 압력강 교체 공사를 최단기간 마무리하는 등 원전 정비 이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한전KPS가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한 오르비텍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인 것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오르비텍은 지난해 말 국내 유일의 원전 해체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에 방사성 금속·콘크리트 제염 설비를 구축해 주목받았다. 2010년부터 약 30개의 해체 관련 기술에서 20개 이상 특허를 확보하는 등 원전 해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들 컨소시엄은 두산그룹 컨소시엄에 비해 체급이 다소 밀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력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매출(17조578억원)만 해도 한전KPS-오르비텍 양사 매출(1조6344억원)의 열 배 규모다. 두산그룹은 ‘공기업 가점’ 가능성을 대비해 한국전력기술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수산그룹은 세안에너텍, 코라솔 등 원전 강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수산그룹은 2020년대 초부터 원전 해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 해외 해체 시장 진출 주춧돌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고리원전 1호기 해체에 앞서 실증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 판단한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원전 해체 단계별로 최적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안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입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해체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9년 설계 수명이 다하는 원전은 총 12기다. 이들 원전 해체 시장만 해도 11조원에 육박한다. 해외 시장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2050년 원전 해체 시장이 4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으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용 전고체배터리…삼성SDI ‘야심작’ 선보인다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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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도 인터배터리서 신기술 공개
삼성SDI가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전용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한다.
삼성SDI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용으로 개발 중인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한다고 9일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둔 삼성SDI는 그동안 주력해 온 전기차용 각형 폼팩터를 넘어 파우치형으로 라인업을 다변화해 미래 로봇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휴머노이드는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크기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로봇 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력 피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출력 성능도 뒷받침돼야 한다. 전해액을 고체로 구성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휴머노이드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할 배터리 기술도 대거 선보인다. 삼성SDI는 공간 효율을 33% 높인 데이터센터 전용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와 데이터 소실을 막는 배터리 백업 유닛(BBU)용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등을 내놓는다.
LS그룹도 이번 전시에 참가해 신기술을 선보인다. LS일렉트릭의 AI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리 플랫폼을 비롯해 LS MnM의 배터리 소재 기술 및 공급망 현황 등을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LG엔솔, 테슬라 배터리서 ‘LG화학’ 빼고 ‘엘엔에프’…치열한 기술경쟁에 모회사도 배제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5. 오후 5:01수정2026.03.06.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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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및 휴머노이드 태동
치열해지는 배터리 소재경쟁
테슬라의 모델 Y 롱레인지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납품하는 배터리 물량에 모회사인 LG화학의 양극재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강도 높게 요구하는 ‘고에너지 밀도’ 소재 혁신 스펙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침체) 장기화 속에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소재 업체는 계열사라도 뒤쳐질 수밖에 없는 냉혹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에 니켈 비중을 94% 이상으로 끌어올린 울트라 하이니켈 배터리를 적용하는 속도전에 돌입했다. 신형 모델Y 롱레인지, 사이버트럭 등을 시작으로 전 모델에 도입할 예정이다. 니켈 비중을 높여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주행거리와 출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양의 배터리로도 동일한 성능을 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니켈 비중 94% 이상 양극재는 기존 90%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높다. 다만 니켈 비중이 올라가면 화재 위험이 커져 고난이도의 양산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주로 니켈 비중 90% 미만 양극재를 양산해 온 LG화학은 테슬라가 요구하는 94% 이상 초고니켈 제품의 대량 양산 수율과 품질 기준을 아직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빈자리는 엘앤에프 등 경쟁사가 채우고 있다. 이대로면 테슬라가 울트라하이니켈 비중을 높일수록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프리미엄 전기차에는 94% 이 울트라 하이니켈을, 중저가에는 리튬인산철(LFP)을 탑재하는 테슬라의 이원화 노선을 따를 가능성이 높은만큼 소재 밀도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 소재업계 관계자는 “당장 성능과 가격측면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완성차 업체들이 한계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 역시 ‘계열사 챙기기’ 식의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촉발한 에너지 밀도 전쟁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배터리 물량에서 계열사인 LG화학의 양극재를 제외하고 있는 것은 현시점 배터리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 부진, 미래형 모빌리티 및 휴머노이드 등장 등 전방시장이 급변하면서, ‘계열사 프리미엄’조차 사라지는 생존 서바이벌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표준을 만드는 글로벌 1위업체 테슬라가 소재 혁신 기준을 가혹할 정도로 높이고 있는만큼, 배터리 소재 시장 구도 재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밀도가 곧 가격 경쟁력”…94% 하이니켈 승부수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슬라 신형 모델Y 롱레인지 등에 납품되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LG화학 대신 엘앤에프의 양극재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다. 테슬라가 니켈 비중 94% 이상의 울트라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 모델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재사 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요부진을 겪고있는 테슬라는 니켈 비중 94% 이상의 울트라 하이니켈을 이용해 ‘더 싸고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테슬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보급형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모델 S·X, 모델 3·Y 롱레인지, 사이버트럭 등)에서도 가격인하와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니켈 비중이 올라가면 에너지 효율이 개선된다. 니켈 비중을 94%로 끌어올린 울트라 하이니켈 배터리는 일반 삼원계 제품인 ‘NCM 811’(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배터리보다 30~40%, NCM9½½(니켈 비중 90%, 코발트 5%, 망간 5%)보다는 20% 이상 에너지효율이 높다. 반면 값비싼 코발트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생산 비용 증가폭은 미미하다. 동일한 가격에 주행거리가 개선된 전기차를 만들수 있고, 전기 소모량이 큰 차량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 탑재량을 줄여 같은 주행거리라도 가격이 낮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 최근 테슬라는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전반적인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울트라 하이니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높은 기술 장벽이다. 니켈 비중이 94%를 넘어가면 구조가 불안정해져 화재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을 잡기 어려워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입자를 부서지지 않게 단단하게 뭉치는 ‘단결정’ 공정 등 고도의 양산 기술이 필수적이다. LG화학은 니켈 88~90%대 배터리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고객사도 딱히 니켈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산기술 확보가 한발짝 늦었다. 반면 가장 선제적으로 기술 투자를 한 엘앤에프는 LG화학이 놓친 테슬라 물량을 흡수하며 올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1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테슬라용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물량이 양극재 전체의 30~40%로 추정되는 LG화학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사실상 전기차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는 것까지 겹쳐 통상 연간 6만~7만t 수준이었던 양극재 출하량은 올해 3만t 이하로 반토막날 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도전재, 단열재 등 배터리 부가 소재 입찰에서도 원가 절감을 위해 단가가 높은 LG화학 대신 저렴한 중소업체 물량을 늘리고 있는 점도 LG화학에게는 걱정거리다. 다만 LG화학은 발빠른 양산 기술투자로 격차를 좁혀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복원하고, 또 다른 고객사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 휴머노이드에서도 고밀도 소재 필수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로이터
테슬라가 촉발하고 있는 고에너지 밀도 소재전쟁은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벌어질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할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니켈 비중 94% 이상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로봇은 자동차보다 공간 제약이 훨씬 크다. 사람 가슴 크기의 제한된 공간에 최대한 효율 높은 배터리를 구겨 넣어야 구동 시간과 정밀한 작업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울트라 하이니켈 기반의 초고밀도 배터리가 휴머노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배터리 소재의 에너지 밀도 혁신에 다가올 로봇 시대의 주도권마저 걸려있다는 의미다.
국내 소재 업체들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둔 중장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업체별 강점과 약점은 뚜렷하게 나뉜다.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은 고에너지 밀도 양산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있다는 평가지만, 재무 건전성과 고객사 네트워크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반면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자본력을 갖췄지만 초고밀도 하이니켈 양산 기술에서는 후발주자다. 각 사의 전략적 판단과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시장구도가 계속해서 뒤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즘 시기의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반등기와 휴머노이드 개화기의 승패가 완전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무탄소 시대 활짝…세계 첫 ‘SMR 추진선’ 도전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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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급협회와 공동개발 협약
HD현대가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한 차세대 무탄소 선박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선급협회(ABS)와 손잡았다. 대형 컨테이너선에 원자력발전과 연계한 전기 추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게 목표다.
HD현대는 ABS와 ‘원자력 연계 전기 추진 시스템 개념 설계를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에 SMR을 설치하고 전력 시스템 기본설계, 전장품 사양 선정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핵심은 최대 100메가와트(㎿)급 출력을 공급하는 SMR을 선박의 동력원으로 삼는 것이다. HD현대는 SMR에 최적화한 맞춤형 전력 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쌍축 프로펠러와 엔진 모터 직결 추진 방식을 적용한다. 풍부한 전력을 바탕으로 전력 소모가 큰 냉동·냉장 화물 적재량을 늘릴 수 있어 화주의 다양한 운송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화된 글로벌 규제에 맞춰 안전성 기술에도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도록 충돌·침수 등 비상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선내 전력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원자력 연계 전기 추진 선박은 치열해지는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자율주행 생태계 위해 뭉친 현대차·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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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상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8
기사원문
정부 지원사업 참여
차량 시스템·보험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
최적화된 SDV 개발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가 정부의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는 ‘K-자율주행 협력 모델’에 참여한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 운송 플랫폼사, 보험사로 구성된 K-자율주행 협력 모델 참여 기업으로 현대차와 삼성화재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정부는 차량 공급, 전용 보험, 서비스 운영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자율주행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차량과 데이터, 보험, 서비스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개별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에는 시판 차량을 역설계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다 보니 정밀 제어가 쉽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율주행 기업의 배상 부담도 문제였다.
이번 협력 모델을 통해 자율주행 기업에 실증 차량 공급, 전용 보험 지원, 서비스 운영체계 통합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실증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전용 차량(SDV)을 개발·공급하고, 차량 정비 및 개발 인력을 현장에서 지원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적용되는 표준화된 차량 제어 인터페이스(API)와 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운송 플랫폼 선정사로서 자율주행 차량과 플랫폼 간 연동을 통해 차량 관제, 배차 관리, 운행 데이터 분석 등의 서비스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자율주행 사고당 100억원, 연간 300억원 수준의 보상 한도를 제시했다.
국토부는 다음달 말 실증도시 참여 기업 공모가 마무리되면 선정 기업들과 함께 기술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차량·시스템·서비스·보험이 결합된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70년 공채’ 맥 이어가는 삼성…18개 계열사서 인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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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9수정2026.03.10. 오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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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물산·바이오 등
10일부터 상반기 공개채용
“인재 확보에 기업 경쟁력 달려”
6년새 임직원 규모 23% 증가
삼성전자 등 18개 삼성그룹 계열사가 10일부터 상반기 공개채용을 한다고 9일 밝혔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지키기 위해 1957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공채제도를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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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채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8개사가 참여한다. 지원자는 오는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채용 절차는 3월 직무적합성 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GSAT 대신 실기 방식의 SW 역량 테스트를, 디자인 직군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1993년 국내 기업 최초로 여성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입사 지원 자격에서 학력을 뺐다. 대다수 국내 기업이 수시 채용 전략에 따라 공채를 폐지했지만 삼성은 정기 공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총 8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입 사원을 꾸준히 뽑으면서 직원 수도 늘고 있다. 2019년 10만5257명이던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2만9524명으로 23%(2만4267명)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속해서 인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소회와 각오’를 통해선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 밖에 청년에게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를 전국 5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마이스터고 학생 중 장학생을 선발하는 ‘채용 연계형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술 인재도 채용하고 있다.
마약 재발 부르는 ‘뇌 속 스위치’ 찾았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09.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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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논문 게재
표적 치료 가능성 커져
한국에서도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줄 단서를 한국 연구팀이 찾았다.
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임병국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지난 달 26일 국제학술지 뉴런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코카인을 주입하며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전전두엽 피질 내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의 균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추적했다.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고 할 때 전전두엽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60~70%를 차지하는 파발부민(PV) 세포가 활발히 작동했다. 반대로 코카인을 찾지 않도록 훈련하자 PV 세포 활동은 다시 줄었다.
연구팀은 PV 세포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자 코카인 탐색 행동이 크게 감소했고, 반대로 활성화하자 약물을 다시 찾는 행동이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반응은 설탕물 같은 다른 보상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마약 중독은 전전두엽 기능 저하에 따른 증상으로 인식되며 의지력의 문제로 여겨졌는데, 그와 상관없이 PV 세포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 발견된 것이다.
백 교수는 “PV 세포가 중독 행동을 조절한다는 발견은 향후 정밀 표적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 연재’ 도입한 네이버웹툰…작품 결제액 최대 20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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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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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글로벌 서비스의 연재 시차를 없애고 ‘동시 연재’를 시범 도입한 네이버웹툰은 작품 결제액이 종전보다 최대 200% 이상 늘었다고 9일 밝혔다.
회사는 휴재 후 복귀를 앞둔 웹툰 일부를 대상으로 한국어·글로벌 언어 서비스의 복귀 시점을 동일하게 맞춘 후, 작품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범 적용 대상은 영어·프랑스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으로 연재되고 있는 날 닮은 아이, 소꿉친구 컴플렉스 등 4개 작품이다.
분석 결과 휴재 전 8주 평균과 비교했을 때 복귀 후 7일간의 결제액과 주간 열람자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소꿉친구 컴플렉스’의 글로벌 서비스 내 결제액은 약 208%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공식 번역 원고가 한국과 시차 없이 동시에 공개되며 불법 번역 사이트 이용자를 흡수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특허 심사 불확실성 줄어든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10. 오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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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 ‘심사 가이드’ 제정
진보성 판단 등 사례 담아
반도체회사들의 특허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심사 과정의 불확실성 줄이기에 나섰다. 판단 기준을 일관되게 마련해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특허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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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는 9일 ‘반도체 분야 특허 심사실무가이드’를 제정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이 미세화·집적화·고속화화하면서 출원 기술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특허 심사 단계에서 어떤 기술이 인정되고 거절되는지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가 커진 게 제정 배경이다.
가이드의 핵심은 진보성 판단에 관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점이다. 진보성은 선행기술을 토대로 특허 출원자가 쉽게 도출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적 가치가 있는지를 가리는 기준으로 미충족시 특허 출원이 거절된다. 반도체 분야에선 구조·공정·재료의 작은 차이가 많아 진보성 판단이 기업간 핵심 쟁점이 되기 쉽다. 실제 지난 1월 특허심판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 씨엠티엑스(CMTX)가 램리서치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 특허 무효 심판에서 램리서치의 특허가 선행기술과 비교해 진보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CMTX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유사 기술은 특허로 인정되는데 우리 기술은 거절되는 식의 들쭉날쭉한 판단이 반복되면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이드에는 출원 발명이 선행 발명의 단순한 설계 변경에 그쳐 진보성이 부정되는 사례나 구체적인 기술적 효과를 입증한다면 진보성이 인정될 수 있는 사례 등이 담겼다.
가이드 제정으로 최근 격화하고 있는 반도체 특허 출원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의 권리 확보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지난해 국제특허출원(PCT)에서 반도체 분야 출원이 전년보다 6.1% 늘어 상위 10대 전자기술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출원인 순위에서도 중국의 화웨이가 7523건으로 1위, 한국의 삼성전자가 4698건으로 2위에 오르는 등 반도체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말로 만든 ‘제2 알파고’ 정체는…이세돌, 10분 만에 ‘패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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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4수정2026.03.10. 오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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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스타트업 인핸스와 대국 시연
AI로 30분만에 ‘제2 알파고’ 개발
61수째 이세돌 9단 두손 들어
“AI, 경쟁자 아닌 협업해야 발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AI 에이전트와 협업해 대국을 펼치고 있다.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2016년 알파고 대국이 열렸던 같은 장소에서 10년 만에 열렸다. 최혁 기자
“‘장고(長考·다음 수를 두기 전 오래 고민하는 것)’해도 못 이기는 그림입니다. 사람이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알파고와의 대국’이 펼쳐진 지 정확히 10년 만인 9일 이세돌 9단은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자신이 설계한 인공지능(AI) 바둑 애플리케이션과 대국 10분 만에 이렇게 말하고 61수만에 패배를 선언했다. 이 9단은 오후 1시 반 대국에 앞서 1시부터 한국의 AI 스타트업인 인핸스의 기술을 통해 30분만에 바둑 앱을 만들었다.
◇코딩없이 말로 ‘알파고’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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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9단이 만들어낸 앱은 코딩없이 탄생했다. 음성으로 명령하면, 등장한 AI 에이전트들이 명령을 이해하고 구조를 짜서 이에 맞는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했다. 10년 전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와 정면으로 맞붙었던 바둑기사가 이제는 AI를 ‘비서’처럼 활용해 직접 AI를 만든 것이다.
이 9단이 이날 직접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만든 바둑 앱은 “지금까지 아주 잘 두고 있으니 다음 수도 용기 있게 둬보라”고 조언까지 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 9단은 “너무 빠르고 어렵게 바둑을 둬서 혼란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직접 앱을 만들고 경기까지 치른 이 9단은 이제 AI가 협업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고민하 듯 이 9단은 이날 AI 바둑 앱을 만들 때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겐 19줄 바둑판은 너무 넓으니 9줄 바둑판부터 만들어달라”고 AI 에이전트에게 설명했다. 어린 이용자를 위한 교육형 바둑 AI를 떠올린 것이다.
이 9단은 “(시연이 실패해서) 민망한 자리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보시다시피 몇십 분 안 돼서 말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인간과 AI가 협업했을 때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더 놀라운 건 AI 에이전트가 보여줬던 ‘선생’으로서 교육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결 상대에서 협업 상대로
이날 시연엔 행사를 주최한 AI 스타트업 인핸스의 AI 에이전트 기술이 적용됐다. 인핸스는 인간의 의도를 이해해 실제 컴퓨터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AI가 이를 분석해 여러 전문 에이전트에 작업을 나눠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팰런티어가 선정한 글로벌 25개 스타트업 펠로우십에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뽑혔다. 삼성전자, P&G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온톨로지’다. 온톨로지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식 체계와 맥락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지식 구조 지도’로, AI가 사용자의 모호한 언어 지시를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작업 단계로 나눠 실제 컴퓨터 환경에서 실행하도록 한다. ‘컴퓨터 사용형 에이전트(CUA)’ 기술을 더해 AI가 웹 검색, 프로그램 실행, 코드 배포 같은 작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날 바둑 앱을 만드는데 총 5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동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이 기술이 최근 유행하는 ‘바이브 코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B2B 환경에선 단순히 코드를 잘 만드는 것보다 높은 안정성과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며 “그 맥락을 정교하게 이해시키는 데 온톨로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9단도 “짧게나마 바이브 코딩을 경험해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며 “오늘은 사실상 내가 한 게 거의 없는데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놀라웠다”고 했다. 이 9단은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9단은 AI 발전 속도가 놀랍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엔 AI와 인간의 대결을 펼쳤는데, 이번엔 짧은 시간 안에 ‘알파고’ 같은 것을 내가 만들어낸 셈”이라며 “10년까지 갈 것도 없고 3~4년 전만 해도 에이전트를 활용해 AI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용량 데이터 광섬유로 전달…K방산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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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4:57수정2026.03.10.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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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
우주분야 광전송 체계도 국산화
정밀가공 전문기업 유씨엘스위프트가 무기체계 핵심 부품인 ‘광섬유 로터리 조인트(FORJ)’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품은 미국 무그와 독일 스피너가 양분하는 시장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FORJ는 대용량 데이터를 광섬유로 전달하는 초정밀 부품이다. 군용 레이다와 항공·위성 장비, 자동화 설비, 휴머노이드 로봇, 풍력발전, 의료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계속 회전하는 장비에 필수로 쓰인다. 고정부와 회전부를 연결해 광신호를 끊김 없이 전송하고, 고속 회전 환경에서도 배선의 꼬임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9일 대전 본사에서 만난 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사진)는 “초정밀 가공 및 정렬 기술이 결합돼 있는 데다 환경과 사용 조건에 따라 요구 성능이 달라 정교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3년 개발에 착수해 약 2년 만에 FORJ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대 20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하고, 2억 회 이상 회전 내구성을 확보했다. 10~400GB급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전차·헬기·무인무기체계·라이다·반도체 검사장비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수여하는 ‘올해의 으뜸중기제품’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국산화 후 1개월 내 조달이 가능해졌고, 신속한 사후관리(AS)도 할 수 있어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FORJ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 국방 규격의 진동·충격 특성 기준도 충족해 해외 수요기업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산화한 FORJ를 군 장비 성능개량 사업과 국내 방산기업 H사의 레이다, L사의 전자광학·적외선(EO·IR) 체계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향후 우주항공용 특수 광커넥터와 광트랜시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N ‘한게임포커’ 4년 연속 아시아 매출 1위…3300억 벌었다
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4. 오후 3:26수정2026.03.04.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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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몇 장과 단순한 규칙으로 승부하는 국내 웹보드 게임이 아시아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제작비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작 게임들이 흥행 실패로 흔들리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의 보드게임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사 NHN은 모바일 앱 시장 분석 업체 센서타워가 주관한 ‘2025 APAC 어워즈’에서 자사 ‘모바일 한게임포커’가 최고의 포커 게임으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게임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아시아 포커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를 넘어섰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방대한 업데이트 없이도 이용자 간 심리전과 확률 싸움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카드 패와 확률, 베팅 전략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장기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개발 구조 역시 대형 게임과 다르다. 역할수행게임(RPG)이나 오픈월드 게임은 새로운 맵과 스토리, 캐릭터를 끊임없이 추가해야 하지만 포커나 보드게임은 규칙이 명확해 개발 및 유지보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수익 구조도 안정적이다. 대형 게임이 신규 콘텐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웹보드 게임은 시즌 이벤트와 토너먼트 운영 중심의 업데이트만으로도 높은 이용자 유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 간 경쟁이 핵심 콘텐츠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비 대비 수익성이 높은 구조다.
이 같은 모델은 최근 게임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개발비 상승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콘솔이나 대형 모바일 게임 하나에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례가 늘면서 흥행 실패 시 회사 전체가 타격을 입는 구조가 됐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사들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 광섬유로 전달…K방산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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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4:57수정2026.03.10.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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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
우주분야 광전송 체계도 국산화
정밀가공 전문기업 유씨엘스위프트가 무기체계 핵심 부품인 ‘광섬유 로터리 조인트(FORJ)’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품은 미국 무그와 독일 스피너가 양분하는 시장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FORJ는 대용량 데이터를 광섬유로 전달하는 초정밀 부품이다. 군용 레이다와 항공·위성 장비, 자동화 설비, 휴머노이드 로봇, 풍력발전, 의료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계속 회전하는 장비에 필수로 쓰인다. 고정부와 회전부를 연결해 광신호를 끊김 없이 전송하고, 고속 회전 환경에서도 배선의 꼬임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9일 대전 본사에서 만난 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사진)는 “초정밀 가공 및 정렬 기술이 결합돼 있는 데다 환경과 사용 조건에 따라 요구 성능이 달라 정교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3년 개발에 착수해 약 2년 만에 FORJ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대 20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하고, 2억 회 이상 회전 내구성을 확보했다. 10~400GB급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전차·헬기·무인무기체계·라이다·반도체 검사장비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수여하는 ‘올해의 으뜸중기제품’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국산화 후 1개월 내 조달이 가능해졌고, 신속한 사후관리(AS)도 할 수 있어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FORJ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 국방 규격의 진동·충격 특성 기준도 충족해 해외 수요기업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산화한 FORJ를 군 장비 성능개량 사업과 국내 방산기업 H사의 레이다, L사의 전자광학·적외선(EO·IR) 체계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향후 우주항공용 특수 광커넥터와 광트랜시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등 연내 임상 결과 공개…’국산 MASH 치료제’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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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18수정2026.03.10. 오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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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르면 이달 2b상 결과
디앤디파마텍 등도 연내 낼 듯
관련 시장 2030년 338억弗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 기대”
한미약품, 올릭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가 올해 줄줄이 나온다. 한국 기업의 MASH 치료제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 임상 결과 임박
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MASH 파이프라인 ‘HM12525A’(물질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2b상(대규모 테스트 전 효능 검증 단계) 결과가 이르면 이달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이 파이프라인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걸 막는 ‘GLP-1’, 간에서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이중 작용제다. 한미약품은 이 파이프라인에 약효를 장기간 지속시켜주는 자사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투약 주기를 1주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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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저항성은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에 세포가 반응하지 않아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지방 분해가 억제되고 간에 지방이 쌓인다. 잉여 지방이 간으로 유입되면 MASH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MASH 치료제는 대부분 이런 발병 과정의 일부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디앤디파마텍의 MASH 파이프라인 ‘DD01’, 올릭스의 ‘OLX702A’도 올 상반기에 임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DD01로 미국에서 2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에 앞서 오는 5월께 톱라인(핵심 요약) 데이터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올릭스의 OLX702A는 호주에서 1상을 진행해 2분기에 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릭스는 작년 2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300억원) 규모의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또 다른 MASH 파이프라인에는 HM15211(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이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2b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완료 시점은 오는 7월로 예상된다. 이 파이프라인은 GLP-1과 글루카곤에 더해 GIP 수용체까지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다.
◇시장 규모 2030년 50조원
MASH 치료제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다. 지금까지 FDA에서 승인받은 MASH 치료제는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즈메티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두 개가 전부다. 레즈디프라와 위고비의 MASH 치료제 승인도 최근인 2024년, 2025년에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MASH 특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24년 기준 1만 명대에 그쳤지만, 앞으로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큐비아가 추정한 2030년 미국 MASH 환자 수(간 섬유화 정도가 중등도에서 간경변까지 진행된 사람)는 1400만 명에 이른다.
그랜드뷰리서치는 2030년 기준 MASH 치료제 시장 규모가 338억달러로 작년 98억달러에서 3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MASH 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 결과가 상장사인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올릭스의 주가 상승 트리거(촉매)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했다.
30조 시장 스테키마, 52주 투약 결과 ‘이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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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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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52주 투약 데이터 공개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 전무가 지난달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포럼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임형택 기자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 52주 결과가 피부과 분야 국제 학술지 ‘국제피부과학저널’에 게재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건 중등도 내지 중증 판상형 건선 환자 509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의 52주 장기 임상 데이터다. 스테키마의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및 약동학 데이터 등을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했다. 제품 출시에 필요한 임상은 모두 마쳤지만 투약을 지속하며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되는지를 관찰 중이다.
이번 임상은 초기 단계에서 스테키마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을 분리했다. 이어 16주차에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을 기존 투여 유지군과 스테키마로 전환한 교체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52주까지 관찰했다.
셀트리온 측은 “임상 결과 스테키마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간 유효성은 유사한 수준이었다”며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스테키마로 전환한 교체 투여군에서도 투여 유지군 대비 유효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스테키마는 미국 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미국,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순차 출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스테키누맙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16억 6060만달러(약 30조3300억원)이다.
“롤러코스터 코스피, 종말 징후”…’빅쇼트’ 주인공 섬뜩한 경고
입력2026.03.06 08:54 수정2026.03.06 10:44
마이클 버리 “코스피 급등락 뒤엔 기관들 투기거래…종말 징후”
“수년간 외면받은 시장, 최근 모멘텀 왜”
“모멘텀 트레이더들 들어왔단 결정적 신호”
영화 ‘빅 쇼트’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5일(현지시간) 코스피지수 급등락 사태를 두고 “불길한 사태의 전조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버리는 이날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한국 증시는 (한국 이외 지역의)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고 수년간 외면받아온 시장인데 최근 모멘텀이 붙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버리는 이어 “지난 한 달 남짓 기간 코스피를 움직인 건 기관투자자들이었다”라며 “그리고 그 변동성이야말로 모멘텀 트레이더들이 들어왔다는 결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 모멘텀이란 주가가 특정 방향으로 지속해서 움직이려는 힘을 말한다. 모멘텀 트레이더는 주가의 추세를 쫓아 단기적으로 투기적 거래를 하는 이들을 말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 코스피가 급등락하며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투기 거래가 있었단 주장이다.
버리는 “기관들이 코스피를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라며 “그것이야말로 묵시록의 네 기사 중 하나(one horse of the apocalypse·종말 징후)가 나타난 것”이라고 썼다.
다만 버리는 ‘묵시록의 네 기사 중 하나’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태에 대한 징후가 될 건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버리는 2008년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해 관련 자산의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공매도 기법으로 큰 부를 쌓았다. 이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 쇼트’로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까지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이 심각하다며 거품 붕괴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 창업 공신 김형기 부회장 퇴임…회사 “일신상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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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6. 오후 5:18수정2026.03.06.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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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으로는 신민철 사장 유력
셀트리온 창업 공신인 김형기 부회장(글로벌판매사업부 대표)이 이달 말 퇴임한다, 회사 측이 6일 주주총회소집공고 정정 공시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이 공시에 따르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출할 예정인 사내이사 후보가 기존 김 부회장에서 신민철 관리부문장(사장)으로 바뀌었다. 셀트리온 측은 김 부회장이 퇴임하는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로 본인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대우자동차에서 일하던 김 부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999년 셀트리온 전신 넥솔을 설립할 때 합류했다. 그는 서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셀트리온의 전략기획과 재무 분야에서 중요 역할을 해 왔다. 공동대표 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 등을 지냈다.
차기 사내이사 후보인 신민철 사장은 셀트리온에서 재무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美 뇌졸중 치료 지침에 ‘AI 영상 분석’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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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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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골든타임 안 놓치려면
단시간 내 위험 분석할 필요”
미국 뇌졸중 치료 가이드라인에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솔루션’ 활용을 권고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진단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AI 진단 기술을 도입하는 병원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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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심장협회와 뇌졸중협회(AHA·ASA)의 ‘2026년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조기 관리 지침’에 따르면 급성 허혈성 뇌졸중(AIS) 환자 가운데 발병 시간을 알 수 없는 경우 의식이 정상이었던 마지막 시점으로부터 4.5~24시간이 경과했다면 영상 자동 후처리 분석 소프트웨어로 치료 결정에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자동 후처리 분석 소프트웨어란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AI가 분석해 뇌출혈 여부와 허혈 병변의 위치와 크기, 뇌경색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뇌 영상 촬영 후 몇 분 내 자동 분석 결과를 제공해 뇌졸중 환자의 빠른 치료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8년 만에 개정 지침을 내놓은 AHA와 ASA는 “영상 검사 시행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분석과 병변 탐지 기능을 갖춘 시스템은 뇌졸중 중재 치료의 작업 흐름과 질적 관리(QI) 관점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지침은 관련 기업에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제이엘케이, 휴런, 퍼플AI 등이 뇌졸중 진단 보조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제이엘케이는 진단과 시술, 예후 관찰 등 뇌졸중 치료 전 과정에 필요한 12종의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 휴런은 비조영 CT 영상을 기반으로 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퍼플AI는 기존에는 MRI로만 확인할 수 있던 소혈관 경색까지 CT 영상에서 탐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국내 한 의료 AI 기업 관계자는 “이미 해외 시장은 비즈AI, 하트플로우 등 여러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 등 장비를 기반으로 한 업체의 AI 솔루션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우루사 주 성분 ‘코로나19 후유증’ 초기 환자군서 개선 신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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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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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우루사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가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중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증상 개선 신호를 보였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상위권 국제학술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월 3일 온라인 선공개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UDCA 투여군의 증상 개선 비율은 81.6%로, 위약군 57.1%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35[i]). 이를 단순 비율로 비교하면, 위약군 대비 약 43%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감염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환자군에서는 이러한 개선 신호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에서 치료 시점에 따른 접근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감염 이후 비교적 이른 시기의 환자군에서 약물 개입의 가능성을 탐색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연구진은 증상 개선 여부와는 별도로, 환자들의 몸속 염증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한 추가적인 면역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증상이 호전된 환자군에서는 염증과 관련된 지표들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 같은 변화는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염증 변화가 약물 효과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 보건 당국이 주목하는 공중보건 문제로, 코로나19 감염 이후 피로, 호흡곤란,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재활 및 증상 완화 중심의 관리 전략이 권고되고 있으나, 약물 치료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민 간장약으로 알려진 우루사의 주성분 UDCA는 간 기능 개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간질환 영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성분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담석 형성 예방 효과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대한 연구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 흐름을 토대로,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서 UDCA의 치료 가능성을 임상 현장에서 살펴본 국내 연구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아 진행됐다. 서울아산병원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이 참여해 2024년 7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과 UDCA의 치료 가능성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평가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환자를 무작위로 나누어 약물을 투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아직 표준화된 약물 치료 전략이 확립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특정 시기 환자군에서 관찰된 결과를 통해, 향후 치료 시점에 따른 접근 전략과 추가 임상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최근 UDCA의 잠재적 가치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2~6개월 환자군에서의 개선 신호가 관찰되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UDCA의 작용 기전과 최적 치료 타이밍을 보다 정교하게 확인하는 심화 분석과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오 “3일 걸리던 임플란트 1시간 내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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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4. 오후 5:18수정2026.03.05. 오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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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 AI 플랫폼 연내 출시
업계 유일 30%대 매출 증가
“디오가 내년 새로 선보일 인공지능(AI) 플랫폼은 평균 3~5일 걸리던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 시간을 1시간 내로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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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디오 대표는 4일 “치과에서 시술 계획을 수립하고 환자별 맞춤형 수술 유도장치(수술 가이드)를 프린트하는 과정까지 끝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디오는 매출 기준 국내 4~5위 치과 임플란트 업체다. 지난해에는 다른 임플란트 기업이 대부분 전년도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친 데 비해 디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약 37%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회사는 임플란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디지털 임플란트는 임플란트 시술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치료법이다. 3D 컴퓨터단층촬영(CT)과 구강 스캐너로 환자의 구강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최적의 임플란트 식립 위치와 각도를 계획한다. 이후 3D 프린터로 제작한 수술 가이드를 활용해 오차 없이 임플란트를 심는다. 김 대표는 “디지털 임플란트를 사용하면 식립에 실패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임플란트 시술에 숙련되지 않은 치과의사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은 일반 임플란트 시술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과에서 환자 구강 상태를 촬영한 영상을 회사로 보내면, 전문가가 환자 상태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 수술 가이드를 프린트한다. 이후 다시 치과로 돌려보내 환자가 시술받기까지 3~5일이 소요된다.
디오는 이를 줄이기 위해 치과 내에서 스캔한 파일을 통해 곧바로 임플란트 식립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곧바로 수술에 필요한 가이드도 프린트할 수 있도록 치과 내에 설치할 수 있는 3D 프린터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임플란트가 정밀한 시술인 걸 알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려 시술자와 환자가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내년 말 출시 예정인 AI 플랫폼으로 시술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컴퓨터로 AI 혁신…”데이터 불량 스스로 감지”
이정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56수정2026.03.09. 오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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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여의시스템
컴퓨터 열 식히는 쿨러 제조
PCB 1200개 항목 AI 검수
산업용 컴퓨터 분야 국내 1위 여의시스템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사진)는 9일 “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쌓아온 하드웨어 역량과 AI를 결합해 개발한 다양한 솔루션 제품들의 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시스템은 스마트팩토리·공장자동화(FA) 현장에 들어가는 산업용 컴퓨터(IPC), 제어·측정·검사 장비, 모션·비전 컨트롤러, 산업용 네트워크·임베디드 시스템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제조하는 회사다. 산업용 컴퓨터의 열을 식히는 ‘수랭식 쿨러(cooler)’ 제품이 대표 제품이다. 공기 순환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쿨러와 달리 수랭식 쿨러는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냉각수가 열을 식히는 원리로 작동한다. 펌프, 라디에이터 등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냉각수가 새더라도 설비 등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설계기술이 반영돼 있다.
성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등은 열이 많이 발생해 그래픽 카드나 CPU(중앙처리장치) 등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열을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며 “공랭식 설비로는 한계가 있어 효과가 5~10배 가량 뛰어난 수랭식 쿨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제품이나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에 접합된 다양한 부품을 AI로 검사하는 장비도 주목받고 있다. FPT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내장된 AI가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시에 스스로 학습해 불량 여부를 감지해 낸다. 저항이나 전압, 전류 등 1200여개 항목을 감지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성 대표는 “PCB 장비가 갈수록 소형화되고 정교화되고 있다”며 “각종 첨단 제품들에 들어가는 PCB 제품이 이번에 개발한 FPT 장비를 통해 훨씬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여의시스템은 그동안 구축해 온 산업용 컴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크 팩토리(로봇과 AI로 24시간 움직이는 불꺼진 공장)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매출은 AI 기반의 신제품 수주 증가로 지난해(490억원)보다 높은 6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성 대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크 팩토리 구현을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적도벨트에 스마트팜 수출…40억명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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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58수정2026.03.10. 오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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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태 그린플러스 대표
글로벌 업체가 손놓은 미개척지
소득 늘자 딸기·채소 수요 급증
아열대 특화 적외선 차단 기술도
정순태 그린플러스 대표가 경기 평택 스마트팜에서 그린플러스의 해외 진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황정환 기자
“그간 스마트팜의 미개척 영역이던 적도 벨트를 집중 공략할 것입니다.”
정순태 그린플러스 대표는 9일 인터뷰를 하던 도중 돌연 지도를 펼쳐 들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지구의 허리를 두르고 있는 ‘적도 벨트’였다. 정 대표는 “스마트팜 산업의 다음 승부처는 이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40억명 거주 적도 벨트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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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의 그린케이팜에서 한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로 적도 벨트에서의 전통적인 농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플러스는 국내 스마트팜 시공 능력 평가 1위인 코스닥 업체다.
정 대표가 적도 벨트에 눈을 돌린 이유는 기존의 선진국 시장은 프리바, 봄그룹 등 글로벌 스마트팜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이에 비해 적도에 있는 국가는 고온 등 날씨 여건으로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적도 벨트는 적도(위도 0도)를 중심으로 남북 회귀선(남북위 23.5도) 사이에 있는 열대·아열대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브라질, 케냐,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40억명이 적도 벨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적도 벨트 국가들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빠르게 늘면서 식품 소비 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특히 토마토, 파프리카 같은 채소와 딸기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플러스가 적도 벨트 공략을 위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적외선(IR) 차단 피복제’다. 스마트팜 온실 외벽을 덮는 소재로, 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열을 발생시키는 적외선은 차단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태양 에너지의 약 53%인 적외선을 제어하지 못하면 적도 지역에선 온실 내부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며 “우리가 개발한 피복제는 적외선을 차단하고 가시광선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UAE 등 해외 시장 진출
그린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적도 벨트에 인접한 호주 퀸즐랜드주에 이미 550억원 규모의 첨단 딸기 온실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UAE에서 적외선 차단 피복제의 실증 테스트를 시행한다. 그린플러스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스마트팜 기업 약 10곳과 연합체를 구성해 자재와 시공, 운영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복합 환경 제어 기술도 그린플러스의 강점이다. 스마트팜은 온도·습도·이산화탄소 농도·빛·영양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온실 내부에서 환기창과 냉난방 장치, 관수 시스템, 스크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구현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스마트팜은 물리학, 열역학, 화학, 원예학, 광학 등이 결합한 종합 예술”이라며 “선진 업체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758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현재 수주 잔액만 570억원에 달해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핵심 인력의 인건비를 30% 인상하고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를 도입하는 등 회사 조직도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생활 가전 코너로 들어온 로봇
배태웅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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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
대형마트 이어 e커머스도 판매
국내 유통업체들이 ‘가정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잇달아 들여오고 있다. 로봇이 AI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동시에 실제 구매가 가능할 만큼 저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해 가정용 로봇 12종 판매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대표 상품은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사진)’이다.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자율 보행, 계단 오르기부터 설거지·빨래 정리 등 가사일까지 할 수 있다. 가격은 3100만원대다.
유니트리가 제작한 4족 보행 로봇(로봇개) 2종은 각각 399만원, 599만원에 책정했다. 이 밖에 100만원대 바둑로봇 ‘센스로봇GO’, 반려로봇 ‘루나 2세대 스마트 펫’ 등 비교적 저렴한 로봇도 판매한다.
이마트도 지난 1월 말부터 영등포점에서 유니트리 제품을 비롯한 가정용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판매 시작 이후 이달 8일까지 판매된 로봇은 총 170여 대였다. 비교적 고가인 로봇개도 4대 팔렸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로봇이 세탁기, TV 같은 생활가전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유통업체 역시 가정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 시장은 2023년 100억달러(약 14조9000억원)에서 2032년 53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종속 끝났다”…브랜드 자사몰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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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현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4수정2026.03.10.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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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토리
수수료 부담에 ‘탈플랫폼’ 가속
소비자 직접 판매 나선 브랜드들
카페24, 배송 강화후 구매 껑충
AI가 마케팅·CRM 자동화 도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성장 신화’가 저물면서 개별 브랜드들이 독자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사몰(D2C·소비자 직접 판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대형 플랫폼에 입점해 낙수효과를 누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높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과정에서 물류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지원하는 e커머스 솔루션 기업의 역할이 커지며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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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배송’ 시스템 속속 도입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 사이에서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을 강화하는 D2C 전략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플랫폼 간 과도한 할인 경쟁과 개인정보 관리 문제, 그리고 매출의 25~30%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이 브랜드들의 ‘탈(脫) 플랫폼’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사몰은 대형 플랫폼에 비해 배송 속도가 느리고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페24와 같은 솔루션 기업은 기술 기반의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카페24가 제공하는 ‘매일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사업자가 제휴 물류사에 상품을 입고하면 주문 발생 시 365일 쉬는 날 없이 상품을 출고하는 풀필먼트(통합 물류 관리) 서비스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설 연휴와 3월 삼일절 연휴 기간 매일배송을 이용한 쇼핑몰의 구매 전환율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곳보다 33% 높았다. 이용 사업자의 85.1%가 주문부터 출고까지 걸리는 리드타임 단축에 성공했으며 신규 회원 수는 평균 59.6%, 총주문량은 34.2% 증가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월 방문자 1000명 미만의 초기 쇼핑몰은 매일배송 도입 후 구매 전환율이 1.48%에서 2.99%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AI 기술로 서비스 정교화
배송 인프라가 하드웨어라면 AI 기술은 자사몰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문 개발 인력이 없는 사업자도 최신 기능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앱 마켓 ‘카페24 스토어’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6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인 2024년 408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약 20%는 AI 기술이 접목돼 상품 추천, 고객 관계 관리(CRM), 마케팅 자동화 등을 돕는다.
예컨대 한 커머스 기업은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앱을 도입해 고객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재방문율을 크게 높였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소비자의 배송 눈높이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기술 기반의 물류 생태계를 고도화해 자사몰의 경쟁력을 플랫폼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D2C 시장 규모는 2024년 449억달러에서 2032년 1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독식하던 시대가 저물고,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 하우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벌써부터 난리”…중동 전쟁에 농산물값 비상 걸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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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4. 오후 5:05수정2026.03.05. 오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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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사흘 만에 美 비료값 17% 치솟아
이란·오만 등 주요 요소 수출국
호르무즈 해협 막혀 공급 중단
미국 수입가격 t당 470→550弗
韓 비료 수입 40%도 중동 의존
“농산물값 불안해질 가능성”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화학 비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요소 수출국인 이란이 전쟁에 휘말리면서 개전 사흘 만에 미국 비료값이 17% 이상 급등했다. 중동 지역의 비료 관련 의존도가 40%에 달하는 국내 업체들은 벌써부터 대체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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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영국 원자재 정보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거래된 요소 가격은 지난달 28일 t당 470달러에서 지난 2일 550달러로 t당 80달러 뛰어올랐다. 사흘 만에 17% 넘게 치솟았다. 요소는 쌀과 밀, 옥수수 등을 키우는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다.
요소값 급등은 세계 요소 수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중동 생산업체들이 판매를 중단한 데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상선 운항이 가로막힌 결과다. 이란은 세계 3대 요소 수출국으로 지난 2024년 수출량은 450만t에 달한다. 이란뿐만 아니라 카타르(2위), 사우디아라비아(6위), 오만(7위) 등 중동 국가들이 요소를 대규모로 수출한다.
중동 걸프 국가들이 글로벌 화학 비료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천연가스가 있다.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요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수소가 필요하다. 질소와 수소를 결합하면 암모니아가 되는데 여기에 이산화탄소를 더한 것이 요소다.
천연가스는 암모니아 생산비의 70~9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절대적이다. 중동 국가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바탕으로 값싼 원료를 활용할 수 있으며 항만 접근성까지 갖춰 원가 경쟁력을 높여왔다. 걸프 지역은 천연가스 기반의 대형 요소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농업이 발달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수출 비중이 크다.
봄철 파종기를 앞두고 요소값 급등은 국제 농산물 시장에 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중동에서 북미까지 선박으로 요소를 옮기려면 한달여가 걸린다.
칼더 제트 아거스 애널리스트는 “중동발 선적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으면 미국은 요소의 핵심 공급원을 잃게 되고,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소 선물 가격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요소 선물은 t당 531.50달러로 전일 대비 14.18% 급등했다. 최근 한 달간 17.72%,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56% 뛰어올랐다.
국내 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2021년 중국발 디젤차 요소수 사태 이후 수입선을 중동으로 다변화하면서 현재 비료 원료의 약 4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5개월 치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의 수급 대란은 없을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료 전체 물량의 97%가 농협을 통해 공급되는 만큼 가격 변동은 미비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봉쇄 장기화시 비축분이 소진되는 8월경부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물류비 부담이 큰 육상 우회로 대신 동남아시아 등 대체 수입선을 조기에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비료 전문 분석기관 스톤엑스는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비료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결국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가격 상승을 유발해 지구촌 전체의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팡 낙관론 내놓고 지분 판 모건스탠리
안재광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1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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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타격 적을 것”
‘비중 확대’ 의견 내고 대거 매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쿠팡에 대해 “실질적 타격이 작을 것”이라고 진단한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석 달 만에 또다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처음 확인된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올 3월 8일(19.07달러)까지 쿠팡 주가는 약 31% 하락했고, 긍정적 분석을 내놓은 모건스탠리는 스스로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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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유통·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쿠팡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다. 이용자 데이터 유출 사고로 인한 규제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내 경영 지표가 회복되고, 대만 시장에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31달러에서 29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현 주가 대비 5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12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운영에 미치는 실질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이후 올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작년 4분기(10~12월) 쿠팡 주식 약 923만 주를 매도했다고 보고했다. 리서치 조직과 자산 운용 조직 간 ‘칸막이’가 있고, 경영 결정을 별도로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모건스탠리의 이런 행보에 대해 업계에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계법인 본질은 감사·세무…정상 탈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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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5:31수정2026.03.10. 오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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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길기완 韓딜로이트 차기 대표
신뢰 흔들리면 성장 의미 없어
세계 최고 AI 역량 적극 활용
서비스 정확도·효율성 높일 것
“지난 몇 년간 종합 컨설팅펌이라는 화려한 겉모습에 매몰돼 업(業)의 본질인 감사와 세무라는 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길기완 한국딜로이트그룹 차기 총괄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계법인의 존재 가치는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IB)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딜로이트그룹의 경영자문부문 대표인 길 대표는 오는 6월부터 그룹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현재 딜로이트의 상황을 ‘쉼 없이 경작한 인삼밭’에 비유했다. “인삼을 4년간 키우면 땅의 기운이 소진돼 반드시 2년은 휴경해야 좋은 삼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며 “한동안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후배들에게 황무지를 남겨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이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주어진 임기 4년 동안 내실을 다져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게 길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레노베이션-레볼루션-레짐’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우선 조직을 정비하고(레노베이션),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판을 뒤엎는 혁신을 이뤄(레볼루션), 다시 딜로이트가 시장의 기준이 되는 체제(레짐)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경영 전략의 핵심은 ‘양대 축’이다.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분야를 공고히 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동력으로 경영자문과 컨설팅이라는 ‘성장 엔진’을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길 대표는 “회계법인의 근본인 신뢰가 흔들리면 그 위의 성장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을 위기이자 기회로 봤다. 길 대표는 “시장이 평탄한 시기라면 앞서가는 경쟁사와의 간격을 좁히기 어렵겠지만, AI가 가져온 격변기는 우리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봤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글로벌 감사 플랫폼 ‘옴니아’에 AI를 통합하고, 자금 사고 탐지나 실사 업무에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한국딜로이트 역시 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길 대표는 “임기 동안 사심 없이 헌신해 후배들이 다시 시장 최상단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삼립 ‘안전·글로벌’ 경영 강화…도세호·정인호 각자대표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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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이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3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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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노사 안정화 주력하고
해외 사업 확장 리더십 강화
도세호 대표
상미당홀딩스(옛 SPC) 주력 계열사 삼립이 기존 1인 총괄 체제에서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제조 현장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삼립은 9일 이사회를 열어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두 내정자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립은 김범수 대표이사 1인 체제에서 제조·노사 현장과 글로벌 사업을 각각 전담하는 각자 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재편한다.
정인호 대표
도 신임 대표는 제조 현장과 노사 협력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생산 체계 재정비와 안전 경영 강화를 총괄한다. 1987년 상미당홀딩스 계열사인 샤니에 입사해 올해까지 39년간 그룹에 몸담은 도 대표는 현재 상미당홀딩스와 파리크라상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다. 상미당홀딩스 관계자는 “도 대표가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고 생산 운영 체계를 안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은 외부에서 영입한 정 신임 대표가 맡는다. 그는 글로벌 식품기업 켈라노바(옛 켈로그)의 한국 법인인 농심켈로그와 홍콩·대만 지역을 총괄하며 전략과 영업 분야에서 14년간 경력을 쌓았다. 삼립은 지난해 미국 대형 유통채널인 코스트코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에 입점하며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만큼, 정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초저가 생리대, 14일부터 개당 181원에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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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현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0수정2026.03.10.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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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개당 181~225원짜리 생리대를 선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을 지적한 이후 쿠팡, 다이소 등 유통업계가 저렴한 가격의 생리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업계 최저가 수준의 생리대 2종을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내놓는 제품은 ‘순수한면스페셜중형’ 2종이다.
오는 14일 출시하는 16개입 제품은 2900원으로 개당 가격이 181원이다. 이어 20일에는 4개입 소포장 제품을 900원에 판매한다. 개당 225원 수준이다.
‘항공주, 줄줄이 52주 신저가’ 등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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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주, 줄줄이 52주 신저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항공주가 줄줄이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대한항공은 8.57% 내린 2만240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5.39% 내린 667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666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9.84%), 제주항공(-6.90%), 진에어(-6.4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불거져 주가가 내렸다는 분석이다.
● 액스비스, 상장 첫날 ‘따따블’
지능형 고출력 레이저 솔루션 기업 액스비스가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인 9일 ‘따따블’(공모가의 네 배)을 달성했다. 이날 액스비스는 공모가(1만1500원) 대비 300% 오른 4만6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일반청약에서 271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8조9634억원이 몰렸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100~1만1500원) 상단으로 정해졌다.
● 목표가 높아진 에코프로비엠
다올투자증권은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연합(EU)의 산업 정책 변화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헝가리 공장 가동에 따른 외형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유럽 정책 발표와 로봇 시장 개화 등이 신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과 EU가 최근 발표한 유럽 내 배터리 생산 의무화 법안 등도 호재로 꼽힌다. 유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양극재 업체 중 유일하게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기업”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 “환율, 이번주 1500원 넘을수도”
iM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를 1460~1520원으로 제시했다.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해 달러의 추가 강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가 더 오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1500원 선을 중심으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액티브 ETF 첫 출격…승부처는 ‘킬러 종목’
박한신 기자
박한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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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타임폴리오 10일 상장
삼성, 성호전자·큐리언트 편입
시가총액 관계없이 성장주 발굴
전날 NXT서 편입株 공개 논란도
타임폴리오, 안정성에 초점
비나텍·펄어비스 등 담을 듯
국내 증시 최초로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10일 상장된다. 연초부터 기존 패시브 코스닥 ETF에 10조원 넘는 자금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큰 상황에서 ‘액티브 명가’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정면으로 맞붙는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초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고, 삼성액티브운용은 초기부터 상승 여력이 큰 저평가 종목을 적극 편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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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비대칭’ 코스닥 투자 대안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자산운용사는 10일 각각 ‘TIME 코스닥액티브’와 ‘KoAct 코스닥액티브’를 상장한다. 기초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액티브 ETF는 운용역이 편입 종목을 일정 한도에서 재량껏 선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개인이 정보에 접근하기가 비교적 어렵고 종목별 체력 차이가 큰 코스닥시장 투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전체 ETF 중 자금 순유입 1위는 ‘KODEX 코스닥150’(5조6887억원)이었고 3위와 5위는 각각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조5684억원), ‘TIGER 코스닥150’(1조7708억원)이 차지했다. 3개 상품의 순유입 규모가 10조원을 넘길 정도로 코스닥시장 투자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운용보수 경쟁력에선 연 0.5%를 책정한 KoAct 코스닥액티브가 앞선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연 0.8%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1000만원을 3년간 운용하면 KoAct 상품은 15만5000원, TIME ETF는 25만5000원을 내야 한다.
최근 수익률 성적표를 따져보면 타임폴리오운용의 점수가 비교적 높다. 두 회사는 코스닥시장 주요 업종인 바이오 ETF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TIME K바이오액티브’의 6개월 수익률은 33.08%,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29.23%다. 3개월 기준으로는 각각 4.22%와 2.2%를 기록했다.
메인 운용역의 최근 1년 수익률은 TIME 코스닥액티브가 80.76%, KoAct 코스닥액티브는 45.46%다. 다만 해당 운용역이 담당한 ETF 간 성격 차이는 감안해야 한다.
◇편입 종목에 쏠린 관심
투자자들의 관심은 편입 종목으로 쏠린다. 코스닥 액티브 ETF의 신규 자금이 해당 종목으로 몰리면 개별 종목 매수세까지 유입되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초기 운용 전략이 꽤 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이날 장 종료 직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큐리언트(시가총액 1조5117억원)와 성호전자(2조7305억원) 비중(각 7%)을 가장 높여 파격적인 구성이란 평가가 나왔다. 초반부터 시총 비중과 관계없이 성장주와 저평가 종목을 적극 발굴해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대로다.
다만 삼성액티브운용의 포트폴리오 공개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큐리언트는 편입 사실이 공개되자 애프터마켓에서 최고 21% 급등했다. 편입이 확정된 성우하이텍도 11.92%까지 상승했다.
상장 당일 오전 7시30분에 편입 종목을 공개하기로 한 타임폴리오운용은 일단 2차전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등 주요 업종의 시총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변동성을 낮추면서 수익률을 관리하는 안정적인 전략이다. 투자자 사이에선 타임폴리오운용의 기존 ETF 구성 종목을 통해 편입 종목을 유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운용사는 최근 ‘TIME K신재생에너지액티브’에 비나텍을 5.62% 비중으로 신규 편입했다. ‘TIME K컬처액티브’에 7.32%가 담긴 펄어비스도 타임폴리오운용 ETF에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휴렛팩커드, 오라클 실적
입력2026.03.09. 오후 5:36수정2026.03.10. 오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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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장 체크리스트
▶휴렛팩커드(오전 6시) 오라클(오전 7시) 실적
▶한국가스공사(오전 10시) JYP엔터테인먼트(오후 5시) 실적
▶한국은행, 2025년 4분기 GDP 및 연간 국민소득
▶미국, ADP 주간 고용변화 보고서
▶일본, 4분기 GDP 확정치
▶중국, 2월 무역수지
▶진양폴리우레탄, 한솔인티큐브 주총
▶케이피에프 실적
유가 치솟자 원유 ETN 줄줄이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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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5:44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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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N 하루 60% 폭등
원유 ETF도 25~29% 치솟아
ETF와 유가 괴리율 커지면서
거래소, 전산장애로 주문 지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유가 추가 상승에 베팅한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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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KB S&P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 등이 하루 만에 60% 폭등했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1배수 상품의 상승세도 폭발적이었다.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선물 ETN B’ ‘신한 WTI원유 선물 ETN’은 약 30% 급등하며 상한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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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익률 상위권도 원유 관련 상품이 휩쓸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000여 개 ETF 중 이날 수익률 1·2위를 차지한 건 ‘KODEX WTI원유선물(H)’(29.31%)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26.93%)였다.
원유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강세를 보였다.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와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이 각각 3.67%, 3.30% 상승했다.
KODEX WTI원유선물(H)은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이날 낮 12시40분부터 거래가 정지됐다가 오후 3시쯤 재개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이 상품의 단일가 매매 체결 과정에서 시가단일가의 상한가 배분 호가잔량 관련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원유 공급 공백이 4주 이상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원유 선물 상품으로 투자 자금이 쏠리면서 선·현물 가격 차이에 따른 롤오버 효과도 변수로 떠올랐다. 단기적인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비싸지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할 경우 만기가 다가오는 선물을 팔고 다음달 선물을 싸게 사는 과정에서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며 원월물 가격이 더 비싸지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체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최고의 인플레이션 방어주”…급락장 속 웃은 포스코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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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43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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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뛰자 가격인상 효과
LX인터·GS글로벌도 동반 강세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종합상사 관련주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판매가 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4.5% 오른 7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8만5900원까지 뛰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LX인터내셔널도 5.19% 상승한 4만155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GS글로벌도 0.20%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종합상사 관련주를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는 만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종합상사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소싱해 달러로 결제 대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환산 이익이 늘어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미국 에너지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국 에너지 수출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미국 에너지 노출도가 높은 상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관련해서는 “액화천연가스(LNG), 팜 등 업스트림을 영위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가 인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미국산 LNG 장기구매(오프테이크) 계약을 확보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및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모멘텀 측면에서 상사 및 자본재 업종을 이달 최선호 업종으로 추가 제시한다”고 했다.
“PER 1800배”…주유소株 이상과열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40수정2026.03.09.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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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구석유·중앙에너비스 급등
국제 유가가 오르자 주유소를 운영하는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800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주유소주는 줄줄이 상승세를 탔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4.54% 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앙에너비스는 11.15% 오른 3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한남동 등에서 주유소 10여 곳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100.25% 급등했다.
같은 날 1.27% 상승한 흥구석유는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약 96% 올랐다. 이날 기준 PER은 1863배에 달한다. 이 기업은 대구·경북 일대에서 주유소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이들 기업이 유가 상승세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900.65원으로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이들 기업의 중장기 실적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유통하는 휘발유·경유 등 제품에 대해 L당 마진을 먹는 구조”라며 “원유 가격이 뛰면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올라도 마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사모대체 시장 핵심 자산군 떠오른 인프라 투자
입력2026.03.09. 오후 5:41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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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칼럼
사모대체 시장에서 인프라 투자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개념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 잡았다. 도로, 항만, 공항, 발전소, 통신망 등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되는 자산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은 대체로 독점적이거나 진입 장벽이 높다. 경기 변동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의 가시성은 높은 편이다. 투자자 역시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조정, 경기 불확실성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안정적 수익원을 찾는 투자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인프라 자산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또 많은 인프라 자산은 물가와 연동된 요금 구조를 갖추고 있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방어력이 기대된다.
사모 인프라 투자는 상장 자산과 달리 단기 시장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매일 가격이 표시되지 않는 대신 사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집중할 수 있어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전력망, 친환경 인프라 등 새로운 영역으로 투자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기관투자가 중심 시장이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은 제한적이다.
사모 인프라 역시 국내 리테일 시장으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생소했던 프라이빗에퀴티(PE) 투자도 단기간에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만큼, 인프라 투자 역시 새로운 대체투자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이란 전쟁 장기화 전망에…美방산주 담은 SHLD 급등
맹진규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55수정2026.03.10. 오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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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줌인
록히드마틴·팰런티어 등 담아
ITA·XAR·ARKX 등도 주목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방위산업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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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글로벌X 디펜스테크’(SHLD)는 올해 들어 15.76% 상승했다. 록히드마틴, RTX, 제너럴다이내믹스, 팰런티어 등 주요 방산주를 담은 ETF로 같은 기간 1.94% 하락한 미국 S&P500지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미국 방산주를 담은 ‘아이셰어즈 US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ITA)와 ‘스테이트스트리트 S&P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XAR)도 이 기간 각각 11.81%, 15.56% 올랐다.
미국 방산 ETF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첨단 무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록히드마틴, BAE시스템스, 보잉 등 미국 주요 방산업체와 회의를 열고 “최대한 신속하게 ‘최상급’ 무기 생산을 네 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반사이익을 누리며 올해 들어 35.15% 올랐다. 노스롭그루먼과 RTX도 이 기간 각각 29.11%, 12.0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같은 방산 관련 ETF라도 투자 전략이 천차만별인 만큼 구성 종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ITA는 GE에어로스페이스, RTX, 보잉, 록히드마틴 등 시가총액이 큰 전통 방산업체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네 개 종목의 비중이 49%에 달한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커 거래가 활발하다는 특징이 있다. XAR은 미국 주요 방산주를 시가총액 비중이 아니라 동일한 비중(3~4%)으로 편입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
SHLD는 전통 방산주에 더해 인공지능(AI) 기반 방산 기술주도 담고 있다. 팰런티어가 대표적이다. 독일 라인메탈(6.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5%) 등 글로벌 방산주도 일부 편입했다. 미국 방산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인 ‘아크 스페이스&디펜스 이노베이션’(ARKX)도 있다. 올해 들어 8.42% 상승했다. 다만 우주산업 관련 종목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S&P500 ‘새 식구’…버티브·루멘텀·코히어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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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4수정2026.03.10. 오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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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주가지수인 S&P500지수에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우주산업 관련주가 대거 신규 편입된다.
지난 6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지수사업부는 분기 리밸런싱 공지를 통해 버티브홀딩스, 루멘텀, 코히어런트, 에코스타 4개 종목이 오는 23일부터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된다고 발표했다. 기존 지수 구성 종목인 매치그룹, 몰리나헬스케어, 램웨스턴홀딩스, 페이컴소프트웨어는 퇴출된다.
이번 리밸런싱의 핵심은 AI 인프라 기업의 약진이다. 신규 합류 종목 중 3개가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 및 장비 기업이다. 신규 편입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큰 버티브홀딩스는 AI 연산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관리하는 냉각 솔루션과 전력 관리 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강자다. 최근 1년간 주가가 209.9%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925억달러로 불어났다.
루멘텀과 코히어런트는 AI 서버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광학 레이저 및 송수신기(트랜시버)를 생산한다. 두 기업은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한 AI 인프라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엔비디아는 2일 두 기업에 각각 2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유일하게 AI와 관련이 없는 에코스타는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달군 우주 테마의 핵심 기업이다. 위성통신 솔루션 분야의 경쟁력과 스페이스X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최근 1년 새 321.9% 급등했다.
반면 소프트웨어산업의 부진은 이번 리밸런싱에도 드러났다. 세계 데이팅 앱 1위인 ‘틴더’ 운영사 매치그룹과 인사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페이컴소프트웨어는 주가 부진 끝에 세계 최대 주가지수에서 물러났다.
시장에선 23일 전후로 신규 편입 종목에 수조원 규모의 기계적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달러·인플레 우려에…금값 5100달러 아래로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4수정2026.03.10. 오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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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다시 트로이온스당 5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5021.59달러(최저가)까지 하락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트로이온스당 5400달러를 넘어섰으나 다시 하락세를 그려 510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도 금값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8.99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 3개월 내 최고 수준이다. 달러 외 다른 통화 보유자는 금 구매 비용이 높아졌다. 또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귀금속의 유지 비용이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12개월간 금값 상승의 상당 부분은 미국의 완화적 금리 전망에 기반했다”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부실률, 금융위기 후 최고”…더 커진 사모신용 공포
입력2026.03.09. 오후 5:57수정2026.03.10. 오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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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버블 붕괴’ 도화선 우려
사모신용 1.8조달러로 불어나
블랙록·블랙스톤도 환매 사태
돈 떼일 우려에 금융주 폭락
AI 산업 ‘돈맥경화’ 이어질 수도
전쟁의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뒤덮었다.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하지만 월가에선 이란 사태보다 수면 아래에서 곪고 있는 사모신용 부실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시장에서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면 초대형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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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도 인출 제한…금융주 급락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은 13.5% 폭락했다. 올 들어 주가 하락률이 38.2%에 달한다. 웰스파고(-13.7%), JP모간체이스(-10.2%) 등 다른 대형 금융주도 낙폭이 컸다.
잇따른 사모신용 부실 사태가 대형 금융주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사모신용 펀드가 빗발치는 환매 요청을 견디지 못하고 초유의 자금 인출 제한을 단행했다. 260억달러 규모의 HPS 기업대출펀드(HLEND)가 이번 분기에만 순자산가치의 9.3%에 달하는 환매 요구를 받았으나 분기 환매 한도인 5%까지만 인출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거절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2022년 출시된 이 펀드가 환매를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모신용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에 이날 블랙록(-7.7%), 블루아울(-5%), 블랙스톤(-4.5%) 등 자산운용사 주가는 또 한 번 무너졌다.
월가에선 이번 블랙록의 조치가 다른 중소형 사모신용 펀드로 인출 압력이 전이되는 ‘도미노 환매’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계 부동산 담보 대출 업체 마켓파이낸스솔루션스(MFS)의 파산 후폭풍도 여전하다. MFS가 이중 담보 설정 등의 의혹 속에 무너지면서 자금을 댄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와 아폴로 등은 MFS에 20억파운드 넘는 대출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의 사모신용 펀드 ‘BCRED’가 전체 자산의 7.9%에 해당하는 38억달러 규모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까지 자산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UBS는 사모신용 부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가 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사모신용은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및 상장 회사채와 달리 실시간 시장 가격이 없고 외부 평가도 받지 않는다. 기관은 물론 보험사와 개인 자금까지 몰려 시장이 1조8000억달러(약 268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AI 거품 붕괴로 이어지나
사모신용의 잇단 균열 신호가 불안한 건 이 시장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급증하는 AI 자본지출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6일 오라클과 오픈AI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전격 백지화한 것은 이런 위기론을 재차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야심 차게 발표한 초대형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거점마저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AI 기술 혁신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을 잠식하고, 관련 기업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돈을 많이 빌려준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주가가 ‘AI 종말론’에 휘말려 급락하면 ‘자산 가치 하락→대출 부실화→자금 유입 둔화’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씨티는 “중동 리스크보다 더 중요한 건 시장에 쌓인 AI 고(高)밸류에이션 부담과 사모신용 불안이 자산시장으로 번질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도시’ 용인, 아기 울음 소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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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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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3년 연속 상승
일자리 늘자 젋은 부부 유입
용인 전입자 25~39세 최다
市, 임신·출산·육아 정책 강화
임신지원금 거주요건 없애고
산후조리비 등 현금지원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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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서 육아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 중인 용인특례시가 출산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난 데다 임신·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10일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용인특례시의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최근 3년 연속 상승했다. 출생아 수는 2023년 4941명에서 2024년 5219명, 2025년 58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합계출산율도 같은 기간 0.74명에서 0.78명, 0.85명으로 높아졌다.
경기도 내 순위도 상위권이다. 출생아 수 기준으로 화성(8000명)과 수원(7000명)에 이어 세 번째며, 합계출산율 역시 전국 평균(0.8명)과 경기도 평균(0.84명)을 모두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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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인구 유입을 출산율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용인특례시에서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가 60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동시에 추진된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960조원에 이른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램리서치코리아, 도쿄일렉트론코리아, ASML코리아 등 10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산업 생태계 확대는 자연스럽게 젊은 인구 유입으로 이어졌다. 2024년 기준 용인 전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25~39세가 4227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 1314명, 15~24세 612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가 자리한 처인구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졌다. 처인구 전입자는 총 1만3039명이었다. 시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상주 근로자만 약 1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동·남사읍 일대 신도시 조성까지 본격화하면 인구 유입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용인특례시는 산업 성장과 함께 임신·출산·육아 정책도 강화한다. 시는 임신지원금 지급 기준을 완화해 신청일 기준 180일 이상 거주 요건을 폐지했다. 현재는 용인에 주민등록을 둔 임신 20주 이상 임신부라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제도 완화 효과도 가시화했다. 2026년 1월 임신지원금 지원 인원은 542명으로, 제도 개선 전인 2025년 12월 대비 10.4% 늘어났다.
생활밀착형 정책도 도입했다. 용인특례시는 임신·출산·육아 관련 정보를 담은 ‘아이 케어북’을 임신부 가정으로 직접 배송한다. 아이 케어북에는 임신·출산 지원금, 예비부모 건강검진, 보육료, 아이돌봄서비스, 입학준비금 등 생애주기별 7개 분야 139개 지원사업이 수록됐다.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현금성 지원도 확대했다. 첫째 아이 기준으로 임신지원금 30만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50만원, 출산지원금 3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둘째 이상 출산 가정에는 지원 규모가 더욱 커진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출산율 반등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앤 결과”라며 “용인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9년부터 법인지방소득세가 크게 늘어 재정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늘어난 재정을 임신·출산·육아 정책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무안공항 참사 유해 추가 발견…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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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림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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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부 장관 사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4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유해 일부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최근 무안공항 항공기 잔해물 추가 조사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됐다”며 “이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무너졌을 유가족 여러분께 정부를 대표해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단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확인하고 책임 있게 수습하겠다”며 “사고 원인 규명에도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1월 본회의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부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의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방현하 12·29 여객기 참사 피해자지원단장은 “이관 뒤 새 위원장을 선임하고 후속 사고조사 계획을 수립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사고조사위는 지난달 12일부터 무안국제공항에 보관 중인 사고 여객기 잔해를 재조사하고 있다. 방 단장은 “3분의 2가량 재조사했고 추가로 발견된 유해 9점 중 1구가 유골로 확정됐다”고 했다. 이날 유가족협의회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초기 수습 실패와 국가의 책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밀 빼내 ‘특허괴물’에 넘긴 삼성 직원
박시온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3수정2026.03.10.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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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센터 前 직원·특허관리업체 줄줄이 재판행
특허관리社, 삼성 내부자와 공모
소송 협상 전 빼낸 기밀 활용해
440억 규모 유리한 계약 따내
검찰 “국가 경제에 치명적 손실”
회사 지식재산권 기밀을 유출해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안긴 삼성전자 전 직원과 특허관리전문회사 임직원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국내 기업의 특허 기술을 노린 특허관리전문회사에 대해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경택)는 전직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권모씨와 A특허관리전문회사 대표 임모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과 배임수재·증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발표했다. 권씨에게 자료를 건넨 전직 IP센터 직원 B씨와 A사 직원 2명,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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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범 된 특허 베테랑
특허관리전문회사는 생산 활동을 하지 않고 특허권 행사만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특허괴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기업을 겨냥한 소송도 늘고 있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제기된 국내 기업 관련 특허소송 97건 가운데 특허관리전문회사가 건 소송은 78건으로 전체의 80.4%에 달했다.
삼성전자 특허 전담 조직인 IP센터에서 수석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권씨는 2021년 4~6월 임씨로부터 기술 유출 청탁을 받고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권씨는 이듬해 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삼성전자의 특허 분석 자료를 여섯 차례에 걸쳐 임씨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혐의도 적용됐다.
임씨가 권씨로부터 받은 자료는 삼성전자 IP센터가 내부적으로 작성한 특허관리전문회사 분쟁 대응 전략과 개별 특허 분석 자료로 확인됐다.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별도 특허관리전문회사의 수익화 사업을 위해 매입할 특허를 물색하던 중 임씨에게 투자를 요청하면서 자료를 누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주임검사인 한윤석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기업 제품에는 수천 개의 부품이 들어가 모든 특허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특허관리전문회사들은 기업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특허를 모아 제품 설계가 완료되거나 출시 직전에 합의금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와 A사는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3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2022년 초부터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해당 특허의 소유권과 사용권 취득 여부를 검토하게 했고, 협상 과정에서 권씨가 건넨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두고 “포커 게임에서 상대방이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 알고 베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환 입금 확인서도 위조
전직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B씨는 2022년 12월 권씨가 임씨에게 자료를 넘길 것을 알면서도 내부 자료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권씨에게 사내 메신저로 자료를 보내면서 “특허관리전문회사에는 귀중한 소스이니 500만달러를 요구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B씨 역시 IP센터를 떠난 뒤 특허관리전문회사를 설립했다.
권씨와 임씨는 지난달 같은 혐의로 먼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날 추가로 기소했다. 권씨는 임씨로부터 받은 100만달러를 숨기기 위해 삼성전자 감사팀에 위조된 ‘외국환 입금 확인서’를 제출(사문서 위조 및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성전자의 특허 자료를 분석해 협상에 활용한 A사 직원들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는 2022년 7월과 2023년 7월 두 차례 직원들에게 자료 검토를 지시하며 보고서를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료를 전달받아 사용한 직원 2명도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박경택 부장검사는 “최근 삼성, LG, SK 등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관리전문회사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특허관리전문회사의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중고 AI 수업 대폭 확대…1141개 학교서 ‘중점 교육’
고재연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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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특별 교부금 385억 투입
중점학교 이달부터 3년간 운영
AI 원리·윤리 등 관련과목 편성
2028년 2000개교로 확대
전국 1000개 이상 초·중·고교가 ‘인공지능(AI) 중점학교’로 선정돼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AI 관련 수업 시수를 최대 두 배로 늘리고, 과목 간 장벽을 허문 융합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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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전국 1141개 초·중·고교를 AI 중점학교로 선정하고 운영한다고 9일 발표했다.
국정 과제인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올해는 초 530개교, 중 279개교, 고 319개교, 특수학교 13개교가 선정됐다. 경기가 200개교로 가장 많고 서울(182개교) 충남(113개교) 인천(107개교) 경북(85개교) 전북(81개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AI 중점학교가 다른 학교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AI 관련 교과 수업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초교는 관련 수업 시수를 기존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68시간에서 102시간 이상으로 늘린다. 고교는 자율 선택이던 관련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정보’나 ‘인공지능 기초’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3년간 매 학기 관련 과목을 편성하도록 해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교육은 학생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교에서는 실과 및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해 기초적인 AI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놀이 중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진로 탐색과 함께 심화 AI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고교에서는 단순 지식을 넘어 AI 모델을 설계해보는 고난도 탐구 활동을 한다. 국어 수학 과학 등 전 교과에 걸쳐 AI 기술을 활용하는 ‘AI 기반 융합 인재 교육(STEAM)’을 실시한다. 이 밖에 학생들이 AI를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윤리 교육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들 학교에 올해 총 385억원의 특별교부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예산은 AI 교육을 위한 유연한 교실 환경 구축과 교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연수, 학생 동아리 활동 등에 사용된다.
교육부는 올해 1141개교를 시작으로 2027년 1500개교, 2028년에는 2000개교까지 중점학교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수 수업 사례와 성과는 시·도 교육청과 공유하고 인근 학교로 적극 확산시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AI 중점학교는 초·중·고교 현장에 AI 교육을 안착시키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며 “모든 학생이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윤리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로또청약’ 이혜훈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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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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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점 부풀려 부정 청약 의혹
이재명 정부의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이던 이혜훈 전 의원의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이달 초 이 전 의원 자택 등 다섯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전 의원 관련 고발 사건 8건을 지난달 병합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 등을 조사한 뒤 이 전 후보자를 소환할 계획이다. 박 청장은 “강제수사를 포함해 필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가 정리된 뒤 피의자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2023년 결혼한 장남의 혼인 신고와 주소 이전을 미뤄 부양가족을 늘리는 방식으로 청약 가점을 부풀려 2024년 8월 서울 반포동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청약 당첨 1년여 만에 40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장남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아 자녀 동거가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 1월 12일 이 전 의원의 부정 청약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의원 부부와 장남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전 의원은 이외에 2017년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과 자녀의 취업과 병역 및 자산 형성 과정에서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 등으로도 고발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5일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교황 “챗GPT로 미사 준비 말라”…신의 영역까지 파고든 AI
구은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00수정2026.03.10. 오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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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마주 앉은 종교계…뜨거운 찬반 논란
불교 경전 학습한 ‘붓다로이드’
스님처럼 걷고, 절하고, 합장…
‘종교 이별’ 시대, 대안 떠올라
MZ 세대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인간만의 ‘초월적 경험’ 뒤흔든다”
일부 종교선 반발·윤리지침 검토
구마가이 세이지 교토대 교수팀이 개발한 불교 휴머노이드 ‘붓다로이드’. 불교 교리에 특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돼 있다. 구마가이 교수 제공
“스님, 인간관계가 어렵습니다.” “상대와의 거리를 다시 살피고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십시오.”
나이 지긋한 고승과 불교 신도 사이에서 오간 선문답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교토대의 구마가이 세이지 교수팀이 한 사찰에서 공개한 불교 대화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 ‘붓다로이드(Buddharoid)’와의 대화다.
붓다로이드는 불교 경전을 학습한 생성형 AI ‘붓다봇 플러스’가 탑재된 인간형 로봇으로, 불교 경전을 인용하며 고민 상담에 응한다. 스님 특유의 엄숙한 걸음걸이나 합장, 절 등 불교의 예법에 따라 행동한다. 승려이기도 한 구마가이 교수는 “인구 감소로 사찰이 줄어드는 가운데 AI 로봇이 종교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종교계가 AI와의 공존을 고심하고 있다. 종교 인구가 줄어들자 AI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하는 한편, AI가 종교의 신비와 전통을 해친다며 활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발도 거세다.
◇천주교 지도자들 모여 AI 강연 들어
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인 김도현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가 AI를 주제로 주교 대상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신학 과정을 거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최근 AI와 신앙의 공존을 성찰한 <AI 시대의 삶과 신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천주교계 지도자들이 AI를 강연 주제로 택한 건 다른 분야에서처럼 종교에서도 AI가 핵심 변수로 떠올라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장을 맡고 있는 임민균 신부는 “천주교 교리와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측면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논하기 위한 자리”라며 “각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AI 윤리 지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나서서 우려를 표할 정도로 AI로 강론을 작성하는 일이 만연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19일 로마교구 사제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AI로 미사 강론을 준비하고 싶은 유혹”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몸의 모든 근육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능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신중하고 겸손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종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3년 개신교 계열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 발표한 ‘챗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 조사에 참여한 국내 목회자들은 5명 중 1명 꼴로 목회나 설교에 챗GPT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한 목사는 “챗GPT가 더 상용화된 지금은 AI를 활용 하지 않는 목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MZ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누미노제(Numinose)’. 인간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경외감을 갖고 매혹되는 종교적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전율과 신비, 비합리적 감정이다. 독일의 신학자 루돌프 오토는 현대 종교학의 고전 <성스러움의 의미>에서 누미노제가 종교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AI가 각계각층에 파고들면서 이런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개신교 리서치기관 바나그룹의 설문 결과 1514명의 응답자 중 30%가량이 “AI의 영적 조언을 목사의 조언만큼 신뢰한다”고 답했다. Z세대(39%)와 밀레니얼 세대(40%)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다.
종교계가 앞장서서 AI를 활용하면 인간 종교인의 설 자리가 없어질 거란 우려도 있다.
앞서 붓다로이드에 장착한 붓다봇 플러스 개발 과정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연구에 참여한 기무라 세이민 스님은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국제학술강연회에서 “최근 일본에서는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해) ‘종교 이별’이라는 말이 나오고 2040년에는 전체 30%의 사원이 사라진다는 추산이 있을 정도”라며 “붓다봇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훌륭한 가르침을 쉽게 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한 상황에서 AI 활용은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청년 포교와 교육 등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계종립 동국대 AI안전로봇혁신센터에서는 인간 스님처럼 합장하고 불교 교리를 설명하는 휴머노이드 ‘혜안 스님’을 개발해 올해 초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시연 행사를 가졌다. 오는 5월 부처님 오는 날 연등회에 등장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AI 활용한 가짜정보, 거짓 교리 확산은 종교 불문 골칫거리다.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는 교황이 5000유로(당시 한화 800만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은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 사진이 SNS에서 퍼져 곤욕을 치렀다. 이슬람교는 이슬람세계교육과학문화기구(ICESCO)를 중심으로 AI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관련 윤리 헌장을 제정하기도 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AI로 일의 규칙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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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9수정2026.03.10.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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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 줄지만 질은 향상
휴머노이드 활용 급증할 것”
“미래엔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하루에 2시간만 일하게 될 것입니다.”
9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은 최근 중국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 취재진에게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많은 규칙이 다시 쓰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로 삶의 질과 일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업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활용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이 회장은 “향후 몇 년 안에 더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규모로 공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샤오미 자동차 공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미 실습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샤오미는 앞으로 5년 동안 칩, AI, 운영체제(OS) 등 기초 핵심 기술에 2000억위안(약 4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올 들어 밝혔다.
중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확산 속에서 청년 취업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왕샤오핑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이 약 1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레이 회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은 뒤 이 분야에서 3∼10년 정도 꾸준히 경험을 쌓아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 앞으로 더 큰 발전 공간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렉슨 류 “美, 이란 모즈타바 참수 작전 땐 전쟁 장기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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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6:11수정2026.03.10.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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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자문사 ‘더 아시아 그룹’ 렉슨 류 사장
미국 NSC 출신 지정학 전문가
“중동국들 반격하면 전면전 비화
지상군 투입 등이 핵심 변수”
“이란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중동 걸프만 주변 국가들의 전쟁 개입 여부가 전쟁 장기화에 큰 변수입니다.”
미국 전략자문사 더 아시아 그룹(TAG) 렉슨 류 사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중동사태 향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보복성으로 미국에 협력한 걸프 국가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며칠 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주변국에 사과하고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또 잇달아 공격했다. 중동 각국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경우 사태가 통제 불능의 중동 전쟁으로 번질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류 사장은 미 국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란 핵 비확산 등 대외 정책을 담당했고,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지정학 전문가다. TAG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 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등을 역임한 커트 캠벨이 2013년 공동 설립했다. 워싱턴DC 본사에는 전직 미국 정부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고 서울과 도쿄 등 아시아 각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그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지도자 참수 작전을 지속할지 여부 역시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후계 지도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선출했다. 류 사장은 “미국이 이란의 새 지도자를 제거하려 할 경우 분쟁은 지속될 것”이라며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모두 하메네이의 아들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선 이란 주변 반군은 중대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류 사장은 “분쟁 개입 움직임을 보이는 쿠르드족 민병대 등 반군의 경우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르드 민병대가 개입해도 이란 북부에만 어느 정도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테헤란까지 세력을 넓혀 정권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가 우려하는 최악의 사태는 이란 정부의 붕괴다. 류 사장은 “미국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군사 작전을 확대할 경우 이란 정부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 있다”며 “이란 내부 안정의 붕괴는 가장 큰 위험이 따르는 극단적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이란군과 혁명수비대가 약화된 사이 반군과 극단주의 세력이 봉기하는 등 2000년대 이라크·시리아와 같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미·중 관계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류 사장은 “이란뿐 아니라 지난 1월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한 베네수엘라도 중국에 에너지를 공급하던 국가이며 전략적 파트너였다”면서 “분쟁이 몇 주 더 계속된다면 (오는 4월께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만들어진 미·중의 대화 분위기가 반전되면 각국 정부와 기업에 큰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이 안 된 세계 최대 통신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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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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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1000만원” 부르면서
통신 멈추고 앉을 공간 없던 행사
최지희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인터넷도, 통화도 안 터지고…. 이게 통신 박람회라니.”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기업 참가자가 한 말이다. 다른 참가자도 매일같이 “통신이 안 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글로벌 2800여 개 통신업체가 모인 ‘통신 대잔치’에서 정작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게 이유였다.
실제로 행사장에선 휴대폰 신호가 자주 끊겼다. 기조연설을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했지만 1분 이상 송출이 늦어졌다. 업체에서 가져온 휴머노이드가 통신 문제 때문에 작동하지 않아 시연을 미루는 해프닝도 잦았다. 개막일 전날 막바지 부스 정비를 위해 미리 모인 기업들이 부랴부랴 와이파이 공유기를 구해와 설치한 이유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아니라 직접 비용을 내고 행사에 참가한 개별 기업이 행사 인프라를 책임지게 된 셈이다.
하루 10만여 명이 모일 정도로 붐비긴 했다. 하지만 MWC는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다. 이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주최자 GSMA는 이 행사를 통해 부스 계약, 행사 진행, 공간 대여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GSMA가 단순 부스 계약 비용만으로 나흘간 벌어들인 수익은 2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스 설치, 목공, 전력 사용, 미팅룸 대여 등은 기업이 별도로 부담했다.
특히 올해엔 비용이 더 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6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회의실 하나를 반나절 빌리는 데 1000만원 이상을 청구했다”며 “이마저도 회의실 내부에서 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아 와이파이를 직접 설치해야 했다”고 말했다.
통신 시설만 부족한 게 아니었다. 부스를 빼곡하게 채워 넣느라 정작 행사장엔 관람객과 기업 관계자의 공간이 없었다. 국내 통신 3사 행사 관계자들이 홀과 홀 사이 마련된 통로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관람객이 커피를 즐길 공간조차 없었다. 한 국내 기업이 GSMA에 “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자 “돈을 내고 회의실을 빌려 쉬면 될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부족한 인프라와 ‘배짱 장사’에도 기업들은 MWC를 보이콧하지 못한다. 세계 주요 사업자와의 계약 기회가 이곳에 있어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년 비용이 높아지고 진행이 부실해져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여서 어쩔 수 없이 참가한다”며 “세계에서 K붐이 불고 있는데, 이런 행사가 먼 외국이 아니라 가깝고 소통이 쉬운 한국에서도 생겨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에너지는 안보이자 통상이다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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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재임 중이던 2015년 기뢰에 의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로 들었다. “존립 위기 사태 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전보장 관련법 의회 심의에서다. 해협에 기뢰가 설치되면 심각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자위대를 보내 기뢰를 제거하는 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일본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르무즈는 에너지 안보
일본은 원유 수입의 95%를 중동에 의존한다. 이 원유를 실은 유조선의 80%가 지나가는 대동맥이 호르무즈해협이다. 기뢰로 해협이 봉쇄되면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일본 선박 44척이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다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일본 산업·통상·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산업성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본부장을 맡는 ‘이란 정세에 근거한 에너지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 본부는 전쟁이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미치는 영향과 석유 시장 동향, 물가 등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 신속히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번 사태를 에너지 안보 문제로 규정하고, 본인이 맨 앞에 서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이 에너지를 안보 관점에서 보는 것은 미국이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잇달아 때린 이유와 맞닿아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원유 생산량의 80~90%를 중국에 수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의 원유 수입길을 막아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다. 그 배경에는 과거 중동 에너지 수입처 확보에 골머리를 앓다가 ‘셰일 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변신한 미국의 자신감도 있다. 필요하면 미국산 원유를 사라는 것이다.
관세 대가도 에너지였다
에너지는 인공지능(AI) 혁명에도 필수다.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AI 주권을 잡기 위한 조건 중 하나다. 발전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도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는 유사시 신뢰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이다.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세 건 중 가스 화력발전소(333억달러)와 원유 수출 시설(21억달러)이 전체(360억달러)의 98%를 차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1000억달러 규모 2차 프로젝트는 원자력발전소가 핵심이다. 관세 인하 대가는 결국 에너지였다.
일본이 에너지를 안보이자 통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 에너지는 환경 문제다. 에너지 정책은 옛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분리돼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맡고 있다. 기후부에서는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해 석유·가스 수급은 산업부가, 전력 수급은 기후부가 나눠 체크하고 있다. 두 곳 모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처럼 한 몸으로 움직이기는 힘들다. 에너지 위기를 맞아 아쉬운 대목이다.
위기에 쓸어담는 ‘안전자산’ 뭐길래…가격 하락에 ‘초비상’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7. 오후 4:22수정2026.03.07.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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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엔화값 158엔까지 하락
‘위기 땐 안전자산 엔화 매수’ 옛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7일 1주일을 맞은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값이 떨어지고 있다. 배경에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권이 돈을 더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위기 땐 엔화 매수’라는 과거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6일 해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8엔대까지 상승(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1월 중순 이후 한 달 보름 만의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은 2월 중순 달러당 152~153엔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28일 미국의 공습 이후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불확실성에 따라 주식과 원유, 금 등 상품 선물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달러를 확보해 리스크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미국의 공습 전인 지난달 27일에만 해도 97이었으나, 이달 6일에는 99까지 올랐다.
중동 지역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원유 선물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도 엔저의 배경 중 하나다. 유가 상승은 식품 등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정권이 고물가 대책으로 재정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어 재정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도 엔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본은 수입 원유의 95%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3% 가까이 떨어진 한국도 마찬가지다. 반면 캐나다 등 ‘에너지 무역수지’가 흑자인 자원국은 통화 가치가 비교적 덜 하락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엔저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위기 때 미국산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 에너지 기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원유 가격 급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과거 전쟁이나 일본에서 대규모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를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에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일본 기업이 해외 자산을 매각해 얻은 현지 통화를 엔화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에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달러당 82엔대에서 17일까지 6엔가량 엔고가 이어졌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했을 때도 엔화 가치는 올랐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위기에 따른 엔고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미국, 유럽 등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일본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진 영향이다.
반도체 부활 나선 日…”2040년 매출 40조엔 달성”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8. 오후 6:23수정2026.03.09.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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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R&D 거점부터 규제 완화까지 총력 지원
글로벌 점유율 30% 목표로
‘피지컬 AI’ 반도체 중점 지원
라피더스 2나노 양산 ‘가속도’
민관 협력해 자본력·고객사 확보
전력반도체는 덴소 중심 재편
반도체산업 재건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가 자국산 반도체 매출을 2040년 40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해 최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할 방침이다. 1980년대 세계를 석권한 일본 반도체를 부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반도체 중점 지원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의장인 일본성장전략회의를 열어 ‘위기 관리·성장 투자’ 로드맵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위기 관리·성장 투자는 다카이치 총리가 내건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뒷받침하는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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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일본산 반도체 관련 매출은 5조엔이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2030년 15조엔’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에는 10년 뒤 25조엔을 더 늘려 2040년 40조엔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0년 50조엔에서 2035년 190조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피지컬 AI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피지컬 AI는 일본이 강점을 지닌 분야”라며 “2040년 세계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 버금가는 30% 이상 점유율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로드맵 초안에는 ‘최첨단 반도체 R&D 및 설계 거점을 정비해 나가겠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차세대 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담았다. 반도체 공장 신설·확장에 필요한 산업용지 취득 지원, 물·전력 등 인프라 정비 또한 포함한다.
보조금을 늘리는 한편 규제 개혁도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의회에 산업경쟁력강화법 개정안 등을 제출했다. 반도체가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공업용수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이 투자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TSMC가 끌고, 라피더스가 밀고
일본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구마모토 공장, 자국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공장을 중심으로 반도체에 투자해왔다. 2024년 ‘AI·반도체산업 기반 강화 프레임’을 수립하고 7년간 10조엔 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TSMC는 구마모토 공장에서 일본 내 최초로 3나노(㎚·1㎚=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하기로 했다. 당초 통신기기 등에 쓰이는 6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늘자 더 미세한 고성능 제품을 제조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3나노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본 내 제조 거점이 없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올해 총 2500억엔을 출자한다. 소프트뱅크, 소니그룹 등 일본 대표 기업 32곳은 총 1676억엔을 출자하기로 했다. 자본력을 확충한 라피더스는 내년 2나노 반도체 양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피더스는 최근 캐논을 첫 고객 후보로 확보했다. 2나노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캐논은 반도체 성능이 확인되면 라피더스에 생산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한 전력반도체 산업은 중국 기업 부상에 따른 생산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 2위 완성차 부품회사 일본 덴소는 최근 자국 전력반도체 강자 롬에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가는 1조3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덴소는 후지전기와, 롬은 도시바와 협력했지만 그 틀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50만원…불안해지는 임대차 시장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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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지난 1월 기준)가 150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년 만에 12% 뛰었다. 관리비를 30만원 정도로 잡으면 서울에서 아파트 월세로 사는 데 매달 180만원은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3인 가구 중위소득이 월 536만원, 4인 가구는 649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주거비로만 소득의 30% 안팎을 지출하는 셈이다.
월세가 치솟는 근본적 원인은 수급 불균형에 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강화돼 전세 물건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더불어 전세대출 규제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는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 등에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유다.
임대차 수요는 증가하지만 입주 물량 급감 등으로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71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작년(4만6700여 가구)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년 집들이 물량은 올해보다 1만 가구 더 적다. 당분간 서울 임대차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시장의 수급 불균형 시그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월세 지원금을 얼마 올리는 식의 단기 처방은 한계가 뚜렷하다. 핵심은 ‘공급’이다.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고,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등을 활성화해 임대차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월세 가격 동반 상승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에 한해 전세 대출을 완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거비 상승은 가계 가처분 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과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가로막아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 서민 주거비와 직결된 임대차 시장도 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급 확대책으로 장기 안정화를 이뤄내야 한다.
[사설] 중동발 3高 복합위기…유류세 인하 등 비상책 총동원해야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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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열흘째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거센 충격파가 일고 있다. 국제 유가는 9일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뚫었고, 원자재·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90원을 넘어 1500원에 근접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2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연 3.42%를 기록했다. ‘3高(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복합 위기’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전쟁 여파는 단순히 기름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 균열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가스, 비료 원료인 질소와 유황까지 주요 산업의 기초 원자재 상당수가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빈국인 한국에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가장 걱정되는 건 전쟁의 장기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 위협이 사라지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의 유가 상승은)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급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 ‘4주 안팎’으로 공언한 이번 전쟁의 시한이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란 내 후계구도 재편 등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전쟁의 시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 대통령은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도의 신속한 도입을 지시했다.
지금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모든 비상대책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의 인하는 관련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 망설일 여유가 없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과 침체 속에 간신히 살려낸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사설] 여천NCC 사업 재편…위기를 제대로 된 구조조정 기회로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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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전남 여수 석유화학단지 내 에틸렌 생산용 나프타분해설비(여천NCC) 3개 중 2개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는 한경 보도(3월 10일자 A1, 8면)다.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NCC 통폐합에 합의한 데 이은 두 번째 구조조정 사례로 의미가 작지 않다.
여천NCC는 2·3공장을 폐쇄해 연간 140만t의 생산량을 줄인다고 한다. 연내 롯데케미칼과 한화·DL 3사 통합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가 세운 감산 목표는 전체 NCC 생산량(1470만t)의 18~25%인 270만~370만t이다. 대산NCC 감축량(110만t)까지 합치면 정부 목표의 상당량을 이번에 달성하게 된다. 단일 산단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여천NCC가 구조조정에 합의함에 따라 여수산단 내 다른 기업과 울산산단에서도 사업 재편 합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다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동 국가들의 가세로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경기 사이클뿐만 아니라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 구조적 위기인데도 기업들은 선제 감산에 미온적이었다. 먼저 생산량을 줄이면 더 큰 손실을 본다고 판단해 치킨게임을 계속 벌였다.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말 그대로 악화일로다.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가 석유화학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철강산업도 중국의 저가 공세, 미국의 관세 폭탄,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근 등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 정부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 아래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보호막 걷힌 국내 지도산업…구글이 온다
+1
입력2026.03.09.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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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
여행·물류·자율주행 신기술…
글로벌 테스트베드 길 넓어져
한국 찾는 외국인 길찾기 쉬워져
공간기술 생태계 넘어갈 우려도
정부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면서 구글이 국내 지도 기반산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부사장은 “구체적인 한국 서비스 구현 방안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 울타리’ 효과를 누리던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여행·물류는 물론 자율주행, 증강현실(AR) 등 지도를 인프라로 삼는 산업 전반에 걸쳐 파급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도 갈라파고스’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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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06년부터 1 대 5000 축척 지도를 해외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1 대 5000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해 골목길까지 식별할 수 있다. 상점 정보 연동, 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위치 기반 서비스의 인프라로 활용된다. 그동안 구글은 한국에서 1 대 5000 지도 대신 정부 보안 심사를 통과한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등 핵심 기능을 넣지 않아 한국은 ‘구글 지도 예외 국가’로 분류돼왔다. 최근엔 미국 정부가 고정밀 지도 반출 불허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해 외교적 이슈로 떠올랐다.
구글의 오랜 요청과 미국 정부의 압박에 정부는 결국 1 대 5000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허용 대상은 군사·보안시설 등의 보안 처리를 거친 데이터로 정했다.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지도 데이터를 가공한 뒤 정부 확인을 받아야 반출할 수 있다. 사후에 군사시설 등이 추가돼 수정이 필요하면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바로 수정하게 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위해 또는 구체적 위협이 있을 때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인 ‘레드버튼’ 기술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반출 허용 결정으로 구글은 한국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당장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이 크게 좋아진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을 따로 깔아야 하는 불편이 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구글 길찾기 기능이 정교해지면 재방문 의향도 높아져 관광 수요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여행업계에선 외국인이 서울을 벗어나 지방의 숨은 맛집과 명소를 찾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내 다양한 공간 기술 서비스와의 연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타트업 사이에선 국내 지도 데이터에 의존해야 해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행 플랫폼 데이트립의 윤석호 대표는 “이젠 서울에서 개발한 서비스 로직과 디자인을 수정 없이 뉴욕, 파리, 도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 드론 등과 관련한 글로벌 기술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선택할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웨이모, 로봇 택배, AR 내비게이션 같은 첨단 서비스가 한국 도시에서 돌아가면 국내 기업도 그 생태계 안에서 제휴나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이 높아지고 시장 경쟁 조건이 재설정됐다”며 “장기적으론 국내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 “해외 업체에 주도권 넘겨줄 수도”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은 디지털 지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예약과 모빌리티, 지역 기반 광고 등 다양한 연관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번 결정은 구글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터준 것이어서 아직 자생력이 부족한 국내 공간기술 생태계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 플랫폼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지도 시스템에 적용되는 중요한 시점에 글로벌 공룡에 새 시장의 기회를 고스란히 넘긴 것은 안타까운 선택”이라며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면 국내 업체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 비용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밀 지도를 해외 기업에 개방한 뒤 자국 공간정보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사례도 있다. 프랑스는 데이터 개방 정책 시행 후 자국 기업인 매피가 경쟁력을 잃고 구글에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내줬다. 호주도 정부의 위성 데이터 공개 이후 로컬 지도 플랫폼 점유율이 구글에 역전당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지도 반출 이후 해외에 지급하는 응용 애플리케이션 사용료와 로열티 비용이 연간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외 기업을 처벌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것도 우려 사항이다. 이번에 선례가 생긴 만큼 중국 업체를 포함한 해외 빅테크가 국내 지도 반출을 연달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등 공간정보업계 6개 기관은 성명서를 통해 “고정밀지도는 국가 공간정보산업의 구조와 경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라며 “회원사 대다수가 산업 생태계 훼손과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다”고 했다.
“中 로봇폰 보자” 부스 밖까지 인파…삼성·LG, 퀄컴 6G 동맹 합류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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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 개막
북미시장 막히자 CES 건너뛴 중국
유럽·중동·남미 돌파구 찾기 올인
화웨이, 메인 전시장 1홀 모두 점령
스페이스X “스타링크 2세대 통신
내년 지상망 5G 수준 속도 구현”
AI 데이터센터 우주에 올릴 계획도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MWC 2026’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애지봇의 로봇이 관람객들에게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통신기술의 최전선’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이 화려한 막을 올리면서다. 현장에는 퀄컴, 화웨이, 도이치텔레콤, 브로드컴 등 세계 통신 인프라 기업들이 대형 부스를 차리고 자사 기술을 소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 등 국내 기업들도 스페인에서 기술을 전시했다. IQ 시대(The IQ Era)라는 올해 주제에 맞춰 기업들은 통신 네트워크 기술뿐만 아니라 하이퍼카,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을 들고 세계 고객을 만났다.
◇ 중국 기업의 약진
올해도 눈에 띈 건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다. 개막 내내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건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 부스였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메인 전시장인 1홀을 모두 점령했다. 금융·헬스케어·제조·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288개 기업이 참가한 중국은 올해 약 350개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로봇, 드론, 산업용 자동화 장비 등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시장 분위기도 한층 달라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MWC 2026′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최지희 기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로 북미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유럽·중동·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MWC에 올인한 모습이었다. 중국 내부 시장에서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에 MWC는 글로벌 B2B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유럽 통신사와 중동 기업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WC 2026 LG 부스. LG는 이번 행사에서 “수도권 최대 규모의 AIDC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MWC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중국 기업의 실행력이 놀랍다는 평가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는 퀄컴과 협력해 만든 ‘아너 로봇 폰’을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전시가 열리는 기간 내내 아너 부스에는 밖으로 사람이 밀려날 만큼 인파가 몰렸다. 노키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개념 단계에 머물렀던 피지컬 AI 기술을 불과 1년 만에 실제 제품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트렌드 된 위성통신·6G
지난 2일(현지시간) ‘MWC 2026′ 퀄컴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AI에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MWC 2026에서 가장 화두로 떠오른 건 위성통신이다. 인공지능(AI)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세계로 확장하는 피지컬 AI 시대엔 통신망 자체가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막일인 2일엔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겸 CO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스타링크의 2세대 위성을 기반으로 한 우주통신 로드맵을 공개했다. 쇼트웰 사장은 “2세대 위성을 통해 내년 중순까지 지상망 5G 수준의 속도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6년간 1만 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며 세계 최대 위성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가입자 9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650기가 디바이스 간(D2D) 통신 서비스용으로 설계됐다. AI 데이터센터를 아예 우주 궤도에 올리는 계획도 추진한다.
지상망을 지상망을 6G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기업들도 다수 등장했다. 퀄컴은 올해 MWC에서 6G를 AI-네이티브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2029년 상용화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한 연합체를 공개했다. 구글, 삼성·LG전자 등 글로벌 기업 30여 개사가 퀄컴과 의기투합했다. 화웨이도 전시관의 메인 공간을 6G 기술 시연에 할애했다. 중국 기업이 MWC 현장에서 직접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연구와 실증 사례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5G 경쟁에서 밀린 일본의 NTT도코모 등도 6G 통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스에서 만난 NTT그룹 네트워크연구원은 “일본이 느리게 움직이다가 5G 기술을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게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6G 상용화에 사활을 걸면서 통신업체에 새 기회의 땅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7세대 HBM부터 새 전력망 도입…데이터 병목 현상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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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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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블록 쪼개 ‘얽힘 현상’ 제거
칩 구동 속도·안정성 개선
“금속회로 불량률 97% 줄어”
삼성전자 HBM4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할 계획인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부터 새로운 전력 배선 구조를 도입한다. HBM의 성능 개선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을 줄이기 위한 설계 변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반도체 학회인 ISSCC 2026에서 HBM4E 내부에 있는 전력 배선망(PDN)을 새로운 구조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HBM은 5세대(HBM3E)에서 6세대(HBM4), HBM4E, HBM5로 진화할수록 용량과 대역폭이 빠르게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직 배선인 실리콘관통전극(TSV)뿐 아니라 전력 공급 배선, 금속층 역시 함께 늘어나며 칩 내부 구조가 점점 더 촘촘해진다.
문제는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배선을 집어넣으면서 전력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선이 가늘어지고 간격이 좁아지면 저항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칩 내부에서 전압이 떨어지는 ‘IR 드롭’ 현상이 발생한다.
IR 드롭이 심해지면 칩을 정상적으로 동작시키기 위해 더 높은 전압을 가해야 한다. 그러면 발열이 커지고, 배선의 저항이 더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성능 저하를 넘어 회로 손상이나 칩 안정성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칩의 속도 경쟁 못지않게 칩 내부 전력망(PDN)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차세대 HBM의 핵심 기술 과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칩 속의 전력망은 아무런 규칙 없이 깔지 않는다. 배선끼리 서로 얽힘이 없도록 그물망 형태로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가 ISSCC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HBM 가장 아래에 있는 ‘베이스 다이’의 전력 체계도 5개 층의 배선 그물망으로 구성돼 있다.
현존 최신 제품인 HBM4의 베이스 다이 안에 있는 전력망도 빽빽하게 밀집돼 있는 모습이다. HBM과 반도체 기판이 맞닿는 가장 아랫 부분의 전력망은 마치 벌집처럼 커다란 블록이 형성돼 있고, 베이스 다이 위에 쌓인 D램으로 향할수록 전력망의 모양이 점차 좁아진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서는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차선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교통 체증이 생기는 것처럼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선망의 세분화를 택했다. 베이스 다이 맨 아래 빽빽하게 밀집된 배선 블록을 4개의 블록으로 쪼개고, 그 다음 층에서도 배선 블록의 개수를 늘리면서 균형을 맞췄다.
전력이 골고루 퍼지게 되면 HBM이 더 나은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칩 자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측은 “HBM4E의 금속 회로의 불량이 HBM4 대비 97%가 줄었고, 전력의 불안정한 공급(IR 드롭) 문제가 41%나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전력망을 일일이 분산 배치하면 개발 시간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놉시스, 이들이 인수한 앤시스 등 설계 검증 자동화툴(EDA) 경쟁력이 강한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업했다. 삼성전자 측은 “범프 하나만 옮기더라도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12주가 걸렸지만, 자동 배선 배치툴을 활용해 이 시간을 2주 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양자와 인공지능 융합한 ‘퀀텀AI’…미래산업 판을 바꾼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5
차세대 기술 경쟁 가열
양자는 AI와 상호보완적 관계
전력난·효율성 한계 극복 기대
각국 정부·기업 로드맵 세워
신약물질 탐색 기간 대폭 단축
GettyImagesBank
글로벌 양자컴퓨팅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자와 인공지능(AI)의 결합한 ‘퀀텀AI’ 기술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AI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높은 전력 소모와 계산 효율의 한계를 보완할 수단으로 양자컴퓨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다.
◇AI 경쟁, 양자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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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퀀텀AI: 양자와 AI의 융합,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테크 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과 콴델라코리아, IBM코리아 관계자 등이 참석해 퀀텀AI로 향하는 기술 개발 성과와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몰아내는게 아니라,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두 컴퓨팅 방식이 협업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하이브리드 역량이 향후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덕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양자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는 AI의 대체재가 아니다”며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특정 AI 연산 과정에서 양자컴퓨팅의 능력을 활용하는 퀀텀AI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퀀텀AI의 대표적인 작동 방식 중 하나는 AI 모델이 양자칩에 계산을 수행하게 한 뒤, 양자칩이 결과를 다시 AI 쪽으로 돌려주면 이를 바탕으로 결과값을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양자컴퓨팅을 위한 AI’와 ‘AI를 위한 양자컴퓨팅’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AI는 양자컴퓨팅의 오류를 줄이고 보정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우준 파스칼코리아 책임연구원은 “양자 오류 정정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계산량이 방대해지는데, 이를 AI·머신러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도 앞다퉈 관련 기술과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내놓은 초대형 과학 인프라 구축 전략인 ‘제네시스 미션’에도 기존 AI와 슈퍼컴퓨터에 양자 기술을 활용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기업들도 하이브리드에 기반한 양자 로드맵을 내세우고 있다.
IBM은 지난해 ‘퀀텀-센트릭 슈퍼컴퓨터’ 전략을 내놨다. 양자프로세서(QPU) 단독이 아니라 기존 고성능컴퓨터(HPC)와 양자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도 최근 자사 오픈소스 양자컴퓨팅 플랫폼 ‘CUDA 퀀텀’에 슈퍼컴퓨터와 QPU를 연결한 양자-AI-HPC’ 구조를 표준으로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화학 등 산업 적용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는 양자와 AI를 결합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미·영 합작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은 지난해 말 범용 상용 양자컴퓨터 ‘헬리오스’를 공개했다. 헬리오스는 양자컴퓨팅을 통해 생성한 ‘양자 생성 데이터’로 기존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인다. 소재 설계·데이터 분석·양자화학 등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퀀티넘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GB200을 활용해 헬리오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양자와 AI 간 융합 연구 흐름은 기초연구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권태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날 “AI와 양자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양자컴퓨팅 기반 AI 신약 플랫폼은 가상 바이오 실험실과 결합해 후보물질 탐색과 설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의약품 설계 시 질병 관련 표적에 대해 활성을 띠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찾아내면서 다른 부위에 미칠 부작용은 피해야 한다. 학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적게는 100개에서 많게는 20만 개 이상의 화합물 후보를 발굴한다. 방대하고 정교한 계산이 필수다. 기존 컴퓨터에서 신뢰도 높은 AI 설계법을 만들고, 이후 양자컴퓨터로 계산을 수행하면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린 KRAS 저해제 연구가 한 예다. KRAS는 세포 성장, 분열 신호를 조절하는 유전자다. 변이가 생기면 암세포가 자라고 퍼지는 데 관여한다.
연구진은 양자-AI 하이브리드 생성 모델을 활용해 KRAS를 억제하는 소분자 후보를 설계·선별하고, 실제 합성한 뒤 검증했다. 양자 생성 모델(QCBM)로 유망한 분자가 나올 확률 분포를 먼저 만들고, 이를 AI로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안정성 기준을 통과하는 후보 물질 비율이 기존 방식보다 21.5%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LG CNS,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6개월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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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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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1.2MW, GPU 576개 수용
AI 서버·전력·냉각까지 통합 설계
LGCNSAI 박스 투시도 /LGCNS 제공
LG CNS가 컨테이너 하나에 그래픽처리장치(GPU) 576장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했다. 기존에 2년 걸리던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약 6개월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표준화된 패키지형 데이터센터 모델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9일 별도의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어 6개월 내 구축이 가능한 소형 데이터센터 ‘AI 박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통 데이터센터 구축기간(2년)보다 훨씬 빠르게 지을 수 있어 단기간 내 데이터센터를 마련해야 하는 국내·외 기업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AI 박스는 모듈형 방식을 적용해 확장성이 뛰어나다. 단일 컨테이너 단위로 운영할 수 있고 수십 개의 컨테이너를 결합하면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로도 확장 가능하다. LG CNS 관계자는 “고객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약 40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활용해 AI 플랫폼, 전력·냉각 인프라, 정보기술(IT) 장비를 통합 설계했다. 특히 LG전자의 냉각수 분배 장치(CDU), 항온항습기, 냉동기와 LG에너지솔루션의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 등 고품질 냉각·전력 설비를 패키지 형태로 적용해 고전력·고밀도 AI 환경에 최적화했다. AI 박스는 전력 인프라를 담당하는 전기실과 IT 장비 운영 공간인 전산실로 구성되며 외부에 발전기, 배터리실, 냉동기를 갖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열 관리가 가능하다. AI 박스 1개당 서버 전력은 1.2메가와트 규모로 최대 576개의 GPU를 수용할 수 있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단순 서버 수용을 넘어 고전력·고밀도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7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대형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와 인허가, 전력·냉각 설계 등에 시간이 오래 걸려 급증하는 AI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구축 속도와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모듈형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LG CNS는 첫 번째 AI 박스를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지에 구축한다. 향후 약 8200평 부지에 약 50개의 AI 박스를 집적한 대규모 캠퍼스를 조성해 국내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조헌혁 LG CNS 데이터센터사업담당은 “AI 서버부터 전력, 냉각, 운영까지 통합 제공하는 AI 박스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라며 “국내 시장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 AI로 고장 예방…포스코, 위험구간에 로봇 투입
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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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AX 혁신 가속
GettyImagesBank
제조·물류·항만 등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공장 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거나 로봇과 결합해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전통 제조 기업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공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물류·항만 기업들은 생산 설비와 유지·보수에 피지컬AI 기술을 적용하며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 생산 설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설비 데이터를 활용한 AI 예지정비 기술을 지난 4일 스마트공장·자동차산업전(AW 2026)에서 공개했다.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품질관리 솔루션도 선보였다. 촬영 영상을 분석해 제품이나 용접 부위의 미세 결함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육안 검사보다 검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운영의 지능화 기술도 등장했다. LS일렉트릭은 공장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AI 팩토리’ 모델을 개발해 4일 공개했다. 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생산 계획과 설비 운영을 분석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공장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량률을 낮추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AI와 로봇을 결합한 자동화 기술도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DX는 제조 설비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선보였다. 항만 하역 설비를 자동으로 운전하는 기술과 철강 제품 코일 하차 작업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생산 현장에서 테스트하기 어려운 공정은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AI 알고리즘을 학습시킨 뒤 현장 설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다. 고온·고중량 작업 등 위험 구간에서는 로봇과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 현장에서 AI 활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로봇을 활용한 단순 자동화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설비 데이터 분석과 AI 판단 기능을 결합해 공장 운영 자체를 지능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AI 시장 규모는 341억달러로 2030년까지 약 1550억달러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한 산업 관계자는 “AI가 설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형태의 스마트공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새 표준 된 바바패션, 업계 난제 ‘재고 관리’ AI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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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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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물류 AX 도입
로봇 ‘AAGV’ 코텍과 협력 개발
창고서 상품 꺼내 포장까지 담당
처리 속도 사람보다 4배 빨라
한두 명으로 400여개 매장 커버
경기 여주 바바패션 물류센터에서 사용 중인 AAGV 로봇. /바바패션 제공
경기 여주에 있는 바바패션 물류센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옷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이 상품 바코드를 스캔한다.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자동으로 상품과 주문 정보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곧이어 자율주행 물류 로봇 ‘AAGV’가 데크를 따라 주행하면서 해당 상품을 옮겨 택배상자에 넣는다.
이곳은 패션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재고 처리’를 처음으로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한 곳이다. 통상 패션업체는 특정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이 품절되면 다른 매장의 재고를 옮겨 채운다. 하지만 재고를 분류·이송하는 동안 시차가 생겨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이렇게 되면 매장마다 미리 ‘안전재고’를 쌓아두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시즌이 끝난 후 남아도는 재고는 결국 전량 반품 처리돼 물류창고로 되돌아온다. 패션업체가 항상 재고 부담에 시달리는 배경이다.
◇로봇이 시간당 3500개씩 처리
바바패션 물류센터 /바바패션 제공
아이잗바바, 지고트 등 여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바바패션은 일찌감치 ‘인공지능 전환(AX)’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물류 로봇 ‘AAGV’ 개발에 나선 것. 당시만 해도 바바패션과 같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 중에서도 물류센터에 AAGV를 도입한 곳은 없었다.
바바패션이 패션업계에서 ‘AX 물류의 표준’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기존에는 직원이 수작업으로 상품과 주문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디자인, 색깔, 사이즈 등에 따라 상품가짓수(SKU)가 수만 개에 달하는 패션업 특성상 상품 확인과 분류 절차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바바패션은 로봇 제조사 코텍전자와 손잡고 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상품의 특징을 빅데이터화해 바코드 스캔만으로 주문 정보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행거 자동 분배 시스템과 AAGV를 통해 물류 창고에서 딱 맞는 상품을 골라내 택배상자에 넣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2024년 현장에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바바패션의 물류 처리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AAGV 로봇의 처리 속도는 한 시간에 최대 3500개에 이른다. 사람보다 4배나 빠르다. 현재 바바패션 여주물류센터는 전국 400여 개 매장의 상품을 다루지만, 필요 인력은 1~2명뿐이다. 높은 자동화율로 중복 피킹·오피킹 등 오류도 줄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로봇이 스스로 충전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실상 바코드를 찍거나, 시스템을 점검하는 일밖에 없기 때문에 작업 숙련도가 낮은 신입 직원도 즉시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D 재고 관리 시스템도 개발”
단순한 설비 고도화를 넘어 공급망 전체 운영 효율 향상으로 이어졌다. AX 기반 물류 구조를 통해 본사와 대리점 간 데이터가 연동되면서 실시간으로 각 재고와 상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AX에 으레 따라붙는 ‘기존 인력의 반발’을 해결한 것도 바바패션이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바바패션 관계자는 “AAGV 개발 초기 단계부터 대표이사(CEO)가 임직원과 소통하면서 고용 안정에 대해 확신을 줬다”고 했다. 바바패션이 AAGV를 도입한 후 대기업도 속속 AI 물류 시스템 도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바바패션은 향후 재고 관리 시스템을 3차원(3D)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실과 같은 3D 공간을 구현해 상품 위치와 정보값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매장 상품기획자(MD)와 작업 현장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AI 패치 피부에 붙여 혈류 측정
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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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개발
고혈압·당뇨 관리에 적용
국내 연구팀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자패치(사진)를 개발했다. 급성 심혈관 이상이나 쇼크 등을 조기 감지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권경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장치는 피부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어느 깊이에 있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존에는 초음파와 광학 기반 장비가 혈류 측정에 주로 사용됐다. 다만 장비가 크고 휴대가 어렵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류가 지나가면서 체온 분포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이 열의 움직임을 분석하면 혈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초당 1~10㎜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0.12㎜ 이내, 1~2㎜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 이내로 측정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기존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정밀도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응급 의료 현장과 개인 건강관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환자의 혈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쇼크와 급성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혈류와 혈압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천 플랫폼”이라며 “스마트워치와 결합해 일상 속 건강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명문대 사로잡은 ‘AI 채점’…韓 20대 창업가 100억 투자 유치
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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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교육스타트업 펜시브
과제·시험 평가 자동화 서비스
1년 만에 100여개 대학 고객 확보
미국 명문대의 대형 강의실은 늘 같은 풍경으로 끝난다. 수백 명의 학생이 제출한 과제가 쌓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교의 책상 위로 옮겨간다. 시험 기간이면 채점용 PDF와 엑셀 파일이 밤늦게까지 열려 있고, 조교 한 명이 주당 8시간 이상을 ‘빨간 펜 노동’에 쏟는다. 하버드대, UC 버클리 같은 명문대도 예외는 아니다. 점수는 매겨지지만, 왜 틀렸는지에 관한 피드백은 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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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된 구조적 병목을 파고든 한국인 20대 청년 창업가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례적인 투자를 끌어냈다. 미국 대학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더딘 영역으로 꼽혀온 ‘채점’ 시장에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펜시브는 최근 687만달러(약 10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메이필드가 투자를 주도했고, 세콰이어 캐피탈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스카우트 펀드, 베이스벤처스, 로빈후드 공동창업자 블라드 테네브 등이 함께했다.
펜시브가 공략한 분야는 채점과 튜터링 등 대학 운영 인프라 시장이다. 양윤석 펜시브 대표(25)는 “대학의 채점은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입되지만 가장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영역”이라며 “펜시브는 AI가 1차 채점을 맡고, 확실하지 않은 일부 사례만 조교가 검토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으로 과목에 따라 채점 속도가 기존 대비 최대 12배까지 빨라졌다는 게 펜시브 측 설명이다.
펜시브는 강의 교재와 과제, 시험 범위, 교수의 출제 방식까지 학습해 해당 수업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범용 AI의 일반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각 강의의 커리큘럼과 평가 기준 안에서만 답하도록 설계됐다. UC버클리의 한 데이터사이언스 강의는 펜시브 도입 후 절약한 시간을 활용해 처음으로 그룹 튜터링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컬럼비아대 수학 강의에서는 한 학기 동안 수만 개의 질문이 AI 튜터를 통해 처리됐다.
수업 현장에서의 효과가 쌓이자 투자자의 판단도 빨라졌다. 미국 대학 시장은 도입 결정이 느리고 검증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고객군으로 꼽히지만, 펜시브는 시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누적 300만 건 이상의 채점을 처리하며 전 세계 100여 개 대학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공동창업자인 김민준 펜시브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단 두 명으로 회사를 출범시켰다는 것도 이목을 끈다.
양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나이와 국적보다 실제 성과가 있었는지를 먼저 묻는다”며 “대학 현장에서 통하는 ‘날 선 제품’을 만든 게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천정부지’ 환율 1495원…코스피 6% 급락
입력2026.03.09. 오후 5:42수정2026.03.10.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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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최고
국채 3년물 금리 3.4%로 급등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주가와 국고채 가격,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조1980억원, 기관이 1조54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와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등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해 현대차(-8.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미래에셋증권(-4.32%) 등 기존 주도주가 일제히 힘없이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5.22%), 대만 자취안지수(-4.43%)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1원 오른 1495.5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3%포인트 상승한 연 3.4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가 현재(연 2.50%)보다 1.0%포인트 높았던 2024년 6월 3일(연 3.434%)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채권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 목적의 국고채 단순 매입은 2022년 9월 후 약 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입력2026.03.09. 오후 5:43수정2026.03.10.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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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란전에 크게 데인 中…러시아 손잡고 ’20조 프로젝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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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기자
입력2026.03.10. 오후 1:22수정2026.03.10. 오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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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힘’ 러시아 가스관 추가 추진
이란 전쟁 속 에너지 안보 강화 나서
中, 러시아 가스관 추가
제15차 5개년 계획서 추진 공식화
육상 에너지 실크로드 주력
사진=타스 캡처
중국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을 건설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주목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공개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에 러시아와 연결되는 새로운 가스관 구축 사업을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석유·가스 수급 위험을 대륙 간 파이프라인을 통한 ‘육상 에너지 실크로드’로 완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개된 경제 개발 청사진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중부 노선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전시키겠다”라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장기간 논의돼온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인 착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몽골을 경유해 중국으로 가스를 보내는 총 길이 2600㎞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2006년 처음 논의됐다. 이 파이프라인은 몽골을 가로질러 중국 북부로 이어지면서 연간 500억㎥의 가스 수송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사진=EPA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이 위협받았다. 러시아와 직접적인 파이프라인 연결은 중국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 프로젝트 진행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올 초 몽골 고위 관료의 방중 이후 추진 동력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몽골 구간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공동 투자와 건설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약 136억달러(약 20조원)로 추산되는 막대한 건설 비용은 여전히 과제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될 가스 단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SCMP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두 국영 기업인 러시아 가즈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의 구체적인 지분 구조와 가격 합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 프로젝트는 자본 집약적인 데다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EPA연합
한편 제15차 5개년 계획 초안을 보면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원유 생산량 2억톤(t)을 유지하고, 천연가스 생산량을 꾸준히 늘릴 방침이다. 또 석탄 기반 연료에 대한 기술적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에너지 생산능력 개선을 위해 중국은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오르도스 분지·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북동부 보하이만 등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신장·네이멍구·산시 등 지역에 전략 자원 비축 기지를 개발해 석탄에서 석유·가스로 전환에도 속도를 낼
트럼프 “이란, 호르무즈 봉쇄시 재건 불가능하게 만들겠다”
오세성 기자
입력2026.03.10.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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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배 더 세게 타격”…유가 재상승 억제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통행을 막는 조치를 취할 경우 국가로서 재건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석유의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미국에 의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해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며 “이것은 미국이 중국과, 호르무즈 해협을 비중있게 이용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게 미국이 주는 선물”이라고 썼다.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대다수 국가 상선의 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국제 유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세계 원유 수송의 중요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19달러를 기록하는 등 100달러선을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조기종결을 언급하며 80달러대로 반락했다.
“전쟁 거의 끝났다”·”아직 충분히 못 이겨”…트럼프 발언에 혼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이상은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7:48수정2026.03.10.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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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진정세…브렌트유 90달러 아래로 내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사이에도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거의 끝났다”는 표현과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는 표현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 혼란스런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충분히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전쟁이 “단기간”의 작전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들이 언제 항복(cry uncle)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틀 전에 항복해야 했다”며 “그들에게는 이제 남은 게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CBS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거의 완료됐다”고 표현했다. 이는 이란전 종료가 임박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반부터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공화당 행사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이후 5시45분경부터 30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하게 모호한 표현을 썼다. 그는 기자회견 과정에서 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면서 “다시 시작되면 그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협을 단번에 종식시킬 것”이라면서 “필수적인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초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자회견 과정에서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이번 주 안에 끝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고 하면서 “곧, 아주 곧”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컨퍼런스에서 YMCA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유가는 진정세로 돌아섰다. 지난 8일 저녁 유가 선물시장 개장 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4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9.48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5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19.50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9일 주요 7개국(G7)이 가격 안정을 위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100달러 선으로 내려갔고, 이후 CBS 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종료된다는 뉘앙스로 말하면서 WTI와 브렌트유는 오후 6시반 기준(미 동부시각) 모두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등에서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석유 관련 제재도 완화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이란 전쟁 전까지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었으나 전쟁이 시작된 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지난 주 후반부에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해상 교통이 재개됐다고 말했으나 이는 분명치 않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군이) 장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안심시키는 발언도 내놨다. 기자회견 중에는 이란이 “세계 석유 공급을 차단하려 한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그들을 너무나 강하게 타격해 그들 또는 그들을 돕는 누구도 그 지역을 다시 회복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석유 거래 시장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대목이다.
이란, 주변국에 무차별 폭격…’걸프 생명줄’ 담수화 시설까지 파괴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5수정2026.03.10. 오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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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국 타깃…’우회 공격’ 나선 이란
현실적으로 美 본토 타격 어렵자
사우디 등 민간 인프라 잇단 공격
자국 치명타까지 감수하며 공습
‘에너지 통로’ 호르무즈 봉쇄 강화
동맹 때려 美 전쟁의지 약화 노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열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걸프국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민간 건물은 물론 중동 국가에 생명선과 같은 해수 담수화 시설까지 드론으로 타격했다. 공격이 불가능한 미국 본토 대신 그 동맹국에 피해를 줘 전쟁 부담을 미국에 안기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받은 국가들이 종전 이후에도 등을 돌릴 수 있는 부담을 감수할 정도로 미국과의 전쟁 의지가 강하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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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란의 공격으로 바레인 동부 시트라섬에 있는 국영 석유회사 밥코의 정유공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간 공격 확대하는 이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주변국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이번 공격은 민간인과 민간 시설로 대상이 확대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우디에서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인근 민간인 주거지를 공격해 주민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다. 전쟁 발발 이후 사우디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웨이트에선 정부 청사가 화염에 휩싸였고 국경 경비병 두 명이 사망했다.
바레인에서는 이란 드론이 해수 담수화 시설을 처음으로 공격해 일부 설비가 손상됐다. 지하수 수원이 고갈된 바레인은 생활용수를 해수 담수화에 의존하고 있다. 100여 곳의 담수화 공장에서 식수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바레인 입장에서 담수화 시설 타격이 국가 존립에 직결되는 사안인 이유다.
다른 중동 국가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는 식수·생활용수 99%를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얻는다. 쿠웨이트는 90%, 오만은 86%, UAE와 이스라엘은 각각 80%, 사우디는 70%를 담수화에 의존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 피격을 계기로 중동에서 생존 인프라가 전쟁의 표적이 되는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후 주변국 미군 기지 등을 겨냥해 보복 공습을 가했다. 타격 범위가 공항과 호텔, 에너지 시설 등 민간 인프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동 내 미국 동맹국에 전쟁 부담을 줘 미국의 작전 중단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지도자들이 걸프협력회의(GCC)를 중심으로 한 외교 공조를 통해 전쟁의 출구를 마련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 우회적 압박 전략
이 같은 이란의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주변국의 여론을 자극해 오히려 중동 내에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사우디 정부는 “본토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이란에 경고했다.
이란 지도부가 이 같은 부담을 감안하고 미국에 대한 항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담수화 시설 공격은 종전 이후에도 이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다”며 “그럼에도 관련 국가에 고통을 강요해 미국에 우회적으로 피해를 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도부 상당수를 제거했음에도 이슬람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이란 내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보도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혁명수비대는 최상층 지휘부가 사라졌음에도 이란 내 경제·정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란 사회 전반에 깔린 장악력이 상당해 일부 지도부 제거에도 존립이 크게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드론과 소형정, 미사일 등을 동원해 위협을 간헐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주변국 긴장을 계속 자극한다는 시나리오다. 해운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는 “(호르무즈해협) 통과가 아니라 이란의 허가를 받은 배만 들어오게 해 원유 물동량을 10~2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美, 확전 예상하나…사우디 주재 외교관에 철수령
안상미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7수정2026.03.10.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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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는 균열 조짐 보여
“석유 인프라 공격 범위 과했다”
미국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 중인 외교관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미국도 중동 국가를 향한 이란의 공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직원들이 사우디를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이 사우디에서 철수를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 등 피해가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쿠웨이트와 요르단에서는 미국이 영사 업무를 중단하고 자국민에게 출국을 요청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전쟁 초반 미국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사태가 악화하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를 10일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시설을 타격한 것과 관련해서다. 미국 고위 안보 관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석유 인프라 타격 계획을 사전에 알렸지만 공격이 그렇게 광범위할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같은 공격이 이란 국민을 외부 공격에 맞서 결집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정당한 군사 작전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문제 특사가 전날 사우디를 찾아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 정세와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아버지 하메네이보다 강경파…이란 새 지도자에 ‘모즈타바’
한명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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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승인 없인 오래 못 가”
中·러시아선 “새 지도자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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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이 공개한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 AFP연합뉴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다. 하메네이의 혈족인 강경파 성직자가 지도자에 올라 전쟁이 한층 격해지고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는 9일 임시회의를 열고 모즈타바를 이란의 3대 지도자로 선출했다. 2대 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사망한 지 9일 만이다.
1969년생인 모즈타바는 그동안 유력한 후계 후보로 거론돼왔다. 공직을 맡은 적은 없지만 부친인 하메네이 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막후 실세’로 통한다. 10대 후반에는 혁명수비대의 일원으로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는 등 권력 핵심인 혁명수비대 내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모즈타바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개혁파에 오랫동안 반대해온 인물로 꼽힌다. 모즈타바의 아내와 아들도 이번 전쟁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다른 이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모즈타바를 공격 표적으로 삼을 전망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새 최고지도자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즈타바가 대를 이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과거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이슬람공화국의 든든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모즈타바를 이란의 새 지도자로 인정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자국 헌법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전쟁 터진 후 ’10조 매도폭탄’…사흘 만에 또 서킷브레이커
+2
입력2026.03.09. 오후 5:49수정2026.03.10.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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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환율 1495원…코스피 6% 급락
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최고
국채 3년물 금리 3.4%로 급등
< 공포 >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급락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돼 있다. 최혁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주가와 국고채 가격,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조1980억원, 기관이 1조544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와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등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해 현대차(-8.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미래에셋증권(-4.32%) 등 기존 주도주가 일제히 힘없이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5.22%), 대만 자취안지수(-4.43%)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원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1원 오른 1495.5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3%포인트 상승한 연 3.4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가 현재(연 2.50%)보다 1.0%포인트 높았던 2024년 6월 3일(연 3.434%)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지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채권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 목적의 국고채 단순 매입은 2022년 9월 후 약 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 한달 내 두 번 발동은 코로나 이후 처음
‘S 공포’가 부른 셀 코리아
미국·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코스피지수가 단번에 5200선까지 밀렸다. 고유가가 고착화하며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증시를 짓눌렀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우려에도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올려 잡으며 “분할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고 조언했다.
◇ 전쟁이 부른 역대급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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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스피지수는 5.96%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3조1980억원, 1조54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4조6270억원어치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흘러내리는 지수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쟁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공포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부르며 역대급 변동성을 초래했다. 외국인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5거래일간 10조25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쟁 이후 유가증권시장엔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두 번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달 안에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된 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일과 4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됐다. 5일엔 매수 사이드카 조치가 이뤄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두 번, 매수 사이드카가 두 번 발동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7.81% 내린 17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17만원대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도 9.52% 하락한 83만60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8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이 ‘바스켓 매도’(일괄 매도)를 하면서 현대자동차(-8.32%), SK스퀘어(-7.96%), LG에너지솔루션(-4.77%) 등 대형주도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현대로템(-7.73%)과 한국항공우주(-5.02%) 등 전쟁 수혜 업종으로 여겨진 방산 업종도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며 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것이 치명타를 입혔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 부근까지 급등하며 국내 산업계의 원유 구매 비용이 이중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미국의 2월 고용지표까지 추정치를 밑돌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섣불리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쓰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졌다.
◇ 해외 IB “코스피 여전히 싸”
다만 해외 IB들은 중동 불안 고조에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조정이 단기에 끝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UBS는 이날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4350에서 7300으로 상향했다. 코스피지수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까지 하락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UBS는 “과거 전쟁 때마다 증시는 결국 변동성을 회복했다”며 “견조한 한국 상장사 실적에 힘입어 이전 전쟁과 마찬가지로 ‘J자 커브’ 형태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5일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6400에서 7000으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유가 상승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라며 “기술적 조정 과정에서 박스권을 거친 뒤 반등해 새로운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급락세를 면치 못한 대형 반도체주도 목표주가가 잇달아 상향됐다. 홍콩계 CLSA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25만원에서 142만원으로 올렸다. CLSA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변화된 공급망과 기존 재고 덕분에 원자재 조달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쟁이 단기간(2~3개월) 내 종료될 경우 관리 가능한 수준의 리스크”라고 했다.
인플레 우려에 국채 금리 치솟아…기업 자금조달 ‘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6수정2026.03.10.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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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금리 스프레드 급등
한은, 오늘 국고채 3兆 매입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금리가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국채 가격은 하락). 기업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행은 3년6개월 만에 시장에서 국고채 3조원어치를 사들이는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기준지표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93%포인트 오른 연 3.42%로 마감했다. 2024년 6월 3일(연 3.434%) 후 가장 높았다. 금리 상승폭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된 2022년 10월 4일(0.224%포인트) 후 가장 컸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물가 급등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오전장에서 퍼지면서 기관이 보유 국채를 대거 매도했다”고 말했다.
당국도 개입에 나섰다. 한은은 10일 3년·5년·10년 만기 국고채 3조원어치를 단순 매입하기로 했다. 한은이 단순 매입에 나서는 것은 2022년 9월 국고채 3조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시장금리가 뛰자 기업 자금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0.182%포인트 오른 연 3.997%로 연 4%대에 육박했다. 지난해 4월 29일(연 4.024%) 후 가장 높았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가 급등하거나 발행에 실패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월은 회사채 발행이 뜸한 시기여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기관투자가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시기여서다.
G7, 전략비축유…공동 방출 논의
김주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2수정2026.03.10.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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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회원 32개국과 위기 대응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전략비축유(SPR)를 공동 방출하는 방안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논의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G7 재무장관들이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과 이날 화상회의를 열고 비축유 방출 규모와 시기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G7 중 미국을 포함한 3곳이 비축유 방출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IEA 회원국 32개국은 유가 급등 등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를 공동 보유하고 있다. 방출 규모는 IEA가 정한다. 다만 IEA 결정은 핵심 회원국인 G7의 의사에 크게 좌우돼 왔다. 논의 중인 방출 규모는 IEA 전체 비축량인 약 12억 배럴의 25~30% 수준인 3억~4억 배럴로 알려졌다.
1974년 IEA 설립 이후 공동 비축유 방출은 다섯 차례 이뤄졌다. 2022년 6월 1억2000만 배럴을 방출한 것이 마지막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시점이었다. 미국은 절반가량인 6056만 배럴을 부담했다. 한국 역시 IEA와 협의해 비축유 723만 배럴을 방출했다.
식탁 덮친 ‘중동 플레이션’…밀·대두·귀리값 일제히 치솟아
이선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1수정2026.03.10.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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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Aicel 분석
합성섬유 의존 SPA 업체도 비상
중동 매장 폐쇄로 럭셔리도 타격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식품, 의류 등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진 지 1주일 만에 밀, 대두(콩) 등 국제 곡물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섬유의 7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합성섬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패션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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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경에이셀(Aicel)과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밀(5.2%), 대두(4.6%), 귀리(3.9%), 옥수수(3.9%), 원당(1.5%) 등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은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밀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국제 밀 가격은 부셸당 6.2달러로 2024년 6월 후 2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대두 가격도 부셸당 12.1달러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주일 새 국제 유가와 운임이 빠르게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도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사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자 식품사는 빵, 과자, 라면 등의 판매가를 인상했다. 식음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재료를 직접 수입하지 않더라도 국제 시세가 오르면 제품 판매가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류산업도 저렴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고가 명품 가릴 것 없이 비상이 걸렸다. 자라, 유니클로, 스파오 등 SPA 브랜드가 주로 사용하는 값싼 합성섬유는 유가와 긴밀하게 연동된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재료를 기반으로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주요 생산국인 중국에선 합성섬유 거래가가 치솟았다.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선서스에 따르면 폴리에스테르 가격은 지난 3일 t당 8375위안에서 8일 8687.5위안으로 4% 가까이 올랐다.
물류비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스파오, 미쏘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은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과 인도 공장에 제조를 맡기고 있는데, 국제 운임 상승이 지속되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명품업계도 럭셔리 소비의 핵심 시장인 중동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잇달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李 “기름값 최고가격제 신속하게 도입…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
입력2026.03.09. 오후 5:33수정2026.03.09. 오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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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상경제회의…이르면 주중 최고가격제 지정·고시
정유사 공급 가격에 상한선 설정
유류세 인하폭 확대 땐 250원 뚝
장기화땐 석유제품 수출통제 검토
< 李, 유가 안정 강력 대책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라는 전례 없이 강한 처방을 꺼내 들었다.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고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당장 이번주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 “최고가격제 신속히 도입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최고가격제 시행을 속도감 있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정부 인식이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이번주 석유사업법 23조에 근거해 가격 최고액을 지정·고시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는 도매가 혹은 소매가에 적용하는 두 가지 방안이 가능한데, 정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마진을 제한하는 조치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정유사가 국제 시세와 연동해 마진을 붙였지만, 최고가격제가 도입되면 정부가 정한 기준치 이상으로 공급가를 올릴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에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재정으로 이를 보전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최고가격제 산식, 어떤 경우에 (손실을) 보전해줄지, 재정 소요는 얼마나 되는지를 시뮬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는 휘발유·등유·경유 등 ‘유종’과 북해, 두바이, 미국 등 원유 도입 ‘지역별’로 원가를 정하고 2주 단위로 가격을 게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유가 움직임을 무시하면 사재기와 가수요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 휘발유값 L당 250원 인하 효과
이 대통령은 이날 관련 부처에 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전날까지 유류세 인하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날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기류가 바뀌었다.
정부는 현재 유류세를 7% 인하해주고 있다. 인하 폭을 법적 최대한도인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교통세와 연동된 주행세와 교육세도 낮아져 실질적으로 37%의 인하 효과가 생긴다.
유류세 7% 인하를 감안한 휘발유 세금은 L당 763원 수준이다. 현재 휘발유값을 기준으로 유류세를 최대 폭 인하할 경우 소비자가를 L당 최대 250원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최고가격제 도입에 따른 정유사 마진 축소 등을 감안하면 휘발유값 기준으로 L당 300원가량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법정 최대한도로 유류세를 깎아준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가가 고공 행진한 2022년 7월부터 5개월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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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도입 시 정유사 손실을 어떻게 보전해줄지도 관심을 끈다. 추후 국제 유가가 내려갈 때 정유사가 손실을 충당할 만큼 마진을 붙여 공급해도 정부가 용인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재정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관건은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할지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100달러’가 지속됐을 때 손실 없이 공급할 수 있는 휘발유 도매가는 L당 1900원 안팎이고, 이때 소비자가는 2100원 수준”이라며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을 예컨대 L당 2000원 밑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상당한 정부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보름 후 중동산 원유 끊긴다…한국 산업계 ‘초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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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정부 비축유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
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있지만 수입 물량 대체하기엔 역부족
북중미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중질유 중심 韓시설엔 ‘그림의떡’
지난해 전체 원유의 94.4%를 중동에서 들여온 에쓰오일은 연일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원유 수입이 막혀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선박은 총 여덟 척. 에쓰오일이 사흘에 한 척 물량을 원유 정제 설비에서 처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뒤엔 중동산 원유가 바닥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한 원유 수송관을 통해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홍해에서도 운송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원유관 수송 용량과 항구 규모 등에 한계가 있어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원유 정제 설비 중 한 곳이 정기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 10일 정도를 더 버틸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이후엔 정부 비축유 등을 사용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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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후 중동산 수입 중단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유사의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4일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이 묶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다. 현재 중동산 원유를 실은 선박 총 17척이 한국으로 오고 있고, 7척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해 멈춰 서 있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에쓰오일뿐만이 아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전체의 53.3%인 HD현대오일뱅크는 21일을 끝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정유사는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우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동산 원유를 들여올지 알아보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보유한 페트로라인(동서 송유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페트로라인은 홍해에 있는 사우디 얀부 석유 터미널로 이어지는 1200㎞ 송유관이다. 하지만 하루 원유 수송 능력이 500만 배럴에 그치는 데다 얀부 지역 항만 시설이 부족해 충분한 원유를 수송할 수 없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정유 회사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북미와 중남미 원유 수입도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지역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이어서 중질유 중심의 정제 설비를 갖춘 한국 정유사에는 ‘그림의 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조정에만 한두 달 걸릴 것”이라며 “설비 조정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VLCC 용선료 인상도 고민
원유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점도 고민거리다. 정유사는 원유 도입 과정에서 장기 계약(70~80%)과 현물 거래(20~30%)를 혼합한다.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울 경우 현물 거래를 늘려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현물 거래 가격이 급등해 수입량 확대에 부담이 생겼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한때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 현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원유를 수송하는 VLCC 용선료 역시 하루 45만달러 수준으로 평소의 열 배에 달한다.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면서 원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약 70% 줄였다. 원유 수출 역시 하루 80만 배럴로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비축유 방출을 정유 설비 가동을 지속할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 배럴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분 약 1억 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 배럴을 합한 규모다. 평상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 땐 반도체·자동차도 ‘3중고’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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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위축·물류비 상승 등 타격
섬유업은 수백억 수출길 막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정유·석유화학뿐만 아니라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 다른 주력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은 미리 확보한 재고와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버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수요 위축이라는 ‘3중고’에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브롬, 헬륨 등 핵심 공정 소재 재고를 수개월 치 확보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급 차질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 주력 수출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항공 운송 비중이 높아 해상 물류 대란 영향권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다. 유가 상승분이 전력 요금에 반영되면 제조 원가 압박이 본격화한다. 24시간 가동하는 반도체 팹(fab) 특성상 전기료 인상은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고유가에 따른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심리 위축도 국내 반도체산업에 중장기적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가전산업은 주요 거점별 현지 생산 체제가 구축돼 있는 데다 운송 중인 물량이 상당해 당장 공급 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유가가 굳어지면 물류비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일수록 해상 운임 상승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역시 운반선 운임 상승 등 수출 비용이 오르면 직격탄을 맞는다. 현대차·기아는 연비가 L당 15㎞를 웃도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섬유업계는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과 중동 수출길 차단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태광산업 직물사업부는 이번 중동 사태 이후 제품 생산·수출 라인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 시장을 타깃으로 아바야 및 로브 직물을 연간 수백억원씩 수출해왔는데, 최근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으로 배를 한 척도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삼성·SK HBM4만 쓴다
입력2026.03.08. 오후 5:52수정2026.03.09. 오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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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INSIGHT
‘베라루빈’용 납품사로 선정
美마이크론은 ‘중급용’ 공급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 ‘베라루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들어간다. 세계 3위 메모리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용 HBM4 공급망에서 제외됐다. 동작 속도, 대역폭(단위시간당 데이터 처리 능력) 등 HBM4의 핵심 성능에서 한국 메모리 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부품사 명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됐다. 최고급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HBM4 납품 업체로 두 회사가 잠정 결정된 것이다. HBM4는 두뇌 역할을 하는 가장 밑단의 베이스다이 위에 11~1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첨단 D램을 8~16개 쌓아 제조하는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다. AI 가속기에 적용돼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직전 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용 HBM4 공급사 목록에서 빠졌다. 마이크론은 HBM4를 베라루빈이 아니라 ‘루빈 CPX’ 등 AI 추론에 특화한 중급 AI 가속기용으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HBM4 공급사로 선정된 것은 엔비디아가 요구한 HBM4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을 맞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동작 속도 초당 10기가비트(Gb), 11Gb로 이원화해 진행하는 HBM4 품질 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 SK하이닉스는 11Gb 테스트에서 최적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엔비디아가 생산 재개를 결정한 GPU ‘RTX 3060’ 물량도 수주했다. 조만간 8㎚ 공정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엔비디아 ‘괴물 AI칩’ 심장엔 삼성·SK뿐…추격하던 마이크론 탈락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 HBM4 공급사 선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린 2022년께부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 곳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에 들어가면 AI산업의 주연이 됐고 그렇지 못한 곳은 위상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그랬다. 삼성 반도체를 2년간 괴롭힌 위기론은 엔비디아 대상 HBM3(4세대 HBM) 공급 지연에서 촉발됐고, 지난해 9월 HBM3E(5세대 HBM) 12단 품질 테스트 통과로 사그라들었다.
이런 측면에서 엔비디아 베라루빈용 HBM4(6세대 HBM) 공급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들어가고 마이크론이 빠진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2년간 엔비디아에 대량 납품이 가능해져 HBM 패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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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HBM4 주문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베라루빈 실물이 오는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처음 공개된다. 공식 출시일은 안 정해졌지만 올 하반기께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MD, 브로드컴 등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베라루빈의 성능을 기존 대비 다섯 배 이상으로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80여 개 협력사가 ‘괴물 AI 가속기’ 출시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합을 맞추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HBM4를 베라루빈의 흥행을 뒷받침할 핵심 부품으로 꼽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고성능 제품 개발을 독려했다. 베라루빈용 HBM4 동작 속도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당 8Gb를 훌쩍 넘는 10Gb 이상을 요구했다. 용량도 키웠다. 베라루빈에 들어가는 HBM4는 16개, 용량은 576GB다. 엔비디아 경쟁사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의 HBM4 용량(432GB)보다 크다.
◇마이크론은 베라루빈에선 탈락
글로벌 메모리 기업은 베라루빈용 HBM4 납품전에 사활을 걸었다. HBM이 대량 장착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인 엔비디아를 잡으면 기술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호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베라루빈 HBM4 납품전의 승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좁혀졌다. 부품사 목록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렸고 마이크론은 빠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베라루빈 HBM4 공급사에 마이크론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업 중에선 최근 삼성전자가 앞서나간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동작 속도 ‘초당 10Gb’ ‘초당 11Gb’ 제품으로 이원화해 진행 중인 HBM4 품질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 지난달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엔비디아에 완제품도 출하했다. SK하이닉스도 11Gb 테스트 통과를 위해 엔비디아와 제품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HBM4용 D램 웨이퍼 투입부터 패키징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달부터 두 회사는 HBM4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도 HBM4를 아예 공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고급 AI 가속기인 베라루빈용이 아니라 루빈 시리즈의 중급 제품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유력하다.
◇범용 D램값 상승은 변수
베라루빈용 HBM4의 배정 물량과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올해 HBM3E를 포함한 엔비디아용 HBM 전체 물량에서 SK하이닉스가 절반 이상을 가져가지만, 베라루빈용 HBM4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최대 공급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의 세 배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변수로는 분기마다 전 분기 대비 두 배 오르는 범용 D램 가격이 꼽힌다. ‘소캠2’ 등 서버용 범용 D램 모듈의 Gb당 가격은 1.3달러로 HBM 간판 제품인 HBM3E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D램을 쌓는 등 값비싼 공정을 추가로 거쳐야 하는 HBM4보다 범용 D램을 많이 생산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SK하이닉스 엔지니어를 만나 HBM4 개발을 독려한 것도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4와 범용 D램 등을 쥐고 엔비디아에 다양한 협상 카드를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몸값 뛴 엔비디아 ‘구형 GPU’…삼성이 만든다
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8. 오후 6:39수정2026.03.09. 오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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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X 3060’ 8나노 공정으로 양산
대중 수출규제·AI發 공급난 여파
“가동률 끌어올려 흑자전환 견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가 엔비디아의 구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RTX 3060’을 2년 만에 다시 생산한다. 엔비디아가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구형 GPU 판매를 늘리면서 과거 RTX 3060 생산을 맡은 삼성전자에 물량을 다시 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RTX 3060을 성능이 검증된 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동률이 올라 흑자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8나노 공정에서 조만간 구형 GPU RTX 3060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GPU는 과거 PC, 게임기 등에서 이미지를 구현할 때 활용됐는데 최근엔 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RTX 3060은 엔비디아가 2021년 선보인 GPU로 당시 삼성전자가 8나노 공정에서 생산했다. 엔비디아가 2022년 9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를 통해 ‘RTX 40’ GPU 시리즈를 생산하면서 출하량이 점차 줄었고 2024년 생산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최근 구형 GPU 판매를 늘리면서 RTX 3060 재생산을 맡았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RTX 3060을 다시 생산하는 배경으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꼽았다.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GPU인 호퍼(H), 블랙웰(B) 시리즈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H20 등 규제를 우회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미 정부가 이를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게임용 이미지 처리가 주된 용도지만 활용 방식에 따라 AI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는 구형 GPU를 다시 생산하며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G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지는 것도 삼성전자가 생산을 재개한 요인으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칩 공급 부족 현상과 관련해 “구형 GPU를 다시 내놓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RTX 3060 생산에 활용하는 8㎚ 공정의 생산능력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 기준 월 3만~4만 장 수준이다. 전체 파운드리 생산능력(웨이퍼 투입량 월 35만 장)의 약 10%에 해당한다. GPU 생산을 다시 맡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동률을 올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파운드리 협력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닌텐도의 최신 게임기 ‘스위치 2’에 들어가는 엔비디아 GPU도 삼성전자가 수주해 8㎚ 공정으로 제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성숙도와 원가 절감 효과를 충분히 확보한 8㎚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엔비디아에 칩을 공급한다면 추가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DA 기업 콕 찍은 젠슨 황 “더 중요해질 것”
입력2026.03.05. 오후 5:02수정2026.03.06. 오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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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던스·시높시스·지멘스
“에이전트 아닌 SW 없을 것”
학습에서 실행으로 AI 진화
반도체 설계 갈수록 어려워져
빅테크 ‘반도체 독립’도 영향
EDA도 설계에 AI 적극 활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시대 유망 산업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지목했다. AI 칩의 구조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엔비디아는 왜 EDA에 주목하나
황 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케이던스 디자인시스템즈, 시높시스 등 EDA 기업을 직접 언급하며 “이들 기업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지고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DA는 반도체 집적회로(IC)와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소프트웨어다. 시높시스는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실제 회로 구조로 구현하는 로직 설계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케이던스는 에뮬레이션 기술(배선 배치와 물리 설계, 칩 동작 여부 검증)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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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EDA 산업은 상호 수혜 관계다. EDA 기업이 AI 기반 설계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대규모 연산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GPU가 활용된다. 반대로 EDA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계한 반도체는 다시 엔비디아 AI 칩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시높시스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해 7대 주주에 올랐다.
AI 경쟁이 격화할수록 반도체 설계 복잡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CEO가 “미래에는 에이전트가 아닌 소프트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기업은 단순히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를 사용하는 전문가 에이전트까지 함께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등이 AI 에이전트에 집중할수록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 고성능 GPU 위한 ‘설계 도우미’
최근 AI 칩은 수십억~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는 초대형 구조를 지닌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에는 약 8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고, 차세대 AI 칩은 2000억 개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의 반도체를 사람이 직접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계·검증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 소프트웨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AI와 결합한 EDA는 실제 설계 효율도 크게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자동 배선 배치 도구를 활용해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의 범프(접합점) 위치 변경 작업 기간을 12주에서 2주 반으로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시높시스 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에이전트 기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설계와 검증 전반에서 에이전트를 활용한 고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EDA 소프트웨어의 주요 고객은 인텔, AMD, 엔비디아 같은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고객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글은 자체 AI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을 통해 AI 연산 비용을 최대 78% 절감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강해령 기자 inside@hankyung.com
보름 후 중동산 원유 끊긴다…한국 산업계 ‘초비상’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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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돌파…한국 ‘공급망 쇼크’ 오나
“정부 비축유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
WTI·브렌트유 한때 120弗 육박
중동산 원유 수송 보름 뒤 끊겨
정유설비 일부 ‘셧다운’ 우려도
李 “유류세 인하 확대 검토하라”
< ‘검은 비’ 내리는 테헤란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 샤흐란 정유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시설 네 곳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헤란 일대에 기름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6월 후 3년9개월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속에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수입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경제의 대동맥인 정유 설비 일부가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렌트유는 9일 한때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29% 급등한 수치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도 28%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31% 급등해 배럴당 최고 119.48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의 69.1%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 정유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발(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20만t 이상)은 17척에 불과하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24일 GS칼텍스 입항 선박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은 당분간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국내로 입항할 예정인 VLCC도 현재 30척에 그친다. 총수송량은 최대 6600만 배럴로 한국의 정유시설 정제 능력(하루 336만 배럴)을 기준으로 한 달 안에 모두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이번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있지만 수입 물량 대체하기엔 역부족
북중미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중질유 중심 韓시설엔 ‘그림의떡’
지난해 전체 원유의 94.4%를 중동에서 들여온 에쓰오일은 연일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원유 수입이 막혀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선박은 총 여덟 척. 에쓰오일이 사흘에 한 척 물량을 원유 정제 설비에서 처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뒤엔 중동산 원유가 바닥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한 원유 수송관을 통해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홍해에서도 운송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원유관 수송 용량과 항구 규모 등에 한계가 있어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원유 정제 설비 중 한 곳이 정기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 10일 정도를 더 버틸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이후엔 정부 비축유 등을 사용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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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후 중동산 수입 중단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유사의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4일 전남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마지막으로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이 묶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다. 현재 중동산 원유를 실은 선박 총 17척이 한국으로 오고 있고, 7척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해 멈춰 서 있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에쓰오일뿐만이 아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전체의 53.3%인 HD현대오일뱅크는 21일을 끝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정유사는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우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동산 원유를 들여올지 알아보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보유한 페트로라인(동서 송유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페트로라인은 홍해에 있는 사우디 얀부 석유 터미널로 이어지는 1200㎞ 송유관이다. 하지만 하루 원유 수송 능력이 500만 배럴에 그치는 데다 얀부 지역 항만 시설이 부족해 충분한 원유를 수송할 수 없다. 원유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정유 회사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북미와 중남미 원유 수입도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지역 원유는 경질유가 대부분이어서 중질유 중심의 정제 설비를 갖춘 한국 정유사에는 ‘그림의 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조정에만 한두 달 걸릴 것”이라며 “설비 조정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VLCC 용선료 인상도 고민
원유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점도 고민거리다. 정유사는 원유 도입 과정에서 장기 계약(70~80%)과 현물 거래(20~30%)를 혼합한다.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울 경우 현물 거래를 늘려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현물 거래 가격이 급등해 수입량 확대에 부담이 생겼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한때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 현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원유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원유를 수송하는 VLCC 용선료 역시 하루 45만달러 수준으로 평소의 열 배에 달한다.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면서 원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약 70% 줄였다. 원유 수출 역시 하루 80만 배럴로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비축유 방출을 정유 설비 가동을 지속할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억 배럴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분 약 1억 배럴과 민간 정유사의 의무비축분 9500만 배럴을 합한 규모다. 평상시 소비 기준 약 210일, 7개월가량 — 1일 소비량 200-300만 배럴 — 1인 0.17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관건”이라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산업: 소비되는 석유의 상당 부분이 휘발유 같은 연료가 아니라, 플라스틱·섬유 등의 원료인 나프타(Naphtha)로 사용.
수출용 정제: 한국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제품으로 다시 수출하는 세계적인 정제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계상 소비량.
에너지 집약적 산업: 철강, 조선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
“사업 계획 다시 짜라”…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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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국내 주요 기업이 일제히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나섰다. 유가·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비용 절감과 공급처 다변화, 생산 전략 조정 등을 했다.
9일 경영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HD현대, GS 등은 지난 주말부터 긴급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계열사를 둔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원료 확보, 공장별 가동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유사 GS칼텍스도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비축유 활용, 원유 수송 우회 경로 확보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해운업계도 유가 헤지(위험 분산) 확대와 함께 유류할증료 부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이동형 로봇 ‘모베드’ 국내 판매 시작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4. 오후 3:10수정2026.03.04.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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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 및 상용화 개시
10개 부품사, 5개 로봇 솔루션 기업과 생태계 구축
물류, 순찰용, 광고 사이니지 등 모듈 10종 개발
AW2026 전시장 내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모베드를 직접 체험 조작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생태계를 공개하고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기아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 네 개가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디스플레이를 달면 ‘이동형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모베드 플랫폼을 단독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 분야 전문 파트너와 함께 완성형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하는 생태계 주도형 상용화에 나선다.
모베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국내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4자 협력 체계로 운영된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플랫폼 개발 및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와 SL을 비롯한 10개 부품사는 센서·전장·배터리 등 주요 핵심 부품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한다.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5개 로봇 솔루션 기업은 산업 맞춤형 서비스 구성 및 현장 구축을 맡고 유관 기관은 실증 및 성공적인 도입 환경을 지원해 국내 로봇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솔루션 기업들은 SL이 양산한 모베드 상단에 결합할 물류 배송,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 맞춤형 탑 모듈 10종을 개발해 고객에게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AW 2026 전시장에 모베드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는 실제 야외 환경과 비슷하게 꾸민 배수로, 굴곡, 경사로, 연석 등의 구조물을 배치해 기존 자율 이동 로봇이 극복하기 힘든 지형을 돌파하는 모베드의 기동성을 선보였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현대차·기아는 핵심 파트너사들과 함께 국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현대차·기아, 국내 판매 돌입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4.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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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사진)’ 양산 계획을 공개하고 국내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차·기아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가 네 개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디스플레이를 달면 ‘이동형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를 설치하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전문 업체와 손잡고 완성형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출범한 모베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4자 협력 체계로 꾸려졌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플랫폼 개발 및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와 SL 등 10개 부품사는 센서, 전자장치, 배터리 등 주요 핵심 부품의 생산과 공급을 담당한다.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5개 로봇 솔루션 기업은 SL이 생산한 모베드 상단에 결합할 물류 배송,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 맞춤형 ‘톱 모듈’ 10종을 개발해 고객에게 인도한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은 실증 환경을 지원해 국내 로봇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핵심 파트너사와 함께 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타 공급 끊길라…업체들, 재고 2배 쌓아두고 ‘버티기 모드’
하지은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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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대응
재고 물량 최대 4주치 확보
NCC업계 가동률 80 → 65%
“내달 초 셧다운 가능성도”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고육책까지 동원해 원료 재고를 2주에서 4주로 늘렸다. 하지만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버티기 모드’도 한계에 다다라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부와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는 최근 가동률을 낮춰 평균 나프타 재고를 약 4주 치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저율 가동에 나서면서 2주 분량이던 평균 재고가 한 달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고객사에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불가항력 사유로 계약 이행 불가)를 선언한 여천NCC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LG화학, 대한유화, GS칼텍스 등 주요 NCC 업체가 가동률을 일제히 낮췄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기존 약 80%에서 65%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65%는 최저 가동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 여수 NCC가 2월 말 가동률을 83%에서 60%로, 여천NCC는 90%에서 68%로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은 80%에서 70%로, 대한유화 울산 공장은 80%에서 75% 수준으로 가동률을 낮췄다. LG화학도 대산 공장은 69%에서 54%로, 여수 공장은 64%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 4주 치까지 확보한 재고마저 소진돼 4월 초부터 일부 NCC 공장이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벌고 있지만 수입 차질이 길어지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보통 1년 단위로 맺는 기존 계약 물량은 유지하고, 남는 제품을 초단기로 거래하는 현물 거래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 물량 공급이 늦어질수록 계약 이행 부담이 커져 불가항력으로 인한 계약 이행 불가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산업통상부 등 정부는 미국 인도를 비롯해 중동 이외 지역에서 나프타를 확보하는 방안과 국내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석유화학 업체도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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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막히자 NCC 가동률 65% ‘최저운전’…기업들 ‘4주 버티기’ 돌입
하지은 기자
입력2026.03.09. 오전 10:59수정2026.03.10.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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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 차질
NCC 가동률 80%→65% ‘최저 운전’
재고 2주→4주 버텨도 4월초 분수령
한경DB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원료 재고를 최대 4주 수준까지 확보하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춰 원료 소비를 줄이면서 통상 2주 수준이던 재고를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일부 공장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주 불과했던 재고, 4주까지 확보
9일 석유화학업계와 산업통상부 등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들은 최근 가동률을 낮추면서 평균 나프타 재고를 약 4주 수준까지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약 2주 수준의 재고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 관계자는 “NCC는 공장을 완전히 멈추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셧다운보다는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버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도 크게 낮췄다. 최근 고객사에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불가항력 사유로 계약 이행 불가)’를 선언한 여천NCC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LG화학, 대한유화, GS칼텍스 등 주요 NCC 업체 5곳이 가동률을 줄였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기존 약 80% 수준에서 최근 65%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추가로 낮추기 어려운 사실상의 ‘최저 가동률’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업체별로 보면 가동률 조정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지난 6일 석유화학 정보업체 ICIS 집계에 따르면 GS칼텍스 여수 NCC는 2월 말 가동률을 83%에서 60%까지 낮췄다. 여천NCC는 90%에서 68%로,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은 80%에서 70%로 각각 조정했다. 대한유화 울산 공장도 80%에서 75%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LG화학도 이번 주부터 가동률을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대산 공장은 69%에서 54%, 여수 공장은 64% 수준까지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 마즈르 ‘연쇄 선언’ 가능성
여천NCC에 이어 다른 업체들로 포스 마주르 선언이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주요 업체들은 기존 계약 물량은 유지하면서 현물(스팟) 거래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입 차질이 장기화해 가동률을 더 낮추거나 재고를 빠르게 줄어들 경우 계약 이행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일부 석화 기업들도 나프타 공급 차질을 이유로 포스 마주르를 선언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여천NCC의 포스 마주르는 실제 공급 중단보다는 장기 공급 계약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대형 석유화학 기업들이 NCC 생산물의 상당 부분을 자체 다운스트림 공정에서 소화하는 것과 달리 여천NCC는 외부 판매 비중이 높아 계약 리스크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출발 원료인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다. 국내 공급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물량이 약 50~60%, 수입이 40~50% 수준이며 상당량이 중동에서 들어온다.
업계에서는 가동률 하향으로 재고를 약 4주 수준까지 확보했지만 중동 상황이 장기화해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일부 NCC 공장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입 물량이 막히는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중동 이외 지역인 미국·인도 등에서 나프타를 확보하는 방안과 국내 정유사의 나프타 생산 확대 요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해외 기업들도 대체 수급처 확보에 나서면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몸집’ 60% 줄이는 여천NCC, 롯데와 합작사 세운다
+1
입력2026.03.09. 오후 5:40수정2026.03.09.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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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2·3공장 폐쇄…한화·DL, 사업재편 합의
에틸렌 생산 연 230만→90만t
중국發 공급과잉에 적자 허덕
美-이란 전쟁으로 위기감 커져
“합작법인, 독자 수익성 확보”
정부 ‘목표 감축량’ 웃돌 수도
< 여수 석유화학단지 ‘업황 악화’ > 국내 최대 에틸렌 제조사인 여천NCC가 전남 여수에 있는 2·3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9일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최대 난제로 꼽혀온 여천NCC 사업재편안에 전격 합의한 것은 갈수록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중국발(發) 공급과잉 쇼크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공장인 여천NCC 문제를 해소한 만큼 당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위기감이 합의 이끌어
여천NCC가 총 140만t에 달하는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천NCC에 따르면 2024년 1503억원이던 여천NCC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1~3분기 1989억원으로 늘어났다. 작년 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때 연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여천NCC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중국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플라스틱과 섬유 원료인 에틸렌 물량을 쏟아내면서 에틸렌과 프로필렌 가격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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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석유화학 사업재편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전남 여수산업단지 생산시설을 24% 줄여야 국내 석화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하려면 여천NCC와 국내 1위 석화업체인 롯데케미칼 공장이 있는 여수 산단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봤다.
하지만 사업재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해 12월 DL케미칼은 “여천NCC가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연 9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용 NCC 1기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면서 두 회사 간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재편에 동참하지 않으면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고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 두 업체 간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 감축량 정부 목표치 넘을 듯
정부는 생산량을 줄인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123만t)을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동일하게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로 연내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기존 직원은 합작법인이 전원 승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에틸렌 등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능(다운스트림)도 일부 떼어내 합작사에 붙일 계획”이라며 “독자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생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충남 대산에서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사업장과 합쳐 오는 9월 통합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HD현대케미칼 대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신설 법인에 6000억원씩 출자하고, 지분을 5 대 5로 나눠 갖는다.
정부는 여천NCC에 ‘대산 1호 프로젝트’와 비슷한 수준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사업재편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등 채권기관과 함께 채무 상환 유예 혜택을 주고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천NCC는 이달 말까지 금융지원 방안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금융 지원 규모는 향후 실사를 거쳐 확정한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하기로 한 만큼 에틸렌 감축 규모는 정부 목표치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정부와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생산량 감축 목표를 270만~370만t으로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적인 감축 규모가 370만t을 넘어설 수 있다”며 “대산에 이어 여수까지 구조개편안 합의에 도달하면 울산 등 다른 지역의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천연가스 개발 늘린 美…”이란전쟁發 경제 충격 작을 듯”
한경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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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수입 막혀도 가격 안정
GDP 내 에너지 비중도 줄어들어
“사태 장기화 등 불확실성은 여전”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점화했다. 미국에도 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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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를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됐다. 미국은 이날 기준 휘발유 소매 가격 평균이 1주일 전보다 15.6% 급등한 갤런당 3.45달러를 찍었고, 지난 6일 발표된 2월 고용지표에서는 고용 감소와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악화 신호가 감지됐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세계 최대 연료 수출국이 됐기 때문이다.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이 폐쇄된 여파로 지난주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와중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 상승률은 11%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산업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가 미치는 영향도 지난 20여 년간 크게 줄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에 따르면 2007년 대비 지난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2.37% 증가하는 동안 휘발유 소비량은 4.09% 감소했다. 가계 소비 중 휘발유,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3.7%로 축소됐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가 급등했을 때도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0.13%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장 둔화를 방어해 경제 성장을 지탱해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시장 예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횟수는 전쟁 전보다 줄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 트레이더는 올해 미국에서 1~2회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첫 시점을 9월로 예상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장은 7월 첫 금리 인하 이후 2~3회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1주일 새 11.7%포인트 뛰어 37%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 전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불안정하다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Fed 의장인 케빈 워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대신 홍해”…원유 수송 우회로 찾는 사우디
이혜인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2수정2026.03.10. 오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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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들, 에너지 수출 대책 마련에 총력
아람코, 고객에 “홍해 선적” 통보
적재 능력 충분한지는 미지수
‘親이란’ 후티 반군 공격 우려도
UAE도 인도양 쪽 송유관 통해
하루 150만 배럴까지 운송 가능
바레인·쿠웨이트는 “공급 중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데 따른 것이다. 홍해를 이용한 항로는 송유관까지 적극 이용하고 있다. 다만 해협 봉쇄로 줄어든 원유 수송량을 단기간에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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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대신 홍해로
최근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일부 고객에게 원유 선적지로 얀부 항구를 지정했다. 메디나에서 서쪽으로 120㎞ 떨어진 얀부 항구는 홍해에 접해 있다.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 전역에 걸친 이란의 드론 공격을 피해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곳이다.
이는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생산을 줄이는 상황에 몰린 데 따른 차선책이다. 이라크는 저장 탱크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 하루 약 15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미리 매설한 우회 송유관도 적극적으로 이용 중이다. 이란이 과거부터 수차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경고함에 따라 사우디와 UAE는 우회 송유관을 갖추고 있다. 육상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만큼 이란 공격에서 안전하다.
사우디는 호르무즈해협에 접한 동부 아브카이크 유전에서 홍해 얀부 항구까지 이어지는 1200㎞ 길이 동서횡단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송유관은 하루 약 5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다. 2019년에는 천연가스액화물(NGL) 파이프라인도 원유 운송용으로 전환해 일시적으로 하루 700만 배럴을 처리한 적이 있다.
UAE 역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다. UAE는 수도 아부다비 인근 유전지대인 하브샨과 인도양에 접한 푸자이라 항구를 연결하는 370㎞ 길이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ADCOP)은 하루 약 15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이 있으며, 아부다비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오만만 내 푸자이라 항구로 운송한다.
지난해 6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두 송유관의 미사용 용량까지 활용할 경우 하루 평균 약 260만 배럴을 추가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운송할 수 있다.
◇우회해도 운송량은 부족
하지만 이 같은 우회 수단이 호르무즈해협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선박 추적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2월 하루 원유 720만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약 88.6%에 해당하는 638만 배럴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이 같은 사정은 사우디를 비롯해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걸프 산유국이 모두 비슷하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 전쟁 이후 이 해협 인근에서 선박 최소 10척이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정유 허브’ 바레인이 이란의 공격을 받고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따라 제품 공급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하기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앞서 쿠웨이트 등도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사우디 얀부 항구가 송유관을 통해 운송된 원유를 선박에 실어 보낼 만큼 적재 능력이 충분한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플러에 따르면 얀부 항구의 원유 선적량은 2020년 4월 기준 하루 150만 배럴 수준이 최대치였다. 송유관이 원유를 수송하더라도 이를 배에 옮겨 싣는 것은 별개라는 의미다.
홍해로 향하는 송유관이 이란 세력의 새로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해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항로 길목인 예멘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조직 후티 반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당시에도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해상 운송이 차질을 빚었다.
우회로를 이용하는 유조선 운임도 폭등하고 있다. 해운 중개업자는 “유조선 판타나사호가 오는 28~29일 얀부 항구에서 선적해 한국으로 운송하는 계약을 2800만달러에 체결했는데, 이는 평소 운임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해운사들이 중동 항로 운항을 꺼려 여러 원유 운송 계약이 체결 직전에 무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급등에…日, 이르면 내달 기업용 전기료 인상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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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새 요금 산정법 도입
전월 에너지 가격 상승분 반영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해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는 도쿄전력의 기업용 전기요금이 이르면 다음달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3월 연료 가격 상승분이 4월 사용분 전기요금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원유 가격 변동을 기업용 전기요금에 빠르게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전력회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을 기업용 전기요금에 종전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일본 가정용 전기요금도 원유 가격 상승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3월분 연료 가격 변동은 대체로 6∼11월에 반영된다.
일본은 수입 원유의 약 90%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조달한다. 일본 전력회사가 맺은 장기 계약의 70%는 원유 가격에 연동된다. 니혼게이자이는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인 지난달 27일 종가 배럴당 67달러와 비교하면 66%나 오른 수준”이라며 “정부 지원이 없으면 가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1월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실질임금이 늘어난 것은 13개월 만이다. 휘발유 감세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일본은 임금과 물가 선순환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 등 자원 가격이 고공 행진함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임금은 다시 마이너스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영국도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라 가계 지원을 검토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어떤 역풍이 불더라도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항상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인도는 매년 320억달러 이상을 에너지 가격 보조금으로 지출하는 만큼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면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美 중산층, 물가 부담에…’코스트코형 소비’ 뜬다
박신영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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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매장서 대량구매 늘어
미국 소비 구조가 ‘E자형 경제’로 자리 잡고 있다. 고소득층이 프리미엄 소비로 경제를 떠받치는 반면 중산층은 할인 매장과 대량 구매로 버티고 저소득층은 부채에 의존해 소비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헤더 롱 미국 해군연방신용조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기존 K자형에서 E자형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경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양극화 모습을 보인 K자형 경제에서 중산층 소비 패턴이 더해져 경제 구조가 세 갈래로 나뉘는 E자형 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부유층 소비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이동하는 추세로,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신용카드인 체이스 사파이어 리저브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플래티넘은 연회비를 각각 795달러, 895달러로 인상했다.
중산층은 생활비 부담 속에서 ‘코스트코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매장이나 창고형 대형 매장에서 대량 구매를 늘리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은 아직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지만 불안한 방식으로 지출한다”며 “가능한 한 돈을 아끼기 위해 대량 구매 또는 할인 쇼핑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은 신용카드와 소액 후불 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에 의존해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소비자 금융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2만5000~5만달러 가구의 59%가 지난 1년 동안 신용카드 잔액을 이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美 유학길 막힌 중국…韓·獨 대학들과 밀착
김은정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9수정2026.03.10.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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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외 국가로 대학 간 협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첨단기술 패권 경쟁 과정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해지는 데 따른 것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중국·해외 대학 합동 프로그램 285개를 승인했다. 승인 건수 기준 사상 최대치다. 새롭게 협력 관계를 구축한 대학은 러시아와 이탈리아, 독일, 뉴질랜드,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 있다.
미국 정부는 미·중 학술 협력이 중국 군사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발전을 돕는다며 합동 프로그램 종료를 대학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상하이 자오퉁대와 미국 미시간대가 함께 설립한 연구소는 지난해 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조지아공대, 피츠버그대 등도 중국 내 연구소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줄줄이 폐쇄했다.
여기에 대응해 중국은 여러 국가와 적극적으로 합동 프로그램을 구축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미시간대와 협력 관계를 종료한 자오퉁대가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국제공과대를 세우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SCMP는 “중국 교육부가 새로 승인한 프로그램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 집중됐다”며 “중국의 제조업 기반을 지탱하는 실용 공학 중심의 파트너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압박에 따른 생산망과 에너지 공급망 재편처럼 중국 교육의 국제 협력도 다각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11兆 원전 해체시장 열린다…두산 – 한전KPS 격돌
입력2026.03.09. 오후 5:30수정2026.03.10. 오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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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원전 폐기물 처리 입찰
원자로 상부헤드·증기발생기
실증경험 쌓을 절호의 기회
사실상 골리앗 vs 다윗 싸움
두산, 원전 관련 기술 압도적
원전 해체 전문 中企 오르비텍
한전KPS와 컨소시엄 이뤄 출격
지난해 고리 원자력발전 1호기 해체 결정이 내려진 뒤 첫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 입찰이 이달 진행된다. 이번 승자는 향후 10조원이 넘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입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업계 전통의 강자인 두산그룹 컨소시엄과 원전 정비 전문업체인 한전KPS-오르비텍 컨소시엄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수산그룹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12년 전부터 해체 시장 대비한 두산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17일까지 ‘고리 본부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 사업 입찰 계획서를 받는다. 고리원전 1·2호기에 쓰인 원자로상부헤드(ORVH)와 증기발생기(OSG) 각 두 대를 해체하는 사업이다. 원자로상부헤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를 덮어 고압·고온의 열과 방사능 등이 새지 않도록 뚜껑 역할을 하는 기기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가열된 경수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증기를 만들어낸다. 이들 부품엔 방사성 분진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해체 과정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총사업비는 299억원.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처리할 경우 총 9000억원 안팎의 고리 원전 1기 해체 사업을 상당 부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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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해체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한경DB
원전업계는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두산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국내 모든 원전의 주기기를 제작해 공급한 원전 제조 기술력을 갖췄다. 제조 경험과 기술, 인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해체 과정에서 방사능 유출 등 사고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원전 해체 시장에 발 빠르게 대비해 왔다. 2014년 원자력해체센터를 설립하고 절단 장비와 건식저장용기(캐스크) 등 100여 개의 원전 해체 장비를 개발했다. 원전업계와 관련 전문가 중에 두산그룹 출신이 많다. 원전 관련 부처인 산업통상부의 김정관 장관이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이다.
◇ 강소 중기와 컨소시엄 꾸린 한전KPS
한국전력의 정비 자회사인 한전KPS 컨소시엄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국내 주요 공기업으로 정부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데다 현재 국내 원전의 60%를 단독으로 정비하고 있다. 2009년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당시 원자로 압력강 교체 공사를 최단기간 마무리하는 등 원전 정비 이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한전KPS가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한 오르비텍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인 것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오르비텍은 지난해 말 국내 유일의 원전 해체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에 방사성 금속·콘크리트 제염 설비를 구축해 주목받았다. 2010년부터 약 30개의 해체 관련 기술에서 20개 이상 특허를 확보하는 등 원전 해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들 컨소시엄은 두산그룹 컨소시엄에 비해 체급이 다소 밀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력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매출(17조578억원)만 해도 한전KPS-오르비텍 양사 매출(1조6344억원)의 열 배 규모다. 두산그룹은 ‘공기업 가점’ 가능성을 대비해 한국전력기술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수산그룹은 세안에너텍, 코라솔 등 원전 강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수산그룹은 2020년대 초부터 원전 해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 해외 해체 시장 진출 주춧돌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고리원전 1호기 해체에 앞서 실증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 판단한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원전 해체 단계별로 최적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안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입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해체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9년 설계 수명이 다하는 원전은 총 12기다. 이들 원전 해체 시장만 해도 11조원에 육박한다. 해외 시장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2050년 원전 해체 시장이 4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으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용 전고체배터리…삼성SDI ‘야심작’ 선보인다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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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도 인터배터리서 신기술 공개
삼성SDI가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전용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한다.
삼성SDI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용으로 개발 중인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한다고 9일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둔 삼성SDI는 그동안 주력해 온 전기차용 각형 폼팩터를 넘어 파우치형으로 라인업을 다변화해 미래 로봇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휴머노이드는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크기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로봇 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력 피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출력 성능도 뒷받침돼야 한다. 전해액을 고체로 구성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휴머노이드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할 배터리 기술도 대거 선보인다. 삼성SDI는 공간 효율을 33% 높인 데이터센터 전용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와 데이터 소실을 막는 배터리 백업 유닛(BBU)용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등을 내놓는다.
LS그룹도 이번 전시에 참가해 신기술을 선보인다. LS일렉트릭의 AI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리 플랫폼을 비롯해 LS MnM의 배터리 소재 기술 및 공급망 현황 등을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LG엔솔, 테슬라 배터리서 ‘LG화학’ 빼고 ‘엘엔에프’…치열한 기술경쟁에 모회사도 배제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5. 오후 5:01수정2026.03.06.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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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및 휴머노이드 태동
치열해지는 배터리 소재경쟁
테슬라의 모델 Y 롱레인지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납품하는 배터리 물량에 모회사인 LG화학의 양극재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강도 높게 요구하는 ‘고에너지 밀도’ 소재 혁신 스펙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침체) 장기화 속에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소재 업체는 계열사라도 뒤쳐질 수밖에 없는 냉혹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에 니켈 비중을 94% 이상으로 끌어올린 울트라 하이니켈 배터리를 적용하는 속도전에 돌입했다. 신형 모델Y 롱레인지, 사이버트럭 등을 시작으로 전 모델에 도입할 예정이다. 니켈 비중을 높여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주행거리와 출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양의 배터리로도 동일한 성능을 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니켈 비중 94% 이상 양극재는 기존 90%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높다. 다만 니켈 비중이 올라가면 화재 위험이 커져 고난이도의 양산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주로 니켈 비중 90% 미만 양극재를 양산해 온 LG화학은 테슬라가 요구하는 94% 이상 초고니켈 제품의 대량 양산 수율과 품질 기준을 아직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빈자리는 엘앤에프 등 경쟁사가 채우고 있다. 이대로면 테슬라가 울트라하이니켈 비중을 높일수록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프리미엄 전기차에는 94% 이 울트라 하이니켈을, 중저가에는 리튬인산철(LFP)을 탑재하는 테슬라의 이원화 노선을 따를 가능성이 높은만큼 소재 밀도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 소재업계 관계자는 “당장 성능과 가격측면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완성차 업체들이 한계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 역시 ‘계열사 챙기기’ 식의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촉발한 에너지 밀도 전쟁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배터리 물량에서 계열사인 LG화학의 양극재를 제외하고 있는 것은 현시점 배터리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 부진, 미래형 모빌리티 및 휴머노이드 등장 등 전방시장이 급변하면서, ‘계열사 프리미엄’조차 사라지는 생존 서바이벌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표준을 만드는 글로벌 1위업체 테슬라가 소재 혁신 기준을 가혹할 정도로 높이고 있는만큼, 배터리 소재 시장 구도 재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밀도가 곧 가격 경쟁력”…94% 하이니켈 승부수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슬라 신형 모델Y 롱레인지 등에 납품되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LG화학 대신 엘앤에프의 양극재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다. 테슬라가 니켈 비중 94% 이상의 울트라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 모델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재사 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요부진을 겪고있는 테슬라는 니켈 비중 94% 이상의 울트라 하이니켈을 이용해 ‘더 싸고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테슬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보급형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모델 S·X, 모델 3·Y 롱레인지, 사이버트럭 등)에서도 가격인하와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니켈 비중이 올라가면 에너지 효율이 개선된다. 니켈 비중을 94%로 끌어올린 울트라 하이니켈 배터리는 일반 삼원계 제품인 ‘NCM 811’(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배터리보다 30~40%, NCM9½½(니켈 비중 90%, 코발트 5%, 망간 5%)보다는 20% 이상 에너지효율이 높다. 반면 값비싼 코발트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생산 비용 증가폭은 미미하다. 동일한 가격에 주행거리가 개선된 전기차를 만들수 있고, 전기 소모량이 큰 차량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 탑재량을 줄여 같은 주행거리라도 가격이 낮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 최근 테슬라는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전반적인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울트라 하이니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높은 기술 장벽이다. 니켈 비중이 94%를 넘어가면 구조가 불안정해져 화재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을 잡기 어려워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입자를 부서지지 않게 단단하게 뭉치는 ‘단결정’ 공정 등 고도의 양산 기술이 필수적이다. LG화학은 니켈 88~90%대 배터리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고객사도 딱히 니켈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산기술 확보가 한발짝 늦었다. 반면 가장 선제적으로 기술 투자를 한 엘앤에프는 LG화학이 놓친 테슬라 물량을 흡수하며 올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1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테슬라용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물량이 양극재 전체의 30~40%로 추정되는 LG화학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사실상 전기차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는 것까지 겹쳐 통상 연간 6만~7만t 수준이었던 양극재 출하량은 올해 3만t 이하로 반토막날 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도전재, 단열재 등 배터리 부가 소재 입찰에서도 원가 절감을 위해 단가가 높은 LG화학 대신 저렴한 중소업체 물량을 늘리고 있는 점도 LG화학에게는 걱정거리다. 다만 LG화학은 발빠른 양산 기술투자로 격차를 좁혀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복원하고, 또 다른 고객사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 휴머노이드에서도 고밀도 소재 필수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로이터
테슬라가 촉발하고 있는 고에너지 밀도 소재전쟁은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벌어질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할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니켈 비중 94% 이상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로봇은 자동차보다 공간 제약이 훨씬 크다. 사람 가슴 크기의 제한된 공간에 최대한 효율 높은 배터리를 구겨 넣어야 구동 시간과 정밀한 작업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울트라 하이니켈 기반의 초고밀도 배터리가 휴머노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배터리 소재의 에너지 밀도 혁신에 다가올 로봇 시대의 주도권마저 걸려있다는 의미다.
국내 소재 업체들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둔 중장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업체별 강점과 약점은 뚜렷하게 나뉜다.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은 고에너지 밀도 양산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있다는 평가지만, 재무 건전성과 고객사 네트워크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반면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자본력을 갖췄지만 초고밀도 하이니켈 양산 기술에서는 후발주자다. 각 사의 전략적 판단과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시장구도가 계속해서 뒤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즘 시기의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반등기와 휴머노이드 개화기의 승패가 완전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무탄소 시대 활짝…세계 첫 ‘SMR 추진선’ 도전
성상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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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급협회와 공동개발 협약
HD현대가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한 차세대 무탄소 선박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선급협회(ABS)와 손잡았다. 대형 컨테이너선에 원자력발전과 연계한 전기 추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게 목표다.
HD현대는 ABS와 ‘원자력 연계 전기 추진 시스템 개념 설계를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에 SMR을 설치하고 전력 시스템 기본설계, 전장품 사양 선정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핵심은 최대 100메가와트(㎿)급 출력을 공급하는 SMR을 선박의 동력원으로 삼는 것이다. HD현대는 SMR에 최적화한 맞춤형 전력 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쌍축 프로펠러와 엔진 모터 직결 추진 방식을 적용한다. 풍부한 전력을 바탕으로 전력 소모가 큰 냉동·냉장 화물 적재량을 늘릴 수 있어 화주의 다양한 운송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화된 글로벌 규제에 맞춰 안전성 기술에도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도록 충돌·침수 등 비상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선내 전력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원자력 연계 전기 추진 선박은 치열해지는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자율주행 생태계 위해 뭉친 현대차·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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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상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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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사업 참여
차량 시스템·보험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
최적화된 SDV 개발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가 정부의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는 ‘K-자율주행 협력 모델’에 참여한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 운송 플랫폼사, 보험사로 구성된 K-자율주행 협력 모델 참여 기업으로 현대차와 삼성화재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정부는 차량 공급, 전용 보험, 서비스 운영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자율주행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차량과 데이터, 보험, 서비스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개별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에는 시판 차량을 역설계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다 보니 정밀 제어가 쉽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율주행 기업의 배상 부담도 문제였다.
이번 협력 모델을 통해 자율주행 기업에 실증 차량 공급, 전용 보험 지원, 서비스 운영체계 통합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실증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전용 차량(SDV)을 개발·공급하고, 차량 정비 및 개발 인력을 현장에서 지원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적용되는 표준화된 차량 제어 인터페이스(API)와 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운송 플랫폼 선정사로서 자율주행 차량과 플랫폼 간 연동을 통해 차량 관제, 배차 관리, 운행 데이터 분석 등의 서비스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자율주행 사고당 100억원, 연간 300억원 수준의 보상 한도를 제시했다.
국토부는 다음달 말 실증도시 참여 기업 공모가 마무리되면 선정 기업들과 함께 기술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차량·시스템·서비스·보험이 결합된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70년 공채’ 맥 이어가는 삼성…18개 계열사서 인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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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9수정2026.03.10. 오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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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물산·바이오 등
10일부터 상반기 공개채용
“인재 확보에 기업 경쟁력 달려”
6년새 임직원 규모 23% 증가
삼성전자 등 18개 삼성그룹 계열사가 10일부터 상반기 공개채용을 한다고 9일 밝혔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지키기 위해 1957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공채제도를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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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채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8개사가 참여한다. 지원자는 오는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채용 절차는 3월 직무적합성 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GSAT 대신 실기 방식의 SW 역량 테스트를, 디자인 직군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1993년 국내 기업 최초로 여성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입사 지원 자격에서 학력을 뺐다. 대다수 국내 기업이 수시 채용 전략에 따라 공채를 폐지했지만 삼성은 정기 공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총 8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입 사원을 꾸준히 뽑으면서 직원 수도 늘고 있다. 2019년 10만5257명이던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2만9524명으로 23%(2만4267명)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속해서 인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소회와 각오’를 통해선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 밖에 청년에게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를 전국 5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마이스터고 학생 중 장학생을 선발하는 ‘채용 연계형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술 인재도 채용하고 있다.
마약 재발 부르는 ‘뇌 속 스위치’ 찾았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09.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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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논문 게재
표적 치료 가능성 커져
한국에서도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줄 단서를 한국 연구팀이 찾았다.
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임병국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지난 달 26일 국제학술지 뉴런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코카인을 주입하며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전전두엽 피질 내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의 균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추적했다.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고 할 때 전전두엽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60~70%를 차지하는 파발부민(PV) 세포가 활발히 작동했다. 반대로 코카인을 찾지 않도록 훈련하자 PV 세포 활동은 다시 줄었다.
연구팀은 PV 세포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자 코카인 탐색 행동이 크게 감소했고, 반대로 활성화하자 약물을 다시 찾는 행동이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반응은 설탕물 같은 다른 보상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마약 중독은 전전두엽 기능 저하에 따른 증상으로 인식되며 의지력의 문제로 여겨졌는데, 그와 상관없이 PV 세포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 발견된 것이다.
백 교수는 “PV 세포가 중독 행동을 조절한다는 발견은 향후 정밀 표적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 연재’ 도입한 네이버웹툰…작품 결제액 최대 20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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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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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글로벌 서비스의 연재 시차를 없애고 ‘동시 연재’를 시범 도입한 네이버웹툰은 작품 결제액이 종전보다 최대 200% 이상 늘었다고 9일 밝혔다.
회사는 휴재 후 복귀를 앞둔 웹툰 일부를 대상으로 한국어·글로벌 언어 서비스의 복귀 시점을 동일하게 맞춘 후, 작품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범 적용 대상은 영어·프랑스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으로 연재되고 있는 날 닮은 아이, 소꿉친구 컴플렉스 등 4개 작품이다.
분석 결과 휴재 전 8주 평균과 비교했을 때 복귀 후 7일간의 결제액과 주간 열람자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소꿉친구 컴플렉스’의 글로벌 서비스 내 결제액은 약 208%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공식 번역 원고가 한국과 시차 없이 동시에 공개되며 불법 번역 사이트 이용자를 흡수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특허 심사 불확실성 줄어든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10. 오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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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 ‘심사 가이드’ 제정
진보성 판단 등 사례 담아
반도체회사들의 특허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심사 과정의 불확실성 줄이기에 나섰다. 판단 기준을 일관되게 마련해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특허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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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는 9일 ‘반도체 분야 특허 심사실무가이드’를 제정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이 미세화·집적화·고속화화하면서 출원 기술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특허 심사 단계에서 어떤 기술이 인정되고 거절되는지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가 커진 게 제정 배경이다.
가이드의 핵심은 진보성 판단에 관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점이다. 진보성은 선행기술을 토대로 특허 출원자가 쉽게 도출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적 가치가 있는지를 가리는 기준으로 미충족시 특허 출원이 거절된다. 반도체 분야에선 구조·공정·재료의 작은 차이가 많아 진보성 판단이 기업간 핵심 쟁점이 되기 쉽다. 실제 지난 1월 특허심판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 씨엠티엑스(CMTX)가 램리서치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 특허 무효 심판에서 램리서치의 특허가 선행기술과 비교해 진보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CMTX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유사 기술은 특허로 인정되는데 우리 기술은 거절되는 식의 들쭉날쭉한 판단이 반복되면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이드에는 출원 발명이 선행 발명의 단순한 설계 변경에 그쳐 진보성이 부정되는 사례나 구체적인 기술적 효과를 입증한다면 진보성이 인정될 수 있는 사례 등이 담겼다.
가이드 제정으로 최근 격화하고 있는 반도체 특허 출원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의 권리 확보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지난해 국제특허출원(PCT)에서 반도체 분야 출원이 전년보다 6.1% 늘어 상위 10대 전자기술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출원인 순위에서도 중국의 화웨이가 7523건으로 1위, 한국의 삼성전자가 4698건으로 2위에 오르는 등 반도체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말로 만든 ‘제2 알파고’ 정체는…이세돌, 10분 만에 ‘패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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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24수정2026.03.10. 오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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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스타트업 인핸스와 대국 시연
AI로 30분만에 ‘제2 알파고’ 개발
61수째 이세돌 9단 두손 들어
“AI, 경쟁자 아닌 협업해야 발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AI 에이전트와 협업해 대국을 펼치고 있다.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2016년 알파고 대국이 열렸던 같은 장소에서 10년 만에 열렸다. 최혁 기자
“‘장고(長考·다음 수를 두기 전 오래 고민하는 것)’해도 못 이기는 그림입니다. 사람이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알파고와의 대국’이 펼쳐진 지 정확히 10년 만인 9일 이세돌 9단은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자신이 설계한 인공지능(AI) 바둑 애플리케이션과 대국 10분 만에 이렇게 말하고 61수만에 패배를 선언했다. 이 9단은 오후 1시 반 대국에 앞서 1시부터 한국의 AI 스타트업인 인핸스의 기술을 통해 30분만에 바둑 앱을 만들었다.
◇코딩없이 말로 ‘알파고’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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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9단이 만들어낸 앱은 코딩없이 탄생했다. 음성으로 명령하면, 등장한 AI 에이전트들이 명령을 이해하고 구조를 짜서 이에 맞는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했다. 10년 전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와 정면으로 맞붙었던 바둑기사가 이제는 AI를 ‘비서’처럼 활용해 직접 AI를 만든 것이다.
이 9단이 이날 직접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만든 바둑 앱은 “지금까지 아주 잘 두고 있으니 다음 수도 용기 있게 둬보라”고 조언까지 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 9단은 “너무 빠르고 어렵게 바둑을 둬서 혼란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직접 앱을 만들고 경기까지 치른 이 9단은 이제 AI가 협업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고민하 듯 이 9단은 이날 AI 바둑 앱을 만들 때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겐 19줄 바둑판은 너무 넓으니 9줄 바둑판부터 만들어달라”고 AI 에이전트에게 설명했다. 어린 이용자를 위한 교육형 바둑 AI를 떠올린 것이다.
이 9단은 “(시연이 실패해서) 민망한 자리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보시다시피 몇십 분 안 돼서 말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인간과 AI가 협업했을 때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더 놀라운 건 AI 에이전트가 보여줬던 ‘선생’으로서 교육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결 상대에서 협업 상대로
이날 시연엔 행사를 주최한 AI 스타트업 인핸스의 AI 에이전트 기술이 적용됐다. 인핸스는 인간의 의도를 이해해 실제 컴퓨터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AI가 이를 분석해 여러 전문 에이전트에 작업을 나눠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팰런티어가 선정한 글로벌 25개 스타트업 펠로우십에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뽑혔다. 삼성전자, P&G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온톨로지’다. 온톨로지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식 체계와 맥락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지식 구조 지도’로, AI가 사용자의 모호한 언어 지시를 이해하고 이를 구체적인 작업 단계로 나눠 실제 컴퓨터 환경에서 실행하도록 한다. ‘컴퓨터 사용형 에이전트(CUA)’ 기술을 더해 AI가 웹 검색, 프로그램 실행, 코드 배포 같은 작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날 바둑 앱을 만드는데 총 5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동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이 기술이 최근 유행하는 ‘바이브 코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B2B 환경에선 단순히 코드를 잘 만드는 것보다 높은 안정성과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며 “그 맥락을 정교하게 이해시키는 데 온톨로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9단도 “짧게나마 바이브 코딩을 경험해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며 “오늘은 사실상 내가 한 게 거의 없는데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놀라웠다”고 했다. 이 9단은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9단은 AI 발전 속도가 놀랍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엔 AI와 인간의 대결을 펼쳤는데, 이번엔 짧은 시간 안에 ‘알파고’ 같은 것을 내가 만들어낸 셈”이라며 “10년까지 갈 것도 없고 3~4년 전만 해도 에이전트를 활용해 AI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용량 데이터 광섬유로 전달…K방산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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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4:57수정2026.03.10.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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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
우주분야 광전송 체계도 국산화
정밀가공 전문기업 유씨엘스위프트가 무기체계 핵심 부품인 ‘광섬유 로터리 조인트(FORJ)’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품은 미국 무그와 독일 스피너가 양분하는 시장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FORJ는 대용량 데이터를 광섬유로 전달하는 초정밀 부품이다. 군용 레이다와 항공·위성 장비, 자동화 설비, 휴머노이드 로봇, 풍력발전, 의료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계속 회전하는 장비에 필수로 쓰인다. 고정부와 회전부를 연결해 광신호를 끊김 없이 전송하고, 고속 회전 환경에서도 배선의 꼬임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9일 대전 본사에서 만난 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사진)는 “초정밀 가공 및 정렬 기술이 결합돼 있는 데다 환경과 사용 조건에 따라 요구 성능이 달라 정교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3년 개발에 착수해 약 2년 만에 FORJ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대 20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하고, 2억 회 이상 회전 내구성을 확보했다. 10~400GB급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전차·헬기·무인무기체계·라이다·반도체 검사장비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수여하는 ‘올해의 으뜸중기제품’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국산화 후 1개월 내 조달이 가능해졌고, 신속한 사후관리(AS)도 할 수 있어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FORJ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 국방 규격의 진동·충격 특성 기준도 충족해 해외 수요기업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산화한 FORJ를 군 장비 성능개량 사업과 국내 방산기업 H사의 레이다, L사의 전자광학·적외선(EO·IR) 체계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향후 우주항공용 특수 광커넥터와 광트랜시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N ‘한게임포커’ 4년 연속 아시아 매출 1위…3300억 벌었다
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4. 오후 3:26수정2026.03.04.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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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몇 장과 단순한 규칙으로 승부하는 국내 웹보드 게임이 아시아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제작비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작 게임들이 흥행 실패로 흔들리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의 보드게임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사 NHN은 모바일 앱 시장 분석 업체 센서타워가 주관한 ‘2025 APAC 어워즈’에서 자사 ‘모바일 한게임포커’가 최고의 포커 게임으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게임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아시아 포커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를 넘어섰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방대한 업데이트 없이도 이용자 간 심리전과 확률 싸움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카드 패와 확률, 베팅 전략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장기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개발 구조 역시 대형 게임과 다르다. 역할수행게임(RPG)이나 오픈월드 게임은 새로운 맵과 스토리, 캐릭터를 끊임없이 추가해야 하지만 포커나 보드게임은 규칙이 명확해 개발 및 유지보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수익 구조도 안정적이다. 대형 게임이 신규 콘텐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웹보드 게임은 시즌 이벤트와 토너먼트 운영 중심의 업데이트만으로도 높은 이용자 유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 간 경쟁이 핵심 콘텐츠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비 대비 수익성이 높은 구조다.
이 같은 모델은 최근 게임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개발비 상승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콘솔이나 대형 모바일 게임 하나에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례가 늘면서 흥행 실패 시 회사 전체가 타격을 입는 구조가 됐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사들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 광섬유로 전달…K방산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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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4:57수정2026.03.10.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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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
우주분야 광전송 체계도 국산화
정밀가공 전문기업 유씨엘스위프트가 무기체계 핵심 부품인 ‘광섬유 로터리 조인트(FORJ)’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품은 미국 무그와 독일 스피너가 양분하는 시장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FORJ는 대용량 데이터를 광섬유로 전달하는 초정밀 부품이다. 군용 레이다와 항공·위성 장비, 자동화 설비, 휴머노이드 로봇, 풍력발전, 의료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계속 회전하는 장비에 필수로 쓰인다. 고정부와 회전부를 연결해 광신호를 끊김 없이 전송하고, 고속 회전 환경에서도 배선의 꼬임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9일 대전 본사에서 만난 박승우 유씨엘스위프트 대표(사진)는 “초정밀 가공 및 정렬 기술이 결합돼 있는 데다 환경과 사용 조건에 따라 요구 성능이 달라 정교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3년 개발에 착수해 약 2년 만에 FORJ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대 20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하고, 2억 회 이상 회전 내구성을 확보했다. 10~400GB급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전차·헬기·무인무기체계·라이다·반도체 검사장비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수여하는 ‘올해의 으뜸중기제품’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국산화 후 1개월 내 조달이 가능해졌고, 신속한 사후관리(AS)도 할 수 있어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FORJ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 국방 규격의 진동·충격 특성 기준도 충족해 해외 수요기업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산화한 FORJ를 군 장비 성능개량 사업과 국내 방산기업 H사의 레이다, L사의 전자광학·적외선(EO·IR) 체계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향후 우주항공용 특수 광커넥터와 광트랜시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등 연내 임상 결과 공개…’국산 MASH 치료제’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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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18수정2026.03.10. 오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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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르면 이달 2b상 결과
디앤디파마텍 등도 연내 낼 듯
관련 시장 2030년 338억弗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 기대”
한미약품, 올릭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가 올해 줄줄이 나온다. 한국 기업의 MASH 치료제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 임상 결과 임박
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MASH 파이프라인 ‘HM12525A’(물질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2b상(대규모 테스트 전 효능 검증 단계) 결과가 이르면 이달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이 파이프라인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걸 막는 ‘GLP-1’, 간에서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이중 작용제다. 한미약품은 이 파이프라인에 약효를 장기간 지속시켜주는 자사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투약 주기를 1주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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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저항성은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에 세포가 반응하지 않아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지방 분해가 억제되고 간에 지방이 쌓인다. 잉여 지방이 간으로 유입되면 MASH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MASH 치료제는 대부분 이런 발병 과정의 일부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디앤디파마텍의 MASH 파이프라인 ‘DD01’, 올릭스의 ‘OLX702A’도 올 상반기에 임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DD01로 미국에서 2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에 앞서 오는 5월께 톱라인(핵심 요약) 데이터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올릭스의 OLX702A는 호주에서 1상을 진행해 2분기에 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릭스는 작년 2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300억원) 규모의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또 다른 MASH 파이프라인에는 HM15211(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이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2b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완료 시점은 오는 7월로 예상된다. 이 파이프라인은 GLP-1과 글루카곤에 더해 GIP 수용체까지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다.
◇시장 규모 2030년 50조원
MASH 치료제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다. 지금까지 FDA에서 승인받은 MASH 치료제는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즈메티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두 개가 전부다. 레즈디프라와 위고비의 MASH 치료제 승인도 최근인 2024년, 2025년에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MASH 특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24년 기준 1만 명대에 그쳤지만, 앞으로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큐비아가 추정한 2030년 미국 MASH 환자 수(간 섬유화 정도가 중등도에서 간경변까지 진행된 사람)는 1400만 명에 이른다.
그랜드뷰리서치는 2030년 기준 MASH 치료제 시장 규모가 338억달러로 작년 98억달러에서 3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MASH 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 결과가 상장사인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올릭스의 주가 상승 트리거(촉매)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했다.
30조 시장 스테키마, 52주 투약 결과 ‘이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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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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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52주 투약 데이터 공개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 전무가 지난달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포럼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임형택 기자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 52주 결과가 피부과 분야 국제 학술지 ‘국제피부과학저널’에 게재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건 중등도 내지 중증 판상형 건선 환자 509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의 52주 장기 임상 데이터다. 스테키마의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및 약동학 데이터 등을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했다. 제품 출시에 필요한 임상은 모두 마쳤지만 투약을 지속하며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되는지를 관찰 중이다.
이번 임상은 초기 단계에서 스테키마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을 분리했다. 이어 16주차에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을 기존 투여 유지군과 스테키마로 전환한 교체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52주까지 관찰했다.
셀트리온 측은 “임상 결과 스테키마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간 유효성은 유사한 수준이었다”며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스테키마로 전환한 교체 투여군에서도 투여 유지군 대비 유효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스테키마는 미국 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미국,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순차 출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스테키누맙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16억 6060만달러(약 30조3300억원)이다.
“롤러코스터 코스피, 종말 징후”…’빅쇼트’ 주인공 섬뜩한 경고
입력2026.03.06 08:54 수정2026.03.06 10:44
마이클 버리 “코스피 급등락 뒤엔 기관들 투기거래…종말 징후”
“수년간 외면받은 시장, 최근 모멘텀 왜”
“모멘텀 트레이더들 들어왔단 결정적 신호”
영화 ‘빅 쇼트’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5일(현지시간) 코스피지수 급등락 사태를 두고 “불길한 사태의 전조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버리는 이날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한국 증시는 (한국 이외 지역의)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고 수년간 외면받아온 시장인데 최근 모멘텀이 붙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버리는 이어 “지난 한 달 남짓 기간 코스피를 움직인 건 기관투자자들이었다”라며 “그리고 그 변동성이야말로 모멘텀 트레이더들이 들어왔다는 결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 모멘텀이란 주가가 특정 방향으로 지속해서 움직이려는 힘을 말한다. 모멘텀 트레이더는 주가의 추세를 쫓아 단기적으로 투기적 거래를 하는 이들을 말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 코스피가 급등락하며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투기 거래가 있었단 주장이다.
버리는 “기관들이 코스피를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라며 “그것이야말로 묵시록의 네 기사 중 하나(one horse of the apocalypse·종말 징후)가 나타난 것”이라고 썼다.
다만 버리는 ‘묵시록의 네 기사 중 하나’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태에 대한 징후가 될 건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버리는 2008년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해 관련 자산의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공매도 기법으로 큰 부를 쌓았다. 이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 쇼트’로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까지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이 심각하다며 거품 붕괴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 창업 공신 김형기 부회장 퇴임…회사 “일신상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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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기자TALK
입력2026.03.06. 오후 5:18수정2026.03.06.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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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으로는 신민철 사장 유력
셀트리온 창업 공신인 김형기 부회장(글로벌판매사업부 대표)이 이달 말 퇴임한다, 회사 측이 6일 주주총회소집공고 정정 공시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이 공시에 따르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출할 예정인 사내이사 후보가 기존 김 부회장에서 신민철 관리부문장(사장)으로 바뀌었다. 셀트리온 측은 김 부회장이 퇴임하는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로 본인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대우자동차에서 일하던 김 부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999년 셀트리온 전신 넥솔을 설립할 때 합류했다. 그는 서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셀트리온의 전략기획과 재무 분야에서 중요 역할을 해 왔다. 공동대표 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 등을 지냈다.
차기 사내이사 후보인 신민철 사장은 셀트리온에서 재무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美 뇌졸중 치료 지침에 ‘AI 영상 분석’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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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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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골든타임 안 놓치려면
단시간 내 위험 분석할 필요”
미국 뇌졸중 치료 가이드라인에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솔루션’ 활용을 권고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진단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AI 진단 기술을 도입하는 병원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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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심장협회와 뇌졸중협회(AHA·ASA)의 ‘2026년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조기 관리 지침’에 따르면 급성 허혈성 뇌졸중(AIS) 환자 가운데 발병 시간을 알 수 없는 경우 의식이 정상이었던 마지막 시점으로부터 4.5~24시간이 경과했다면 영상 자동 후처리 분석 소프트웨어로 치료 결정에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자동 후처리 분석 소프트웨어란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AI가 분석해 뇌출혈 여부와 허혈 병변의 위치와 크기, 뇌경색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뇌 영상 촬영 후 몇 분 내 자동 분석 결과를 제공해 뇌졸중 환자의 빠른 치료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8년 만에 개정 지침을 내놓은 AHA와 ASA는 “영상 검사 시행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분석과 병변 탐지 기능을 갖춘 시스템은 뇌졸중 중재 치료의 작업 흐름과 질적 관리(QI) 관점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지침은 관련 기업에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제이엘케이, 휴런, 퍼플AI 등이 뇌졸중 진단 보조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제이엘케이는 진단과 시술, 예후 관찰 등 뇌졸중 치료 전 과정에 필요한 12종의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 휴런은 비조영 CT 영상을 기반으로 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퍼플AI는 기존에는 MRI로만 확인할 수 있던 소혈관 경색까지 CT 영상에서 탐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국내 한 의료 AI 기업 관계자는 “이미 해외 시장은 비즈AI, 하트플로우 등 여러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 등 장비를 기반으로 한 업체의 AI 솔루션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우루사 주 성분 ‘코로나19 후유증’ 초기 환자군서 개선 신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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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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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우루사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가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중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증상 개선 신호를 보였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상위권 국제학술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월 3일 온라인 선공개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UDCA 투여군의 증상 개선 비율은 81.6%로, 위약군 57.1%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35[i]). 이를 단순 비율로 비교하면, 위약군 대비 약 43%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감염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환자군에서는 이러한 개선 신호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에서 치료 시점에 따른 접근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감염 이후 비교적 이른 시기의 환자군에서 약물 개입의 가능성을 탐색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연구진은 증상 개선 여부와는 별도로, 환자들의 몸속 염증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한 추가적인 면역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증상이 호전된 환자군에서는 염증과 관련된 지표들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 같은 변화는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염증 변화가 약물 효과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 보건 당국이 주목하는 공중보건 문제로, 코로나19 감염 이후 피로, 호흡곤란,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재활 및 증상 완화 중심의 관리 전략이 권고되고 있으나, 약물 치료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민 간장약으로 알려진 우루사의 주성분 UDCA는 간 기능 개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간질환 영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성분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담석 형성 예방 효과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대한 연구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 흐름을 토대로,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서 UDCA의 치료 가능성을 임상 현장에서 살펴본 국내 연구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아 진행됐다. 서울아산병원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이 참여해 2024년 7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과 UDCA의 치료 가능성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평가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환자를 무작위로 나누어 약물을 투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아직 표준화된 약물 치료 전략이 확립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특정 시기 환자군에서 관찰된 결과를 통해, 향후 치료 시점에 따른 접근 전략과 추가 임상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최근 UDCA의 잠재적 가치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2~6개월 환자군에서의 개선 신호가 관찰되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UDCA의 작용 기전과 최적 치료 타이밍을 보다 정교하게 확인하는 심화 분석과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오 “3일 걸리던 임플란트 1시간 내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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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아 기자TALK
입력2026.03.04. 오후 5:18수정2026.03.05. 오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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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 AI 플랫폼 연내 출시
업계 유일 30%대 매출 증가
“디오가 내년 새로 선보일 인공지능(AI) 플랫폼은 평균 3~5일 걸리던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 시간을 1시간 내로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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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디오 대표는 4일 “치과에서 시술 계획을 수립하고 환자별 맞춤형 수술 유도장치(수술 가이드)를 프린트하는 과정까지 끝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디오는 매출 기준 국내 4~5위 치과 임플란트 업체다. 지난해에는 다른 임플란트 기업이 대부분 전년도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친 데 비해 디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약 37%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회사는 임플란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디지털 임플란트는 임플란트 시술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치료법이다. 3D 컴퓨터단층촬영(CT)과 구강 스캐너로 환자의 구강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최적의 임플란트 식립 위치와 각도를 계획한다. 이후 3D 프린터로 제작한 수술 가이드를 활용해 오차 없이 임플란트를 심는다. 김 대표는 “디지털 임플란트를 사용하면 식립에 실패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임플란트 시술에 숙련되지 않은 치과의사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은 일반 임플란트 시술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과에서 환자 구강 상태를 촬영한 영상을 회사로 보내면, 전문가가 환자 상태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 수술 가이드를 프린트한다. 이후 다시 치과로 돌려보내 환자가 시술받기까지 3~5일이 소요된다.
디오는 이를 줄이기 위해 치과 내에서 스캔한 파일을 통해 곧바로 임플란트 식립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곧바로 수술에 필요한 가이드도 프린트할 수 있도록 치과 내에 설치할 수 있는 3D 프린터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임플란트가 정밀한 시술인 걸 알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려 시술자와 환자가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내년 말 출시 예정인 AI 플랫폼으로 시술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컴퓨터로 AI 혁신…”데이터 불량 스스로 감지”
이정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56수정2026.03.09. 오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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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여의시스템
컴퓨터 열 식히는 쿨러 제조
PCB 1200개 항목 AI 검수
산업용 컴퓨터 분야 국내 1위 여의시스템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사진)는 9일 “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쌓아온 하드웨어 역량과 AI를 결합해 개발한 다양한 솔루션 제품들의 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시스템은 스마트팩토리·공장자동화(FA) 현장에 들어가는 산업용 컴퓨터(IPC), 제어·측정·검사 장비, 모션·비전 컨트롤러, 산업용 네트워크·임베디드 시스템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제조하는 회사다. 산업용 컴퓨터의 열을 식히는 ‘수랭식 쿨러(cooler)’ 제품이 대표 제품이다. 공기 순환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쿨러와 달리 수랭식 쿨러는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냉각수가 열을 식히는 원리로 작동한다. 펌프, 라디에이터 등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냉각수가 새더라도 설비 등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설계기술이 반영돼 있다.
성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등은 열이 많이 발생해 그래픽 카드나 CPU(중앙처리장치) 등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열을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며 “공랭식 설비로는 한계가 있어 효과가 5~10배 가량 뛰어난 수랭식 쿨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제품이나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에 접합된 다양한 부품을 AI로 검사하는 장비도 주목받고 있다. FPT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내장된 AI가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시에 스스로 학습해 불량 여부를 감지해 낸다. 저항이나 전압, 전류 등 1200여개 항목을 감지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성 대표는 “PCB 장비가 갈수록 소형화되고 정교화되고 있다”며 “각종 첨단 제품들에 들어가는 PCB 제품이 이번에 개발한 FPT 장비를 통해 훨씬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여의시스템은 그동안 구축해 온 산업용 컴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크 팩토리(로봇과 AI로 24시간 움직이는 불꺼진 공장)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매출은 AI 기반의 신제품 수주 증가로 지난해(490억원)보다 높은 6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성 대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크 팩토리 구현을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생활 가전 코너로 들어온 로봇
배태웅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2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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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
대형마트 이어 e커머스도 판매
국내 유통업체들이 ‘가정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잇달아 들여오고 있다. 로봇이 AI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동시에 실제 구매가 가능할 만큼 저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해 가정용 로봇 12종 판매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대표 상품은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사진)’이다.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자율 보행, 계단 오르기부터 설거지·빨래 정리 등 가사일까지 할 수 있다. 가격은 3100만원대다.
유니트리가 제작한 4족 보행 로봇(로봇개) 2종은 각각 399만원, 599만원에 책정했다. 이 밖에 100만원대 바둑로봇 ‘센스로봇GO’, 반려로봇 ‘루나 2세대 스마트 펫’ 등 비교적 저렴한 로봇도 판매한다.
이마트도 지난 1월 말부터 영등포점에서 유니트리 제품을 비롯한 가정용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판매 시작 이후 이달 8일까지 판매된 로봇은 총 170여 대였다. 비교적 고가인 로봇개도 4대 팔렸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로봇이 세탁기, TV 같은 생활가전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유통업체 역시 가정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 시장은 2023년 100억달러(약 14조9000억원)에서 2032년 53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종속 끝났다”…브랜드 자사몰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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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현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4수정2026.03.10.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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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토리
수수료 부담에 ‘탈플랫폼’ 가속
소비자 직접 판매 나선 브랜드들
카페24, 배송 강화후 구매 껑충
AI가 마케팅·CRM 자동화 도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성장 신화’가 저물면서 개별 브랜드들이 독자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사몰(D2C·소비자 직접 판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대형 플랫폼에 입점해 낙수효과를 누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높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과정에서 물류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지원하는 e커머스 솔루션 기업의 역할이 커지며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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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배송’ 시스템 속속 도입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 사이에서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을 강화하는 D2C 전략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플랫폼 간 과도한 할인 경쟁과 개인정보 관리 문제, 그리고 매출의 25~30%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이 브랜드들의 ‘탈(脫) 플랫폼’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사몰은 대형 플랫폼에 비해 배송 속도가 느리고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페24와 같은 솔루션 기업은 기술 기반의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카페24가 제공하는 ‘매일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사업자가 제휴 물류사에 상품을 입고하면 주문 발생 시 365일 쉬는 날 없이 상품을 출고하는 풀필먼트(통합 물류 관리) 서비스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설 연휴와 3월 삼일절 연휴 기간 매일배송을 이용한 쇼핑몰의 구매 전환율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곳보다 33% 높았다. 이용 사업자의 85.1%가 주문부터 출고까지 걸리는 리드타임 단축에 성공했으며 신규 회원 수는 평균 59.6%, 총주문량은 34.2% 증가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월 방문자 1000명 미만의 초기 쇼핑몰은 매일배송 도입 후 구매 전환율이 1.48%에서 2.99%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AI 기술로 서비스 정교화
배송 인프라가 하드웨어라면 AI 기술은 자사몰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문 개발 인력이 없는 사업자도 최신 기능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앱 마켓 ‘카페24 스토어’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6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인 2024년 408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약 20%는 AI 기술이 접목돼 상품 추천, 고객 관계 관리(CRM), 마케팅 자동화 등을 돕는다.
예컨대 한 커머스 기업은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앱을 도입해 고객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재방문율을 크게 높였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소비자의 배송 눈높이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기술 기반의 물류 생태계를 고도화해 자사몰의 경쟁력을 플랫폼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D2C 시장 규모는 2024년 449억달러에서 2032년 1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독식하던 시대가 저물고,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 하우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 낙관론 내놓고 지분 판 모건스탠리
안재광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1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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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타격 적을 것”
‘비중 확대’ 의견 내고 대거 매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쿠팡에 대해 “실질적 타격이 작을 것”이라고 진단한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석 달 만에 또다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처음 확인된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올 3월 8일(19.07달러)까지 쿠팡 주가는 약 31% 하락했고, 긍정적 분석을 내놓은 모건스탠리는 스스로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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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유통·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쿠팡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다. 이용자 데이터 유출 사고로 인한 규제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내 경영 지표가 회복되고, 대만 시장에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31달러에서 29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현 주가 대비 5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12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운영에 미치는 실질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이후 올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작년 4분기(10~12월) 쿠팡 주식 약 923만 주를 매도했다고 보고했다. 리서치 조직과 자산 운용 조직 간 ‘칸막이’가 있고, 경영 결정을 별도로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모건스탠리의 이런 행보에 대해 업계에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계법인 본질은 감사·세무…정상 탈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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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5:31수정2026.03.10. 오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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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길기완 韓딜로이트 차기 대표
신뢰 흔들리면 성장 의미 없어
세계 최고 AI 역량 적극 활용
서비스 정확도·효율성 높일 것
“지난 몇 년간 종합 컨설팅펌이라는 화려한 겉모습에 매몰돼 업(業)의 본질인 감사와 세무라는 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길기완 한국딜로이트그룹 차기 총괄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계법인의 존재 가치는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IB)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딜로이트그룹의 경영자문부문 대표인 길 대표는 오는 6월부터 그룹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현재 딜로이트의 상황을 ‘쉼 없이 경작한 인삼밭’에 비유했다. “인삼을 4년간 키우면 땅의 기운이 소진돼 반드시 2년은 휴경해야 좋은 삼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며 “한동안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후배들에게 황무지를 남겨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이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주어진 임기 4년 동안 내실을 다져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게 길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레노베이션-레볼루션-레짐’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우선 조직을 정비하고(레노베이션),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판을 뒤엎는 혁신을 이뤄(레볼루션), 다시 딜로이트가 시장의 기준이 되는 체제(레짐)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경영 전략의 핵심은 ‘양대 축’이다.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분야를 공고히 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동력으로 경영자문과 컨설팅이라는 ‘성장 엔진’을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길 대표는 “회계법인의 근본인 신뢰가 흔들리면 그 위의 성장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을 위기이자 기회로 봤다. 길 대표는 “시장이 평탄한 시기라면 앞서가는 경쟁사와의 간격을 좁히기 어렵겠지만, AI가 가져온 격변기는 우리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봤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글로벌 감사 플랫폼 ‘옴니아’에 AI를 통합하고, 자금 사고 탐지나 실사 업무에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한국딜로이트 역시 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길 대표는 “임기 동안 사심 없이 헌신해 후배들이 다시 시장 최상단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삼립 ‘안전·글로벌’ 경영 강화…도세호·정인호 각자대표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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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이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3수정2026.03.10.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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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노사 안정화 주력하고
해외 사업 확장 리더십 강화
도세호 대표
상미당홀딩스(옛 SPC) 주력 계열사 삼립이 기존 1인 총괄 체제에서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제조 현장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삼립은 9일 이사회를 열어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두 내정자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립은 김범수 대표이사 1인 체제에서 제조·노사 현장과 글로벌 사업을 각각 전담하는 각자 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재편한다.
정인호 대표
도 신임 대표는 제조 현장과 노사 협력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생산 체계 재정비와 안전 경영 강화를 총괄한다. 1987년 상미당홀딩스 계열사인 샤니에 입사해 올해까지 39년간 그룹에 몸담은 도 대표는 현재 상미당홀딩스와 파리크라상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다. 상미당홀딩스 관계자는 “도 대표가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고 생산 운영 체계를 안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은 외부에서 영입한 정 신임 대표가 맡는다. 그는 글로벌 식품기업 켈라노바(옛 켈로그)의 한국 법인인 농심켈로그와 홍콩·대만 지역을 총괄하며 전략과 영업 분야에서 14년간 경력을 쌓았다. 삼립은 지난해 미국 대형 유통채널인 코스트코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에 입점하며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만큼, 정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초저가 생리대, 14일부터 개당 181원에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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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현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20수정2026.03.10.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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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개당 181~225원짜리 생리대를 선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을 지적한 이후 쿠팡, 다이소 등 유통업계가 저렴한 가격의 생리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업계 최저가 수준의 생리대 2종을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내놓는 제품은 ‘순수한면스페셜중형’ 2종이다.
오는 14일 출시하는 16개입 제품은 2900원으로 개당 가격이 181원이다. 이어 20일에는 4개입 소포장 제품을 900원에 판매한다. 개당 225원 수준이다.
‘항공주, 줄줄이 52주 신저가’ 등
입력2026.03.09. 오후 5:38수정2026.03.10. 오전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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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주, 줄줄이 52주 신저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항공주가 줄줄이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대한항공은 8.57% 내린 2만240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5.39% 내린 667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666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9.84%), 제주항공(-6.90%), 진에어(-6.4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불거져 주가가 내렸다는 분석이다.
● 액스비스, 상장 첫날 ‘따따블’
지능형 고출력 레이저 솔루션 기업 액스비스가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인 9일 ‘따따블’(공모가의 네 배)을 달성했다. 이날 액스비스는 공모가(1만1500원) 대비 300% 오른 4만6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일반청약에서 271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8조9634억원이 몰렸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100~1만1500원) 상단으로 정해졌다.
● 목표가 높아진 에코프로비엠
다올투자증권은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연합(EU)의 산업 정책 변화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헝가리 공장 가동에 따른 외형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유럽 정책 발표와 로봇 시장 개화 등이 신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과 EU가 최근 발표한 유럽 내 배터리 생산 의무화 법안 등도 호재로 꼽힌다. 유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양극재 업체 중 유일하게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기업”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 “환율, 이번주 1500원 넘을수도”
iM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를 1460~1520원으로 제시했다.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해 달러의 추가 강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가 더 오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1500원 선을 중심으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액티브 ETF 첫 출격…승부처는 ‘킬러 종목’
박한신 기자
박한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2수정2026.03.10. 오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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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타임폴리오 10일 상장
삼성, 성호전자·큐리언트 편입
시가총액 관계없이 성장주 발굴
전날 NXT서 편입株 공개 논란도
타임폴리오, 안정성에 초점
비나텍·펄어비스 등 담을 듯
국내 증시 최초로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10일 상장된다. 연초부터 기존 패시브 코스닥 ETF에 10조원 넘는 자금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큰 상황에서 ‘액티브 명가’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정면으로 맞붙는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초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고, 삼성액티브운용은 초기부터 상승 여력이 큰 저평가 종목을 적극 편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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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비대칭’ 코스닥 투자 대안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자산운용사는 10일 각각 ‘TIME 코스닥액티브’와 ‘KoAct 코스닥액티브’를 상장한다. 기초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액티브 ETF는 운용역이 편입 종목을 일정 한도에서 재량껏 선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개인이 정보에 접근하기가 비교적 어렵고 종목별 체력 차이가 큰 코스닥시장 투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전체 ETF 중 자금 순유입 1위는 ‘KODEX 코스닥150’(5조6887억원)이었고 3위와 5위는 각각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조5684억원), ‘TIGER 코스닥150’(1조7708억원)이 차지했다. 3개 상품의 순유입 규모가 10조원을 넘길 정도로 코스닥시장 투자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운용보수 경쟁력에선 연 0.5%를 책정한 KoAct 코스닥액티브가 앞선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연 0.8%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1000만원을 3년간 운용하면 KoAct 상품은 15만5000원, TIME ETF는 25만5000원을 내야 한다.
최근 수익률 성적표를 따져보면 타임폴리오운용의 점수가 비교적 높다. 두 회사는 코스닥시장 주요 업종인 바이오 ETF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TIME K바이오액티브’의 6개월 수익률은 33.08%,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29.23%다. 3개월 기준으로는 각각 4.22%와 2.2%를 기록했다.
메인 운용역의 최근 1년 수익률은 TIME 코스닥액티브가 80.76%, KoAct 코스닥액티브는 45.46%다. 다만 해당 운용역이 담당한 ETF 간 성격 차이는 감안해야 한다.
◇편입 종목에 쏠린 관심
투자자들의 관심은 편입 종목으로 쏠린다. 코스닥 액티브 ETF의 신규 자금이 해당 종목으로 몰리면 개별 종목 매수세까지 유입되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초기 운용 전략이 꽤 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이날 장 종료 직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큐리언트(시가총액 1조5117억원)와 성호전자(2조7305억원) 비중(각 7%)을 가장 높여 파격적인 구성이란 평가가 나왔다. 초반부터 시총 비중과 관계없이 성장주와 저평가 종목을 적극 발굴해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대로다.
다만 삼성액티브운용의 포트폴리오 공개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큐리언트는 편입 사실이 공개되자 애프터마켓에서 최고 21% 급등했다. 편입이 확정된 성우하이텍도 11.92%까지 상승했다.
상장 당일 오전 7시30분에 편입 종목을 공개하기로 한 타임폴리오운용은 일단 2차전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등 주요 업종의 시총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변동성을 낮추면서 수익률을 관리하는 안정적인 전략이다. 투자자 사이에선 타임폴리오운용의 기존 ETF 구성 종목을 통해 편입 종목을 유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운용사는 최근 ‘TIME K신재생에너지액티브’에 비나텍을 5.62% 비중으로 신규 편입했다. ‘TIME K컬처액티브’에 7.32%가 담긴 펄어비스도 타임폴리오운용 ETF에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휴렛팩커드, 오라클 실적
입력2026.03.09. 오후 5:36수정2026.03.10. 오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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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장 체크리스트
▶휴렛팩커드(오전 6시) 오라클(오전 7시) 실적
▶한국가스공사(오전 10시) JYP엔터테인먼트(오후 5시) 실적
▶한국은행, 2025년 4분기 GDP 및 연간 국민소득
▶미국, ADP 주간 고용변화 보고서
▶일본, 4분기 GDP 확정치
▶중국, 2월 무역수지
▶진양폴리우레탄, 한솔인티큐브 주총
▶케이피에프 실적
유가 치솟자 원유 ETN 줄줄이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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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5:44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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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N 하루 60% 폭등
원유 ETF도 25~29% 치솟아
ETF와 유가 괴리율 커지면서
거래소, 전산장애로 주문 지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유가 추가 상승에 베팅한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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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KB S&P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 등이 하루 만에 60% 폭등했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1배수 상품의 상승세도 폭발적이었다.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선물 ETN B’ ‘신한 WTI원유 선물 ETN’은 약 30% 급등하며 상한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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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익률 상위권도 원유 관련 상품이 휩쓸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000여 개 ETF 중 이날 수익률 1·2위를 차지한 건 ‘KODEX WTI원유선물(H)’(29.31%)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26.93%)였다.
원유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강세를 보였다.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와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이 각각 3.67%, 3.30% 상승했다.
KODEX WTI원유선물(H)은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이날 낮 12시40분부터 거래가 정지됐다가 오후 3시쯤 재개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이 상품의 단일가 매매 체결 과정에서 시가단일가의 상한가 배분 호가잔량 관련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원유 공급 공백이 4주 이상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원유 선물 상품으로 투자 자금이 쏠리면서 선·현물 가격 차이에 따른 롤오버 효과도 변수로 떠올랐다. 단기적인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비싸지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할 경우 만기가 다가오는 선물을 팔고 다음달 선물을 싸게 사는 과정에서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며 원월물 가격이 더 비싸지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체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최고의 인플레이션 방어주”…급락장 속 웃은 포스코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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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43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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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뛰자 가격인상 효과
LX인터·GS글로벌도 동반 강세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종합상사 관련주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판매가 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4.5% 오른 7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8만5900원까지 뛰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LX인터내셔널도 5.19% 상승한 4만155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GS글로벌도 0.20%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종합상사 관련주를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는 만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종합상사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소싱해 달러로 결제 대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환산 이익이 늘어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미국 에너지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국 에너지 수출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미국 에너지 노출도가 높은 상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관련해서는 “액화천연가스(LNG), 팜 등 업스트림을 영위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가 인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미국산 LNG 장기구매(오프테이크) 계약을 확보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및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모멘텀 측면에서 상사 및 자본재 업종을 이달 최선호 업종으로 추가 제시한다”고 했다.
“PER 1800배”…주유소株 이상과열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40수정2026.03.09.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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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구석유·중앙에너비스 급등
국제 유가가 오르자 주유소를 운영하는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800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주유소주는 줄줄이 상승세를 탔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4.54% 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앙에너비스는 11.15% 오른 3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한남동 등에서 주유소 10여 곳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100.25% 급등했다.
같은 날 1.27% 상승한 흥구석유는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약 96% 올랐다. 이날 기준 PER은 1863배에 달한다. 이 기업은 대구·경북 일대에서 주유소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이들 기업이 유가 상승세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900.65원으로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이들 기업의 중장기 실적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유통하는 휘발유·경유 등 제품에 대해 L당 마진을 먹는 구조”라며 “원유 가격이 뛰면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올라도 마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사모대체 시장 핵심 자산군 떠오른 인프라 투자
입력2026.03.09. 오후 5:41수정2026.03.10.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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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칼럼
사모대체 시장에서 인프라 투자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개념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 잡았다. 도로, 항만, 공항, 발전소, 통신망 등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되는 자산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은 대체로 독점적이거나 진입 장벽이 높다. 경기 변동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의 가시성은 높은 편이다. 투자자 역시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조정, 경기 불확실성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안정적 수익원을 찾는 투자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인프라 자산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또 많은 인프라 자산은 물가와 연동된 요금 구조를 갖추고 있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방어력이 기대된다.
사모 인프라 투자는 상장 자산과 달리 단기 시장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매일 가격이 표시되지 않는 대신 사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집중할 수 있어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전력망, 친환경 인프라 등 새로운 영역으로 투자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기관투자가 중심 시장이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은 제한적이다.
사모 인프라 역시 국내 리테일 시장으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생소했던 프라이빗에퀴티(PE) 투자도 단기간에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만큼, 인프라 투자 역시 새로운 대체투자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이란 전쟁 장기화 전망에…美방산주 담은 SHLD 급등
맹진규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5:55수정2026.03.10. 오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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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줌인
록히드마틴·팰런티어 등 담아
ITA·XAR·ARKX 등도 주목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방위산업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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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글로벌X 디펜스테크’(SHLD)는 올해 들어 15.76% 상승했다. 록히드마틴, RTX, 제너럴다이내믹스, 팰런티어 등 주요 방산주를 담은 ETF로 같은 기간 1.94% 하락한 미국 S&P500지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미국 방산주를 담은 ‘아이셰어즈 US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ITA)와 ‘스테이트스트리트 S&P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XAR)도 이 기간 각각 11.81%, 15.56% 올랐다.
미국 방산 ETF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첨단 무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록히드마틴, BAE시스템스, 보잉 등 미국 주요 방산업체와 회의를 열고 “최대한 신속하게 ‘최상급’ 무기 생산을 네 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반사이익을 누리며 올해 들어 35.15% 올랐다. 노스롭그루먼과 RTX도 이 기간 각각 29.11%, 12.0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같은 방산 관련 ETF라도 투자 전략이 천차만별인 만큼 구성 종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ITA는 GE에어로스페이스, RTX, 보잉, 록히드마틴 등 시가총액이 큰 전통 방산업체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네 개 종목의 비중이 49%에 달한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커 거래가 활발하다는 특징이 있다. XAR은 미국 주요 방산주를 시가총액 비중이 아니라 동일한 비중(3~4%)으로 편입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
SHLD는 전통 방산주에 더해 인공지능(AI) 기반 방산 기술주도 담고 있다. 팰런티어가 대표적이다. 독일 라인메탈(6.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5%) 등 글로벌 방산주도 일부 편입했다. 미국 방산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인 ‘아크 스페이스&디펜스 이노베이션’(ARKX)도 있다. 올해 들어 8.42% 상승했다. 다만 우주산업 관련 종목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S&P500 ‘새 식구’…버티브·루멘텀·코히어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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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4수정2026.03.10. 오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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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주가지수인 S&P500지수에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우주산업 관련주가 대거 신규 편입된다.
지난 6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지수사업부는 분기 리밸런싱 공지를 통해 버티브홀딩스, 루멘텀, 코히어런트, 에코스타 4개 종목이 오는 23일부터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된다고 발표했다. 기존 지수 구성 종목인 매치그룹, 몰리나헬스케어, 램웨스턴홀딩스, 페이컴소프트웨어는 퇴출된다.
이번 리밸런싱의 핵심은 AI 인프라 기업의 약진이다. 신규 합류 종목 중 3개가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 및 장비 기업이다. 신규 편입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큰 버티브홀딩스는 AI 연산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관리하는 냉각 솔루션과 전력 관리 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강자다. 최근 1년간 주가가 209.9%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925억달러로 불어났다.
루멘텀과 코히어런트는 AI 서버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광학 레이저 및 송수신기(트랜시버)를 생산한다. 두 기업은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한 AI 인프라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엔비디아는 2일 두 기업에 각각 2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유일하게 AI와 관련이 없는 에코스타는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달군 우주 테마의 핵심 기업이다. 위성통신 솔루션 분야의 경쟁력과 스페이스X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최근 1년 새 321.9% 급등했다.
반면 소프트웨어산업의 부진은 이번 리밸런싱에도 드러났다. 세계 데이팅 앱 1위인 ‘틴더’ 운영사 매치그룹과 인사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페이컴소프트웨어는 주가 부진 끝에 세계 최대 주가지수에서 물러났다.
시장에선 23일 전후로 신규 편입 종목에 수조원 규모의 기계적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달러·인플레 우려에…금값 5100달러 아래로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54수정2026.03.10. 오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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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다시 트로이온스당 5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5021.59달러(최저가)까지 하락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트로이온스당 5400달러를 넘어섰으나 다시 하락세를 그려 510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도 금값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8.99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 3개월 내 최고 수준이다. 달러 외 다른 통화 보유자는 금 구매 비용이 높아졌다. 또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귀금속의 유지 비용이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12개월간 금값 상승의 상당 부분은 미국의 완화적 금리 전망에 기반했다”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부실률, 금융위기 후 최고”…더 커진 사모신용 공포
입력2026.03.09. 오후 5:57수정2026.03.10. 오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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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버블 붕괴’ 도화선 우려
사모신용 1.8조달러로 불어나
블랙록·블랙스톤도 환매 사태
돈 떼일 우려에 금융주 폭락
AI 산업 ‘돈맥경화’ 이어질 수도
전쟁의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뒤덮었다.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하지만 월가에선 이란 사태보다 수면 아래에서 곪고 있는 사모신용 부실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시장에서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면 초대형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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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도 인출 제한…금융주 급락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은 13.5% 폭락했다. 올 들어 주가 하락률이 38.2%에 달한다. 웰스파고(-13.7%), JP모간체이스(-10.2%) 등 다른 대형 금융주도 낙폭이 컸다.
잇따른 사모신용 부실 사태가 대형 금융주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사모신용 펀드가 빗발치는 환매 요청을 견디지 못하고 초유의 자금 인출 제한을 단행했다. 260억달러 규모의 HPS 기업대출펀드(HLEND)가 이번 분기에만 순자산가치의 9.3%에 달하는 환매 요구를 받았으나 분기 환매 한도인 5%까지만 인출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거절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2022년 출시된 이 펀드가 환매를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모신용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에 이날 블랙록(-7.7%), 블루아울(-5%), 블랙스톤(-4.5%) 등 자산운용사 주가는 또 한 번 무너졌다.
월가에선 이번 블랙록의 조치가 다른 중소형 사모신용 펀드로 인출 압력이 전이되는 ‘도미노 환매’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계 부동산 담보 대출 업체 마켓파이낸스솔루션스(MFS)의 파산 후폭풍도 여전하다. MFS가 이중 담보 설정 등의 의혹 속에 무너지면서 자금을 댄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와 아폴로 등은 MFS에 20억파운드 넘는 대출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의 사모신용 펀드 ‘BCRED’가 전체 자산의 7.9%에 해당하는 38억달러 규모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까지 자산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UBS는 사모신용 부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가 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사모신용은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및 상장 회사채와 달리 실시간 시장 가격이 없고 외부 평가도 받지 않는다. 기관은 물론 보험사와 개인 자금까지 몰려 시장이 1조8000억달러(약 268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AI 거품 붕괴로 이어지나
사모신용의 잇단 균열 신호가 불안한 건 이 시장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급증하는 AI 자본지출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6일 오라클과 오픈AI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전격 백지화한 것은 이런 위기론을 재차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야심 차게 발표한 초대형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거점마저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AI 기술 혁신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을 잠식하고, 관련 기업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돈을 많이 빌려준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주가가 ‘AI 종말론’에 휘말려 급락하면 ‘자산 가치 하락→대출 부실화→자금 유입 둔화’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씨티는 “중동 리스크보다 더 중요한 건 시장에 쌓인 AI 고(高)밸류에이션 부담과 사모신용 불안이 자산시장으로 번질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도시’ 용인, 아기 울음 소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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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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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3년 연속 상승
일자리 늘자 젋은 부부 유입
용인 전입자 25~39세 최다
市, 임신·출산·육아 정책 강화
임신지원금 거주요건 없애고
산후조리비 등 현금지원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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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서 육아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 중인 용인특례시가 출산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난 데다 임신·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10일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용인특례시의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최근 3년 연속 상승했다. 출생아 수는 2023년 4941명에서 2024년 5219명, 2025년 58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합계출산율도 같은 기간 0.74명에서 0.78명, 0.85명으로 높아졌다.
경기도 내 순위도 상위권이다. 출생아 수 기준으로 화성(8000명)과 수원(7000명)에 이어 세 번째며, 합계출산율 역시 전국 평균(0.8명)과 경기도 평균(0.84명)을 모두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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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인구 유입을 출산율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용인특례시에서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가 60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동시에 추진된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960조원에 이른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램리서치코리아, 도쿄일렉트론코리아, ASML코리아 등 10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산업 생태계 확대는 자연스럽게 젊은 인구 유입으로 이어졌다. 2024년 기준 용인 전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25~39세가 4227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 1314명, 15~24세 612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가 자리한 처인구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졌다. 처인구 전입자는 총 1만3039명이었다. 시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상주 근로자만 약 1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동·남사읍 일대 신도시 조성까지 본격화하면 인구 유입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용인특례시는 산업 성장과 함께 임신·출산·육아 정책도 강화한다. 시는 임신지원금 지급 기준을 완화해 신청일 기준 180일 이상 거주 요건을 폐지했다. 현재는 용인에 주민등록을 둔 임신 20주 이상 임신부라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제도 완화 효과도 가시화했다. 2026년 1월 임신지원금 지원 인원은 542명으로, 제도 개선 전인 2025년 12월 대비 10.4% 늘어났다.
생활밀착형 정책도 도입했다. 용인특례시는 임신·출산·육아 관련 정보를 담은 ‘아이 케어북’을 임신부 가정으로 직접 배송한다. 아이 케어북에는 임신·출산 지원금, 예비부모 건강검진, 보육료, 아이돌봄서비스, 입학준비금 등 생애주기별 7개 분야 139개 지원사업이 수록됐다.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현금성 지원도 확대했다. 첫째 아이 기준으로 임신지원금 30만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50만원, 출산지원금 3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둘째 이상 출산 가정에는 지원 규모가 더욱 커진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출산율 반등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앤 결과”라며 “용인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9년부터 법인지방소득세가 크게 늘어 재정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늘어난 재정을 임신·출산·육아 정책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무안공항 참사 유해 추가 발견…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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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림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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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부 장관 사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4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유해 일부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최근 무안공항 항공기 잔해물 추가 조사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됐다”며 “이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무너졌을 유가족 여러분께 정부를 대표해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단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확인하고 책임 있게 수습하겠다”며 “사고 원인 규명에도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1월 본회의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부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의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방현하 12·29 여객기 참사 피해자지원단장은 “이관 뒤 새 위원장을 선임하고 후속 사고조사 계획을 수립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사고조사위는 지난달 12일부터 무안국제공항에 보관 중인 사고 여객기 잔해를 재조사하고 있다. 방 단장은 “3분의 2가량 재조사했고 추가로 발견된 유해 9점 중 1구가 유골로 확정됐다”고 했다. 이날 유가족협의회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초기 수습 실패와 국가의 책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밀 빼내 ‘특허괴물’에 넘긴 삼성 직원
박시온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3수정2026.03.10.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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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센터 前 직원·특허관리업체 줄줄이 재판행
특허관리社, 삼성 내부자와 공모
소송 협상 전 빼낸 기밀 활용해
440억 규모 유리한 계약 따내
검찰 “국가 경제에 치명적 손실”
회사 지식재산권 기밀을 유출해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안긴 삼성전자 전 직원과 특허관리전문회사 임직원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국내 기업의 특허 기술을 노린 특허관리전문회사에 대해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경택)는 전직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권모씨와 A특허관리전문회사 대표 임모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과 배임수재·증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발표했다. 권씨에게 자료를 건넨 전직 IP센터 직원 B씨와 A사 직원 2명,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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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범 된 특허 베테랑
특허관리전문회사는 생산 활동을 하지 않고 특허권 행사만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특허괴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기업을 겨냥한 소송도 늘고 있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제기된 국내 기업 관련 특허소송 97건 가운데 특허관리전문회사가 건 소송은 78건으로 전체의 80.4%에 달했다.
삼성전자 특허 전담 조직인 IP센터에서 수석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권씨는 2021년 4~6월 임씨로부터 기술 유출 청탁을 받고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권씨는 이듬해 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삼성전자의 특허 분석 자료를 여섯 차례에 걸쳐 임씨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혐의도 적용됐다.
임씨가 권씨로부터 받은 자료는 삼성전자 IP센터가 내부적으로 작성한 특허관리전문회사 분쟁 대응 전략과 개별 특허 분석 자료로 확인됐다.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별도 특허관리전문회사의 수익화 사업을 위해 매입할 특허를 물색하던 중 임씨에게 투자를 요청하면서 자료를 누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주임검사인 한윤석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기업 제품에는 수천 개의 부품이 들어가 모든 특허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특허관리전문회사들은 기업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특허를 모아 제품 설계가 완료되거나 출시 직전에 합의금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와 A사는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3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2022년 초부터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해당 특허의 소유권과 사용권 취득 여부를 검토하게 했고, 협상 과정에서 권씨가 건넨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두고 “포커 게임에서 상대방이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 알고 베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환 입금 확인서도 위조
전직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B씨는 2022년 12월 권씨가 임씨에게 자료를 넘길 것을 알면서도 내부 자료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권씨에게 사내 메신저로 자료를 보내면서 “특허관리전문회사에는 귀중한 소스이니 500만달러를 요구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B씨 역시 IP센터를 떠난 뒤 특허관리전문회사를 설립했다.
권씨와 임씨는 지난달 같은 혐의로 먼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날 추가로 기소했다. 권씨는 임씨로부터 받은 100만달러를 숨기기 위해 삼성전자 감사팀에 위조된 ‘외국환 입금 확인서’를 제출(사문서 위조 및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성전자의 특허 자료를 분석해 협상에 활용한 A사 직원들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는 2022년 7월과 2023년 7월 두 차례 직원들에게 자료 검토를 지시하며 보고서를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료를 전달받아 사용한 직원 2명도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박경택 부장검사는 “최근 삼성, LG, SK 등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관리전문회사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특허관리전문회사의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중고 AI 수업 대폭 확대…1141개 학교서 ‘중점 교육’
고재연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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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특별 교부금 385억 투입
중점학교 이달부터 3년간 운영
AI 원리·윤리 등 관련과목 편성
2028년 2000개교로 확대
전국 1000개 이상 초·중·고교가 ‘인공지능(AI) 중점학교’로 선정돼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AI 관련 수업 시수를 최대 두 배로 늘리고, 과목 간 장벽을 허문 융합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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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전국 1141개 초·중·고교를 AI 중점학교로 선정하고 운영한다고 9일 발표했다.
국정 과제인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올해는 초 530개교, 중 279개교, 고 319개교, 특수학교 13개교가 선정됐다. 경기가 200개교로 가장 많고 서울(182개교) 충남(113개교) 인천(107개교) 경북(85개교) 전북(81개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AI 중점학교가 다른 학교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AI 관련 교과 수업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초교는 관련 수업 시수를 기존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68시간에서 102시간 이상으로 늘린다. 고교는 자율 선택이던 관련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정보’나 ‘인공지능 기초’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3년간 매 학기 관련 과목을 편성하도록 해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교육은 학생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교에서는 실과 및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해 기초적인 AI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놀이 중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진로 탐색과 함께 심화 AI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고교에서는 단순 지식을 넘어 AI 모델을 설계해보는 고난도 탐구 활동을 한다. 국어 수학 과학 등 전 교과에 걸쳐 AI 기술을 활용하는 ‘AI 기반 융합 인재 교육(STEAM)’을 실시한다. 이 밖에 학생들이 AI를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윤리 교육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들 학교에 올해 총 385억원의 특별교부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예산은 AI 교육을 위한 유연한 교실 환경 구축과 교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연수, 학생 동아리 활동 등에 사용된다.
교육부는 올해 1141개교를 시작으로 2027년 1500개교, 2028년에는 2000개교까지 중점학교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수 수업 사례와 성과는 시·도 교육청과 공유하고 인근 학교로 적극 확산시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AI 중점학교는 초·중·고교 현장에 AI 교육을 안착시키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며 “모든 학생이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윤리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로또청약’ 이혜훈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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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1수정2026.03.10.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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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점 부풀려 부정 청약 의혹
이재명 정부의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이던 이혜훈 전 의원의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이달 초 이 전 의원 자택 등 다섯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전 의원 관련 고발 사건 8건을 지난달 병합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 등을 조사한 뒤 이 전 후보자를 소환할 계획이다. 박 청장은 “강제수사를 포함해 필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가 정리된 뒤 피의자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2023년 결혼한 장남의 혼인 신고와 주소 이전을 미뤄 부양가족을 늘리는 방식으로 청약 가점을 부풀려 2024년 8월 서울 반포동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청약 당첨 1년여 만에 40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장남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아 자녀 동거가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 1월 12일 이 전 의원의 부정 청약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의원 부부와 장남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전 의원은 이외에 2017년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과 자녀의 취업과 병역 및 자산 형성 과정에서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 등으로도 고발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5일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교황 “챗GPT로 미사 준비 말라”…신의 영역까지 파고든 AI
구은서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5:00수정2026.03.10. 오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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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마주 앉은 종교계…뜨거운 찬반 논란
불교 경전 학습한 ‘붓다로이드’
스님처럼 걷고, 절하고, 합장…
‘종교 이별’ 시대, 대안 떠올라
MZ 세대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인간만의 ‘초월적 경험’ 뒤흔든다”
일부 종교선 반발·윤리지침 검토
구마가이 세이지 교토대 교수팀이 개발한 불교 휴머노이드 ‘붓다로이드’. 불교 교리에 특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돼 있다. 구마가이 교수 제공
“스님, 인간관계가 어렵습니다.” “상대와의 거리를 다시 살피고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십시오.”
나이 지긋한 고승과 불교 신도 사이에서 오간 선문답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교토대의 구마가이 세이지 교수팀이 한 사찰에서 공개한 불교 대화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 ‘붓다로이드(Buddharoid)’와의 대화다.
붓다로이드는 불교 경전을 학습한 생성형 AI ‘붓다봇 플러스’가 탑재된 인간형 로봇으로, 불교 경전을 인용하며 고민 상담에 응한다. 스님 특유의 엄숙한 걸음걸이나 합장, 절 등 불교의 예법에 따라 행동한다. 승려이기도 한 구마가이 교수는 “인구 감소로 사찰이 줄어드는 가운데 AI 로봇이 종교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종교계가 AI와의 공존을 고심하고 있다. 종교 인구가 줄어들자 AI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하는 한편, AI가 종교의 신비와 전통을 해친다며 활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발도 거세다.
◇천주교 지도자들 모여 AI 강연 들어
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인 김도현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가 AI를 주제로 주교 대상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신학 과정을 거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최근 AI와 신앙의 공존을 성찰한 <AI 시대의 삶과 신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천주교계 지도자들이 AI를 강연 주제로 택한 건 다른 분야에서처럼 종교에서도 AI가 핵심 변수로 떠올라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장을 맡고 있는 임민균 신부는 “천주교 교리와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측면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논하기 위한 자리”라며 “각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AI 윤리 지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나서서 우려를 표할 정도로 AI로 강론을 작성하는 일이 만연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19일 로마교구 사제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AI로 미사 강론을 준비하고 싶은 유혹”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몸의 모든 근육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능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신중하고 겸손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종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3년 개신교 계열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 발표한 ‘챗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 조사에 참여한 국내 목회자들은 5명 중 1명 꼴로 목회나 설교에 챗GPT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한 목사는 “챗GPT가 더 상용화된 지금은 AI를 활용 하지 않는 목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MZ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누미노제(Numinose)’. 인간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경외감을 갖고 매혹되는 종교적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전율과 신비, 비합리적 감정이다. 독일의 신학자 루돌프 오토는 현대 종교학의 고전 <성스러움의 의미>에서 누미노제가 종교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AI가 각계각층에 파고들면서 이런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개신교 리서치기관 바나그룹의 설문 결과 1514명의 응답자 중 30%가량이 “AI의 영적 조언을 목사의 조언만큼 신뢰한다”고 답했다. Z세대(39%)와 밀레니얼 세대(40%)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다.
종교계가 앞장서서 AI를 활용하면 인간 종교인의 설 자리가 없어질 거란 우려도 있다.
앞서 붓다로이드에 장착한 붓다봇 플러스 개발 과정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연구에 참여한 기무라 세이민 스님은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국제학술강연회에서 “최근 일본에서는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해) ‘종교 이별’이라는 말이 나오고 2040년에는 전체 30%의 사원이 사라진다는 추산이 있을 정도”라며 “붓다봇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훌륭한 가르침을 쉽게 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한 상황에서 AI 활용은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청년 포교와 교육 등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계종립 동국대 AI안전로봇혁신센터에서는 인간 스님처럼 합장하고 불교 교리를 설명하는 휴머노이드 ‘혜안 스님’을 개발해 올해 초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시연 행사를 가졌다. 오는 5월 부처님 오는 날 연등회에 등장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AI 활용한 가짜정보, 거짓 교리 확산은 종교 불문 골칫거리다.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는 교황이 5000유로(당시 한화 800만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은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 사진이 SNS에서 퍼져 곤욕을 치렀다. 이슬람교는 이슬람세계교육과학문화기구(ICESCO)를 중심으로 AI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관련 윤리 헌장을 제정하기도 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AI로 일의 규칙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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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6:09수정2026.03.10.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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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 줄지만 질은 향상
휴머노이드 활용 급증할 것”
“미래엔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하루에 2시간만 일하게 될 것입니다.”
9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은 최근 중국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 취재진에게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많은 규칙이 다시 쓰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로 삶의 질과 일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업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활용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이 회장은 “향후 몇 년 안에 더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규모로 공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샤오미 자동차 공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미 실습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샤오미는 앞으로 5년 동안 칩, AI, 운영체제(OS) 등 기초 핵심 기술에 2000억위안(약 4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올 들어 밝혔다.
중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확산 속에서 청년 취업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왕샤오핑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이 약 1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레이 회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은 뒤 이 분야에서 3∼10년 정도 꾸준히 경험을 쌓아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 앞으로 더 큰 발전 공간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렉슨 류 “美, 이란 모즈타바 참수 작전 땐 전쟁 장기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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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6:11수정2026.03.10.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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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자문사 ‘더 아시아 그룹’ 렉슨 류 사장
미국 NSC 출신 지정학 전문가
“중동국들 반격하면 전면전 비화
지상군 투입 등이 핵심 변수”
“이란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중동 걸프만 주변 국가들의 전쟁 개입 여부가 전쟁 장기화에 큰 변수입니다.”
미국 전략자문사 더 아시아 그룹(TAG) 렉슨 류 사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중동사태 향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보복성으로 미국에 협력한 걸프 국가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며칠 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주변국에 사과하고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또 잇달아 공격했다. 중동 각국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경우 사태가 통제 불능의 중동 전쟁으로 번질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류 사장은 미 국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란 핵 비확산 등 대외 정책을 담당했고,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지정학 전문가다. TAG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 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등을 역임한 커트 캠벨이 2013년 공동 설립했다. 워싱턴DC 본사에는 전직 미국 정부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고 서울과 도쿄 등 아시아 각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그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지도자 참수 작전을 지속할지 여부 역시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후계 지도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선출했다. 류 사장은 “미국이 이란의 새 지도자를 제거하려 할 경우 분쟁은 지속될 것”이라며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모두 하메네이의 아들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선 이란 주변 반군은 중대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류 사장은 “분쟁 개입 움직임을 보이는 쿠르드족 민병대 등 반군의 경우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르드 민병대가 개입해도 이란 북부에만 어느 정도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테헤란까지 세력을 넓혀 정권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가 우려하는 최악의 사태는 이란 정부의 붕괴다. 류 사장은 “미국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군사 작전을 확대할 경우 이란 정부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 있다”며 “이란 내부 안정의 붕괴는 가장 큰 위험이 따르는 극단적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이란군과 혁명수비대가 약화된 사이 반군과 극단주의 세력이 봉기하는 등 2000년대 이라크·시리아와 같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미·중 관계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류 사장은 “이란뿐 아니라 지난 1월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한 베네수엘라도 중국에 에너지를 공급하던 국가이며 전략적 파트너였다”면서 “분쟁이 몇 주 더 계속된다면 (오는 4월께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만들어진 미·중의 대화 분위기가 반전되면 각국 정부와 기업에 큰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이 안 된 세계 최대 통신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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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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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1000만원” 부르면서
통신 멈추고 앉을 공간 없던 행사
최지희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인터넷도, 통화도 안 터지고…. 이게 통신 박람회라니.”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기업 참가자가 한 말이다. 다른 참가자도 매일같이 “통신이 안 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글로벌 2800여 개 통신업체가 모인 ‘통신 대잔치’에서 정작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게 이유였다.
실제로 행사장에선 휴대폰 신호가 자주 끊겼다. 기조연설을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했지만 1분 이상 송출이 늦어졌다. 업체에서 가져온 휴머노이드가 통신 문제 때문에 작동하지 않아 시연을 미루는 해프닝도 잦았다. 개막일 전날 막바지 부스 정비를 위해 미리 모인 기업들이 부랴부랴 와이파이 공유기를 구해와 설치한 이유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아니라 직접 비용을 내고 행사에 참가한 개별 기업이 행사 인프라를 책임지게 된 셈이다.
하루 10만여 명이 모일 정도로 붐비긴 했다. 하지만 MWC는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다. 이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주최자 GSMA는 이 행사를 통해 부스 계약, 행사 진행, 공간 대여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GSMA가 단순 부스 계약 비용만으로 나흘간 벌어들인 수익은 2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스 설치, 목공, 전력 사용, 미팅룸 대여 등은 기업이 별도로 부담했다.
특히 올해엔 비용이 더 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6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회의실 하나를 반나절 빌리는 데 1000만원 이상을 청구했다”며 “이마저도 회의실 내부에서 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아 와이파이를 직접 설치해야 했다”고 말했다.
통신 시설만 부족한 게 아니었다. 부스를 빼곡하게 채워 넣느라 정작 행사장엔 관람객과 기업 관계자의 공간이 없었다. 국내 통신 3사 행사 관계자들이 홀과 홀 사이 마련된 통로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관람객이 커피를 즐길 공간조차 없었다. 한 국내 기업이 GSMA에 “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자 “돈을 내고 회의실을 빌려 쉬면 될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부족한 인프라와 ‘배짱 장사’에도 기업들은 MWC를 보이콧하지 못한다. 세계 주요 사업자와의 계약 기회가 이곳에 있어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년 비용이 높아지고 진행이 부실해져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여서 어쩔 수 없이 참가한다”며 “세계에서 K붐이 불고 있는데, 이런 행사가 먼 외국이 아니라 가깝고 소통이 쉬운 한국에서도 생겨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에너지는 안보이자 통상이다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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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재임 중이던 2015년 기뢰에 의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로 들었다. “존립 위기 사태 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전보장 관련법 의회 심의에서다. 해협에 기뢰가 설치되면 심각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자위대를 보내 기뢰를 제거하는 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일본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르무즈는 에너지 안보
일본은 원유 수입의 95%를 중동에 의존한다. 이 원유를 실은 유조선의 80%가 지나가는 대동맥이 호르무즈해협이다. 기뢰로 해협이 봉쇄되면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일본 선박 44척이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다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일본 산업·통상·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산업성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본부장을 맡는 ‘이란 정세에 근거한 에너지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 본부는 전쟁이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미치는 영향과 석유 시장 동향, 물가 등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 신속히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번 사태를 에너지 안보 문제로 규정하고, 본인이 맨 앞에 서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이 에너지를 안보 관점에서 보는 것은 미국이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잇달아 때린 이유와 맞닿아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원유 생산량의 80~90%를 중국에 수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의 원유 수입길을 막아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다. 그 배경에는 과거 중동 에너지 수입처 확보에 골머리를 앓다가 ‘셰일 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변신한 미국의 자신감도 있다. 필요하면 미국산 원유를 사라는 것이다.
관세 대가도 에너지였다
에너지는 인공지능(AI) 혁명에도 필수다.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AI 주권을 잡기 위한 조건 중 하나다. 발전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도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는 유사시 신뢰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이다.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세 건 중 가스 화력발전소(333억달러)와 원유 수출 시설(21억달러)이 전체(360억달러)의 98%를 차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1000억달러 규모 2차 프로젝트는 원자력발전소가 핵심이다. 관세 인하 대가는 결국 에너지였다.
일본이 에너지를 안보이자 통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 에너지는 환경 문제다. 에너지 정책은 옛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분리돼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맡고 있다. 기후부에서는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해 석유·가스 수급은 산업부가, 전력 수급은 기후부가 나눠 체크하고 있다. 두 곳 모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처럼 한 몸으로 움직이기는 힘들다. 에너지 위기를 맞아 아쉬운 대목이다.
위기에 쓸어담는 ‘안전자산’ 뭐길래…가격 하락에 ‘초비상’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7. 오후 4:22수정2026.03.07.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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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엔화값 158엔까지 하락
‘위기 땐 안전자산 엔화 매수’ 옛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7일 1주일을 맞은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값이 떨어지고 있다. 배경에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권이 돈을 더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위기 땐 엔화 매수’라는 과거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6일 해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8엔대까지 상승(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1월 중순 이후 한 달 보름 만의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은 2월 중순 달러당 152~153엔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28일 미국의 공습 이후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불확실성에 따라 주식과 원유, 금 등 상품 선물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달러를 확보해 리스크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미국의 공습 전인 지난달 27일에만 해도 97이었으나, 이달 6일에는 99까지 올랐다.
중동 지역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원유 선물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도 엔저의 배경 중 하나다. 유가 상승은 식품 등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정권이 고물가 대책으로 재정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어 재정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도 엔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본은 수입 원유의 95%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3% 가까이 떨어진 한국도 마찬가지다. 반면 캐나다 등 ‘에너지 무역수지’가 흑자인 자원국은 통화 가치가 비교적 덜 하락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엔저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위기 때 미국산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 에너지 기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원유 가격 급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과거 전쟁이나 일본에서 대규모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를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에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일본 기업이 해외 자산을 매각해 얻은 현지 통화를 엔화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에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달러당 82엔대에서 17일까지 6엔가량 엔고가 이어졌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했을 때도 엔화 가치는 올랐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위기에 따른 엔고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미국, 유럽 등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일본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진 영향이다.
반도체 부활 나선 日…”2040년 매출 40조엔 달성”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입력2026.03.08. 오후 6:23수정2026.03.09.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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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R&D 거점부터 규제 완화까지 총력 지원
글로벌 점유율 30% 목표로
‘피지컬 AI’ 반도체 중점 지원
라피더스 2나노 양산 ‘가속도’
민관 협력해 자본력·고객사 확보
전력반도체는 덴소 중심 재편
반도체산업 재건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가 자국산 반도체 매출을 2040년 40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해 최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할 방침이다. 1980년대 세계를 석권한 일본 반도체를 부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반도체 중점 지원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의장인 일본성장전략회의를 열어 ‘위기 관리·성장 투자’ 로드맵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위기 관리·성장 투자는 다카이치 총리가 내건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뒷받침하는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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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일본산 반도체 관련 매출은 5조엔이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2030년 15조엔’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에는 10년 뒤 25조엔을 더 늘려 2040년 40조엔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0년 50조엔에서 2035년 190조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피지컬 AI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피지컬 AI는 일본이 강점을 지닌 분야”라며 “2040년 세계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 버금가는 30% 이상 점유율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로드맵 초안에는 ‘최첨단 반도체 R&D 및 설계 거점을 정비해 나가겠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차세대 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담았다. 반도체 공장 신설·확장에 필요한 산업용지 취득 지원, 물·전력 등 인프라 정비 또한 포함한다.
보조금을 늘리는 한편 규제 개혁도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의회에 산업경쟁력강화법 개정안 등을 제출했다. 반도체가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공업용수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이 투자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TSMC가 끌고, 라피더스가 밀고
일본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구마모토 공장, 자국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공장을 중심으로 반도체에 투자해왔다. 2024년 ‘AI·반도체산업 기반 강화 프레임’을 수립하고 7년간 10조엔 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TSMC는 구마모토 공장에서 일본 내 최초로 3나노(㎚·1㎚=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하기로 했다. 당초 통신기기 등에 쓰이는 6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늘자 더 미세한 고성능 제품을 제조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3나노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본 내 제조 거점이 없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올해 총 2500억엔을 출자한다. 소프트뱅크, 소니그룹 등 일본 대표 기업 32곳은 총 1676억엔을 출자하기로 했다. 자본력을 확충한 라피더스는 내년 2나노 반도체 양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피더스는 최근 캐논을 첫 고객 후보로 확보했다. 2나노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캐논은 반도체 성능이 확인되면 라피더스에 생산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한 전력반도체 산업은 중국 기업 부상에 따른 생산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 2위 완성차 부품회사 일본 덴소는 최근 자국 전력반도체 강자 롬에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가는 1조3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덴소는 후지전기와, 롬은 도시바와 협력했지만 그 틀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50만원…불안해지는 임대차 시장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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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지난 1월 기준)가 150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년 만에 12% 뛰었다. 관리비를 30만원 정도로 잡으면 서울에서 아파트 월세로 사는 데 매달 180만원은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3인 가구 중위소득이 월 536만원, 4인 가구는 649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주거비로만 소득의 30% 안팎을 지출하는 셈이다.
월세가 치솟는 근본적 원인은 수급 불균형에 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강화돼 전세 물건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더불어 전세대출 규제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는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 등에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유다.
임대차 수요는 증가하지만 입주 물량 급감 등으로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71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작년(4만6700여 가구)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년 집들이 물량은 올해보다 1만 가구 더 적다. 당분간 서울 임대차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시장의 수급 불균형 시그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월세 지원금을 얼마 올리는 식의 단기 처방은 한계가 뚜렷하다. 핵심은 ‘공급’이다.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고,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등을 활성화해 임대차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월세 가격 동반 상승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에 한해 전세 대출을 완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거비 상승은 가계 가처분 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과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가로막아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 서민 주거비와 직결된 임대차 시장도 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급 확대책으로 장기 안정화를 이뤄내야 한다.
[사설] 중동발 3高 복합위기…유류세 인하 등 비상책 총동원해야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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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열흘째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거센 충격파가 일고 있다. 국제 유가는 9일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뚫었고, 원자재·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90원을 넘어 1500원에 근접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2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연 3.42%를 기록했다. ‘3高(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복합 위기’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전쟁 여파는 단순히 기름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 균열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가스, 비료 원료인 질소와 유황까지 주요 산업의 기초 원자재 상당수가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빈국인 한국에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가장 걱정되는 건 전쟁의 장기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 위협이 사라지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의 유가 상승은)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급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 ‘4주 안팎’으로 공언한 이번 전쟁의 시한이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란 내 후계구도 재편 등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전쟁의 시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 대통령은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도의 신속한 도입을 지시했다.
지금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모든 비상대책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의 인하는 관련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 망설일 여유가 없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과 침체 속에 간신히 살려낸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사설] 여천NCC 사업 재편…위기를 제대로 된 구조조정 기회로
입력2026.03.10.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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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전남 여수 석유화학단지 내 에틸렌 생산용 나프타분해설비(여천NCC) 3개 중 2개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는 한경 보도(3월 10일자 A1, 8면)다.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NCC 통폐합에 합의한 데 이은 두 번째 구조조정 사례로 의미가 작지 않다.
여천NCC는 2·3공장을 폐쇄해 연간 140만t의 생산량을 줄인다고 한다. 연내 롯데케미칼과 한화·DL 3사 통합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가 세운 감산 목표는 전체 NCC 생산량(1470만t)의 18~25%인 270만~370만t이다. 대산NCC 감축량(110만t)까지 합치면 정부 목표의 상당량을 이번에 달성하게 된다. 단일 산단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여천NCC가 구조조정에 합의함에 따라 여수산단 내 다른 기업과 울산산단에서도 사업 재편 합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다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동 국가들의 가세로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경기 사이클뿐만 아니라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 구조적 위기인데도 기업들은 선제 감산에 미온적이었다. 먼저 생산량을 줄이면 더 큰 손실을 본다고 판단해 치킨게임을 계속 벌였다.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말 그대로 악화일로다.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가 석유화학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철강산업도 중국의 저가 공세, 미국의 관세 폭탄,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근 등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 정부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 아래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보호막 걷힌 국내 지도산업…구글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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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9.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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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
여행·물류·자율주행 신기술…
글로벌 테스트베드 길 넓어져
한국 찾는 외국인 길찾기 쉬워져
공간기술 생태계 넘어갈 우려도
정부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면서 구글이 국내 지도 기반산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부사장은 “구체적인 한국 서비스 구현 방안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 울타리’ 효과를 누리던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여행·물류는 물론 자율주행, 증강현실(AR) 등 지도를 인프라로 삼는 산업 전반에 걸쳐 파급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도 갈라파고스’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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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06년부터 1 대 5000 축척 지도를 해외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1 대 5000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해 골목길까지 식별할 수 있다. 상점 정보 연동, 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위치 기반 서비스의 인프라로 활용된다. 그동안 구글은 한국에서 1 대 5000 지도 대신 정부 보안 심사를 통과한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등 핵심 기능을 넣지 않아 한국은 ‘구글 지도 예외 국가’로 분류돼왔다. 최근엔 미국 정부가 고정밀 지도 반출 불허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해 외교적 이슈로 떠올랐다.
구글의 오랜 요청과 미국 정부의 압박에 정부는 결국 1 대 5000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허용 대상은 군사·보안시설 등의 보안 처리를 거친 데이터로 정했다.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지도 데이터를 가공한 뒤 정부 확인을 받아야 반출할 수 있다. 사후에 군사시설 등이 추가돼 수정이 필요하면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바로 수정하게 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위해 또는 구체적 위협이 있을 때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인 ‘레드버튼’ 기술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반출 허용 결정으로 구글은 한국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당장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이 크게 좋아진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을 따로 깔아야 하는 불편이 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구글 길찾기 기능이 정교해지면 재방문 의향도 높아져 관광 수요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여행업계에선 외국인이 서울을 벗어나 지방의 숨은 맛집과 명소를 찾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내 다양한 공간 기술 서비스와의 연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타트업 사이에선 국내 지도 데이터에 의존해야 해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행 플랫폼 데이트립의 윤석호 대표는 “이젠 서울에서 개발한 서비스 로직과 디자인을 수정 없이 뉴욕, 파리, 도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 드론 등과 관련한 글로벌 기술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선택할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웨이모, 로봇 택배, AR 내비게이션 같은 첨단 서비스가 한국 도시에서 돌아가면 국내 기업도 그 생태계 안에서 제휴나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이 높아지고 시장 경쟁 조건이 재설정됐다”며 “장기적으론 국내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 “해외 업체에 주도권 넘겨줄 수도”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은 디지털 지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예약과 모빌리티, 지역 기반 광고 등 다양한 연관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번 결정은 구글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터준 것이어서 아직 자생력이 부족한 국내 공간기술 생태계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 플랫폼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지도 시스템에 적용되는 중요한 시점에 글로벌 공룡에 새 시장의 기회를 고스란히 넘긴 것은 안타까운 선택”이라며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면 국내 업체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 비용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밀 지도를 해외 기업에 개방한 뒤 자국 공간정보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사례도 있다. 프랑스는 데이터 개방 정책 시행 후 자국 기업인 매피가 경쟁력을 잃고 구글에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내줬다. 호주도 정부의 위성 데이터 공개 이후 로컬 지도 플랫폼 점유율이 구글에 역전당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지도 반출 이후 해외에 지급하는 응용 애플리케이션 사용료와 로열티 비용이 연간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외 기업을 처벌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것도 우려 사항이다. 이번에 선례가 생긴 만큼 중국 업체를 포함한 해외 빅테크가 국내 지도 반출을 연달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등 공간정보업계 6개 기관은 성명서를 통해 “고정밀지도는 국가 공간정보산업의 구조와 경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라며 “회원사 대다수가 산업 생태계 훼손과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다”고 했다.
“中 로봇폰 보자” 부스 밖까지 인파…삼성·LG, 퀄컴 6G 동맹 합류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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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 개막
북미시장 막히자 CES 건너뛴 중국
유럽·중동·남미 돌파구 찾기 올인
화웨이, 메인 전시장 1홀 모두 점령
스페이스X “스타링크 2세대 통신
내년 지상망 5G 수준 속도 구현”
AI 데이터센터 우주에 올릴 계획도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MWC 2026’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애지봇의 로봇이 관람객들에게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통신기술의 최전선’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이 화려한 막을 올리면서다. 현장에는 퀄컴, 화웨이, 도이치텔레콤, 브로드컴 등 세계 통신 인프라 기업들이 대형 부스를 차리고 자사 기술을 소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 등 국내 기업들도 스페인에서 기술을 전시했다. IQ 시대(The IQ Era)라는 올해 주제에 맞춰 기업들은 통신 네트워크 기술뿐만 아니라 하이퍼카,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을 들고 세계 고객을 만났다.
◇ 중국 기업의 약진
올해도 눈에 띈 건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다. 개막 내내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건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 부스였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메인 전시장인 1홀을 모두 점령했다. 금융·헬스케어·제조·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288개 기업이 참가한 중국은 올해 약 350개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로봇, 드론, 산업용 자동화 장비 등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시장 분위기도 한층 달라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MWC 2026’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최지희 기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로 북미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유럽·중동·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MWC에 올인한 모습이었다. 중국 내부 시장에서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에 MWC는 글로벌 B2B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유럽 통신사와 중동 기업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WC 2026 LG 부스. LG는 이번 행사에서 “수도권 최대 규모의 AIDC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MWC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중국 기업의 실행력이 놀랍다는 평가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는 퀄컴과 협력해 만든 ‘아너 로봇 폰’을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전시가 열리는 기간 내내 아너 부스에는 밖으로 사람이 밀려날 만큼 인파가 몰렸다. 노키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개념 단계에 머물렀던 피지컬 AI 기술을 불과 1년 만에 실제 제품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트렌드 된 위성통신·6G
지난 2일(현지시간) ‘MWC 2026’ 퀄컴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AI에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MWC 2026에서 가장 화두로 떠오른 건 위성통신이다. 인공지능(AI)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세계로 확장하는 피지컬 AI 시대엔 통신망 자체가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막일인 2일엔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겸 CO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스타링크의 2세대 위성을 기반으로 한 우주통신 로드맵을 공개했다. 쇼트웰 사장은 “2세대 위성을 통해 내년 중순까지 지상망 5G 수준의 속도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6년간 1만 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며 세계 최대 위성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가입자 9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650기가 디바이스 간(D2D) 통신 서비스용으로 설계됐다. AI 데이터센터를 아예 우주 궤도에 올리는 계획도 추진한다.
지상망을 지상망을 6G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기업들도 다수 등장했다. 퀄컴은 올해 MWC에서 6G를 AI-네이티브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2029년 상용화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한 연합체를 공개했다. 구글, 삼성·LG전자 등 글로벌 기업 30여 개사가 퀄컴과 의기투합했다. 화웨이도 전시관의 메인 공간을 6G 기술 시연에 할애했다. 중국 기업이 MWC 현장에서 직접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연구와 실증 사례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5G 경쟁에서 밀린 일본의 NTT도코모 등도 6G 통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스에서 만난 NTT그룹 네트워크연구원은 “일본이 느리게 움직이다가 5G 기술을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게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6G 상용화에 사활을 걸면서 통신업체에 새 기회의 땅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7세대 HBM부터 새 전력망 도입…데이터 병목 현상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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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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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블록 쪼개 ‘얽힘 현상’ 제거
칩 구동 속도·안정성 개선
“금속회로 불량률 97% 줄어”
삼성전자 HBM4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할 계획인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부터 새로운 전력 배선 구조를 도입한다. HBM의 성능 개선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을 줄이기 위한 설계 변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반도체 학회인 ISSCC 2026에서 HBM4E 내부에 있는 전력 배선망(PDN)을 새로운 구조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HBM은 5세대(HBM3E)에서 6세대(HBM4), HBM4E, HBM5로 진화할수록 용량과 대역폭이 빠르게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직 배선인 실리콘관통전극(TSV)뿐 아니라 전력 공급 배선, 금속층 역시 함께 늘어나며 칩 내부 구조가 점점 더 촘촘해진다.
문제는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배선을 집어넣으면서 전력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선이 가늘어지고 간격이 좁아지면 저항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칩 내부에서 전압이 떨어지는 ‘IR 드롭’ 현상이 발생한다.
IR 드롭이 심해지면 칩을 정상적으로 동작시키기 위해 더 높은 전압을 가해야 한다. 그러면 발열이 커지고, 배선의 저항이 더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성능 저하를 넘어 회로 손상이나 칩 안정성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칩의 속도 경쟁 못지않게 칩 내부 전력망(PDN)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차세대 HBM의 핵심 기술 과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칩 속의 전력망은 아무런 규칙 없이 깔지 않는다. 배선끼리 서로 얽힘이 없도록 그물망 형태로 배치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가 ISSCC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HBM 가장 아래에 있는 ‘베이스 다이’의 전력 체계도 5개 층의 배선 그물망으로 구성돼 있다.
현존 최신 제품인 HBM4의 베이스 다이 안에 있는 전력망도 빽빽하게 밀집돼 있는 모습이다. HBM과 반도체 기판이 맞닿는 가장 아랫 부분의 전력망은 마치 벌집처럼 커다란 블록이 형성돼 있고, 베이스 다이 위에 쌓인 D램으로 향할수록 전력망의 모양이 점차 좁아진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서는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차선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교통 체증이 생기는 것처럼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선망의 세분화를 택했다. 베이스 다이 맨 아래 빽빽하게 밀집된 배선 블록을 4개의 블록으로 쪼개고, 그 다음 층에서도 배선 블록의 개수를 늘리면서 균형을 맞췄다.
전력이 골고루 퍼지게 되면 HBM이 더 나은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칩 자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측은 “HBM4E의 금속 회로의 불량이 HBM4 대비 97%가 줄었고, 전력의 불안정한 공급(IR 드롭) 문제가 41%나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전력망을 일일이 분산 배치하면 개발 시간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놉시스, 이들이 인수한 앤시스 등 설계 검증 자동화툴(EDA) 경쟁력이 강한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업했다. 삼성전자 측은 “범프 하나만 옮기더라도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12주가 걸렸지만, 자동 배선 배치툴을 활용해 이 시간을 2주 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양자와 인공지능 융합한 ‘퀀텀AI’…미래산업 판을 바꾼다
최영총 기자
최영총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5
차세대 기술 경쟁 가열
양자는 AI와 상호보완적 관계
전력난·효율성 한계 극복 기대
각국 정부·기업 로드맵 세워
신약물질 탐색 기간 대폭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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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양자컴퓨팅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자와 인공지능(AI)의 결합한 ‘퀀텀AI’ 기술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AI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높은 전력 소모와 계산 효율의 한계를 보완할 수단으로 양자컴퓨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다.
◇AI 경쟁, 양자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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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퀀텀AI: 양자와 AI의 융합,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테크 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과 콴델라코리아, IBM코리아 관계자 등이 참석해 퀀텀AI로 향하는 기술 개발 성과와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몰아내는게 아니라,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두 컴퓨팅 방식이 협업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하이브리드 역량이 향후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덕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양자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는 AI의 대체재가 아니다”며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특정 AI 연산 과정에서 양자컴퓨팅의 능력을 활용하는 퀀텀AI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퀀텀AI의 대표적인 작동 방식 중 하나는 AI 모델이 양자칩에 계산을 수행하게 한 뒤, 양자칩이 결과를 다시 AI 쪽으로 돌려주면 이를 바탕으로 결과값을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양자컴퓨팅을 위한 AI’와 ‘AI를 위한 양자컴퓨팅’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AI는 양자컴퓨팅의 오류를 줄이고 보정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우준 파스칼코리아 책임연구원은 “양자 오류 정정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계산량이 방대해지는데, 이를 AI·머신러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도 앞다퉈 관련 기술과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내놓은 초대형 과학 인프라 구축 전략인 ‘제네시스 미션’에도 기존 AI와 슈퍼컴퓨터에 양자 기술을 활용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기업들도 하이브리드에 기반한 양자 로드맵을 내세우고 있다.
IBM은 지난해 ‘퀀텀-센트릭 슈퍼컴퓨터’ 전략을 내놨다. 양자프로세서(QPU) 단독이 아니라 기존 고성능컴퓨터(HPC)와 양자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도 최근 자사 오픈소스 양자컴퓨팅 플랫폼 ‘CUDA 퀀텀’에 슈퍼컴퓨터와 QPU를 연결한 양자-AI-HPC’ 구조를 표준으로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화학 등 산업 적용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는 양자와 AI를 결합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미·영 합작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은 지난해 말 범용 상용 양자컴퓨터 ‘헬리오스’를 공개했다. 헬리오스는 양자컴퓨팅을 통해 생성한 ‘양자 생성 데이터’로 기존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인다. 소재 설계·데이터 분석·양자화학 등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퀀티넘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GB200을 활용해 헬리오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양자와 AI 간 융합 연구 흐름은 기초연구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권태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날 “AI와 양자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양자컴퓨팅 기반 AI 신약 플랫폼은 가상 바이오 실험실과 결합해 후보물질 탐색과 설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의약품 설계 시 질병 관련 표적에 대해 활성을 띠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찾아내면서 다른 부위에 미칠 부작용은 피해야 한다. 학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적게는 100개에서 많게는 20만 개 이상의 화합물 후보를 발굴한다. 방대하고 정교한 계산이 필수다. 기존 컴퓨터에서 신뢰도 높은 AI 설계법을 만들고, 이후 양자컴퓨터로 계산을 수행하면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린 KRAS 저해제 연구가 한 예다. KRAS는 세포 성장, 분열 신호를 조절하는 유전자다. 변이가 생기면 암세포가 자라고 퍼지는 데 관여한다.
연구진은 양자-AI 하이브리드 생성 모델을 활용해 KRAS를 억제하는 소분자 후보를 설계·선별하고, 실제 합성한 뒤 검증했다. 양자 생성 모델(QCBM)로 유망한 분자가 나올 확률 분포를 먼저 만들고, 이를 AI로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안정성 기준을 통과하는 후보 물질 비율이 기존 방식보다 21.5%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LG CNS,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6개월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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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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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1.2MW, GPU 576개 수용
AI 서버·전력·냉각까지 통합 설계
LG CNS AI 박스 투시도 /LG CNS 제공
LG CNS가 컨테이너 하나에 그래픽처리장치(GPU) 576장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했다. 기존에 2년 걸리던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약 6개월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표준화된 패키지형 데이터센터 모델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9일 별도의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어 6개월 내 구축이 가능한 소형 데이터센터 ‘AI 박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통 데이터센터 구축기간(2년)보다 훨씬 빠르게 지을 수 있어 단기간 내 데이터센터를 마련해야 하는 국내·외 기업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AI 박스는 모듈형 방식을 적용해 확장성이 뛰어나다. 단일 컨테이너 단위로 운영할 수 있고 수십 개의 컨테이너를 결합하면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로도 확장 가능하다. LG CNS 관계자는 “고객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약 40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활용해 AI 플랫폼, 전력·냉각 인프라, 정보기술(IT) 장비를 통합 설계했다. 특히 LG전자의 냉각수 분배 장치(CDU), 항온항습기, 냉동기와 LG에너지솔루션의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 등 고품질 냉각·전력 설비를 패키지 형태로 적용해 고전력·고밀도 AI 환경에 최적화했다. AI 박스는 전력 인프라를 담당하는 전기실과 IT 장비 운영 공간인 전산실로 구성되며 외부에 발전기, 배터리실, 냉동기를 갖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열 관리가 가능하다. AI 박스 1개당 서버 전력은 1.2메가와트 규모로 최대 576개의 GPU를 수용할 수 있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단순 서버 수용을 넘어 고전력·고밀도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7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대형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와 인허가, 전력·냉각 설계 등에 시간이 오래 걸려 급증하는 AI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구축 속도와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모듈형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LG CNS는 첫 번째 AI 박스를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지에 구축한다. 향후 약 8200평 부지에 약 50개의 AI 박스를 집적한 대규모 캠퍼스를 조성해 국내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조헌혁 LG CNS 데이터센터사업담당은 “AI 서버부터 전력, 냉각, 운영까지 통합 제공하는 AI 박스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라며 “국내 시장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 AI로 고장 예방…포스코, 위험구간에 로봇 투입
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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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AX 혁신 가속
Getty Images Bank
제조·물류·항만 등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공장 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거나 로봇과 결합해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전통 제조 기업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공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물류·항만 기업들은 생산 설비와 유지·보수에 피지컬AI 기술을 적용하며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 생산 설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설비 데이터를 활용한 AI 예지정비 기술을 지난 4일 스마트공장·자동차산업전(AW 2026)에서 공개했다.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품질관리 솔루션도 선보였다. 촬영 영상을 분석해 제품이나 용접 부위의 미세 결함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육안 검사보다 검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운영의 지능화 기술도 등장했다. LS일렉트릭은 공장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AI 팩토리’ 모델을 개발해 4일 공개했다. 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생산 계획과 설비 운영을 분석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공장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량률을 낮추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AI와 로봇을 결합한 자동화 기술도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DX는 제조 설비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선보였다. 항만 하역 설비를 자동으로 운전하는 기술과 철강 제품 코일 하차 작업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생산 현장에서 테스트하기 어려운 공정은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AI 알고리즘을 학습시킨 뒤 현장 설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다. 고온·고중량 작업 등 위험 구간에서는 로봇과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 현장에서 AI 활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로봇을 활용한 단순 자동화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설비 데이터 분석과 AI 판단 기능을 결합해 공장 운영 자체를 지능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AI 시장 규모는 341억달러로 2030년까지 약 1550억달러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한 산업 관계자는 “AI가 설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형태의 스마트공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새 표준 된 바바패션, 업계 난제 ‘재고 관리’ AI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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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아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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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물류 AX 도입
로봇 ‘AAGV’ 코텍과 협력 개발
창고서 상품 꺼내 포장까지 담당
처리 속도 사람보다 4배 빨라
한두 명으로 400여개 매장 커버
경기 여주 바바패션 물류센터에서 사용 중인 AAGV 로봇. /바바패션 제공
경기 여주에 있는 바바패션 물류센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옷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이 상품 바코드를 스캔한다.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자동으로 상품과 주문 정보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곧이어 자율주행 물류 로봇 ‘AAGV’가 데크를 따라 주행하면서 해당 상품을 옮겨 택배상자에 넣는다.
이곳은 패션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재고 처리’를 처음으로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한 곳이다. 통상 패션업체는 특정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이 품절되면 다른 매장의 재고를 옮겨 채운다. 하지만 재고를 분류·이송하는 동안 시차가 생겨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이렇게 되면 매장마다 미리 ‘안전재고’를 쌓아두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시즌이 끝난 후 남아도는 재고는 결국 전량 반품 처리돼 물류창고로 되돌아온다. 패션업체가 항상 재고 부담에 시달리는 배경이다.
◇로봇이 시간당 3500개씩 처리
바바패션 물류센터 /바바패션 제공
아이잗바바, 지고트 등 여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바바패션은 일찌감치 ‘인공지능 전환(AX)’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물류 로봇 ‘AAGV’ 개발에 나선 것. 당시만 해도 바바패션과 같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 중에서도 물류센터에 AAGV를 도입한 곳은 없었다.
바바패션이 패션업계에서 ‘AX 물류의 표준’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기존에는 직원이 수작업으로 상품과 주문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디자인, 색깔, 사이즈 등에 따라 상품가짓수(SKU)가 수만 개에 달하는 패션업 특성상 상품 확인과 분류 절차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바바패션은 로봇 제조사 코텍전자와 손잡고 AI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상품의 특징을 빅데이터화해 바코드 스캔만으로 주문 정보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행거 자동 분배 시스템과 AAGV를 통해 물류 창고에서 딱 맞는 상품을 골라내 택배상자에 넣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2024년 현장에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바바패션의 물류 처리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AAGV 로봇의 처리 속도는 한 시간에 최대 3500개에 이른다. 사람보다 4배나 빠르다. 현재 바바패션 여주물류센터는 전국 400여 개 매장의 상품을 다루지만, 필요 인력은 1~2명뿐이다. 높은 자동화율로 중복 피킹·오피킹 등 오류도 줄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로봇이 스스로 충전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실상 바코드를 찍거나, 시스템을 점검하는 일밖에 없기 때문에 작업 숙련도가 낮은 신입 직원도 즉시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D 재고 관리 시스템도 개발”
단순한 설비 고도화를 넘어 공급망 전체 운영 효율 향상으로 이어졌다. AX 기반 물류 구조를 통해 본사와 대리점 간 데이터가 연동되면서 실시간으로 각 재고와 상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AX에 으레 따라붙는 ‘기존 인력의 반발’을 해결한 것도 바바패션이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바바패션 관계자는 “AAGV 개발 초기 단계부터 대표이사(CEO)가 임직원과 소통하면서 고용 안정에 대해 확신을 줬다”고 했다. 바바패션이 AAGV를 도입한 후 대기업도 속속 AI 물류 시스템 도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바바패션은 향후 재고 관리 시스템을 3차원(3D)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실과 같은 3D 공간을 구현해 상품 위치와 정보값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매장 상품기획자(MD)와 작업 현장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AI 패치 피부에 붙여 혈류 측정
이영애 기자
입력2026.03.09. 오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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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개발
고혈압·당뇨 관리에 적용
국내 연구팀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자패치(사진)를 개발했다. 급성 심혈관 이상이나 쇼크 등을 조기 감지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권경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장치는 피부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어느 깊이에 있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존에는 초음파와 광학 기반 장비가 혈류 측정에 주로 사용됐다. 다만 장비가 크고 휴대가 어렵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류가 지나가면서 체온 분포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이 열의 움직임을 분석하면 혈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초당 1~10㎜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0.12㎜ 이내, 1~2㎜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 이내로 측정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기존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정밀도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응급 의료 현장과 개인 건강관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환자의 혈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쇼크와 급성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혈류와 혈압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천 플랫폼”이라며 “스마트워치와 결합해 일상 속 건강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명문대 사로잡은 ‘AI 채점’…韓 20대 창업가 100억 투자 유치
안정훈 기자TALK
입력2026.03.09.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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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교육스타트업 펜시브
과제·시험 평가 자동화 서비스
1년 만에 100여개 대학 고객 확보
미국 명문대의 대형 강의실은 늘 같은 풍경으로 끝난다. 수백 명의 학생이 제출한 과제가 쌓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교의 책상 위로 옮겨간다. 시험 기간이면 채점용 PDF와 엑셀 파일이 밤늦게까지 열려 있고, 조교 한 명이 주당 8시간 이상을 ‘빨간 펜 노동’에 쏟는다. 하버드대, UC 버클리 같은 명문대도 예외는 아니다. 점수는 매겨지지만, 왜 틀렸는지에 관한 피드백은 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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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된 구조적 병목을 파고든 한국인 20대 청년 창업가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례적인 투자를 끌어냈다. 미국 대학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더딘 영역으로 꼽혀온 ‘채점’ 시장에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펜시브는 최근 687만달러(약 10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메이필드가 투자를 주도했고, 세콰이어 캐피탈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스카우트 펀드, 베이스벤처스, 로빈후드 공동창업자 블라드 테네브 등이 함께했다.
펜시브가 공략한 분야는 채점과 튜터링 등 대학 운영 인프라 시장이다. 양윤석 펜시브 대표(25)는 “대학의 채점은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입되지만 가장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영역”이라며 “펜시브는 AI가 1차 채점을 맡고, 확실하지 않은 일부 사례만 조교가 검토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으로 과목에 따라 채점 속도가 기존 대비 최대 12배까지 빨라졌다는 게 펜시브 측 설명이다.
펜시브는 강의 교재와 과제, 시험 범위, 교수의 출제 방식까지 학습해 해당 수업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범용 AI의 일반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각 강의의 커리큘럼과 평가 기준 안에서만 답하도록 설계됐다. UC버클리의 한 데이터사이언스 강의는 펜시브 도입 후 절약한 시간을 활용해 처음으로 그룹 튜터링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컬럼비아대 수학 강의에서는 한 학기 동안 수만 개의 질문이 AI 튜터를 통해 처리됐다.
수업 현장에서의 효과가 쌓이자 투자자의 판단도 빨라졌다. 미국 대학 시장은 도입 결정이 느리고 검증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고객군으로 꼽히지만, 펜시브는 시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누적 300만 건 이상의 채점을 처리하며 전 세계 100여 개 대학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공동창업자인 김민준 펜시브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단 두 명으로 회사를 출범시켰다는 것도 이목을 끈다.
양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나이와 국적보다 실제 성과가 있었는지를 먼저 묻는다”며 “대학 현장에서 통하는 ‘날 선 제품’을 만든 게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무차별 반격으로 중동지역 항공·해상 운송이 마비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한때 13% 이상 뛰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2일 오전 한때 13% 이상 오르며 배럴당 80달러를 뛰어넘었다. 이후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오후 10시께 10% 가까이 올랐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미국과 영국의 유조선 세 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들에 호르무즈해협 항해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추적 업체를 인용해 3월 초 통과할 예정이던 초대형 유조선 최소 다섯 척이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은 하루 약 1500만 배럴,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에너지 요충지다.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0%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 향한다.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는 올해 들어 이미 20%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일쇼크’ 발생 우려에 아시아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5% 급락했다. 장중에 2.7%까지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 넘게 떨어졌다.
해상뿐 아니라 항공 물류 시장도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국가의 주요 국제공항을 드론과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웃 국가까지 마비시켜 미국과 이스라엘에 전쟁을 멈추도록 압박하는 ‘물귀신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하루에만 중동지역 7개 공항에서 항공편 3400편 이상이 취소됐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보복전에 가세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반격에 희생된 미군 세 명을 거론하며 최소 수일간 이란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월세’의 시대…서울아파트 임대차 거래 첫 절반 넘었다
입력2026.03.02. 오후 5:44수정2026.03.03. 오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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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중 55%…전세 앞질러
빌라·원룸 등 합치면 70% 육박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2019년 아들이 한국 대학에 진학하자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했다. 당시 졸리는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집을 빌릴 수 있는 전세 제도를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의 독특한 임대차 방식인 전세는 그동안 서민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22년 ‘빌라왕 전세사기’ 이후 연립·다세대주택뿐 아니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가 대세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전체의 54.5%(7148건)를 차지했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원룸과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으로 확대하면 월세 비중은 68.9%에 달한다.
통상 월세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원룸과 오피스텔 등의 주거 방식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과 계약 갱신 등으로 전세 물건이 줄고,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반전세 확산)에 속도가 붙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소 수억원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는 대신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한 재테크에 활용하는 등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있다.
[단독] 어피니티, SK렌터카 내놓는다…롯데렌탈 인수 위해 매각 추진
입력2026.03.02. 오후 5:46수정2026.03.02.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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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SK렌터카를 인수한 지 1년6개월여 만에 시장에 내놓는다. 렌터카업계 1위 롯데렌탈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막히자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렌터카 매각을 전제로 공정위로부터 롯데렌탈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서다.
어피니티는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3월 호텔롯데 등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17%를 1조57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20억원을 롯데렌탈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 1월 국내 렌터카업계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어피니티가 모두 인수하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공정위의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롯데렌탈을 팔아 급한 불을 끄려던 롯데그룹도 자금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親이란’ 헤즈볼라 보복선언에 …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한명현 기자
입력2026.03.03.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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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1명 사망·149명 부상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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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가세했다. 이스라엘도 곧장 대응 공격에 나서며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은 이란 고위 인사들에 대한 암살을 “최악의 범죄”라고 비난하며 “침략에 맞서는 우리의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대표적 친이란 대리세력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에서 쏜 발사체로 이스라엘 북부 여러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며 헤즈볼라의 공습을 공식 확인했다. 이어 “인명이나 자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인근 지역에 공격을 가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남부와 동부 레바논 약 50개 마을 주민에게 대규모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군 대변인은 “헤즈볼라의 행동이 이스라엘군의 대응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무기 저장 시설과 주요 인사를 주요 공습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 헤즈볼라 수장을 공식적인 “제거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 충돌한 건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3개월 만이다. 양측은 1년 넘게 충돌을 이어오다가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불법 행위”라고 규탄했다.
하메네이 후임자 선출에 시간 걸릴 듯
입력2026.03.02.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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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자니 사무총장 등 거론
이란 체제의 안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이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 선출권은 성직자 88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 있다.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최고지도자가 선출된다.
이란 정부는 하메네이 사망이 확인된 후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사법부 수장 등이 참여하는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실질적인 국정의 키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 잠룡으로는 강경파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등이 거론된다.
40년 반복 ‘중동 위기’…”韓, 원유 수입 의존도 낮춰야”
김대훈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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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입처 다변화 지원해야
이란 사태를 계기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중동 지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LNG는 최대 30%를 중동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대부분이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원유와 LNG는 홍해 터미널을 활용하는 5% 남짓한 물량을 빼놓고는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송된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전쟁 장기화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다른 지역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해협 차단이 장기화할 경우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 에너지 수입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이후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민간 정유사는 여전히 수송비가 저렴하고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중동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해군 사실상 무력화…호르무즈 전면 봉쇄 쉽지 않아”
입력2026.03.02. 오후 6:32수정2026.03.03.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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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 이란 전쟁 분석
이란, 드론·미사일 통제하며
버티기 나섰지만 재고에 한계
2~3주내 美와 대화 가능성도
글로벌기업 봉쇄 장기화 촉각
중동산 원유 의존 70%인 한국
호르무즈 1주일만 막혀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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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유조선 > 1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던 팔라우 선적의 유조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 유조선은 이란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르면 2~3주 내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채널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이란 정부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주 단기전이냐 장기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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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이란의 전투대응력과 미국의 확전 의지를 꼽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은 ‘즉각 항복’보다 ‘버티기’에 무게를 둔 모습”이라며 “미사일과 드론 수량을 조절해 미국의 요격 부담을 키우는 방식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전을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란의 미사일 재고 한계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기피를 고려하면 2~3주 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협상 인센티브를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4주’라는 시간표를 언급한 것 역시 사상자 발생 등을 초래할 장기전을 피하려는 계산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글로벌 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자경단’을 처음 명명한 것으로 유명한 야데니 대표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해군이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는 전쟁 종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이 휴전한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아지고 소비 지출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 낮아
대부분의 전문가는 미국이 목표로 내세운 이란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직자와 군부가 결탁한 이란의 신정체제는 기득권 구조가 견고해 외부 타격만으로 쉽게 무너질 대상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찰스 컵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으로 정권 붕괴를 이루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체제가 무너졌을 때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많았다. 이란이 민족별로 분열하면 호르무즈해협 관리 주체가 약화하면서 국제 물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컵천 연구원은 “군과 치안당국이 강경 대응하면 이번 사태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식 장기 혼란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의 ‘외교 베팅’…출구는 불투명
전문가들은 이번 대(對)이란 군사 공격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와 대외 전략이 결합된 정무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교·안보 이슈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구를 수용한 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 평가다. 인 교수는 “지지도 하락 국면에서 ‘강력한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무엇보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결속이 이번 공습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출구 전략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는 “이란과의 전쟁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 정치적 기반은 강화되겠지만 그 경로는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봉쇄 1주일 넘기면 비상사태”
글로벌 기업들은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선적 물량의 약 70%가 지연돼 봉쇄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물동량의 70%가 묶인 상황이 1주일을 넘기면 한국 경제는 사실상 비상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이며, 이 가운데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수출하는 구조 역시 충격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교수는 “에너지 집약도와 석유 의존도를 고려하면 부담은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국의 두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야데니 대표는 “양국이 이란의 원유 생산·수출시설을 훼손했을 가능성은 작다”며 “단기전이라면 수개월 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압도적인 해군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값 또 사상 최고치…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최만수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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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 인도분 선물 기준 금 가격은 장중 한때 2.9%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5400달러를 넘었다. 지난 1월 29일 트로이온스당 5318.4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이 금값을 다시 자극했다. 금값은 미국 국채 및 달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 확산으로 이달 들어 이미 13% 오른 상황이었다.
싱가포르 금융업체 오버시차이니스뱅킹코프의 바수 메논 투자전략 이사는 “중장기적으로 금 투자에 유리한 구조적 요인이 충분히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중동 상황을 고려할 때 금 가격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인 은도 장중 한때 3% 넘게 오르며 트로이온스당 96달러 선을 탈환했다.
200만원 넘는 고가월세, 강남·한강벨트 ‘밀집’
임근호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29수정2026.03.03. 오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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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월세비중의 17% 차지
최근 북아현·신길 신축아파트
월세 230만~290만원에 거래
전세의 월세 전환이 잇따르는 가운데 200만원 이상 고가 월세도 크게 늘고 있다. 월세는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만큼 젊은 층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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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서울 아파트에서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가 1만5454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월세 200만원 이상은 2598건으로 전체의 16.8%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2만412건)과 비교해 비중(13.6%·2784건)이 더 높아졌다.
200만원 이상 고가 월세(2598건)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200만~400만원(82.6%) 구간이다. 물론 월세가 1000만원이 넘는 용산구 ‘나인원 한남’과 성동구 ‘트리마제’ 등 초고가 주택도 있다.
고가 월세는 강남권과 한강 벨트가 아닌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290만원을 내는 반전세로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 전용 59㎡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23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작년 11월부터 입주한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2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올해 들어 12건이다. 조금이라도 월세를 내는 거래는 82건으로 같은 기간 전세 거래(47건)보다 많았다.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월세를 일부 받고 싶어 하고,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리면서 월세 거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반전세 포함)는 지난해 3.9% 올랐다. 월세가 3% 넘게 오른 것은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금지하고 실거주 의무를 강제한 작년 ‘10·15 대책’ 이후 전세 매물 급감 속에 월세 오름폭이 커졌다. 전세뿐 아니라 월세 상승으로 젊은 층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월세 물건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젊은 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억원 깔고 앉지 말고 월세 살래요”…2030 돌변한 이유
입력2026.03.02. 오후 5:45수정2026.03.03.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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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의 시대…서울아파트 임대차 거래 첫 절반 넘었다
“월세 살며 주식·코인투자”
전세로 자산 불리는 시대 끝났다
월세 비중 55%…전세 앞질러
빌라·원룸 등 합치면 70% 육박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2019년 아들이 한국 대학에 진학하자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했다. 당시 졸리는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집을 빌릴 수 있는 전세 제도를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의 독특한 임대차 방식인 전세는 그동안 서민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22년 ‘빌라왕 전세사기’ 이후 연립·다세대주택뿐 아니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가 대세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전체의 54.5%(7148건)를 차지했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원룸과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으로 확대하면 월세 비중은 68.9%에 달한다.
통상 월세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원룸과 오피스텔 등의 주거 방식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과 계약 갱신 등으로 전세 물건이 줄고,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반전세 확산)에 속도가 붙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소 수억원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는 대신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한 재테크에 활용하는 등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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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월세 비중, 전세 추월…목돈 깔고 앉지 말고 투자하자
지난달 대학원을 졸업한 이모씨(29)는 직장 출퇴근이 편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인근에서 월세를 찾고 있다. 소득 기준이 넘어 전세 대출 상품인 ‘청년버팀목대출’은 받기 힘든 데다 공공 임대주택 입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전세를 구하면 이자 등을 감안했을 때 월세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며 “전세 사기도 걱정돼 월세를 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70%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50% 안팎이었다. 빌라 전세 사기 여파와 입주 물량 감소, 전셋값 상승과 계약 갱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 월세 비중 곧 70% 넘길 듯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25만3410건 중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66.8%(16만9305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1월(45.6%)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서울은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68.9%(법원 등기정보광장 기준)에 달했다. 곧 7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도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가운데 월세 거래는 7148건으로 54.5%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올해 1월에는 51.4%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웃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전세 물건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860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1월 1일 기준·3만1814가구)와 비교해 41.6%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곳에서 전세 물건이 줄어들었다. 성북구(-86.7%) 관악구(-80.7%) 노원구(-77.1%) 강동구(-76.9%) 동대문구(-75.4%) 강북구(-74.4%) 중랑구(-72.6%) 은평구(-71.9%) 등 8개 구는 전세 물건이 70% 이상 급감했다.
고금리 시대를 벗어나 집주인도 전셋값을 활용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 빌라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난 전세 사기도 월세 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에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최근 공동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집계됐다. 작년(4만6710가구)의 58.1% 수준이다. 내년은 1만7197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물건 부족 속에 앞으로 월세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눌러 앉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때 실거주 의무 등으로 전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 불리는 전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고 확보한 유동자산을 주식 및 암호화폐 등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내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원룸·빌라 등에 이어 아파트 월세 비중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차인 사이에서 이왕 월세로 살 거라면 주거 환경이 나은 아파트를 택하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화가 최근 아파트 시장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말했다.
아파트 ‘반전세’ 확산…전월세 전환율도 상승
이인혁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0수정2026.03.03.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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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주택 임대차 거래는 전세와 월세로 구분한다. 하지만 보증금 수준에 따라 다양한 세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보증금이 12개월치 월세보다 적은 게 일반적인 월세(순수월세)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면 준월세, 240배 초과면 준전세로 분류된다. 준월세와 준전세는 ‘반전세’(보증부 월세)라고도 부른다.
예컨대 보증금 1억원, 월세 50만원에 맺은 임대차 거래는 준월세에 속한다. 보증금이 200개월치 월세 수준이기 때문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100만원씩 월세를 내는 계약은 순수월세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순수월세와 준월세, 준전세를 합쳐 ‘월세’로 통칭한다. 국토교통부가 주택 통계를 낼 때도 반전세를 포함해 월세 거래량을 산출한다.
최근 전세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반전세 등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월 59.2%에서 올해 1월 66.8%로 커졌다.지난 1월 기준 빌라(다세대·연립)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월세 거래량 비중(80.1%)이 아파트(50.5%)보다 훨씬 높다.
월세화가 속도를 내면서 전·월세전환율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2024년 12월 6.2%에서 작년 12월 6.6%로 올랐다. 전월세전환율이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전월세전환율 5%를 적용해 1억원의 전세를 월세로 바꾼다고 하면, 세입자는 500만원(1억원의 5%)을 12개월로 나눈 약 42만원을 매달 내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뛰었다는 건 월세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 추이를 보면 최근 부동산 시장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최근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아파트 전세가율은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0%(최근 1년간 실거래 기준)로, 2023년 6월(60.2%)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전쟁 최대 수혜자는 네타냐후…비리 혐의서 기사회생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3수정2026.03.03.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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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국면 전환 카드 활용
엡스타인 악재 덮고 보수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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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비리 혐의로 기소돼 궁지에 몰렸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기사회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 리스크를 희석하고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이스라엘 정치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 제1야당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는 공습이 이뤄진 지난달 28일 X에 “이런 순간에 우리는 하나로 결집해 함께 승리한다”며 “여당도, 야당도 따로 없다. 하나의 국민, 하나의 군대가 있을 뿐”이라고 썼다. 차기 총리 출마가 거론되던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도 “우리는 모두 단결했다. 그리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정권의 팔레스타인 지역 정착촌 확대 등을 비판해온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스라엘과 지역의 안보를 위해 작전을 주도하는 정부 뒤에 우리는 모두 단결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 해산’ 위기를 벗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각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하지만 4월 전까지 네타냐후 내각이 마련한 올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현재 정권이 붕괴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사법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르몽드는 “(이스라엘) 야권이 네타냐후 정권보다 다소 우세한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해 야당의 집권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막을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에선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력 사용에 대한 국민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성추문 파일’ 은폐 의혹이 남아 있다. 이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빼앗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미 의회 관계자는 “20세기 집권당이 중간선거 하원에서 승리한 사례는 뉴딜정책을 시행한 1934년과 9·11테러 직후인 2002년 단 두 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보수 결집을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봤다.
공습 이후 공개석상 안 나오는 트럼프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9수정2026.03.03. 오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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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연설·기자회견 없어
“SNS 통해 일방통행 소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중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SNS 게시물과 녹화 영상만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SNS로 중대 발표를 이어갔다. 자신의 SNS에서 “오늘 이란이 매우 강력하게, 그들이 이전에 공격했던 그 어떤 때보다 더 강력하게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이전에 본 적 없는 힘으로 그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성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복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한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머무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상황을 점검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촬영한 영상으로 이란 공격 개시를 알렸다. 공식적인 대국민 연설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역대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다룬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국민을 상대로 군사 공격의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생략한 채 SNS로 ‘일방통행’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보와도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공습했을 때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때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번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단 앞에 나서지 않았고, 별도 기자회견 없이 일부 기자와 전화 통화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 공격 직후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모금 만찬에만 참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대통령 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오늘날 미국인에게 익숙한 것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쟁이라는 중대사에 걸맞은 연설을 하는 것”이라며 “수많은 정치적 전통이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스마트폰’ 보려 관람객 장사진…中, 피지컬 AI로 MWC 점령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8수정2026.03.03.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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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존재감 커진 中 기업
아너, 로봇 팔 달린 스마트폰 선보여
“스마트폰, 피지컬 AI 단말기로 진화”
화웨이는 AI로 메인 전시장 한 홀 채워
中기업 350곳 참여해 드론 등 전시
CES 막히자 MWC서 B2B 시장 공략
업계 “AI무대 된 MWC, 중심에 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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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WC 2026 현장에서 공개된 중국 기업 ‘아너’의 로봇 스마트폰. 상단에 외장형 카메라 모듈을 장착해 AI 기반 시각 인식 기능을 강조했다.
“개막 직후인데도 로봇 휴대폰을 체험하려면 줄을 10분 넘게 서야 합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 개막 첫날, 관람객의 관심은 온통 중국으로 쏠렸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Honor)엔 ‘로봇 스마트폰’을 체험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처음 공개된 ‘아너 로봇 폰’은 후면에 달린 ‘카메라 로봇’으로 눈길을 끌었다. 로봇 팔처럼 스스로 피사체를 따라 움직이며 촬영 각도와 구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너는 개막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직접 개발한 휴머노이드를 무대 위에서 춤추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 유럽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인공지능을 장착한 피지컬 AI 단말기라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중국 기업의 무대”
올해 MWC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다. 개막 전부터 글로벌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 부스로 몰려갔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메인 전시장인 한 홀 상당 부분을 채우며 금융·헬스케어·제조·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노키아 관계자는 “올해 MWC는 사실상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행사처럼 보일 정도”라며 “AI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한 사례를 가장 많이 보여주는 곳도 중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88개 기업이 참가한 중국은 올해 약 350개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로봇, 드론, 산업용 자동화 장비 등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시장 분위기가 한층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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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시장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엔지니어가 원격 장비로 제어하며 시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MWC에 대거 등장한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절박한 상황이 있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북미 시장 진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은 유럽·중동·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중국 내부 시장에서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라스베이거스 CES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국 기업들에 MWC는 글로벌 B2B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유럽 통신사와 중동 기업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WC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중국 기업의 실행력이 놀랍다는 평가다. 노키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개념 단계에 머물렀던 피지컬 AI 기술을 불과 1년 만에 실제 제품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아너 로봇 폰’만 해도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장착됐다. 고성능 CPU·GPU와 강화된 NPU를 결합해 영상 인식과 피사체 추적, 사용자 행동 패턴 학습 등을 클라우드가 아니라 스마트폰 내부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AI산업, 실험에서 실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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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웨이 부스에 몰려든 관람객들.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은 중국 기업의 부스 앞에서 스마트폰,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MWC가 네트워크 기술 중심 행사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AI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로 바뀌었다”며 “그 변화의 중심에 중국 기업이 있다는 점이 이번 MWC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MWC를 “스마트폰 전시회에서 AI 인프라 산업 행사로 바뀌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통신 산업이 단순한 연결 서비스에서 로봇·자율주행·도시 인프라를 움직이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글로벌 기술 기업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시장 곳곳에는 물건을 옮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차량,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피지컬 AI 기술이 등장했다. 통신 기술이 단순한 데이터 전송 인프라를 넘어 로봇·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MWC의 공식 주제인 ‘IQ(Intelligent Quotient) 시대: AI 중심 지능형 연결’에서도 확인된다. 이동통신 산업의 중심이 연결에서 지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를 가능하게 할 통신 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위성 기반 초연결 네트워크, AI가 네트워크 운영을 자동화하는 AI-RAN, 차세대 무선 규격인 와이파이8(Wi-Fi 8), 그리고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6G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주 기반 통신 기업인 SpaceX의 존재감이 커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윈 쇼트웰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외신도 이번 MWC를 통신 산업의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유럽 기술 연구기관들은 “AI가 산업 전반에 실제로 적용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가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통신 전문 매체들도 올해 MWC를 두고 “AI 실험 단계에서 인프라 경쟁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AI가 개념과 실험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네트워크·데이터센터·위성 통신 등 실제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 AI에 조 단위 투자…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입력2026.03.02. 오후 6:15수정2026.03.03. 오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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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사장 간담회
“AI 시대 적응 못하면 도태
3년안에 6G 표준 완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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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사장이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1일(현지시간) “올해에만 AI 네이티브 전략을 위해 조 단위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취임(지난해 10월)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연 정 사장은 “이동통신사가 사양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비용을 들이더라도 기업을 바꾸는 길을 택할 것”이라며 “AI에 기업이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돼 사멸할 것이고, 경쟁자가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는 지금이야말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SK의 핵심 전략인 ‘AI 풀스택’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AIDC)를 지으려면 땅, 수요, 에너지 그리고 칩이 가장 중요하다”며 “SK그룹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멤버사를 모두 갖추고 있어 ‘아시아의 AI 허브’로 충분히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국에 총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러)를 구축할 예정이다.
AI 모델 전략에 대해선 “글로벌 빅테크가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를 선도하고 있고 우리가 그들과 정면 대결해 이기겠다는 개념은 아니다”며 “실제 수요가 있는 영역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안 문제로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정부 및 기업에 대안을 제시하는 소버린 AI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정 CEO의 설명이다.
차세대 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우군 확보에도 나선다. 정 CEO는 6세대 이동통신(6G)과 관련해 “AI가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은 필수적”이라며 “엔비디아, SK하이닉스 등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6G 표준 완성 시점은 2029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다음으로 이 정도 규모 모델에 도전하는 건 SK텔레콤뿐”이라며 매개변수 519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K1’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퀄컴 글로벌 6G 연합 출범…삼성·LG·통신3사·현대모비스 참여
김채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수정2026.03.03.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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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통신·사물인터넷 등
30여곳 협력해 2029년 상용화
퀄컴이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6’에서 삼성전자,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30여 곳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6G 전략적 연합’을 출범시켰다.
이 연합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기기, 모바일 기기 사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아마존, 구글, 에릭슨,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현대모비스 등이 주요 멤버다. 6G 연합은 오는 2029년까지 6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퀄컴 연합은 6G를 초연결, 광역 감지, 고성능 컴퓨팅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하는 AI 네이티브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차세대 네트워크는 통합 광역 감지 기능을 갖춘 무선 기술과 고성능·고효율 컴퓨팅 기반 가상화 및 클라우드 무선접속망(RAN)을 탑재한다. AI 기반 네트워크 자율화와 엣지·중앙화 데이터 센터를 통해 새로운 AI 워크 로드를 처리하는 구조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6G는 기기, 엣지, 클라우드에 지능을 분산시키는 AI 네이티브 미래의 토대”라며 “6G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6G 연합은 기기, 네트워크, 클라우드 인프라 등 세 가지 핵심 아키텍처 영역에 중점을 두고 협력한다. 참여 기업들은 6G 표준의 적기 개발과 조기 시스템 검증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 분야에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AIDV(인공지능 중심 차량) 관련 미래 기술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퀄컴과 주요 협력 분야는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및 사용자 경험 혁신 △차량-모바일-홈-클라우드를 연결하는 연속적 디지털 경험의 확장 △SDV 환경의 고성능 컴퓨팅 및 실시간 데이터 처리 구현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AI 네트워크 분야에서 통신망은 물론 서버 효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로봇·車 대거 등장…’디바이스=스마트폰’ 공식 깨졌다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5수정2026.03.03.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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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선보여
샤오미는 AI 탑재 하이퍼카 전시
“모바일 생태계 중심, 스마트폰서
피지컬 AI 기기로 빠르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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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부스에 전시된 샤오미의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예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주인공은 스마트폰이었다. 올해 전시장은 완전히 달랐다. 스마트폰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과 나란히 걸어 다니고, 자율주행차가 전시장 안에서 주행 시연을 하며, 매장 직원처럼 관람객에게 말을 거는 서비스 로봇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개막일인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을 찾은 글로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디바이스의 의미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모바일 생태계가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웨어러블 등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간단한 물건을 전달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전시장 중앙에선 산업용 로봇이 물류 작업을 수행하며 공장 자동화 환경을 구현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미는 하이퍼카 콘셉트 모델을 전시장에 배치해 차량 내부 AI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관람객이 차량에 탑승하면 AI가 운전자 상태를 분석하고, 주행 환경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AI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웨어러블과 혼합현실 기기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안경과 AR 기기를 통해 실시간 번역, 작업 지원, 원격 협업 기능을 시연하는 현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장 작업자가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면 장비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작업 지침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부 기업은 이 같은 기기를 “현장 근로자를 위한 AI 단말”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기가 등장하면서 MWC의 전시 성격도 달라졌다. 네트워크 장비와 스마트폰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로봇, 자율주행차, 산업용 자동화 기기 등이 대거 등장하며 ‘디바이스의 범위’ 자체가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이 같은 변화를 강조했다. GSMA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 로봇 역시 모바일 단말의 연장선으로 전시됐다”며 “단말과 네트워크, 클라우드가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연결될 때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무대가 바로 이번 MWC”라고 말했다.
현대차, 이동형 로봇 ‘모베드’ 연내 양산
김보형 기자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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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배송·촬영 등 활용성 다양
피지컬 AI 기업 변신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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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사진)를 연내 생산한다. 지난해 내놓은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에 이어 모빌리티 분야로 양산 로봇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에 로봇 제조 거점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4~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양산형 모델과 활용처 및 생산 방식 등을 공개한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 네 개가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여러 분야에 쓰이는 플랫폼 로봇인 셈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 최대 적재 중량은 47~57㎏이다.
네 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편심 메커니즘’을 적용해 최대 20㎝ 높이 연석과 과속방지턱을 넘을 수 있게 설계됐다. 고급 모델에는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가 장착돼 완전 자율주행도 할 수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배경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당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로봇 청소기를 모베드와 결합하면 뒤집어지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어 더 흡입이 잘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협업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양산을 앞두고 제조업체 및 물류업계에 ‘모베드 제품소개서’를 배포하며 사전 고객 확보에 들어갔다. 새만금에 들어설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에서 모베드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4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제조 시설을 이곳에 짓기로 했다. 다만 새만금 로봇 제조 시설이 2029년 완공되는 만큼 초기 생산은 로보틱스랩이 직접 하거나 협력사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LS비나 “2030년 매출 10억달러 목표”
입력2026.03.02. 오후 6:13수정2026.03.03.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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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코 베트남법인 비전 발표
동남아 넘어 북미·유럽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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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는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에서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30년간의 성장 과정과 비전을 공유했다.
1996년 문을 연 LS비나는 한·베트남 수교 1세대 기업이다. 베트남 경제 개방 초기부터 현지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설립 초기 60억원 규모이던 매출은 현재 1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전선 업체가 해외에 진출해 거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아세안 지역 1위 전선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LS비나는 베트남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베트남전력청(EVN)의 핵심 공급업체다. 현지 전선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초고압 부문에선 약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내수 시장을 넘어 아세안은 물론 유럽과 북미 등으로 수출을 늘려 베트남 최대 전선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과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지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S비나는 2030년 매출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사진)는 “앞으로 30년은 LS비나가 글로벌 톱티어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LS비나의 선전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7조5430억원, 영업이익 27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홈플러스에 1000억 선지원”…김병주, 주택 등 담보로 자금 마련
송은경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수정2026.03.03.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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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 밟은지 1년
법원, 4일까지 연장 여부 결정
산은·메리츠 모두 난색 표하자
MBK가 선제적 자금 투입 약속
청산 땐 채권자 지위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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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생존 갈림길에 섰다. 채권단 의견조회를 마친 법원은 이번 주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사진) 자택 등을 담보로 재원을 마련해 홈플러스에 1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 청산 시 채권자 지위도 내려놓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4일까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채무자회생법상 회생 기업의 회생계획안은 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채권자와 노동조합,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인의 입장을 종합해 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이해관계인을 상대로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과 관련한 의견 조회를 마쳤다.
홈플러스 양대 노조와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되면 곧바로 1000억원의 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전엔 산업은행,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씩 거둬 총 3000억원의 홈플러스 DIP를 마련하자고 했다. 그러나 산은과 메리츠 모두 난색을 보이자 다른 주체들의 DIP 대출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나서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새 관리인 체제하에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메리츠와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하자는 제안도 냈다.
선집행되는 DIP 대출 1000억원은 MBK가 금융회사에서 빌리는 돈으로 마련한다. 김병주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재산이 담보로 활용됐다. 동시에 MBK는 홈플러스에 1000억원을 빌려주며 별도의 담보를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추후 회생절차 연장에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실패하면 DIP 대출 1000억원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기로 했다. MBK의 이 같은 의사는 법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등 정치권에 전달됐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연장 시 슈퍼마켓사업부(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몸값만 총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복수의 인수 후보자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실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 등이 협조해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유암코로 관리인 교체가 이뤄지면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탄력이 붙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공격 설계한 ‘AI 사령관’…하메네이 위치 알고 정밀 타격
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7수정2026.03.03.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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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에 결정적 역할 ‘앤스로픽 클로드’
현대전 양상 바꾸는 AI
위성 영상·신호정보·통신감청…
정보 실시간 분석·시뮬레이션도
美정부 왜 클로드만 고집하나
허위 정보 줄이는 기술에 집중
폐쇄된 보안 환경서 운영 가능
앤스로픽-정부 갈등은 고조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던 배경엔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면 베네수엘라·이란에 대한 미국의 국지전은 생성형 AI의 최대 활용처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I가 현대전 양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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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
2일 외신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 군부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타격 작전은 위성 영상, 통신 감청, 신호 정보(SIGINT), 휴민트(HUMINT), 공개 정보(OSINT) 등이 결합된 복합 정보 분석 체계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주변 군사 인사들의 이동 패턴과 회의 일정, 군사 조직 내 의사결정 흐름 등이 정밀하게 파악된 배경에는 정보 분석 역량의 고도화가 있었다는 평가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 국방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AI 시스템을 해당 작전에 활용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없다. 그럼에도 방산 테크업계에서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작전 준비 과정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최근 몇 년간 생성형 AI를 정보 분석과 작전 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실험을 해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CIA 등이 방대한 군사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민간 AI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클로드가 미국 정부 기관에서 분석용 AI로 시험 사용된 사례가 있고, 트럼프 정부가 엔스로픽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 클로드의 성능을 증명한다”고 해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작전 준비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정보 정리와 시나리오 분석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전은 정찰 보고서, 동맹국 정보 등 수십 가지 데이터가 동시에 들어오기 때문에 인간 분석관만으로는 처리 속도에 한계가 있다”며 “생성형 AI는 이런 정보를 구조화해 작전 장교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 평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AI가 전쟁의 무기가 아니라 작전을 설계하는 참모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 높은 클로드의 ‘역설’
AI업계에선 앤스로픽이 오픈AI와 달리 기업용 시장에 주목한 것이 역설적으로 군사용에 최적화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앤스로픽은 AI 안전 연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모델의 오류와 허위 정보 생성(환각)을 줄이는 기술에 집중해 왔다. 챗GPT, 제미나이가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빠른 확산을 통해 구독을 늘리는 데 집중한 것과 다른 행보다.
AI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기관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폐쇄형 보안 환경에서 AI를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선호하는데 클로드는 이런 요구에 맞게 맞춤형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드의 유용성이 전장에서 입증되면서 미국 정부와 앤스로픽의 긴장 관계는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자사 기술이 살상 무기 개발이나 공격 시스템에 직접 사용되는 것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앤스로픽을 “급진 좌파 기업”이라고 경고하며 연방기관의 클로드 사용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클로드를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AI 모델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클로드 사용 중단 조치에는 일정한 유예 기간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군사 경쟁의 기준이 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는 문제를 넘어 AI를 어떻게 지휘·통제 체계에 통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AI는 전쟁의 무기가 아니라 전쟁을 설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전쟁은 이제 화력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LG “엑사원, 현재 7위…세계 최고 수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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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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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언어·시각 지능 결합한
차세대 멀티모달 AI 모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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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엑사원(EXAONE) 4.5’를 공개했다. 언어 지능과 시각 지능을 결합한 차세대 비전언어모델(VLM)로,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분석해 소통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LG AI연구원과 LG유플러스는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 개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엑사원을 오픈 웨이트 기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델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픈 웨이트는 완전한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AI 학습 과정에서 형성된 가중치를 공개해 개발자가 모델을 자유롭게 맞춤화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LG 측은 현재 K-엑사원의 성능이 오픈 웨이트 기준 글로벌 7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사진 오른쪽)은 “모델 규모를 한층 확대해 엑사원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며 “동급 크기의 오픈 웨이트 모델 가운데 글로벌 최고 성능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LG는 2021년 국내 최초로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1.0을 선보였다”며 “수년간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엑사원 4.5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개발 중인 한국형 휴머노이드 ‘케이팩스(KAPEX)’의 두뇌 역할도 맡는다.
LG는 내년 완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AIDC)를 거점으로 SK그룹과의 ‘AI 풀스택’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왼쪽)는 “파주 AIDC는 수전 용량이 200MW로 수도권 최대 규모이며 GPU를 최대 12만 개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측은 “파주 AIDC를 중심으로 LG전자,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그룹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AI 모델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딥시크, 후속 AI 모델 내놓는다
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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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특화 모델 ‘V4’ 4일 공개
캄브리콘 등 中 AI칩에 최적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개막일(4일)에 맞춰 코딩 특화 모델인 ‘V4’를 공개한다. 캄브리콘 등 중국 칩 제조사의 첨단 제품을 적용했으며,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엔지니어링 작업에 최적화하면서도 추론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V4는 약 1조 개 규모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모델로, 최대 100만 토큰 수준의 긴 문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칩 제조사인 화웨이, 캄브리콘과 협력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딥시크는 V4와 관련해 엔비디아, AMD에 사전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내 반도체 공급업체에 먼저 모델 접근 권한을 부여해 이들이 자사 프로세서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선행 시간’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 같은 전략이 단순한 AI 모델 경쟁을 넘어 추론 단계에서 미국산 AI 칩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내 반도체·AI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지난해 1월 적은 비용과 컴퓨팅 자원으로 고성능을 구현한 ‘R1’ 모델을 출시해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안겼다. FT는 “딥시크가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시작일에 맞춰 새 모델을 공개하는 등 의도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불안한 유가…2월 물가 얼마나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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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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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전망대
이란 기습 공격으로
국제 유가 급등 우려
향후 물가 자극 가능성
1월 국제수지 공개
산업활동동향도 관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최근 물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이번주 발표된다. 반도체 슈퍼 호황의 영향이 반영될 국제수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가데이터처는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오는 6일 발표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상승해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와 일치했다. 물가는 최근 수개월째 2% 안팎의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생활과 직결된 품목의 오름세가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외식 물가는 1월 2.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외식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달 설 연휴를 맞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의장으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물가 관리에 나섰다. 2월 소비자물가에 이런 정부 대책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가는 향후 물가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해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6일 ‘1월 국제수지(잠정)’ 집계 결과를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87억달러로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가 월간 기준 가장 큰 폭의 흑자(188억5000만달러)를 나타낸 데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37억1000만달러)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월에도 수출이 658억5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는 등 무역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간 만큼 1월 국제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처는 4일 ‘1월 산업활동동향’을 공개한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은 호조를 보이지만 건설업이 부진한 현 추세가 바뀔 조짐이 있는지 주목된다. 같은 날 금융위원회는 2026년 1차 가상자산위원회를 열어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주요 내용도 협의할 예정이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전국 5개 단지, 총 5961가구(일반분양 3440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4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해링턴플레이스노원센트럴’(299가구 중 61가구)과 경기 구리시 수택동 ‘구리역하이니티리버파크’(3022가구 중 1530가구) 등이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코스피 6000 시대’ 증시 정책,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입력2026.03.02. 오후 6:03수정2026.03.03. 오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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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통적 통화 정책
출구전략 잘 선택해야
소외주·비상장주까지
불장 온기 퍼지도록
새로운 영양분 필요
3대 신평사 포트폴리오
위상 높이는 것도 과제
코스피지수가 꿈에서나 그리던 6000선마저 넘어섰다. 지난 1년간 상승률은 단연 세계 1위다. 해외 언론도 한국 증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3저 혜택’이 집중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 한국 경제가 주목받은 적이 있지만 증시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지수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려됐지만 ‘그린 슛’(회복 조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BSI가 100을 웃돌면 경기가 좋아질 것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시중 자금도 소비적·담보적·기득권 위주에서 생산적·혁신적·포괄적 금융으로 이동하는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은행 예금과 퇴장했던 뉴 머니가 증시로 유입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부동산에 갇혀 있던 자금도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마지막까지 버텼던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돌아오는 리플럭스 조짐 역시 눈에 띈다.
2009년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언급한 그린 슛은 엄동설한을 딛고 봄날에 돋아나는 어린싹에 비유해 위기 극복의 가닥이 잡힌 때를 의미한다. 금융위기를 맞은 버냉키 의장은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듯 돈을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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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 교체됐는데, 이 시점에 우리도 계엄, 탄핵, 정권 교체가 이어지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작년 6월 어렵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흐트러진 국민의 관심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숨 가쁘게 증시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 증시와 경제가 숨을 쉴 만한 상황까지는 됐다.
비전통적 통화 정책은 후폭풍이 많은 비상 수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그린 슛 단계에서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언제 정상화할 것인가 하는 출구전략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너무 빨리 추진하면 시든 잡초가 된다. 너무 늦으면 곁가지가 무성하게 자라 정작 위기 극복이라는 골든 골 달성이 어렵다.
정부 증시 정책의 성공 여부에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코스피지수가 6000을 넘자 무수히 나오는 곁가지, 즉 비관론부터 전지 작업을 해야 한다. 증시 정책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용이라든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것이 최근 나돌고 있는 대표적인 비관론이다.
전지 작업을 했으면 뼈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새로운 영양분을 줘야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했다. 나머지 코스피지수 편입 종목, 코스닥 상장 종목 그리고 비상장 종목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증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위상을 높이는 과제도 시급하다. 올해 2분기에는 FTSE의 세계국채지수(WGBI),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포트폴리오 지위 정례 평가가 예정돼 있다. 모두 한 단계씩 상향 조정되면 100조원 넘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년 6월 이후 증시 정책은 정부가 주도했다.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우리 경제와 증시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선 모두가 ‘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공공선)’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뉴욕·상하이 증시, 美 고용보고서·소매판매 주목
박신영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2수정2026.03.03.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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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큰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뉴욕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불확실성 외에 인공지능(AI)산업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지난주에만 6% 넘게 급락했다.
사모 신용 불안도 고조됐다. 미국 금융권이 파산한 영국 부동산담보대출 업체 마켓파이낸셜솔루션스(MFS)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확인돼서다. 이 여파로 지난 주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물론, 사모 신용과 연계된 주요 자산운용사 주가가 큰 폭으로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6일 나올 2월 미국 고용보고서는 시장 향방을 좌우할 대형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는 2월 실업률을 4.3%로 추정하고 있다. 비농업 고용은 전달 대비 6만 명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지난달 23일 1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깜짝 상방 요인이었다”며 “이런 흐름이 2월에도 이어진다면 적절한 통화정책에 관한 나의 견해는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보고서와 같은 날에 나오는 1월 소매판매도 중요 지표로 꼽힌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치는 전달 대비 0.2% 감소다.
상하이증시에선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입법·예산 심의를 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4, 5일 개막하는 게 가장 큰 이벤트다. 양회에선 중국의 향후 5년 경제 청사진을 확정한다.
2월 코스피 日평균 거래액 32조 ‘최대’
박주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8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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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이닉스에 10조 쏠려
상장주식 회전율도 28%로 급증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2조2340억원으로, 전달(27조560억원) 대비 19%(5조1780억원) 급증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랠리를 펼친 영향이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서만 약 45% 급등했다. 거래대금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로 쏠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의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2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대금의 33%를 차지했다.
증시의 손바뀜도 활발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지난달 28.0%로, 2022년 4월(35.02%) 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전율은 전달(18.13%) 대비로는 55% 급증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손바뀜이 활발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오르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단기 고점 부담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4배로 과거 평균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PER은 13.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7배”라며 “일단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동성으로 상승하던 국면과 차별화되고 있다”면서도 “이달 말 기업들의 주주총회와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전까지 실적 전망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진한 실리콘투…”과도한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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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9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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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종목!
지난달 17% 넘게 내려
최대고객 구다이글로벌
경쟁업체 인수한 여파
증권가는 “비중 늘릴 때”
글로벌 화장품 유통업체인 실리콘투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핵심 고객사의 이탈 위험이 부각되며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현저한 저평가’라며 비중 확대 전략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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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 주가는 지난달 27일 3.91% 오른 4만38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2월 전체로 보면 17.26% 하락했다. 같은 기간의 코스피지수 상승률(19.52%)과 정반대 흐름이다.
최대 고객사인 구다이글로벌이 실리콘투 경쟁사 한성USA를 인수했다는 소식(2월 3일)이 전해진 여파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 뷰티 브랜드를 거느린 업체다. 북미지역 유통사인 한성USA 인수로 현지 공급망과 운영 인프라를 직접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북미 오프라인 채널에 국내 브랜드를 여럿 입점시킨 한성USA는 지난해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증권가는 실리콘투가 받을 부정적인 영향이 과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실리콘투 매출 중 구다이글로벌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3.6%에 달했지만 미국만 떼어놓고 보면 2.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에서 단일 기업이 K뷰티 물량을 독점 공급하는 건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올해 유럽과 중동 등 미국 외 권역에서 K뷰티 수출을 늘려 나갈 기업은 실리콘투”라고 설명했다.
실리콘투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매출 3093억원, 영업이익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60% 불어났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성과급과 재고자산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며 “올해 1분기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K뷰티 유통사 중 가장 많은 브랜드와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며 “경쟁 심화 및 핵심 고객사 이탈 가능성 때문에 일시 하락한 기업가치가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소부장·현대차그룹 ETF가 톱10 싹쓸이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0수정2026.03.03.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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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주간 수익률
SOL반도체후공정
26% 상승해 1위 차지
KODEX 200에 1조
지수·배당 상품도 인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주 줄줄이 수익률 최상위권에 들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주로 담은 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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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ETF 수익률 상위 10개 목록은 반도체 ETF와 현대차 관련 ETF가 채웠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SOL 반도체후공정’은 25.97% 상승했다. 이 ETF는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이수페타시스 등 반도체 패키징과 품질 테스트 관련 기업 10개를 담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주 상승률만 60.55%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의 인도 공장에 장비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주 비중이 83%인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25.89% 올랐다. ‘ACE AI반도체포커스’(24.08%),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22.75%), ‘TIGER 반도체TOP10’(18.06%) 등도 두 자릿수 주간 수익률을 냈다.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 기업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소부장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총 25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0.8%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비중이 높은 ETF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21.23% 올랐다.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는 21.14%, ‘TIGER 200 경기소비재’는 16.77% 상승했다.
시중 자금은 국내외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배당 관련 ETF에 몰렸다.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엔 1조188억원, ‘TIGER 200’에는 3437억원이 순유입됐다. 미국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1840억원), S&P500을 좇는 ‘TIGER 미국S&P500’(1118억원)에도 1000억원 넘는 돈이 쏠렸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2792억원), ‘PLUS 고배당주’(1679억원), ‘TIME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1673억원) 등도 순유입 상위권이었다.
자산가도 역베팅…곱버스 99억 샀다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8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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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투자 종목
고액 자산가들이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투자하는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달 20~26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99억원어치 순매수해 국내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구조다. 올 들어 두 달간 코스피지수가 44.89% 뛰자 자산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2위는 바이오기업 인벤티지랩(약 90억원)이었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업체다. 최근 호주에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정맥주사제(IV)를 피하주사제(SC)로 바꾸는 기술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LS(56억원), 펩트론(56억원) 등에도 자산가 자금이 몰렸다.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둔 지주사 SK(약 55억원), 한국투자증권 등을 산하에 둔 한국금융지주(약 52억원) 순매수 규모도 컸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수혜 기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달 20~27일 포스코홀딩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철강, 친환경 인프라, 배터리 소재 등 포스코홀딩스 전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등의 정광 공급이 줄면서 글로벌 리튬 가격도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빅테크도 옥석 가리기…1~2년내 압도적 1위 나올 것”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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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고수를 찾아
박연주 미래에셋證 리서치센터장
韓증시, 조정 오더라도
중장기 상승 여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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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내 직업을 대체할까 봐 걱정되시나요? 그럴수록 핵심 AI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46·사진)은 2일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AI가 우리의 삶과 직업,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부터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박 센터장은 10대 증권사의 첫 여성이자 최연소 센터장이다. 2005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정보기술(IT), 배터리, 전기차, AI 등 혁신산업을 담당해왔다. 박 센터장은 “리서치센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기업 분석의 깊이와 범위를 크게 넓힐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의 혁신 기업 투자 과정에서 싱크탱크 역할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AI가 개인과 기업, 국가 차원에서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봤다. 생산성 격차가 곧 소득과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센터장은 “증권사에서 리서치 어시스턴트(RA)를 1년간 훈련시켜야 할 업무도 AI는 단번에 수행한다”며 “지식산업은 물론 육체노동까지 광범위한 산업군이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와 피지컬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오르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선 중장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AI 필수 인프라인 반도체, IT 부품, 전력기기 기업의 실적 개선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지수가 높아 보인다는 이유로 투자를 피하는 건 장기적으로 손해”라며 “10~20% 하락에도 버티거나 비중을 늘릴 수 있을 만큼 확신이 드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검색엔진(알파벳), 업무용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 쇼핑(아마존), SNS(메타) 등 ‘각 분야 1위’ 기업이 모인 이른바 ‘M7’ 안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아직은 기존 경쟁 구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1~2년 안에 이용자 트래픽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것의 1등’에 이익이 쏠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6세 직장인, 반값 아파트 포기하고 4억 대출 받았다가 결국…
입력2026.03.02.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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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아끼는 법
40대 ‘내 집 마련’ 딜레마
상환 능력되면 분양전환 고려할만
생활 인프라 좋은 하남미사
시세차익·상급지 이동 용이
고덕강일, 초기 비용 적지만
시세 급등해도 이익 못누려
매월 내는 임차료는 소멸
원리금 상환은 자산 축적
재산 증식에 목표 있다면
공공임대 조기 분양 추천
Q. 자산 약 2억원을 보유한 46세 직장인이다. 현재 거주 중인 경기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의 조기 분양과 서울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 입주를 두고 고민이다. 미사는 입지가 좋고 즉시 매도가 가능하지만 대출 이자 부담이 크다. 고덕 강일은 대출 부담이 작고 서울 입지지만, 월 토지 임차료와 10년 거주 의무가 있다. 거주 안정성과 향후 자산 가치를 모두 고려할 때 어느 쪽이 더 현명한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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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의뢰인의 사례는 40대 중반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의 첫 단추를 끼울 때 전형적으로 겪는 깊은 딜레마를 보여준다. 자산 증식(투자)이라는 목표와 거주 안정이라는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뢰인이 고민하는 두 선택지인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과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반값 아파트) 분양은 단순히 지역 및 가격의 차이를 넘어 유동성과 자산화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른 주택이다. 따라서 주택 매수의 궁극적인 목적을 먼저 정해 의사결정의 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
우선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은 ‘유동성’과 ‘자산 성장’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지닌다. 일반적인 신규 분양 아파트와 달리 공공임대는 그동안의 실거주 기간을 인정받아 분양 전환 직후 곧바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원할 때 언제든 즉시 매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상급지로 갈아탈 수 있는 강력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또한 하남 미사 중심지구는 교통, 학군, 상권 등 생활 인프라가 완성된 상태다.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프리미엄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상승 사이클이 도래했을 때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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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은 철저하게 ‘거주 안정성’에 방점이 찍혔다. 강동이라는 서울의 우수한 행정구역과 지하철 9호선 연장이라는 확실한 호재를 품고 있음에도 초기 진입 비용이 3억5000만원 선으로 매우 낮은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주택 가격 상승의 핵심 동력인 ‘토지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고 건물만 보유하는 반쪽짜리 소유권이라는 점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더라도 그 상승분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또 10년이라는 긴 의무 거주 기간에 묶여 자산의 환금성이 극도로 제한된다.
의뢰인 입장에서 가장 고민스럽고 두려운 부분은 하남 미사 선택 시 발생하는 막대한 대출 부담이다. 예상 분양가 6억원을 기준으로 4억5000만원의 대출(금리 연 4.5%,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가정)을 일으키면 매월 은행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228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고덕 강일은 2억원 대출에 대한 원리금(약 101만원)과 매월 납부해야 하는 토지 임차료 40만원을 합쳐도 월 141만원 수준이다. 두 선택지 간 매월 80만원 이상의 뚜렷한 현금 흐름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핵심 포인트가 있다. 하남 미사를 위해 매월 추가로 부담하는 80만원은 허공에 사라지는 비용이 아니라 내 집의 지분을 늘려가는 ‘강제 저축’이자 자산 축적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반면 토지임대부주택에 매월 내는 40만원의 임차료는 대출을 모두 상환한 뒤에도 따라붙는 ‘소멸성 비용’이다. 장기적인 자산 형성 관점에서 보면 이 80만원의 차이가 훗날 자산 규모의 단위 자체를 바꿔 놓을 결정적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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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전문위원
결론적으로 의뢰인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추천할 만한 해법은 현재의 소득과 지출 통제를 통해 대출 상환 능력이 뒷받침된다는 전제하에 ‘하남 미사 분양 전환’에 집중하는 것이다. 반대로 더 이상의 주거지 이동 계획이 전혀 없고, 대출 이자로 인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 편한 장기 실거주가 인생의 최우선 가치라면 고덕 강일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삶의 우선순위에 따른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리=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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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녀 출산 앞둔 부부 ‘신생아 특공’ 눈여겨볼 만
오유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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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ABC
정부, 공공·민영 청약 모두
별도 물량 배정하기로
생애최초 특공 비중은 축소
첫 자녀 계획을 가진 무주택 가구는 ‘신생아 특별공급’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공공·민영주택 모두 별도 물량이 배정돼 경쟁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관련 의견 수렴을 마친 뒤 상반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 예고해 3일까지 관련 의견을 받는다. 개정안은 신혼부부에게 할당된 청약 물량을 조정하고 신생아 특공을 독립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향후 생애최초 특공 비중은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신혼부부 특공은 혼인 7년 이내(예비부부 포함)인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배정하는 제도다. 민영과 국민주택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신혼부부 혹은 비혼 등의 경우라도 아이를 처음 낳기로 결정한 사람을 신생아 특공으로 보호해 출산 자체를 장려하는 게 취지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2세 미만 자녀(임신·출산·입양 포함)가 있는 가구가 대상이다.
신생아 특공은 그동안 공공분양 주택에서만 별도로 운영됐다. 민영주택 청약 때는 신혼부부 특공 23% 물량 중 신생아 가구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었다. 개정안에선 일정 소득 요건에 따라 신생아 특공 10%, 신혼부부 특공 15%와 같이 별도로 유형을 나눈다. 국민주택도 기존 30%이던 신혼부부 특공 물량을 신생아 15%, 신혼부부 20%로 구분한다. 당첨자는 소득 구간별로 나눠 100% 추첨 방식으로 선정한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부부 중 한 명은 신혼부부 특공, 다른 한 명은 신생아 특공에 청약하는 전략도 가능해진다. 두 명 모두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쪽으로 배정된다.
‘미사일 부품’ 강자 단암시스템즈 “英·佛 방산기업 납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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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2. 오후 5:54수정2026.03.03. 오전 12:42
발사체 모니터링 장비 국산화
가성비 내세워 유럽 수출 추진
한화와 차세대 항재밍 장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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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무기와 위성 발사체에 들어가는 통신·항법 장치를 제조하는 단암시스템즈는 방위산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통한다. 1978년 지대지 유도탄인 ‘백곰’ 개발에 참여해 발사체의 비행 궤적과 동작 상태 등을 확인하는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를 국산화했다. 이후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와 지대공 미사일 ‘천궁’ 등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이성엽 단암시스템즈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텔레메트리는 40년간 무결점 품질을 유지해 한국 유도무기 발전에 기여했다”며 “방산 대기업과 원팀을 꾸려 K방산 수출 증대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 성장 비결로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꼽았다. 전체 직원의 60%를 R&D 인력으로 뽑아 텔레메트리와 항재밍, 우주항공 분야로 연구소를 나눴다. 세분화한 R&D를 통해 대표 제품인 텔레메트리를 고객사별로 개발하고 가격도 경쟁사의 75% 수준으로 낮췄다. 이 대표는 “규격화된 제품을 파는 경쟁사와 달리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것이 또 다른 차별점”이라며 “영국, 프랑스 등의 방산 기업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하는 항재밍 사업에서는 차세대 전차와 장갑차에 들어갈 상태감시시스템(HUMS)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이 장비 고장 시점을 예측해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다연장로켓 ‘천무’에 들어가는 항재밍 장치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산화해 수출했다”며 “상생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여러 접점을 살피고 있다”고 했다.
항공우주 사업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암시스템즈는 나로호와 누리호 등 주요 발사체에 들어가는 항공전자 부품의 90%를 책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등 국내 민간 발사체 기업에도 항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더넷 스위치(네트워크 단위를 연결하는 통신장비), 비행제어컴퓨터 등 고가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30년 매출 16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춰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ST “물로 데이터센터 발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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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2.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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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6’ 액침냉각 장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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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가 오는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에서 차세대 액침냉각 장비(사진)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장비는 데이터센터의 컴퓨터 서버를 액체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발열을 잡는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공랭식 장비보다 전기료를 40%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해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는 이중화 설계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덧붙였다. 기기가 고장 나면 예비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데이터센터가 멈추는 불상사를 사전에 차단한다.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모듈을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통상 개별 통제가 불가능한 데이터센터는 발열을 잡기 위해 모듈 전체를 냉각해야 해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GST의 액침냉각 장비는 모듈 각각의 발열 상황에 맞춰 냉각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모듈형 구성을 활용해 고객사마다 다른 데이터센터에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앞서 2024년 GST는 LG유플러스와 액침냉각 장비 사업에서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GST의 액침냉각 장비를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평균 연봉이 ‘9000만원’…삼성·애플도 줄 서는 회사 비결은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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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뜨는 칩 테스트업체
장인 손끝이 만든 초격차
‘슈퍼을’ 된 반도체 검사기업
리노공업, 작년 48% 영업이익률
ISC, 메모리 검사 시장 90% 장악
숙련공이 테스트 공정 핵심 담당
“로봇 이기는 기술력이 경쟁력”
불량 반도체 칩을 걸러내는 후공정 업체가 반도체 호황의 숨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이후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화에서 수율로 이동하면서다.
특히 리노공업과 ISC 등 대체 불가능한 반도체 테스트 부품사가 압도적인 기술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부품을 다루는 장인의 손기술이 ‘한국형 슈퍼을’로 자리잡은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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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점유율로 최대 실적
2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용 핀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지난해 매출 3725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으로 4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것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사인 ISC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22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7억원에서 600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7.3%로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10% 안팎인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테스트 핀과 소켓은 반도체의 최종 성능과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양산 전 품질과 신뢰성을 검증해 불량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수율이 결정된다.
리노공업은 웨이퍼 테스트용 초정밀 테스트 핀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위의 다이를 전기적으로 검사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 불필요한 패키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시스템반도체 검사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만 1000곳이 넘는다.
ISC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 검사용으로 쓰이는 러버 소켓 시장의 90%를 장악한 글로벌 1위 업체다. 러버 소켓은 실리콘·고무 내부에 도전성 입자가 완충작용을 하며 칩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단자 간격이 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공정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봇도 넘보지 못하는 숙련 기술
반도체산업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검사 부품 분야는 여전히 ‘장인의 영역’으로 통한다. 두 회사 모두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최종 조립과 핀 배열 보정은 숙련공이 담당하고 있다. 테스트 부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여서 칩마다 패키지 구조와 단자 배열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리노공업과 ISC의 제품 종류는 각각 3만 개, 2000개에 이른다. ISC 관계자는 “핀의 높이, 각도, 탄성이 미세하게만 달라도 접촉 저항이 변한다”며 “숙련된 작업자의 미세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리노공업이 연구소와 생산 공장을 모두 부산에 둔 것도 원활한 협업을 통해 숙련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2024년 기준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은 8988만원으로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1등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노공업은 2000억원을 들여 부산 강서구에 기존의 두 배 규모인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숙련 인력 2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초미세 소켓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ISC는 지난해 45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생산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앞으로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 이후 검사 정밀도가 반도체 수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숙련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후공정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연봉이 ‘9000만원’…삼성·애플도 줄 서는 회사 비결은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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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뜨는 칩 테스트업체
장인 손끝이 만든 초격차
‘슈퍼을’ 된 반도체 검사기업
리노공업, 작년 48% 영업이익률
ISC, 메모리 검사 시장 90% 장악
숙련공이 테스트 공정 핵심 담당
“로봇 이기는 기술력이 경쟁력”
불량 반도체 칩을 걸러내는 후공정 업체가 반도체 호황의 숨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이후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화에서 수율로 이동하면서다.
특히 리노공업과 ISC 등 대체 불가능한 반도체 테스트 부품사가 압도적인 기술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부품을 다루는 장인의 손기술이 ‘한국형 슈퍼을’로 자리잡은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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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점유율로 최대 실적
2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용 핀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지난해 매출 3725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으로 4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것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사인 ISC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22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7억원에서 600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7.3%로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10% 안팎인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테스트 핀과 소켓은 반도체의 최종 성능과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양산 전 품질과 신뢰성을 검증해 불량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수율이 결정된다.
리노공업은 웨이퍼 테스트용 초정밀 테스트 핀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위의 다이를 전기적으로 검사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 불필요한 패키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시스템반도체 검사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만 1000곳이 넘는다.
ISC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 검사용으로 쓰이는 러버 소켓 시장의 90%를 장악한 글로벌 1위 업체다. 러버 소켓은 실리콘·고무 내부에 도전성 입자가 완충작용을 하며 칩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단자 간격이 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공정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봇도 넘보지 못하는 숙련 기술
반도체산업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검사 부품 분야는 여전히 ‘장인의 영역’으로 통한다. 두 회사 모두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최종 조립과 핀 배열 보정은 숙련공이 담당하고 있다. 테스트 부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여서 칩마다 패키지 구조와 단자 배열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리노공업과 ISC의 제품 종류는 각각 3만 개, 2000개에 이른다. ISC 관계자는 “핀의 높이, 각도, 탄성이 미세하게만 달라도 접촉 저항이 변한다”며 “숙련된 작업자의 미세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리노공업이 연구소와 생산 공장을 모두 부산에 둔 것도 원활한 협업을 통해 숙련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2024년 기준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은 8988만원으로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1등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노공업은 2000억원을 들여 부산 강서구에 기존의 두 배 규모인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숙련 인력 2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초미세 소켓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ISC는 지난해 45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생산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앞으로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 이후 검사 정밀도가 반도체 수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숙련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후공정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케어 “세계 최소 혈압계 하반기 출시”
입력2026.03.02. 오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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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모니터 크기 혈압계
손목시계 형태로 소형화
측정 혈압 최대치도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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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100원 크기의 초소형 혈압측정계를 개발 중입니다.”
이동화 참케어 대표(사진)는 2일 “애플, 가민 등 스마트 워치를 제조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 참케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커프형 혈압계 ‘H2-ABPM’을 만든 업체다. 병원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모니터 크기의 혈압계를 무게 46g의 손목시계로 옮겨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혈압계 제작에 나섰다.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초소형 혈압계는 광혈류측정(PPG) 센서를 이용한 방식이다. 하지만 최대로 잴 수 있는 혈압의 범위가 180㎜Hg를 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병원 현장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케어가 개발한 초소형 혈압계는 필름형 압력센서를 이용한다. 최대 260㎜Hg의 혈압까지 측정할 수 있다. 센서가 동맥 위를 눌러 직접 동맥벽의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형태의 혈압 측정법이다. 센서의 위치와 압력의 정도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차이 난다는 단점이 있어 일반 소비자용 혈압계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다만 이 대표는 “두 개의 센서를 이용해 하나의 센서는 맥파를, 다른 하나는 피부의 밀착도를 측정한다”며 “두 센서의 값을 AI로 보정하면 측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혈압계의 정확도는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는 커프형 혈압계 대비 약 95%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CES 2026’에 참석해 애플, 구글, 가민 등 스마트 워치를 제조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며 “이들은 자사의 스마트 워치 시곗줄에 혈압센서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한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현재 개발한 센서 모듈의 크기는 가로 2㎝ 세로 4㎝다. 이 대표는 “일본의 글로벌 전자부품 제조기업 무라타제작소와 협업 중”이라며 “현재보다 더 작은 센서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절반 크기인, 100원짜리 동전 크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티씨노 “암세포 자가포식 막는 항암제 개발”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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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선 대표의 모달리티 확장
자가포식 단백질 없애
에너지 공급 루트 차단
日 경쟁사 오노 신약보다
적은 투여 횟수로도 효과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저분자 화합물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확장한다. 표적단백질분해(TPD) 프로탁(PROTAC) 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두 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세포 자가포식(오토파지)의 핵심 단백질인 ‘ULK1/2’를 표적으로 한 프로탁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전략까지 병행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항암 영역을 정조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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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포식 개시 단계 직접 분해
박찬선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일 인터뷰에서 “ULK1/2 프로탁을 중심으로 기존 항암제의 내성 기전을 차단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ULK1/2는 자가포식이 시작되는 상위 단계의 핵심 단백질이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내부 자원을 분해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암세포는 항암 치료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씨노가 개발한 ‘TXN12923’은 기존 저해제와 달리 ULK1/2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는 프로탁 항암제다. 프로탁 항암제는 암세포가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만 골라서 제거한다. 박 대표는 “기존 저해제는 단백질 활성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만, 프로탁은 단백질을 아예 삭제해 내성 발생 확률을 낮추고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TXN12923은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기존 저해제와 달리, 표적 단백질을 분해한 뒤에도 파괴되지 않고 재사용되는 촉매적 작용을 한다. 박 대표는 “약물 한 분자가 여러 개의 타깃 단백질을 연속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하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개발 중인 ULK1/2 저해제 ‘DCC-3116’과의 비교 동물실험에서 TXN12923은 경쟁력을 확인했다. DCC-3116이 100㎎/㎏ 용량을 하루 두 번(BID) 투여해야 하는 데 비해 TXN12923은 이보다 적은 용량을 하루 한 번(QD)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동등 이상의 항암 활성을 입증했다. DCC-3116 투여군에서는 당뇨 연관 증상과 비슷한 대사 이상 부작용이 관찰된 반면, TXN12923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티씨노는 ULK1/2 프로탁을 단독요법보다는 병용요법 중심 자산으로 포지셔닝했다. 적응증으로는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이 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및 KRAS 변이암은 표적항암제가 존재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저항성이 빠르게 나타난다. 티씨노는 표적항암제를 투여받은 암세포의 자가포식이 활성화되며 저항성 기전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티씨노는 내년까지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ADC 저항성 대응…듀얼 페이로드 전략
ULK1/2 타깃 전략은 EGFR과 KRAS뿐 아니라 고형암 전반으로 병용을 확장할 수 있다. 티씨노의 두 번째 축은 ULK1/2 프로탁을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개발이다. 최근 ADC 치료 이후 자가포식 증가가 저항성 기전으로 보고되는 만큼, ULK1/2 프로탁을 병용하거나 페이로드로 접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형태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티씨노가 개발하는 듀얼 페이로드는 한쪽에 임상적으로 검증된 Top1 저해제를, 다른 한쪽에는 ULK1/2 프로탁을 결합하는 구조다. ADC는 암세포만 골라 추적하는 항체와 ‘폭탄’ 역할을 하는 페이로드(약물),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ADC에 투여된 약물 중 실제 암세포 안으로 전달되는 비율이 제한적인 만큼, 적은 양으로도 반복적으로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활용하는 접근이 기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ULK1/2 표적 화합물을 중심으로 모달리티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항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메탈카드사 코나아이 “세계 1위 회사 될 것”
입력2026.03.02.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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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코나아이가 세계 최대 메탈카드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일 코나아이에 따르면 이 회사 조정일 대표는 지난달 26일 ‘글로벌 메탈카드 세계 1위’라는 비전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메탈카드는 플라스틱 대신 티타늄 같은 금속 소재로 제작한 카드다. 코나아이는 이 메탈카드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 3089억원, 영업이익 88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조 대표는 올해 ‘메탈카드 시장의 글로벌 제패’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모바일 결제는 보완재일 뿐, 카드는 결제의 근간으로 남을 것”이라며 “코나아이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드 산업을 고급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글로벌 메탈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을 지목했다. 문화 산업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조 대표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소외된 감성을 찾기 위해 자연과 문화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확신으로 더한옥헤리티지 호텔 등 공간과 문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유여행객 급증에 한숨 돌린 면세점
입력2026.03.02. 오후 5:18수정2026.03.03.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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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면세점업계의 희망
1~2월 매출 전년比 20%대 증가
시내면세점 방문객 1년간 최대
이달 BTS 컴백 공연도 호재
“씀씀이 작아도 수익성에 초점”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면세점업계가 개인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다. 자유여행객(FIT)들이 면세점에서 지출한 돈이 1년 만에 20% 이상 증가하면서다. 이달에는 군 복무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의 복귀 무대까지 예정돼 있어 면세점들의 실적 기대감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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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주요 면세점의 FIT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올 들어 두 달간 FIT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각각 31%와 26%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유여행객을 중심으로 하는 면세점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월 방한객이 126만566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여행객들의 발길이 시내면세점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1년간 시내면세점을 찾는 해외 여행객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시내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한 외국인 방문객 수는 45만4345명으로 작년 1월(30만9235명)과 비교해 46.9%가 늘었다.
면세점들은 방한 외국인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엔 서울 명동 본점의 스타에비뉴를 미디어 아트 중심의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개편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에 선물 전용 매장인 ‘K뮤지엄 & 기프트’ 매장을 개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7월 서울 명동점을 K패션과 K푸드 등을 중심으로 재단장하며 해외 관광객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로는 한국 디자이너브랜드인 김해김과 스트리트 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 아크메드라비와 아웃도어 브랜드인 누크피터 등을 들였다.
현대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뷰티 체험존 ‘AI 뷰티 트립’을 운영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외교적인 이유로 일본 여행을 꺼리는 영향으로 최근들어 중화권 특수를 많이 누리고 있다”며 “오는 21일 BTS의 서울 컴백 공연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들은 자유여행객들의 씀씀이가 단체여행객이나 중국의 보따리상(다이궁)보다 덜하다는 데 아쉬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은 1091만명으로 전년 대비 16.9% 늘었지만 정작 매출은 9조3333억원으로 16% 감소했다”며 “매출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자유여행객들 맞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속성장 시대 막내린 中…시험대 오른 ‘시진핑 1인 체제’
입력2026.03.02.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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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INSIGHT
4·5일 개막하는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관전 포인트
사상 첫 ‘4%대 성장률’ 내놓을까
경기둔화·내수 위축에 수출전망 불확실
5% 이하 낮출땐 자금이탈 등 후폭풍
지방채 발행·인프라 투자로 방어 나설듯
AI·로봇 등 기술 패권 주도 승부수
국가발전계획,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
중장기 전략의 연속성·집행력 공고히
習, 내년 4연임 결정…1인 체제 강화
권력 안정 위해 軍 숙청 계속될지 주목
국방비 3년 연속 7%대 늘려 軍 현대화
대만 문제엔 외부 간섭 배제 강조할 듯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정책 자문기구인 정협과 입법 기관인 전인대를 아우르는 양회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정책 기조를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자리다. 올해 양회에선 성장 방어, 기술패권 장악, 체제 안정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첫 4%대 성장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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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양회의 핵심 중 하나다.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공개하는데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 기조, 지방채 발행 규모 등이 성장률 목표치에 따라 좌우된다.
2023년부터 양회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는 줄곧 ‘5% 안팎’이었다. 매년 목표치도 달성했다.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 둔화, 내수 위축, 길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이 맞물려 구조적 난제가 두드러져서다. 여기에 세계 질서 재편을 노리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베이징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4.5~5%다. 중국은 건국 이후 단 한 번도 성장률 목표치를 5% 아래로 제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31개 지방정부 중 20곳 이상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했다. 경제 규모 상위 10개 지방정부 중 8곳도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췄다.
다만 5% 안팎이라는 유연한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올해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첫해다. 성장률 목표를 5% 아래로 낮추면 중국 지도부가 감수해야 할 정치·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4%대 성장률 목표는 그간 중국의 고속 성장 국면이 막을 내렸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자신감 약화로 인식돼 증시 변동성 확대,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 등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책 여지를 남기는 성장률 목표 범위를 내놓고, 지난해 4%로 확대된 재정적자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채 발행 확대와 인프라 투자 강화로 5% 안팎의 성장률 달성을 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제 감면, 전략 산업 투자 확대, 지방정부 부채 관리 등 정책 패키지를 활용해 소비 진작을 꾀할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 40%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굴기 ‘법제화’
올해 양회에서 확정할 15차 5개년 계획에는 성장 둔화와 글로벌 질서 재편 속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 명확하게 담긴다. 과학기술 자립, 첨단 제조업 강화, 공급망 안정 등의 선언적 목표를 넘어 ‘중속(中速) 성장’ 속 신산업 정책의 기틀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택될 국가발전계획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인 5개년 계획의 수립, 심의, 승인, 집행, 감독 전 과정을 규정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장기 경제 청사진인 5개년 계획을 당의 건의와 국무원의 편성, 전인대의 승인이라는 정치·행정 절차에 따라 운영해 왔다. 산업화, 도시화, 첨단기술 육성 등의 국가 전략을 당내 규정이나 정책 문서 형태로 관리했다.
이런 국가 발전 계획 체계를 올해 양회를 통해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식 경제 운영 모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대한 제도 변화라고 보고 있다. 70여 년간 이어져온 계획 체계를 처음으로 법적인 틀 안에 편입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는 장기 발전 전략을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는 미·중 첨단기술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 중장기적인 구조 전환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 발전 청사진 수립을 위한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계획 수립 과정의 절차적 기준을 명문화하면 정책 연속성과 집행력, 감독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략 산업 육성 정책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 절차 정비를 넘어 중국식 거버넌스 구조를 한 단계 더 제도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통신 등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 투자를 더욱 강화해 단순한 산업 정책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 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 굴기가 부각되지만 첨단기술이 중국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발적인 혁신과 투자만으로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대만 이슈엔 강경
중국 정부의 외교 기조도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4월 2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중 글로벌 전략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양회 때 천명되는 관세·기술 통제·공급망 재편에 관한 중국의 대응 원칙이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내정 간섭에 날 선 비판을 이어왔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관계가 양국에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양회에서도 상호 존중과 충돌 회피 기조 아래 핵심 이익을 수호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과거에 비해 선명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 반대를 강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외 개방 기조는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 외국인 투자 유치와 수출 다변화를 동시에 챙기기 위해서다.
시진핑 1인체제 공고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1인 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 주석의 4연임 여부는 내년 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결정된다. 대회를 1년 남짓 앞두고 이미 사정 작업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올초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숙청된 군부 2인자 장유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에 대한 후속 처리도 올해 양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는 시 주석의 권력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국방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방비를 3년 연속 7% 이상 늘리며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은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다. 재정지출과 함께 국방지출을 꾸준히 확대하며 정치·군사·경제 정책을 결합한 국가 운영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양회는 경제 회복, 기술 자립, 정치 안정, 외교 기조의 중심축이 어떻게 기능할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및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향후 중국 정책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인 데다 중국 경제 역시 구조적인 변곡점에 놓여 있어 올해 양회는 특히 더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단독] “믿었던 슈퍼개미였는데…” 4억 올인 70대 ‘피눈물’
입력2026.03.02. 오후 5:41수정2026.03.03. 오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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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슈퍼개미가 AI 조작?
노후자금 털리는 고령층
60대 이상 피싱 피해 9년새 4배 증가
종목추천 허위 영상 유포
가짜 MTS로 입금 유도
고령층 노린 신종피싱 활개
“AI범죄 대응위해 법 손봐야”
“기관투자가들에게만 조언하는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직접 추천한다기에 믿었습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박권식 씨(70)는 최근 몇 달간 유튜브에서 본 주식 추천 방송을 믿고 4억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박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내려받고 투자금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매일 5~25%의 수익이 쌓였고, 원금의 10배에 달하는 수익률이 표시됐지만 이는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 프로그램이었다. 박씨는 노후 자금을 모두 잃고 앱 접속이 차단된 뒤에야 사기임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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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AI 딥페이크·MTS
인공지능(AI)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투자 전문가 영상과 조작된 모바일 MTS 등을 통한 신종 피싱이 고령층을 파고들고 있다. AI 조작 영상·앱·메신저 상담 등을 묶은 ‘통합형 사기’가 확산하면서 60대 이상 피싱 피해는 최근 10년 새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범죄 수법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지만 고령층을 보호할 예방·차단 장치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반부패·중요경제범죄수사대는 박씨 사건을 지난달 대구강북경찰서에서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피의자들은 12개 텔레그램 아이디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아직 신원이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직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피싱 조직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한 전문가의 얼굴과 음성을 AI로 합성해 종목 추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속 인물은 “직접 분석한 전략과 종목 리스트를 공유한다” “선착순 공개” 등과 같은 말로 투자를 유도하며 자체 제작한 가짜 MTS 설치를 권유했다. 돈을 입금하라고 안내한 계좌는 피싱 조직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이었다.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익 그래프와 잔액이 늘어나는 것처럼 표시돼 피해자의 의심을 피했다.
지난해에는 ‘슈퍼개미’로 알려진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등을 사칭한 AI 조작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기도 했다. 당시 남 대표는 “나를 사칭한 투자 영상이 퍼지며 피해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범죄자가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60대 피싱 피해 증가폭 가장 커
수사기관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60대 이상 피싱 피해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피해는 2016년 1720건에서 2025년 7294건으로 약 4.25배로 늘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으로 범죄 실행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기망하기 쉬운 고령층이 새로운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고령층의 투자 관심이 높아진 점도 피해 확산 요인으로 꼽힌다.
범죄자들은 종목 추천 영상, 상담원 프로필 사진, 수익 그래픽, 가짜 앱까지 AI로 단시간에 대량 제작·유포한다. 특히 AI로 만든 가상 인물을 프로필 사진으로 내세운 뒤 “해외여행을 다니며 여생을 보내도 되겠다” “나도 같은 종목에 투자해 남편 몰래 돈을 벌었다”는 식의 일상 대화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투자 성향과 자산 상황을 파악한 뒤 추가로 입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텔레그램 상담 조직원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과 친밀감을 형성하며 피해를 키웠다.
법조계에서는 AI 기반 범죄에 대응할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지훈 법무법인 심앤이 변호사는 “최신 AI로 제작된 가짜 영상은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조차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며 “지금은 금융·수사기관 사칭 계좌만 긴급 동결이 가능한데, 투자 리딩방 등 AI를 활용한 신종 범죄에도 경찰이 선제 개입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반수생 10만명 달할 듯…2011년 이후 역대 최다 전망
입력2026.03.02.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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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로 의대 모집 늘고
내신 9등급제 올해 종료 영향
2027학년도 대입에서 상위권을 중심으로 ‘반수’ 수험생이 역대 최다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입시업계 전망이 나왔다. 반수는 대학에 입학한 재학생이 학업을 병행하거나 휴학한 상태에서 다시 대입에 도전하는 것을 뜻한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반수생이 1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학년도(9만2390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관련 통계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대입 재도전 사례가 증가한 데다 입시 제도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수생 규모는 2022학년도 8만2006명, 2023학년도 8만1116명, 2024학년도 8만9642명, 2025학년도 9만3195명, 2026학년도 9만2390명 등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가 내신 9등급제 적용 마지막 해라는 점도 반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내신 5등급제에서는 일부 상위권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행 내신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가 1등급을 받지만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 이내면 1등급을 받는다. 내신 1등급의 변별력이 떨어져 9등급제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내신 메리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난 점도 반수생 증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원 자격에 제한이 있지만 지역의사제 대상 지역 학생이라면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불수능’ 여파로 기대에 못 미치는 대학에 진학한 수험생이 많았던 점도 반수생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9등급제에서 좋은 내신 등급을 이미 확보한 학생은 대입 재도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의약학 계열 재학생 등이 다시 한번 입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설] 국민연금 수급자 800만…운용수익에만 의존했다간 재앙 올 수 있어
입력2026.03.03.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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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급자가 1988년 도입 후 38년 만에 800만 명(누적 기준)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노령·장애·유족 연금 외에 일시금을 받는 대상자와 과거 수급자 가운데 사망한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인구 6명 중 1명이 국민연금 수혜자에 포함됐다는 얘기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수급자 증가세는 점점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국민연금은 노후 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복지 선진국에서 보듯 수혜자 증가는 당연한 흐름이다. 그렇지만 수급자 증가가 워낙 빠르다 보니 미래 세대도 안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연금공단 전망에 따르면 수급자가 3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4년8개월 걸렸는데 70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2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기금 지출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조정하는 국민연금 모수 개혁을 18년 만에 처음 이뤘다. 그러나 기금 고갈 시점을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가량 늦춘 임시 처방일 뿐이다.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이 되려면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 등에 연동한 자동적인 수급 기준 조정과 기초연금과의 연계 등 추가 개혁이 절실하다. 여야 정치권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상시적인 연금구조 개편을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231조원의 운용 수익을 올렸다. 올해도 두 달 새 160조원을 벌었다. 올해 수익만 따져도 3년 치 연금 지급액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연 4.5%로 가정한 중기 운용 수익률을 지금처럼 2%포인트가량 높이면 기금 고갈을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평가 수익만 믿고 구조개혁을 방치해선 안 된다. 국민연금 안정성에 대한 미래 세대의 불신을 없애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근본 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가 재정 누수 우려가 큰 기초연금 개편에 들어간 것은 긍정적이다. 국민연금도 지속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사설] 강대강 치닫는 미·이란 교전…중동 사태 장기화 플랜 B 마련해야
입력2026.03.03.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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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사흘째 이어지며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목표 달성 시까지 공격하겠다”며 지속적인 보복을 공언했다.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맞대응했다. 친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까지 가세하며 이란 사태는 양측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아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지형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상품·금융 시장은 어제 개장과 함께 ‘오일 쇼크’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개장 직후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로, 4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나며 오름폭이 줄긴 했지만 1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가 장 초반 2% 이상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증시는 휴장일로 열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가늠하는 게 쉽지 않다. 한국은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더구나 이 물량의 95%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지면 에너지 공급 차질은 물론 선박 우회로 인해 해상 운임도 최대 80%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무역협회). 이렇게 되면 신기록 행진을 이어온 우리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2%로 전망하면서 유가 기준으로 잡은 게 배럴당 연평균 64달러다. 그러나 유가가 크게 오르면 2% 성장 달성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고유가·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주말에 이어 어제도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금융 지원과 시장 안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4~5주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플랜 B를 마련해 놔야 한다. 지금은 조기 종전 기대를 접고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천자칼럼] 트럼프의 토요일 기습 작전
윤성민 기자
입력2026.03.03. 오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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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전쟁의 일대 전환점은 1776년 트렌턴 전투다. 조지 워싱턴의 대륙군은 영국군에 연전연패하며 와해 지경까지 몰렸다가 이 전투 대승을 발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워싱턴 군대는 눈보라 속에서 병력 2400명을 이끌고 얼음덩어리가 떠다니는 델라웨어강을 건너 영국군이 고용한 독일 용병 헤센 군대를 쳤다. 불과 한 시간 남짓한 짧은 공격 끝에 포로로 잡은 적만 1000명에 달했다. 전투가 벌어진 시간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새벽. 전날 밤늦게까지 크리스마스 파티로 곤드레만드레 곯아떨어진 용병 군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베트남전쟁 중 가장 유명한 기습 작전은 구정(베트남어로 뗏) 대공세다. 1968년 1월 30일 밤~31일 새벽 사이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남베트남 전역의 100여 개 도시와 군사기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암묵적 관례대로 구정연휴는 휴전 기간이라고 여기고 병력의 절반이 고향을 방문한 남베트남군과 미군이 단단히 허를 찔렸다.
중동전쟁에서 연전연승하던 이스라엘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때가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른바 ‘욤 키푸르’전쟁이다. 유대교에서 가장 경건한 명절로 라디오·TV 방송도 중단하고 운전조차 금지된 ‘속죄일’(욤 키푸르)을 노린 이집트·시리아 연합군의 기습으로 개전 초 이스라엘 17개 여단이 궤멸했다. 그로부터 딱 50년 뒤인 2023년 10월 6일, 이번에도 유대력상 7대 절기 중 하나인 명절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국경을 밀고 내려온 게 현 가자전쟁의 발단이다.
명절이나 종교적 기념일, 휴일은 군 경계가 가장 느슨해지는 때다. 요즘 이 방심 상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해 6월 21일 이란 핵시설 벙커버스터 공습, 올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체포 그리고 지난달 28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제거 사건은 모두 토요일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 이쯤 되면 쿠바 등 트럼프의 다음 타깃으로 꼽히는 국가 권력자들은 주말 노이로제에 걸릴 법하다. 물론 우리에게도 쓰라린 기억이 있다. 1950년 6월 25일도 일요일이었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램을 사고파는 ‘램테크’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중고나라가 최근 3개월(2025년 11월~2026년 1월) 거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메모리 관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범용 D램인 ‘DDR4’ 거래량은 322.8%, ‘DDR5’는 527.4% 증가했다.
◇중소 IT업체 도산 위기
메모리값 상승을 제품가에 전가하거나 떠안지 못하는 중소 IT업체는 도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는 메모리 가격 급등 여파로 신제품 출시를 취소하고 이달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이 지웨이와 ITHome 등 현지 IT 매체에 따르면 메이주는 지난 1월 행사에서 차세대 모델 ‘메이주 22 에어’ 출시를 취소하며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 계획에 중대한 걸림돌이 됐다”고 밝혔다.
메모리플레이션은 PC,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자동차산업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인다. 차량용 메모리 품귀가 심화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것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로 주로 활용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D램의 1월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45% 급등했다.
중국 전기차 회사인 리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비용 압박은 원자재가 아니라 최근 미친 듯이 오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올해 내내 자동차에 엄청난 원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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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제공
CPU·인쇄회로기판도 품귀…노트북 가격 밀어올린다
1분기 공급 부족 절정 달할 듯…노트북 출하량 14.8% 감소 예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각종 반도체와 부품을 빨아들이면서 소비자용 시장 기기들에 들어가는 부품으로까지 공급난이 확산하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인쇄회로기판(PCB) 등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 가격도 줄줄이 급등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키뱅크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서버용 CPU 가격을 최대 15%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CPU는 인도에 걸리는 시간이 과거 8~10주에서 최근 24주 이상으로 늦어지는 등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증했다.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은 생성형 AI 구동을 위해 인텔에 대규모 CPU 주문을 넣었지만,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최근 “데이터센터에서 CPU ‘쇼티지’(품귀)가 발생하고 있으며, 올 1분기 공급 부족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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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CPU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컴퓨터용 CPU도 영향을 받는다. 서버용 제품이 생산라인을 잡아먹으면, 컴퓨터용 CPU 생산에 할당되는 물량이 줄어 가격이 덩달아 뛴다. 이에 따라 업계는 CPU 가격 급등이 컴퓨터 가격을 밀어 올려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PU는 노트북 원가의 15~30%를 차지하는 가장 비싼 부품이다. 트렌드포스는 “결국 CPU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올 1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4.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컴퓨터용 CPU 가격을 10% 올린 인텔이 조만간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세계 1위 CPU 제조사인 인텔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서버용 CPU에 생산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CPU 외 다른 부품들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고성능 PCB가 대표적인 예다. PCB는 CPU, GPU, 메모리 등 반도체를 올려 배선으로 연결하는 기판으로, 노트북 뼈대 역할을 한다. PCB값 인상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많아지면서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마더보드(메인 기판)의 크기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PCB는 구리가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트렌드포스는 “높은 PCB 가격은 장기적인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컴퓨터 스펙이 높아지면서 마더보드 크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에서 저장장치 기능을 수행하는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도 올 1분기 전 분기 대비 70% 상승했다. D램 계약 가격 역시 같은 기간 80% 뛰었다. SSD는 D램과 함께 노트북 원가의 10~25%를 차지한다.
美, 中 우회수출 단속…한국 태양광 ‘쾌청’
입력2026.03.02.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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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미국 감시망 피난처
인도·동남아산에 관세폭탄 예고
한화큐셀·OCI홀딩스 등
미국 진출 기업 반사이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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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인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설비에 최대 126%에 이르는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제3국을 통한 중국 태양광 업체의 우회 수출을 막는다는 취지다. 중국산 저가 물량이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한화큐셀, OCI홀딩스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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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발표했다. 잠정 상계관세율은 인도산 125.87%, 인도네시아산 104.38%, 라오스산 80.67%이며, 7월 6일 최종 확정된다. 상무부는 이와 별도로 해당 국가 제품의 덤핑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반덤핑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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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이 사실상 지배하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미 상무부의 판단이다. 해당 기업은 중국 정부 지원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들 3국에서 미국에 수입된 태양광 전지와 패널은 45억달러(약 6조4580억원)어치로 미국 내 전체 태양광 전지, 패널 수입의 67%가량을 차지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태양광제조·무역연합이 지난해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 제품에 대한 조사를 청원한 결과 이뤄졌다. 한화큐셀, 미션솔라에너지(OCI홀딩스 계열사)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이 단체에 소속돼 있다. 미국 태양광업계는 중국 업체가 미국 관세를 피하고자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4월 동남아 4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에도 중국산 우회 수출 혐의로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동남아 4국 사례를 미뤄볼 때 이대로 상계관세율이 확정된다면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 3국의 미국 수출 물량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면서 한화큐셀, OCI홀딩스 등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은 올해 조지아주에 총 8.4GW 규모의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태양광 설비 생산시설이다. 한화큐셀은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까지 태양광 밸류체인을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큐셀에 폴리실리콘을 납품하는 OCI홀딩스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열렸다. 한화큐셀의 배터리 셀·모듈 생산량이 늘면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다. OCI홀딩스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공장을 통해 폴리실리콘을 넘어 웨이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태양광 규제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 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태양광 수요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S그룹, 전력 슈퍼사이클 시대…美 넘어 글로벌 시장 선점
입력2026.03.02.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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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LS 제공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LS그룹이 전력산업의 근간인 전기동 생산부터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핵심 과제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도래한 전 세계적 전력 슈퍼사이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초고전압직류송전(HVDC) 시장은 오는 2034년 약 37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VDC는 기존 교류 방식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전력 수요 증가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LS전선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강원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 전용 공장을 준공해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했다. 특히 최근 북미 지역에서 체결한 7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은 국내 전선 업체 사상 최대 단일 수출 기록이다.
여기에 LS마린솔루션이 가세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초대형 HVDC 포설선을 건조 중인 LS마린솔루션은 생산부터 포설까지 이어지는 턴키(일괄수주)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내 사업은 물론 유럽과 북미의 해상풍력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방침이다.
변전과 배전 분야에선 LS일렉트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 사업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2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3배로 급증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한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로, 2생산동 준공을 통해 정부의 HVDC 송전망 구축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특히 미국에서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주의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에 있는 배전시스템 생산 자회사 MCM엔지니어링 제2공장을 양대 거점으로 현지 빅테크 기업의 AI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LS일렉트릭의 총 수주잔액은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LS MnM은 고품질 원자재 공급을 통해 그룹의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인 온산제련소에서 연간 68만 톤의 전기동을 생산하는 LS MnM은 최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자사 브랜드를 최고 등급인 ‘그레이드 1’으로 등록했다.
효성그룹, 해외공장 선제 투자 결실…수주잔액 12조
입력2026.03.02.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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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이 글로벌 현장 주재원 및 현채인들과 만나 사업 방향을 점검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전력기기 시장에서 잇달아 대형 수주를 따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조현준 효성 회장이 선제적으로 단행한 해외 생산기지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해 연간 최대 실적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수주잔액은 11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4% 늘어났다.
북미 시장 성과가 두드러진다.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단행한 미국 멤피스 공장 인수가 본격적인 결실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단계적 증설에 나섰다. 2026년까지 4900만달러를 투입해 시험·생산설비를 늘리는 2차 증설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1월에는 2028년까지 1억5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3차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3차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올라설 전망이다.
미국 시장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0일 미국의 주요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에서 따낸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규모다.
유럽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효성중공업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시장에서 까다로운 기술 인증과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주요 송전사인 스코티시파워와 85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 275kV 이상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효성중공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이다. HVDC는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유리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국면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2017년부터 200메가와트(MW)급 전압형 HVDC 시스템 개발에 들어가 7년간 약 1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압형 컨버터와 제어 시스템, 변압기를 포함한 국산 시스템이 실제 계통 운영에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한미 지분 판 임종윤…”中사업 안정화 포석”
입력2026.03.02. 오후 4:03수정2026.03.02. 오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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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에 매각, 경영권 힘 실어줘
임 회장, 북경한미 지배력 확보해
코리그룹 상장 동력 강화 해석도
고(故)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한미사이언스 전 사내이사)이 지난달 회사 지분 일부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넘긴 배경을 두고 자본시장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상속세 부담 관련 자금 확보 차원의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코리그룹의 중국 사업 전략과 연관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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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한미가 숨은 연결고리
신동국 회장은 최근 코리포항 등 5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441만여 주)를 주당 4만8469원, 총 2137억원에 장외 매수했다. 코리포항은 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 계열 법인이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4인 연합(신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 체제 내에서 나머지 3자를 합친 지분을 압도하는 몫을 확보하게 됐다.
코리그룹은 2009년 임 회장이 중국에 설립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마케팅·유통 회사다. 의약품 유통업체 룬메이캉, 투자 지주회사 코리포항, 영유아용 건강식품 업체 오브맘홍콩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제약회사가 직접 병원 및 약국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 없는 중국에서는 관련 면허를 보유한 전문 법인이 의약품 영업을 담당한다.
이와 관련해 1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신 회장이 차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은 코리그룹의 중국 사업을 안정화시키려는 포석”이라며 “코리그룹의 홍콩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경한미에 대한 장기 지배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경한미는 한미약품 제품을 중국 내에서 유통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임 회장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소아 의약품 마케팅 시장에서 15.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리그룹의 핵심 수익원도 북경한미의 제품 판매를 통해 얻어진다. 코리그룹의 상장을 위해 북경한미를 통한 한미약품 제품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한 이유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입장에서도 북경한미는 중요하다. 지난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한미그룹의 주요 수익 창출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북경한미의 지분 70%를 보유한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지금은 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더라도 북경한미에 대한 주도권 행사는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와 떼놓을 수 없다.
◇양측 이해 관계 맞물렸나
임 회장은 2024년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 사업을 총괄해 왔다. 분쟁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한국 본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국 사업은 임 회장이 맡는 구도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 회장과 손을 잡는 것은 임 회장에게 중요하다. 임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며 신 회장이 확보한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은 29.83%로 송 회장 등 나머지 3자의 지분(20.76%)를 넘어서게 됐다. 2024년 이후 이들은 대주주 연합(4인 연합)을 구성해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행사를 공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주주간 계약은 4년 시한으로 체결돼 2029년이면 효력을 잃는다. 2차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 회장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때문에 임 회장이 매각 대금 이상의 대가를 신 회장에게 요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경한미에 대한 운영권 보장이나 코리그룹에 대한 한미약품 제품의 안정적인 장기 공급을 신 회장이 약속했다는 것이다.
마비된 중동…유가 한때 13% 급등
입력2026.03.02. 오후 5:49수정2026.03.03.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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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로 하늘·바닷길 막혀…세계 경제 ‘요동’
호르무즈 봉쇄로 공급망 타격…브렌트유 80弗 돌파
亞증시 하락…헤즈볼라 가세로 중동 전역 전운 고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무차별 반격으로 중동지역 항공·해상 운송이 마비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한때 13% 이상 뛰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2일 오전 한때 13% 이상 오르며 배럴당 80달러를 뛰어넘었다. 이후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오후 10시께 10% 가까이 올랐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미국과 영국의 유조선 세 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들에 호르무즈해협 항해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추적 업체를 인용해 3월 초 통과할 예정이던 초대형 유조선 최소 다섯 척이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은 하루 약 1500만 배럴,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에너지 요충지다.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0%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 향한다.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는 올해 들어 이미 20%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일쇼크’ 발생 우려에 아시아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5% 급락했다. 장중에 2.7%까지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 넘게 떨어졌다.
해상뿐 아니라 항공 물류 시장도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국가의 주요 국제공항을 드론과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웃 국가까지 마비시켜 미국과 이스라엘에 전쟁을 멈추도록 압박하는 ‘물귀신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하루에만 중동지역 7개 공항에서 항공편 3400편 이상이 취소됐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보복전에 가세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반격에 희생된 미군 세 명을 거론하며 최소 수일간 이란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월세’의 시대…서울아파트 임대차 거래 첫 절반 넘었다
입력2026.03.02. 오후 5:44수정2026.03.03. 오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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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중 55%…전세 앞질러
빌라·원룸 등 합치면 70% 육박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2019년 아들이 한국 대학에 진학하자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했다. 당시 졸리는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집을 빌릴 수 있는 전세 제도를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의 독특한 임대차 방식인 전세는 그동안 서민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22년 ‘빌라왕 전세사기’ 이후 연립·다세대주택뿐 아니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가 대세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전체의 54.5%(7148건)를 차지했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원룸과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으로 확대하면 월세 비중은 68.9%에 달한다.
통상 월세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원룸과 오피스텔 등의 주거 방식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과 계약 갱신 등으로 전세 물건이 줄고,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반전세 확산)에 속도가 붙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소 수억원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는 대신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한 재테크에 활용하는 등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있다.
[단독] 어피니티, SK렌터카 내놓는다…롯데렌탈 인수 위해 매각 추진
입력2026.03.02. 오후 5:46수정2026.03.02.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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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SK렌터카를 인수한 지 1년6개월여 만에 시장에 내놓는다. 렌터카업계 1위 롯데렌탈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막히자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렌터카 매각을 전제로 공정위로부터 롯데렌탈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서다.
어피니티는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3월 호텔롯데 등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17%를 1조57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20억원을 롯데렌탈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 1월 국내 렌터카업계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어피니티가 모두 인수하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공정위의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롯데렌탈을 팔아 급한 불을 끄려던 롯데그룹도 자금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親이란’ 헤즈볼라 보복선언에 …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한명현 기자
입력2026.03.03.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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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1명 사망·149명 부상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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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가세했다. 이스라엘도 곧장 대응 공격에 나서며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은 이란 고위 인사들에 대한 암살을 “최악의 범죄”라고 비난하며 “침략에 맞서는 우리의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대표적 친이란 대리세력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에서 쏜 발사체로 이스라엘 북부 여러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며 헤즈볼라의 공습을 공식 확인했다. 이어 “인명이나 자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인근 지역에 공격을 가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남부와 동부 레바논 약 50개 마을 주민에게 대규모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군 대변인은 “헤즈볼라의 행동이 이스라엘군의 대응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무기 저장 시설과 주요 인사를 주요 공습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 헤즈볼라 수장을 공식적인 “제거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 충돌한 건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3개월 만이다. 양측은 1년 넘게 충돌을 이어오다가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불법 행위”라고 규탄했다.
하메네이 후임자 선출에 시간 걸릴 듯
입력2026.03.02.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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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자니 사무총장 등 거론
이란 체제의 안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이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 선출권은 성직자 88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 있다.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최고지도자가 선출된다.
이란 정부는 하메네이 사망이 확인된 후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사법부 수장 등이 참여하는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실질적인 국정의 키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 잠룡으로는 강경파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등이 거론된다.
40년 반복 ‘중동 위기’…”韓, 원유 수입 의존도 낮춰야”
김대훈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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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입처 다변화 지원해야
이란 사태를 계기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중동 지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LNG는 최대 30%를 중동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대부분이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원유와 LNG는 홍해 터미널을 활용하는 5% 남짓한 물량을 빼놓고는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송된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전쟁 장기화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다른 지역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해협 차단이 장기화할 경우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 에너지 수입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이후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민간 정유사는 여전히 수송비가 저렴하고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중동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해군 사실상 무력화…호르무즈 전면 봉쇄 쉽지 않아”
입력2026.03.02. 오후 6:32수정2026.03.03.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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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 이란 전쟁 분석
이란, 드론·미사일 통제하며
버티기 나섰지만 재고에 한계
2~3주내 美와 대화 가능성도
글로벌기업 봉쇄 장기화 촉각
중동산 원유 의존 70%인 한국
호르무즈 1주일만 막혀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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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유조선 > 1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던 팔라우 선적의 유조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 유조선은 이란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르면 2~3주 내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채널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이란 정부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주 단기전이냐 장기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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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이란의 전투대응력과 미국의 확전 의지를 꼽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은 ‘즉각 항복’보다 ‘버티기’에 무게를 둔 모습”이라며 “미사일과 드론 수량을 조절해 미국의 요격 부담을 키우는 방식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전을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란의 미사일 재고 한계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기피를 고려하면 2~3주 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협상 인센티브를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4주’라는 시간표를 언급한 것 역시 사상자 발생 등을 초래할 장기전을 피하려는 계산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글로벌 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자경단’을 처음 명명한 것으로 유명한 야데니 대표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해군이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는 전쟁 종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이 휴전한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아지고 소비 지출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 낮아
대부분의 전문가는 미국이 목표로 내세운 이란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직자와 군부가 결탁한 이란의 신정체제는 기득권 구조가 견고해 외부 타격만으로 쉽게 무너질 대상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찰스 컵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으로 정권 붕괴를 이루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체제가 무너졌을 때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많았다. 이란이 민족별로 분열하면 호르무즈해협 관리 주체가 약화하면서 국제 물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컵천 연구원은 “군과 치안당국이 강경 대응하면 이번 사태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식 장기 혼란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의 ‘외교 베팅’…출구는 불투명
전문가들은 이번 대(對)이란 군사 공격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와 대외 전략이 결합된 정무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교·안보 이슈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구를 수용한 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 평가다. 인 교수는 “지지도 하락 국면에서 ‘강력한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무엇보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결속이 이번 공습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출구 전략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는 “이란과의 전쟁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 정치적 기반은 강화되겠지만 그 경로는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봉쇄 1주일 넘기면 비상사태”
글로벌 기업들은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선적 물량의 약 70%가 지연돼 봉쇄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물동량의 70%가 묶인 상황이 1주일을 넘기면 한국 경제는 사실상 비상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이며, 이 가운데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수출하는 구조 역시 충격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교수는 “에너지 집약도와 석유 의존도를 고려하면 부담은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국의 두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야데니 대표는 “양국이 이란의 원유 생산·수출시설을 훼손했을 가능성은 작다”며 “단기전이라면 수개월 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압도적인 해군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값 또 사상 최고치…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최만수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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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 인도분 선물 기준 금 가격은 장중 한때 2.9%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5400달러를 넘었다. 지난 1월 29일 트로이온스당 5318.4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이 금값을 다시 자극했다. 금값은 미국 국채 및 달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 확산으로 이달 들어 이미 13% 오른 상황이었다.
싱가포르 금융업체 오버시차이니스뱅킹코프의 바수 메논 투자전략 이사는 “중장기적으로 금 투자에 유리한 구조적 요인이 충분히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중동 상황을 고려할 때 금 가격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인 은도 장중 한때 3% 넘게 오르며 트로이온스당 96달러 선을 탈환했다.
200만원 넘는 고가월세, 강남·한강벨트 ‘밀집’
임근호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29수정2026.03.03. 오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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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월세비중의 17% 차지
최근 북아현·신길 신축아파트
월세 230만~290만원에 거래
전세의 월세 전환이 잇따르는 가운데 200만원 이상 고가 월세도 크게 늘고 있다. 월세는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만큼 젊은 층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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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서울 아파트에서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가 1만5454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월세 200만원 이상은 2598건으로 전체의 16.8%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2만412건)과 비교해 비중(13.6%·2784건)이 더 높아졌다.
200만원 이상 고가 월세(2598건)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200만~400만원(82.6%) 구간이다. 물론 월세가 1000만원이 넘는 용산구 ‘나인원 한남’과 성동구 ‘트리마제’ 등 초고가 주택도 있다.
고가 월세는 강남권과 한강 벨트가 아닌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290만원을 내는 반전세로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 전용 59㎡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23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작년 11월부터 입주한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2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올해 들어 12건이다. 조금이라도 월세를 내는 거래는 82건으로 같은 기간 전세 거래(47건)보다 많았다.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월세를 일부 받고 싶어 하고,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리면서 월세 거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반전세 포함)는 지난해 3.9% 올랐다. 월세가 3% 넘게 오른 것은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금지하고 실거주 의무를 강제한 작년 ‘10·15 대책’ 이후 전세 매물 급감 속에 월세 오름폭이 커졌다. 전세뿐 아니라 월세 상승으로 젊은 층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월세 물건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젊은 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억원 깔고 앉지 말고 월세 살래요”…2030 돌변한 이유
입력2026.03.02. 오후 5:45수정2026.03.03.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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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의 시대…서울아파트 임대차 거래 첫 절반 넘었다
“월세 살며 주식·코인투자”
전세로 자산 불리는 시대 끝났다
월세 비중 55%…전세 앞질러
빌라·원룸 등 합치면 70% 육박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2019년 아들이 한국 대학에 진학하자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했다. 당시 졸리는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집을 빌릴 수 있는 전세 제도를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의 독특한 임대차 방식인 전세는 그동안 서민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22년 ‘빌라왕 전세사기’ 이후 연립·다세대주택뿐 아니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가 대세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전체의 54.5%(7148건)를 차지했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원룸과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으로 확대하면 월세 비중은 68.9%에 달한다.
통상 월세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원룸과 오피스텔 등의 주거 방식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과 계약 갱신 등으로 전세 물건이 줄고,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반전세 확산)에 속도가 붙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소 수억원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는 대신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한 재테크에 활용하는 등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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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월세 비중, 전세 추월…목돈 깔고 앉지 말고 투자하자
지난달 대학원을 졸업한 이모씨(29)는 직장 출퇴근이 편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인근에서 월세를 찾고 있다. 소득 기준이 넘어 전세 대출 상품인 ‘청년버팀목대출’은 받기 힘든 데다 공공 임대주택 입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전세를 구하면 이자 등을 감안했을 때 월세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며 “전세 사기도 걱정돼 월세를 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70%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50% 안팎이었다. 빌라 전세 사기 여파와 입주 물량 감소, 전셋값 상승과 계약 갱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 월세 비중 곧 70% 넘길 듯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25만3410건 중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66.8%(16만9305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1월(45.6%)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서울은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68.9%(법원 등기정보광장 기준)에 달했다. 곧 7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도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3125건(신규 계약 기준) 가운데 월세 거래는 7148건으로 54.5%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올해 1월에는 51.4%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웃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전세 물건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860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1월 1일 기준·3만1814가구)와 비교해 41.6%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곳에서 전세 물건이 줄어들었다. 성북구(-86.7%) 관악구(-80.7%) 노원구(-77.1%) 강동구(-76.9%) 동대문구(-75.4%) 강북구(-74.4%) 중랑구(-72.6%) 은평구(-71.9%) 등 8개 구는 전세 물건이 70% 이상 급감했다.
고금리 시대를 벗어나 집주인도 전셋값을 활용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 빌라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난 전세 사기도 월세 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에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최근 공동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집계됐다. 작년(4만6710가구)의 58.1% 수준이다. 내년은 1만7197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물건 부족 속에 앞으로 월세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눌러 앉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때 실거주 의무 등으로 전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 불리는 전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고 확보한 유동자산을 주식 및 암호화폐 등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내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원룸·빌라 등에 이어 아파트 월세 비중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차인 사이에서 이왕 월세로 살 거라면 주거 환경이 나은 아파트를 택하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화가 최근 아파트 시장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말했다.
아파트 ‘반전세’ 확산…전월세 전환율도 상승
이인혁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0수정2026.03.03.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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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주택 임대차 거래는 전세와 월세로 구분한다. 하지만 보증금 수준에 따라 다양한 세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보증금이 12개월치 월세보다 적은 게 일반적인 월세(순수월세)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면 준월세, 240배 초과면 준전세로 분류된다. 준월세와 준전세는 ‘반전세’(보증부 월세)라고도 부른다.
예컨대 보증금 1억원, 월세 50만원에 맺은 임대차 거래는 준월세에 속한다. 보증금이 200개월치 월세 수준이기 때문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100만원씩 월세를 내는 계약은 순수월세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순수월세와 준월세, 준전세를 합쳐 ‘월세’로 통칭한다. 국토교통부가 주택 통계를 낼 때도 반전세를 포함해 월세 거래량을 산출한다.
최근 전세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반전세 등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월 59.2%에서 올해 1월 66.8%로 커졌다.지난 1월 기준 빌라(다세대·연립)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월세 거래량 비중(80.1%)이 아파트(50.5%)보다 훨씬 높다.
월세화가 속도를 내면서 전·월세전환율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2024년 12월 6.2%에서 작년 12월 6.6%로 올랐다. 전월세전환율이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전월세전환율 5%를 적용해 1억원의 전세를 월세로 바꾼다고 하면, 세입자는 500만원(1억원의 5%)을 12개월로 나눈 약 42만원을 매달 내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뛰었다는 건 월세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 추이를 보면 최근 부동산 시장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최근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아파트 전세가율은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0%(최근 1년간 실거래 기준)로, 2023년 6월(60.2%)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전쟁 최대 수혜자는 네타냐후…비리 혐의서 기사회생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33수정2026.03.03.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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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국면 전환 카드 활용
엡스타인 악재 덮고 보수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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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비리 혐의로 기소돼 궁지에 몰렸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기사회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 리스크를 희석하고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이스라엘 정치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 제1야당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는 공습이 이뤄진 지난달 28일 X에 “이런 순간에 우리는 하나로 결집해 함께 승리한다”며 “여당도, 야당도 따로 없다. 하나의 국민, 하나의 군대가 있을 뿐”이라고 썼다. 차기 총리 출마가 거론되던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도 “우리는 모두 단결했다. 그리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정권의 팔레스타인 지역 정착촌 확대 등을 비판해온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스라엘과 지역의 안보를 위해 작전을 주도하는 정부 뒤에 우리는 모두 단결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 해산’ 위기를 벗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각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하지만 4월 전까지 네타냐후 내각이 마련한 올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현재 정권이 붕괴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사법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르몽드는 “(이스라엘) 야권이 네타냐후 정권보다 다소 우세한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해 야당의 집권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막을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에선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력 사용에 대한 국민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성추문 파일’ 은폐 의혹이 남아 있다. 이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빼앗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미 의회 관계자는 “20세기 집권당이 중간선거 하원에서 승리한 사례는 뉴딜정책을 시행한 1934년과 9·11테러 직후인 2002년 단 두 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보수 결집을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봤다.
공습 이후 공개석상 안 나오는 트럼프
김동현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9수정2026.03.03. 오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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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연설·기자회견 없어
“SNS 통해 일방통행 소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중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SNS 게시물과 녹화 영상만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SNS로 중대 발표를 이어갔다. 자신의 SNS에서 “오늘 이란이 매우 강력하게, 그들이 이전에 공격했던 그 어떤 때보다 더 강력하게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이전에 본 적 없는 힘으로 그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성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복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한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머무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상황을 점검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촬영한 영상으로 이란 공격 개시를 알렸다. 공식적인 대국민 연설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역대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다룬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국민을 상대로 군사 공격의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생략한 채 SNS로 ‘일방통행’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보와도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공습했을 때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때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번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단 앞에 나서지 않았고, 별도 기자회견 없이 일부 기자와 전화 통화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 공격 직후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모금 만찬에만 참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대통령 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오늘날 미국인에게 익숙한 것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쟁이라는 중대사에 걸맞은 연설을 하는 것”이라며 “수많은 정치적 전통이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스마트폰’ 보려 관람객 장사진…中, 피지컬 AI로 MWC 점령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8수정2026.03.03. 오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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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존재감 커진 中 기업
아너, 로봇 팔 달린 스마트폰 선보여
“스마트폰, 피지컬 AI 단말기로 진화”
화웨이는 AI로 메인 전시장 한 홀 채워
中기업 350곳 참여해 드론 등 전시
CES 막히자 MWC서 B2B 시장 공략
업계 “AI무대 된 MWC, 중심에 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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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WC 2026 현장에서 공개된 중국 기업 ‘아너’의 로봇 스마트폰. 상단에 외장형 카메라 모듈을 장착해 AI 기반 시각 인식 기능을 강조했다.
“개막 직후인데도 로봇 휴대폰을 체험하려면 줄을 10분 넘게 서야 합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 개막 첫날, 관람객의 관심은 온통 중국으로 쏠렸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Honor)엔 ‘로봇 스마트폰’을 체험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처음 공개된 ‘아너 로봇 폰’은 후면에 달린 ‘카메라 로봇’으로 눈길을 끌었다. 로봇 팔처럼 스스로 피사체를 따라 움직이며 촬영 각도와 구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너는 개막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직접 개발한 휴머노이드를 무대 위에서 춤추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 유럽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인공지능을 장착한 피지컬 AI 단말기라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중국 기업의 무대”
올해 MWC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다. 개막 전부터 글로벌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 부스로 몰려갔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메인 전시장인 한 홀 상당 부분을 채우며 금융·헬스케어·제조·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노키아 관계자는 “올해 MWC는 사실상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행사처럼 보일 정도”라며 “AI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한 사례를 가장 많이 보여주는 곳도 중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88개 기업이 참가한 중국은 올해 약 350개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로봇, 드론, 산업용 자동화 장비 등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시장 분위기가 한층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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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시장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엔지니어가 원격 장비로 제어하며 시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MWC에 대거 등장한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절박한 상황이 있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북미 시장 진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은 유럽·중동·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중국 내부 시장에서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라스베이거스 CES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국 기업들에 MWC는 글로벌 B2B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라며 “유럽 통신사와 중동 기업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WC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중국 기업의 실행력이 놀랍다는 평가다. 노키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개념 단계에 머물렀던 피지컬 AI 기술을 불과 1년 만에 실제 제품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아너 로봇 폰’만 해도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장착됐다. 고성능 CPU·GPU와 강화된 NPU를 결합해 영상 인식과 피사체 추적, 사용자 행동 패턴 학습 등을 클라우드가 아니라 스마트폰 내부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AI산업, 실험에서 실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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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웨이 부스에 몰려든 관람객들.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은 중국 기업의 부스 앞에서 스마트폰,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MWC가 네트워크 기술 중심 행사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AI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로 바뀌었다”며 “그 변화의 중심에 중국 기업이 있다는 점이 이번 MWC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MWC를 “스마트폰 전시회에서 AI 인프라 산업 행사로 바뀌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통신 산업이 단순한 연결 서비스에서 로봇·자율주행·도시 인프라를 움직이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글로벌 기술 기업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시장 곳곳에는 물건을 옮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차량,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피지컬 AI 기술이 등장했다. 통신 기술이 단순한 데이터 전송 인프라를 넘어 로봇·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MWC의 공식 주제인 ‘IQ(Intelligent Quotient) 시대: AI 중심 지능형 연결’에서도 확인된다. 이동통신 산업의 중심이 연결에서 지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를 가능하게 할 통신 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위성 기반 초연결 네트워크, AI가 네트워크 운영을 자동화하는 AI-RAN, 차세대 무선 규격인 와이파이8(Wi-Fi 8), 그리고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6G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주 기반 통신 기업인 SpaceX의 존재감이 커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윈 쇼트웰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외신도 이번 MWC를 통신 산업의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유럽 기술 연구기관들은 “AI가 산업 전반에 실제로 적용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가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통신 전문 매체들도 올해 MWC를 두고 “AI 실험 단계에서 인프라 경쟁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AI가 개념과 실험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네트워크·데이터센터·위성 통신 등 실제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 AI에 조 단위 투자…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입력2026.03.02. 오후 6:15수정2026.03.03. 오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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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사장 간담회
“AI 시대 적응 못하면 도태
3년안에 6G 표준 완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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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사장이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1일(현지시간) “올해에만 AI 네이티브 전략을 위해 조 단위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취임(지난해 10월)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연 정 사장은 “이동통신사가 사양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비용을 들이더라도 기업을 바꾸는 길을 택할 것”이라며 “AI에 기업이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돼 사멸할 것이고, 경쟁자가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는 지금이야말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SK의 핵심 전략인 ‘AI 풀스택’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AIDC)를 지으려면 땅, 수요, 에너지 그리고 칩이 가장 중요하다”며 “SK그룹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멤버사를 모두 갖추고 있어 ‘아시아의 AI 허브’로 충분히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국에 총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러)를 구축할 예정이다.
AI 모델 전략에 대해선 “글로벌 빅테크가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를 선도하고 있고 우리가 그들과 정면 대결해 이기겠다는 개념은 아니다”며 “실제 수요가 있는 영역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안 문제로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정부 및 기업에 대안을 제시하는 소버린 AI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정 CEO의 설명이다.
차세대 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우군 확보에도 나선다. 정 CEO는 6세대 이동통신(6G)과 관련해 “AI가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은 필수적”이라며 “엔비디아, SK하이닉스 등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6G 표준 완성 시점은 2029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다음으로 이 정도 규모 모델에 도전하는 건 SK텔레콤뿐”이라며 매개변수 519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K1’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퀄컴 글로벌 6G 연합 출범…삼성·LG·통신3사·현대모비스 참여
김채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수정2026.03.03.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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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통신·사물인터넷 등
30여곳 협력해 2029년 상용화
퀄컴이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6’에서 삼성전자,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30여 곳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6G 전략적 연합’을 출범시켰다.
이 연합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기기, 모바일 기기 사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아마존, 구글, 에릭슨,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현대모비스 등이 주요 멤버다. 6G 연합은 오는 2029년까지 6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퀄컴 연합은 6G를 초연결, 광역 감지, 고성능 컴퓨팅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하는 AI 네이티브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차세대 네트워크는 통합 광역 감지 기능을 갖춘 무선 기술과 고성능·고효율 컴퓨팅 기반 가상화 및 클라우드 무선접속망(RAN)을 탑재한다. AI 기반 네트워크 자율화와 엣지·중앙화 데이터 센터를 통해 새로운 AI 워크 로드를 처리하는 구조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6G는 기기, 엣지, 클라우드에 지능을 분산시키는 AI 네이티브 미래의 토대”라며 “6G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6G 연합은 기기, 네트워크, 클라우드 인프라 등 세 가지 핵심 아키텍처 영역에 중점을 두고 협력한다. 참여 기업들은 6G 표준의 적기 개발과 조기 시스템 검증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 분야에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AIDV(인공지능 중심 차량) 관련 미래 기술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퀄컴과 주요 협력 분야는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및 사용자 경험 혁신 △차량-모바일-홈-클라우드를 연결하는 연속적 디지털 경험의 확장 △SDV 환경의 고성능 컴퓨팅 및 실시간 데이터 처리 구현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AI 네트워크 분야에서 통신망은 물론 서버 효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로봇·車 대거 등장…’디바이스=스마트폰’ 공식 깨졌다
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5수정2026.03.03.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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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선보여
샤오미는 AI 탑재 하이퍼카 전시
“모바일 생태계 중심, 스마트폰서
피지컬 AI 기기로 빠르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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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부스에 전시된 샤오미의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예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주인공은 스마트폰이었다. 올해 전시장은 완전히 달랐다. 스마트폰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과 나란히 걸어 다니고, 자율주행차가 전시장 안에서 주행 시연을 하며, 매장 직원처럼 관람객에게 말을 거는 서비스 로봇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개막일인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을 찾은 글로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디바이스의 의미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모바일 생태계가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웨어러블 등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간단한 물건을 전달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전시장 중앙에선 산업용 로봇이 물류 작업을 수행하며 공장 자동화 환경을 구현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미는 하이퍼카 콘셉트 모델을 전시장에 배치해 차량 내부 AI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관람객이 차량에 탑승하면 AI가 운전자 상태를 분석하고, 주행 환경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AI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웨어러블과 혼합현실 기기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안경과 AR 기기를 통해 실시간 번역, 작업 지원, 원격 협업 기능을 시연하는 현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장 작업자가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면 장비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작업 지침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부 기업은 이 같은 기기를 “현장 근로자를 위한 AI 단말”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기가 등장하면서 MWC의 전시 성격도 달라졌다. 네트워크 장비와 스마트폰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로봇, 자율주행차, 산업용 자동화 기기 등이 대거 등장하며 ‘디바이스의 범위’ 자체가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이 같은 변화를 강조했다. GSMA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 로봇 역시 모바일 단말의 연장선으로 전시됐다”며 “단말과 네트워크, 클라우드가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연결될 때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무대가 바로 이번 MWC”라고 말했다.
현대차, 이동형 로봇 ‘모베드’ 연내 양산
김보형 기자
김보형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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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배송·촬영 등 활용성 다양
피지컬 AI 기업 변신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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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사진)를 연내 생산한다. 지난해 내놓은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에 이어 모빌리티 분야로 양산 로봇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에 로봇 제조 거점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4~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모베드 양산형 모델과 활용처 및 생산 방식 등을 공개한다.
모베드는 너비 74㎝, 길이 115㎝짜리 몸통에 바퀴 네 개가 달린 이동형 로봇이다. 몸체 위에 적재함을 얹으면 물류·배송 로봇이 되고, 카메라를 장착하면 촬영 로봇으로 변신한다. 여러 분야에 쓰이는 플랫폼 로봇인 셈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 최대 적재 중량은 47~57㎏이다.
네 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편심 메커니즘’을 적용해 최대 20㎝ 높이 연석과 과속방지턱을 넘을 수 있게 설계됐다. 고급 모델에는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가 장착돼 완전 자율주행도 할 수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배경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당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로봇 청소기를 모베드와 결합하면 뒤집어지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어 더 흡입이 잘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협업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양산을 앞두고 제조업체 및 물류업계에 ‘모베드 제품소개서’를 배포하며 사전 고객 확보에 들어갔다. 새만금에 들어설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에서 모베드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4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제조 시설을 이곳에 짓기로 했다. 다만 새만금 로봇 제조 시설이 2029년 완공되는 만큼 초기 생산은 로보틱스랩이 직접 하거나 협력사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LS비나 “2030년 매출 10억달러 목표”
입력2026.03.02. 오후 6:13수정2026.03.03. 오전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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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코 베트남법인 비전 발표
동남아 넘어 북미·유럽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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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는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에서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30년간의 성장 과정과 비전을 공유했다.
1996년 문을 연 LS비나는 한·베트남 수교 1세대 기업이다. 베트남 경제 개방 초기부터 현지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설립 초기 60억원 규모이던 매출은 현재 1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전선 업체가 해외에 진출해 거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아세안 지역 1위 전선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LS비나는 베트남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베트남전력청(EVN)의 핵심 공급업체다. 현지 전선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초고압 부문에선 약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내수 시장을 넘어 아세안은 물론 유럽과 북미 등으로 수출을 늘려 베트남 최대 전선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과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지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S비나는 2030년 매출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사진)는 “앞으로 30년은 LS비나가 글로벌 톱티어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LS비나의 선전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7조5430억원, 영업이익 27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홈플러스에 1000억 선지원”…김병주, 주택 등 담보로 자금 마련
송은경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4수정2026.03.03.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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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 밟은지 1년
법원, 4일까지 연장 여부 결정
산은·메리츠 모두 난색 표하자
MBK가 선제적 자금 투입 약속
청산 땐 채권자 지위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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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생존 갈림길에 섰다. 채권단 의견조회를 마친 법원은 이번 주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사진) 자택 등을 담보로 재원을 마련해 홈플러스에 1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 청산 시 채권자 지위도 내려놓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4일까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채무자회생법상 회생 기업의 회생계획안은 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채권자와 노동조합,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인의 입장을 종합해 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이해관계인을 상대로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과 관련한 의견 조회를 마쳤다.
홈플러스 양대 노조와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되면 곧바로 1000억원의 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전엔 산업은행,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씩 거둬 총 3000억원의 홈플러스 DIP를 마련하자고 했다. 그러나 산은과 메리츠 모두 난색을 보이자 다른 주체들의 DIP 대출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나서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새 관리인 체제하에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메리츠와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하자는 제안도 냈다.
선집행되는 DIP 대출 1000억원은 MBK가 금융회사에서 빌리는 돈으로 마련한다. 김병주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재산이 담보로 활용됐다. 동시에 MBK는 홈플러스에 1000억원을 빌려주며 별도의 담보를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추후 회생절차 연장에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실패하면 DIP 대출 1000억원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기로 했다. MBK의 이 같은 의사는 법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등 정치권에 전달됐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연장 시 슈퍼마켓사업부(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몸값만 총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복수의 인수 후보자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실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 등이 협조해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유암코로 관리인 교체가 이뤄지면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탄력이 붙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공격 설계한 ‘AI 사령관’…하메네이 위치 알고 정밀 타격
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7수정2026.03.03. 오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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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에 결정적 역할 ‘앤스로픽 클로드’
현대전 양상 바꾸는 AI
위성 영상·신호정보·통신감청…
정보 실시간 분석·시뮬레이션도
美정부 왜 클로드만 고집하나
허위 정보 줄이는 기술에 집중
폐쇄된 보안 환경서 운영 가능
앤스로픽-정부 갈등은 고조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던 배경엔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면 베네수엘라·이란에 대한 미국의 국지전은 생성형 AI의 최대 활용처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I가 현대전 양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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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
2일 외신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 군부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타격 작전은 위성 영상, 통신 감청, 신호 정보(SIGINT), 휴민트(HUMINT), 공개 정보(OSINT) 등이 결합된 복합 정보 분석 체계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주변 군사 인사들의 이동 패턴과 회의 일정, 군사 조직 내 의사결정 흐름 등이 정밀하게 파악된 배경에는 정보 분석 역량의 고도화가 있었다는 평가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 국방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AI 시스템을 해당 작전에 활용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없다. 그럼에도 방산 테크업계에서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작전 준비 과정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최근 몇 년간 생성형 AI를 정보 분석과 작전 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실험을 해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CIA 등이 방대한 군사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민간 AI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클로드가 미국 정부 기관에서 분석용 AI로 시험 사용된 사례가 있고, 트럼프 정부가 엔스로픽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 클로드의 성능을 증명한다”고 해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작전 준비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정보 정리와 시나리오 분석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전은 정찰 보고서, 동맹국 정보 등 수십 가지 데이터가 동시에 들어오기 때문에 인간 분석관만으로는 처리 속도에 한계가 있다”며 “생성형 AI는 이런 정보를 구조화해 작전 장교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 평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AI가 전쟁의 무기가 아니라 작전을 설계하는 참모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 높은 클로드의 ‘역설’
AI업계에선 앤스로픽이 오픈AI와 달리 기업용 시장에 주목한 것이 역설적으로 군사용에 최적화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앤스로픽은 AI 안전 연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모델의 오류와 허위 정보 생성(환각)을 줄이는 기술에 집중해 왔다. 챗GPT, 제미나이가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빠른 확산을 통해 구독을 늘리는 데 집중한 것과 다른 행보다.
AI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기관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폐쇄형 보안 환경에서 AI를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선호하는데 클로드는 이런 요구에 맞게 맞춤형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드의 유용성이 전장에서 입증되면서 미국 정부와 앤스로픽의 긴장 관계는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자사 기술이 살상 무기 개발이나 공격 시스템에 직접 사용되는 것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앤스로픽을 “급진 좌파 기업”이라고 경고하며 연방기관의 클로드 사용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클로드를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AI 모델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클로드 사용 중단 조치에는 일정한 유예 기간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군사 경쟁의 기준이 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는 문제를 넘어 AI를 어떻게 지휘·통제 체계에 통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AI는 전쟁의 무기가 아니라 전쟁을 설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전쟁은 이제 화력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LG “엑사원, 현재 7위…세계 최고 수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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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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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언어·시각 지능 결합한
차세대 멀티모달 AI 모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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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엑사원(EXAONE) 4.5’를 공개했다. 언어 지능과 시각 지능을 결합한 차세대 비전언어모델(VLM)로,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분석해 소통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LG AI연구원과 LG유플러스는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 개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엑사원을 오픈 웨이트 기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델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픈 웨이트는 완전한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AI 학습 과정에서 형성된 가중치를 공개해 개발자가 모델을 자유롭게 맞춤화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LG 측은 현재 K-엑사원의 성능이 오픈 웨이트 기준 글로벌 7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사진 오른쪽)은 “모델 규모를 한층 확대해 엑사원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며 “동급 크기의 오픈 웨이트 모델 가운데 글로벌 최고 성능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LG는 2021년 국내 최초로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1.0을 선보였다”며 “수년간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엑사원 4.5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개발 중인 한국형 휴머노이드 ‘케이팩스(KAPEX)’의 두뇌 역할도 맡는다.
LG는 내년 완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AIDC)를 거점으로 SK그룹과의 ‘AI 풀스택’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왼쪽)는 “파주 AIDC는 수전 용량이 200MW로 수도권 최대 규모이며 GPU를 최대 12만 개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측은 “파주 AIDC를 중심으로 LG전자,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그룹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AI 모델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딥시크, 후속 AI 모델 내놓는다
강경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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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특화 모델 ‘V4’ 4일 공개
캄브리콘 등 中 AI칩에 최적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개막일(4일)에 맞춰 코딩 특화 모델인 ‘V4’를 공개한다. 캄브리콘 등 중국 칩 제조사의 첨단 제품을 적용했으며,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엔지니어링 작업에 최적화하면서도 추론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V4는 약 1조 개 규모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모델로, 최대 100만 토큰 수준의 긴 문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칩 제조사인 화웨이, 캄브리콘과 협력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딥시크는 V4와 관련해 엔비디아, AMD에 사전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내 반도체 공급업체에 먼저 모델 접근 권한을 부여해 이들이 자사 프로세서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선행 시간’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 같은 전략이 단순한 AI 모델 경쟁을 넘어 추론 단계에서 미국산 AI 칩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내 반도체·AI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지난해 1월 적은 비용과 컴퓨팅 자원으로 고성능을 구현한 ‘R1’ 모델을 출시해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안겼다. FT는 “딥시크가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시작일에 맞춰 새 모델을 공개하는 등 의도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불안한 유가…2월 물가 얼마나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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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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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전망대
이란 기습 공격으로
국제 유가 급등 우려
향후 물가 자극 가능성
1월 국제수지 공개
산업활동동향도 관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최근 물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이번주 발표된다. 반도체 슈퍼 호황의 영향이 반영될 국제수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가데이터처는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오는 6일 발표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상승해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와 일치했다. 물가는 최근 수개월째 2% 안팎의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생활과 직결된 품목의 오름세가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외식 물가는 1월 2.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외식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달 설 연휴를 맞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의장으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물가 관리에 나섰다. 2월 소비자물가에 이런 정부 대책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가는 향후 물가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해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6일 ‘1월 국제수지(잠정)’ 집계 결과를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87억달러로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가 월간 기준 가장 큰 폭의 흑자(188억5000만달러)를 나타낸 데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37억1000만달러)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월에도 수출이 658억5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는 등 무역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간 만큼 1월 국제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처는 4일 ‘1월 산업활동동향’을 공개한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은 호조를 보이지만 건설업이 부진한 현 추세가 바뀔 조짐이 있는지 주목된다. 같은 날 금융위원회는 2026년 1차 가상자산위원회를 열어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주요 내용도 협의할 예정이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전국 5개 단지, 총 5961가구(일반분양 3440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4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해링턴플레이스노원센트럴’(299가구 중 61가구)과 경기 구리시 수택동 ‘구리역하이니티리버파크’(3022가구 중 1530가구) 등이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코스피 6000 시대’ 증시 정책,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입력2026.03.02. 오후 6:03수정2026.03.03. 오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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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통적 통화 정책
출구전략 잘 선택해야
소외주·비상장주까지
불장 온기 퍼지도록
새로운 영양분 필요
3대 신평사 포트폴리오
위상 높이는 것도 과제
코스피지수가 꿈에서나 그리던 6000선마저 넘어섰다. 지난 1년간 상승률은 단연 세계 1위다. 해외 언론도 한국 증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3저 혜택’이 집중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 한국 경제가 주목받은 적이 있지만 증시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지수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려됐지만 ‘그린 슛’(회복 조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BSI가 100을 웃돌면 경기가 좋아질 것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시중 자금도 소비적·담보적·기득권 위주에서 생산적·혁신적·포괄적 금융으로 이동하는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은행 예금과 퇴장했던 뉴 머니가 증시로 유입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부동산에 갇혀 있던 자금도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마지막까지 버텼던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돌아오는 리플럭스 조짐 역시 눈에 띈다.
2009년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언급한 그린 슛은 엄동설한을 딛고 봄날에 돋아나는 어린싹에 비유해 위기 극복의 가닥이 잡힌 때를 의미한다. 금융위기를 맞은 버냉키 의장은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듯 돈을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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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 교체됐는데, 이 시점에 우리도 계엄, 탄핵, 정권 교체가 이어지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작년 6월 어렵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흐트러진 국민의 관심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숨 가쁘게 증시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 증시와 경제가 숨을 쉴 만한 상황까지는 됐다.
비전통적 통화 정책은 후폭풍이 많은 비상 수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그린 슛 단계에서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언제 정상화할 것인가 하는 출구전략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너무 빨리 추진하면 시든 잡초가 된다. 너무 늦으면 곁가지가 무성하게 자라 정작 위기 극복이라는 골든 골 달성이 어렵다.
정부 증시 정책의 성공 여부에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코스피지수가 6000을 넘자 무수히 나오는 곁가지, 즉 비관론부터 전지 작업을 해야 한다. 증시 정책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용이라든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것이 최근 나돌고 있는 대표적인 비관론이다.
전지 작업을 했으면 뼈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새로운 영양분을 줘야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했다. 나머지 코스피지수 편입 종목, 코스닥 상장 종목 그리고 비상장 종목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증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위상을 높이는 과제도 시급하다. 올해 2분기에는 FTSE의 세계국채지수(WGBI),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포트폴리오 지위 정례 평가가 예정돼 있다. 모두 한 단계씩 상향 조정되면 100조원 넘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년 6월 이후 증시 정책은 정부가 주도했다.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우리 경제와 증시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선 모두가 ‘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공공선)’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뉴욕·상하이 증시, 美 고용보고서·소매판매 주목
박신영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2수정2026.03.03.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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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큰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뉴욕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불확실성 외에 인공지능(AI)산업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지난주에만 6% 넘게 급락했다.
사모 신용 불안도 고조됐다. 미국 금융권이 파산한 영국 부동산담보대출 업체 마켓파이낸셜솔루션스(MFS)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확인돼서다. 이 여파로 지난 주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물론, 사모 신용과 연계된 주요 자산운용사 주가가 큰 폭으로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6일 나올 2월 미국 고용보고서는 시장 향방을 좌우할 대형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는 2월 실업률을 4.3%로 추정하고 있다. 비농업 고용은 전달 대비 6만 명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지난달 23일 1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깜짝 상방 요인이었다”며 “이런 흐름이 2월에도 이어진다면 적절한 통화정책에 관한 나의 견해는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보고서와 같은 날에 나오는 1월 소매판매도 중요 지표로 꼽힌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치는 전달 대비 0.2% 감소다.
상하이증시에선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입법·예산 심의를 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4, 5일 개막하는 게 가장 큰 이벤트다. 양회에선 중국의 향후 5년 경제 청사진을 확정한다.
2월 코스피 日평균 거래액 32조 ‘최대’
박주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8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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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이닉스에 10조 쏠려
상장주식 회전율도 28%로 급증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2조2340억원으로, 전달(27조560억원) 대비 19%(5조1780억원) 급증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랠리를 펼친 영향이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서만 약 45% 급등했다. 거래대금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로 쏠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의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2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대금의 33%를 차지했다.
증시의 손바뀜도 활발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지난달 28.0%로, 2022년 4월(35.02%) 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전율은 전달(18.13%) 대비로는 55% 급증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손바뀜이 활발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오르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단기 고점 부담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4배로 과거 평균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PER은 13.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7배”라며 “일단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동성으로 상승하던 국면과 차별화되고 있다”면서도 “이달 말 기업들의 주주총회와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전까지 실적 전망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진한 실리콘투…”과도한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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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9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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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 인수한 여파
증권가는 “비중 늘릴 때”
글로벌 화장품 유통업체인 실리콘투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핵심 고객사의 이탈 위험이 부각되며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현저한 저평가’라며 비중 확대 전략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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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 주가는 지난달 27일 3.91% 오른 4만38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2월 전체로 보면 17.26% 하락했다. 같은 기간의 코스피지수 상승률(19.52%)과 정반대 흐름이다.
최대 고객사인 구다이글로벌이 실리콘투 경쟁사 한성USA를 인수했다는 소식(2월 3일)이 전해진 여파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 뷰티 브랜드를 거느린 업체다. 북미지역 유통사인 한성USA 인수로 현지 공급망과 운영 인프라를 직접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북미 오프라인 채널에 국내 브랜드를 여럿 입점시킨 한성USA는 지난해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증권가는 실리콘투가 받을 부정적인 영향이 과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실리콘투 매출 중 구다이글로벌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3.6%에 달했지만 미국만 떼어놓고 보면 2.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에서 단일 기업이 K뷰티 물량을 독점 공급하는 건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올해 유럽과 중동 등 미국 외 권역에서 K뷰티 수출을 늘려 나갈 기업은 실리콘투”라고 설명했다.
실리콘투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매출 3093억원, 영업이익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60% 불어났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성과급과 재고자산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며 “올해 1분기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K뷰티 유통사 중 가장 많은 브랜드와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며 “경쟁 심화 및 핵심 고객사 이탈 가능성 때문에 일시 하락한 기업가치가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소부장·현대차그룹 ETF가 톱10 싹쓸이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6:00수정2026.03.03. 오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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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주간 수익률
SOL반도체후공정
26% 상승해 1위 차지
KODEX 200에 1조
지수·배당 상품도 인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주 줄줄이 수익률 최상위권에 들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주로 담은 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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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ETF 수익률 상위 10개 목록은 반도체 ETF와 현대차 관련 ETF가 채웠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SOL 반도체후공정’은 25.97% 상승했다. 이 ETF는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이수페타시스 등 반도체 패키징과 품질 테스트 관련 기업 10개를 담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주 상승률만 60.55%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의 인도 공장에 장비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주 비중이 83%인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25.89% 올랐다. ‘ACE AI반도체포커스’(24.08%),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22.75%), ‘TIGER 반도체TOP10’(18.06%) 등도 두 자릿수 주간 수익률을 냈다.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 기업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소부장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총 25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0.8%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비중이 높은 ETF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21.23% 올랐다.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는 21.14%, ‘TIGER 200 경기소비재’는 16.77% 상승했다.
시중 자금은 국내외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배당 관련 ETF에 몰렸다.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엔 1조188억원, ‘TIGER 200’에는 3437억원이 순유입됐다. 미국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1840억원), S&P500을 좇는 ‘TIGER 미국S&P500’(1118억원)에도 1000억원 넘는 돈이 쏠렸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2792억원), ‘PLUS 고배당주’(1679억원), ‘TIME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1673억원) 등도 순유입 상위권이었다.
자산가도 역베팅…곱버스 99억 샀다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8수정2026.03.03.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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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투자 종목
고액 자산가들이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투자하는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달 20~26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99억원어치 순매수해 국내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구조다. 올 들어 두 달간 코스피지수가 44.89% 뛰자 자산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2위는 바이오기업 인벤티지랩(약 90억원)이었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업체다. 최근 호주에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정맥주사제(IV)를 피하주사제(SC)로 바꾸는 기술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LS(56억원), 펩트론(56억원) 등에도 자산가 자금이 몰렸다.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둔 지주사 SK(약 55억원), 한국투자증권 등을 산하에 둔 한국금융지주(약 52억원) 순매수 규모도 컸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수혜 기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달 20~27일 포스코홀딩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철강, 친환경 인프라, 배터리 소재 등 포스코홀딩스 전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등의 정광 공급이 줄면서 글로벌 리튬 가격도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빅테크도 옥석 가리기…1~2년내 압도적 1위 나올 것”
선한결 기자
선한결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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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고수를 찾아
박연주 미래에셋證 리서치센터장
韓증시, 조정 오더라도
중장기 상승 여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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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내 직업을 대체할까 봐 걱정되시나요? 그럴수록 핵심 AI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46·사진)은 2일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AI가 우리의 삶과 직업,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부터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박 센터장은 10대 증권사의 첫 여성이자 최연소 센터장이다. 2005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정보기술(IT), 배터리, 전기차, AI 등 혁신산업을 담당해왔다. 박 센터장은 “리서치센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기업 분석의 깊이와 범위를 크게 넓힐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의 혁신 기업 투자 과정에서 싱크탱크 역할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AI가 개인과 기업, 국가 차원에서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봤다. 생산성 격차가 곧 소득과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센터장은 “증권사에서 리서치 어시스턴트(RA)를 1년간 훈련시켜야 할 업무도 AI는 단번에 수행한다”며 “지식산업은 물론 육체노동까지 광범위한 산업군이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와 피지컬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오르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선 중장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AI 필수 인프라인 반도체, IT 부품, 전력기기 기업의 실적 개선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지수가 높아 보인다는 이유로 투자를 피하는 건 장기적으로 손해”라며 “10~20% 하락에도 버티거나 비중을 늘릴 수 있을 만큼 확신이 드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검색엔진(알파벳), 업무용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 쇼핑(아마존), SNS(메타) 등 ‘각 분야 1위’ 기업이 모인 이른바 ‘M7’ 안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아직은 기존 경쟁 구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1~2년 안에 이용자 트래픽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것의 1등’에 이익이 쏠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6세 직장인, 반값 아파트 포기하고 4억 대출 받았다가 결국…
입력2026.03.02.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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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아끼는 법
40대 ‘내 집 마련’ 딜레마
상환 능력되면 분양전환 고려할만
생활 인프라 좋은 하남미사
시세차익·상급지 이동 용이
고덕강일, 초기 비용 적지만
시세 급등해도 이익 못누려
매월 내는 임차료는 소멸
원리금 상환은 자산 축적
재산 증식에 목표 있다면
공공임대 조기 분양 추천
Q. 자산 약 2억원을 보유한 46세 직장인이다. 현재 거주 중인 경기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의 조기 분양과 서울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 입주를 두고 고민이다. 미사는 입지가 좋고 즉시 매도가 가능하지만 대출 이자 부담이 크다. 고덕 강일은 대출 부담이 작고 서울 입지지만, 월 토지 임차료와 10년 거주 의무가 있다. 거주 안정성과 향후 자산 가치를 모두 고려할 때 어느 쪽이 더 현명한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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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의뢰인의 사례는 40대 중반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의 첫 단추를 끼울 때 전형적으로 겪는 깊은 딜레마를 보여준다. 자산 증식(투자)이라는 목표와 거주 안정이라는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뢰인이 고민하는 두 선택지인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과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반값 아파트) 분양은 단순히 지역 및 가격의 차이를 넘어 유동성과 자산화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른 주택이다. 따라서 주택 매수의 궁극적인 목적을 먼저 정해 의사결정의 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
우선 하남 미사 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은 ‘유동성’과 ‘자산 성장’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지닌다. 일반적인 신규 분양 아파트와 달리 공공임대는 그동안의 실거주 기간을 인정받아 분양 전환 직후 곧바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원할 때 언제든 즉시 매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상급지로 갈아탈 수 있는 강력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또한 하남 미사 중심지구는 교통, 학군, 상권 등 생활 인프라가 완성된 상태다.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프리미엄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상승 사이클이 도래했을 때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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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고덕 강일 토지임대부주택은 철저하게 ‘거주 안정성’에 방점이 찍혔다. 강동이라는 서울의 우수한 행정구역과 지하철 9호선 연장이라는 확실한 호재를 품고 있음에도 초기 진입 비용이 3억5000만원 선으로 매우 낮은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주택 가격 상승의 핵심 동력인 ‘토지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고 건물만 보유하는 반쪽짜리 소유권이라는 점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더라도 그 상승분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또 10년이라는 긴 의무 거주 기간에 묶여 자산의 환금성이 극도로 제한된다.
의뢰인 입장에서 가장 고민스럽고 두려운 부분은 하남 미사 선택 시 발생하는 막대한 대출 부담이다. 예상 분양가 6억원을 기준으로 4억5000만원의 대출(금리 연 4.5%,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가정)을 일으키면 매월 은행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228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고덕 강일은 2억원 대출에 대한 원리금(약 101만원)과 매월 납부해야 하는 토지 임차료 40만원을 합쳐도 월 141만원 수준이다. 두 선택지 간 매월 80만원 이상의 뚜렷한 현금 흐름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핵심 포인트가 있다. 하남 미사를 위해 매월 추가로 부담하는 80만원은 허공에 사라지는 비용이 아니라 내 집의 지분을 늘려가는 ‘강제 저축’이자 자산 축적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반면 토지임대부주택에 매월 내는 40만원의 임차료는 대출을 모두 상환한 뒤에도 따라붙는 ‘소멸성 비용’이다. 장기적인 자산 형성 관점에서 보면 이 80만원의 차이가 훗날 자산 규모의 단위 자체를 바꿔 놓을 결정적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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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전문위원
결론적으로 의뢰인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추천할 만한 해법은 현재의 소득과 지출 통제를 통해 대출 상환 능력이 뒷받침된다는 전제하에 ‘하남 미사 분양 전환’에 집중하는 것이다. 반대로 더 이상의 주거지 이동 계획이 전혀 없고, 대출 이자로 인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 편한 장기 실거주가 인생의 최우선 가치라면 고덕 강일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삶의 우선순위에 따른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리=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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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녀 출산 앞둔 부부 ‘신생아 특공’ 눈여겨볼 만
오유림 기자
입력2026.03.02.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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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ABC
정부, 공공·민영 청약 모두
별도 물량 배정하기로
생애최초 특공 비중은 축소
첫 자녀 계획을 가진 무주택 가구는 ‘신생아 특별공급’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공공·민영주택 모두 별도 물량이 배정돼 경쟁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관련 의견 수렴을 마친 뒤 상반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 예고해 3일까지 관련 의견을 받는다. 개정안은 신혼부부에게 할당된 청약 물량을 조정하고 신생아 특공을 독립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향후 생애최초 특공 비중은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신혼부부 특공은 혼인 7년 이내(예비부부 포함)인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배정하는 제도다. 민영과 국민주택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신혼부부 혹은 비혼 등의 경우라도 아이를 처음 낳기로 결정한 사람을 신생아 특공으로 보호해 출산 자체를 장려하는 게 취지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2세 미만 자녀(임신·출산·입양 포함)가 있는 가구가 대상이다.
신생아 특공은 그동안 공공분양 주택에서만 별도로 운영됐다. 민영주택 청약 때는 신혼부부 특공 23% 물량 중 신생아 가구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었다. 개정안에선 일정 소득 요건에 따라 신생아 특공 10%, 신혼부부 특공 15%와 같이 별도로 유형을 나눈다. 국민주택도 기존 30%이던 신혼부부 특공 물량을 신생아 15%, 신혼부부 20%로 구분한다. 당첨자는 소득 구간별로 나눠 100% 추첨 방식으로 선정한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부부 중 한 명은 신혼부부 특공, 다른 한 명은 신생아 특공에 청약하는 전략도 가능해진다. 두 명 모두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쪽으로 배정된다.
‘미사일 부품’ 강자 단암시스템즈 “英·佛 방산기업 납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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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2. 오후 5:54수정2026.03.03. 오전 12:42
발사체 모니터링 장비 국산화
가성비 내세워 유럽 수출 추진
한화와 차세대 항재밍 장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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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무기와 위성 발사체에 들어가는 통신·항법 장치를 제조하는 단암시스템즈는 방위산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통한다. 1978년 지대지 유도탄인 ‘백곰’ 개발에 참여해 발사체의 비행 궤적과 동작 상태 등을 확인하는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를 국산화했다. 이후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와 지대공 미사일 ‘천궁’ 등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이성엽 단암시스템즈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텔레메트리는 40년간 무결점 품질을 유지해 한국 유도무기 발전에 기여했다”며 “방산 대기업과 원팀을 꾸려 K방산 수출 증대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 성장 비결로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꼽았다. 전체 직원의 60%를 R&D 인력으로 뽑아 텔레메트리와 항재밍, 우주항공 분야로 연구소를 나눴다. 세분화한 R&D를 통해 대표 제품인 텔레메트리를 고객사별로 개발하고 가격도 경쟁사의 75% 수준으로 낮췄다. 이 대표는 “규격화된 제품을 파는 경쟁사와 달리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것이 또 다른 차별점”이라며 “영국, 프랑스 등의 방산 기업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하는 항재밍 사업에서는 차세대 전차와 장갑차에 들어갈 상태감시시스템(HUMS)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이 장비 고장 시점을 예측해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다연장로켓 ‘천무’에 들어가는 항재밍 장치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산화해 수출했다”며 “상생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여러 접점을 살피고 있다”고 했다.
항공우주 사업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암시스템즈는 나로호와 누리호 등 주요 발사체에 들어가는 항공전자 부품의 90%를 책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등 국내 민간 발사체 기업에도 항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더넷 스위치(네트워크 단위를 연결하는 통신장비), 비행제어컴퓨터 등 고가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30년 매출 16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춰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ST “물로 데이터센터 발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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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2.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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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6’ 액침냉각 장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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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가 오는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에서 차세대 액침냉각 장비(사진)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장비는 데이터센터의 컴퓨터 서버를 액체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발열을 잡는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공랭식 장비보다 전기료를 40%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해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는 이중화 설계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덧붙였다. 기기가 고장 나면 예비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데이터센터가 멈추는 불상사를 사전에 차단한다.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모듈을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통상 개별 통제가 불가능한 데이터센터는 발열을 잡기 위해 모듈 전체를 냉각해야 해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GST의 액침냉각 장비는 모듈 각각의 발열 상황에 맞춰 냉각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모듈형 구성을 활용해 고객사마다 다른 데이터센터에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앞서 2024년 GST는 LG유플러스와 액침냉각 장비 사업에서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GST의 액침냉각 장비를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평균 연봉이 ‘9000만원’…삼성·애플도 줄 서는 회사 비결은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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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뜨는 칩 테스트업체
장인 손끝이 만든 초격차
‘슈퍼을’ 된 반도체 검사기업
리노공업, 작년 48% 영업이익률
ISC, 메모리 검사 시장 90% 장악
숙련공이 테스트 공정 핵심 담당
“로봇 이기는 기술력이 경쟁력”
불량 반도체 칩을 걸러내는 후공정 업체가 반도체 호황의 숨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이후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화에서 수율로 이동하면서다.
특히 리노공업과 ISC 등 대체 불가능한 반도체 테스트 부품사가 압도적인 기술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부품을 다루는 장인의 손기술이 ‘한국형 슈퍼을’로 자리잡은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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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점유율로 최대 실적
2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용 핀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지난해 매출 3725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으로 4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것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사인 ISC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22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7억원에서 600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7.3%로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10% 안팎인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테스트 핀과 소켓은 반도체의 최종 성능과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양산 전 품질과 신뢰성을 검증해 불량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수율이 결정된다.
리노공업은 웨이퍼 테스트용 초정밀 테스트 핀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위의 다이를 전기적으로 검사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 불필요한 패키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시스템반도체 검사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만 1000곳이 넘는다.
ISC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 검사용으로 쓰이는 러버 소켓 시장의 90%를 장악한 글로벌 1위 업체다. 러버 소켓은 실리콘·고무 내부에 도전성 입자가 완충작용을 하며 칩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단자 간격이 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공정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봇도 넘보지 못하는 숙련 기술
반도체산업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검사 부품 분야는 여전히 ‘장인의 영역’으로 통한다. 두 회사 모두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최종 조립과 핀 배열 보정은 숙련공이 담당하고 있다. 테스트 부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여서 칩마다 패키지 구조와 단자 배열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리노공업과 ISC의 제품 종류는 각각 3만 개, 2000개에 이른다. ISC 관계자는 “핀의 높이, 각도, 탄성이 미세하게만 달라도 접촉 저항이 변한다”며 “숙련된 작업자의 미세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리노공업이 연구소와 생산 공장을 모두 부산에 둔 것도 원활한 협업을 통해 숙련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2024년 기준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은 8988만원으로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1등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노공업은 2000억원을 들여 부산 강서구에 기존의 두 배 규모인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숙련 인력 2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초미세 소켓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ISC는 지난해 45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생산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앞으로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 이후 검사 정밀도가 반도체 수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숙련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후공정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연봉이 ‘9000만원’…삼성·애플도 줄 서는 회사 비결은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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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뜨는 칩 테스트업체
장인 손끝이 만든 초격차
‘슈퍼을’ 된 반도체 검사기업
리노공업, 작년 48% 영업이익률
ISC, 메모리 검사 시장 90% 장악
숙련공이 테스트 공정 핵심 담당
“로봇 이기는 기술력이 경쟁력”
불량 반도체 칩을 걸러내는 후공정 업체가 반도체 호황의 숨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이후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화에서 수율로 이동하면서다.
특히 리노공업과 ISC 등 대체 불가능한 반도체 테스트 부품사가 압도적인 기술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부품을 다루는 장인의 손기술이 ‘한국형 슈퍼을’로 자리잡은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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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점유율로 최대 실적
2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용 핀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지난해 매출 3725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으로 4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것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사인 ISC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22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7억원에서 600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7.3%로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10% 안팎인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테스트 핀과 소켓은 반도체의 최종 성능과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양산 전 품질과 신뢰성을 검증해 불량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수율이 결정된다.
리노공업은 웨이퍼 테스트용 초정밀 테스트 핀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위의 다이를 전기적으로 검사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 불필요한 패키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시스템반도체 검사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만 1000곳이 넘는다.
ISC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 검사용으로 쓰이는 러버 소켓 시장의 90%를 장악한 글로벌 1위 업체다. 러버 소켓은 실리콘·고무 내부에 도전성 입자가 완충작용을 하며 칩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단자 간격이 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공정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봇도 넘보지 못하는 숙련 기술
반도체산업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검사 부품 분야는 여전히 ‘장인의 영역’으로 통한다. 두 회사 모두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최종 조립과 핀 배열 보정은 숙련공이 담당하고 있다. 테스트 부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여서 칩마다 패키지 구조와 단자 배열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리노공업과 ISC의 제품 종류는 각각 3만 개, 2000개에 이른다. ISC 관계자는 “핀의 높이, 각도, 탄성이 미세하게만 달라도 접촉 저항이 변한다”며 “숙련된 작업자의 미세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리노공업이 연구소와 생산 공장을 모두 부산에 둔 것도 원활한 협업을 통해 숙련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2024년 기준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은 8988만원으로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1등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노공업은 2000억원을 들여 부산 강서구에 기존의 두 배 규모인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숙련 인력 2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초미세 소켓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ISC는 지난해 45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생산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앞으로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 이후 검사 정밀도가 반도체 수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숙련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후공정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케어 “세계 최소 혈압계 하반기 출시”
입력2026.03.02. 오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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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모니터 크기 혈압계
손목시계 형태로 소형화
측정 혈압 최대치도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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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100원 크기의 초소형 혈압측정계를 개발 중입니다.”
이동화 참케어 대표(사진)는 2일 “애플, 가민 등 스마트 워치를 제조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 참케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커프형 혈압계 ‘H2-ABPM’을 만든 업체다. 병원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모니터 크기의 혈압계를 무게 46g의 손목시계로 옮겨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혈압계 제작에 나섰다.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초소형 혈압계는 광혈류측정(PPG) 센서를 이용한 방식이다. 하지만 최대로 잴 수 있는 혈압의 범위가 180㎜Hg를 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병원 현장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케어가 개발한 초소형 혈압계는 필름형 압력센서를 이용한다. 최대 260㎜Hg의 혈압까지 측정할 수 있다. 센서가 동맥 위를 눌러 직접 동맥벽의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형태의 혈압 측정법이다. 센서의 위치와 압력의 정도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차이 난다는 단점이 있어 일반 소비자용 혈압계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다만 이 대표는 “두 개의 센서를 이용해 하나의 센서는 맥파를, 다른 하나는 피부의 밀착도를 측정한다”며 “두 센서의 값을 AI로 보정하면 측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혈압계의 정확도는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는 커프형 혈압계 대비 약 95%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CES 2026’에 참석해 애플, 구글, 가민 등 스마트 워치를 제조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며 “이들은 자사의 스마트 워치 시곗줄에 혈압센서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한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현재 개발한 센서 모듈의 크기는 가로 2㎝ 세로 4㎝다. 이 대표는 “일본의 글로벌 전자부품 제조기업 무라타제작소와 협업 중”이라며 “현재보다 더 작은 센서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절반 크기인, 100원짜리 동전 크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티씨노 “암세포 자가포식 막는 항암제 개발”
입력2026.03.02. 오후 5:53수정2026.03.03. 오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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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선 대표의 모달리티 확장
자가포식 단백질 없애
에너지 공급 루트 차단
日 경쟁사 오노 신약보다
적은 투여 횟수로도 효과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저분자 화합물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확장한다. 표적단백질분해(TPD) 프로탁(PROTAC) 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두 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세포 자가포식(오토파지)의 핵심 단백질인 ‘ULK1/2’를 표적으로 한 프로탁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전략까지 병행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항암 영역을 정조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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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포식 개시 단계 직접 분해
박찬선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일 인터뷰에서 “ULK1/2 프로탁을 중심으로 기존 항암제의 내성 기전을 차단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ULK1/2는 자가포식이 시작되는 상위 단계의 핵심 단백질이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내부 자원을 분해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암세포는 항암 치료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씨노가 개발한 ‘TXN12923’은 기존 저해제와 달리 ULK1/2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는 프로탁 항암제다. 프로탁 항암제는 암세포가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만 골라서 제거한다. 박 대표는 “기존 저해제는 단백질 활성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만, 프로탁은 단백질을 아예 삭제해 내성 발생 확률을 낮추고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TXN12923은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기존 저해제와 달리, 표적 단백질을 분해한 뒤에도 파괴되지 않고 재사용되는 촉매적 작용을 한다. 박 대표는 “약물 한 분자가 여러 개의 타깃 단백질을 연속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하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개발 중인 ULK1/2 저해제 ‘DCC-3116’과의 비교 동물실험에서 TXN12923은 경쟁력을 확인했다. DCC-3116이 100㎎/㎏ 용량을 하루 두 번(BID) 투여해야 하는 데 비해 TXN12923은 이보다 적은 용량을 하루 한 번(QD)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동등 이상의 항암 활성을 입증했다. DCC-3116 투여군에서는 당뇨 연관 증상과 비슷한 대사 이상 부작용이 관찰된 반면, TXN12923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티씨노는 ULK1/2 프로탁을 단독요법보다는 병용요법 중심 자산으로 포지셔닝했다. 적응증으로는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이 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및 KRAS 변이암은 표적항암제가 존재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저항성이 빠르게 나타난다. 티씨노는 표적항암제를 투여받은 암세포의 자가포식이 활성화되며 저항성 기전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티씨노는 내년까지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ADC 저항성 대응…듀얼 페이로드 전략
ULK1/2 타깃 전략은 EGFR과 KRAS뿐 아니라 고형암 전반으로 병용을 확장할 수 있다. 티씨노의 두 번째 축은 ULK1/2 프로탁을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개발이다. 최근 ADC 치료 이후 자가포식 증가가 저항성 기전으로 보고되는 만큼, ULK1/2 프로탁을 병용하거나 페이로드로 접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형태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티씨노가 개발하는 듀얼 페이로드는 한쪽에 임상적으로 검증된 Top1 저해제를, 다른 한쪽에는 ULK1/2 프로탁을 결합하는 구조다. ADC는 암세포만 골라 추적하는 항체와 ‘폭탄’ 역할을 하는 페이로드(약물),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ADC에 투여된 약물 중 실제 암세포 안으로 전달되는 비율이 제한적인 만큼, 적은 양으로도 반복적으로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활용하는 접근이 기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ULK1/2 표적 화합물을 중심으로 모달리티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항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메탈카드사 코나아이 “세계 1위 회사 될 것”
입력2026.03.02.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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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코나아이가 세계 최대 메탈카드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일 코나아이에 따르면 이 회사 조정일 대표는 지난달 26일 ‘글로벌 메탈카드 세계 1위’라는 비전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메탈카드는 플라스틱 대신 티타늄 같은 금속 소재로 제작한 카드다. 코나아이는 이 메탈카드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 3089억원, 영업이익 88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조 대표는 올해 ‘메탈카드 시장의 글로벌 제패’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모바일 결제는 보완재일 뿐, 카드는 결제의 근간으로 남을 것”이라며 “코나아이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드 산업을 고급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글로벌 메탈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을 지목했다. 문화 산업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조 대표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소외된 감성을 찾기 위해 자연과 문화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확신으로 더한옥헤리티지 호텔 등 공간과 문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유여행객 급증에 한숨 돌린 면세점
입력2026.03.02. 오후 5:18수정2026.03.03. 오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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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면세점업계의 희망
1~2월 매출 전년比 20%대 증가
시내면세점 방문객 1년간 최대
이달 BTS 컴백 공연도 호재
“씀씀이 작아도 수익성에 초점”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면세점업계가 개인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다. 자유여행객(FIT)들이 면세점에서 지출한 돈이 1년 만에 20% 이상 증가하면서다. 이달에는 군 복무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의 복귀 무대까지 예정돼 있어 면세점들의 실적 기대감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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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주요 면세점의 FIT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올 들어 두 달간 FIT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각각 31%와 26%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유여행객을 중심으로 하는 면세점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월 방한객이 126만566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여행객들의 발길이 시내면세점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1년간 시내면세점을 찾는 해외 여행객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시내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한 외국인 방문객 수는 45만4345명으로 작년 1월(30만9235명)과 비교해 46.9%가 늘었다.
면세점들은 방한 외국인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엔 서울 명동 본점의 스타에비뉴를 미디어 아트 중심의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개편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에 선물 전용 매장인 ‘K뮤지엄 & 기프트’ 매장을 개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7월 서울 명동점을 K패션과 K푸드 등을 중심으로 재단장하며 해외 관광객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로는 한국 디자이너브랜드인 김해김과 스트리트 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 아크메드라비와 아웃도어 브랜드인 누크피터 등을 들였다.
현대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뷰티 체험존 ‘AI 뷰티 트립’을 운영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외교적인 이유로 일본 여행을 꺼리는 영향으로 최근들어 중화권 특수를 많이 누리고 있다”며 “오는 21일 BTS의 서울 컴백 공연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들은 자유여행객들의 씀씀이가 단체여행객이나 중국의 보따리상(다이궁)보다 덜하다는 데 아쉬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은 1091만명으로 전년 대비 16.9% 늘었지만 정작 매출은 9조3333억원으로 16% 감소했다”며 “매출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자유여행객들 맞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속성장 시대 막내린 中…시험대 오른 ‘시진핑 1인 체제’
입력2026.03.02.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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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INSIGHT
4·5일 개막하는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관전 포인트
사상 첫 ‘4%대 성장률’ 내놓을까
경기둔화·내수 위축에 수출전망 불확실
5% 이하 낮출땐 자금이탈 등 후폭풍
지방채 발행·인프라 투자로 방어 나설듯
AI·로봇 등 기술 패권 주도 승부수
국가발전계획,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
중장기 전략의 연속성·집행력 공고히
習, 내년 4연임 결정…1인 체제 강화
권력 안정 위해 軍 숙청 계속될지 주목
국방비 3년 연속 7%대 늘려 軍 현대화
대만 문제엔 외부 간섭 배제 강조할 듯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정책 자문기구인 정협과 입법 기관인 전인대를 아우르는 양회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정책 기조를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자리다. 올해 양회에선 성장 방어, 기술패권 장악, 체제 안정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첫 4%대 성장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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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양회의 핵심 중 하나다.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공개하는데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 기조, 지방채 발행 규모 등이 성장률 목표치에 따라 좌우된다.
2023년부터 양회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는 줄곧 ‘5% 안팎’이었다. 매년 목표치도 달성했다.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 둔화, 내수 위축, 길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이 맞물려 구조적 난제가 두드러져서다. 여기에 세계 질서 재편을 노리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베이징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4.5~5%다. 중국은 건국 이후 단 한 번도 성장률 목표치를 5% 아래로 제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31개 지방정부 중 20곳 이상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했다. 경제 규모 상위 10개 지방정부 중 8곳도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췄다.
다만 5% 안팎이라는 유연한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올해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첫해다. 성장률 목표를 5% 아래로 낮추면 중국 지도부가 감수해야 할 정치·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4%대 성장률 목표는 그간 중국의 고속 성장 국면이 막을 내렸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자신감 약화로 인식돼 증시 변동성 확대,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 등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책 여지를 남기는 성장률 목표 범위를 내놓고, 지난해 4%로 확대된 재정적자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채 발행 확대와 인프라 투자 강화로 5% 안팎의 성장률 달성을 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제 감면, 전략 산업 투자 확대, 지방정부 부채 관리 등 정책 패키지를 활용해 소비 진작을 꾀할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 40%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굴기 ‘법제화’
올해 양회에서 확정할 15차 5개년 계획에는 성장 둔화와 글로벌 질서 재편 속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 명확하게 담긴다. 과학기술 자립, 첨단 제조업 강화, 공급망 안정 등의 선언적 목표를 넘어 ‘중속(中速) 성장’ 속 신산업 정책의 기틀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택될 국가발전계획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인 5개년 계획의 수립, 심의, 승인, 집행, 감독 전 과정을 규정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장기 경제 청사진인 5개년 계획을 당의 건의와 국무원의 편성, 전인대의 승인이라는 정치·행정 절차에 따라 운영해 왔다. 산업화, 도시화, 첨단기술 육성 등의 국가 전략을 당내 규정이나 정책 문서 형태로 관리했다.
이런 국가 발전 계획 체계를 올해 양회를 통해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식 경제 운영 모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대한 제도 변화라고 보고 있다. 70여 년간 이어져온 계획 체계를 처음으로 법적인 틀 안에 편입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는 장기 발전 전략을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는 미·중 첨단기술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 중장기적인 구조 전환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 발전 청사진 수립을 위한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계획 수립 과정의 절차적 기준을 명문화하면 정책 연속성과 집행력, 감독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략 산업 육성 정책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 절차 정비를 넘어 중국식 거버넌스 구조를 한 단계 더 제도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통신 등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 투자를 더욱 강화해 단순한 산업 정책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 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 굴기가 부각되지만 첨단기술이 중국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발적인 혁신과 투자만으로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대만 이슈엔 강경
중국 정부의 외교 기조도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4월 2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중 글로벌 전략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양회 때 천명되는 관세·기술 통제·공급망 재편에 관한 중국의 대응 원칙이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내정 간섭에 날 선 비판을 이어왔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관계가 양국에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양회에서도 상호 존중과 충돌 회피 기조 아래 핵심 이익을 수호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과거에 비해 선명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 반대를 강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외 개방 기조는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 외국인 투자 유치와 수출 다변화를 동시에 챙기기 위해서다.
시진핑 1인체제 공고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1인 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 주석의 4연임 여부는 내년 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결정된다. 대회를 1년 남짓 앞두고 이미 사정 작업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올초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숙청된 군부 2인자 장유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에 대한 후속 처리도 올해 양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는 시 주석의 권력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국방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방비를 3년 연속 7% 이상 늘리며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은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다. 재정지출과 함께 국방지출을 꾸준히 확대하며 정치·군사·경제 정책을 결합한 국가 운영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양회는 경제 회복, 기술 자립, 정치 안정, 외교 기조의 중심축이 어떻게 기능할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및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향후 중국 정책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인 데다 중국 경제 역시 구조적인 변곡점에 놓여 있어 올해 양회는 특히 더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단독] “믿었던 슈퍼개미였는데…” 4억 올인 70대 ‘피눈물’
입력2026.03.02. 오후 5:41수정2026.03.03. 오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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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슈퍼개미가 AI 조작?
노후자금 털리는 고령층
60대 이상 피싱 피해 9년새 4배 증가
종목추천 허위 영상 유포
가짜 MTS로 입금 유도
고령층 노린 신종피싱 활개
“AI범죄 대응위해 법 손봐야”
“기관투자가들에게만 조언하는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직접 추천한다기에 믿었습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박권식 씨(70)는 최근 몇 달간 유튜브에서 본 주식 추천 방송을 믿고 4억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박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내려받고 투자금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매일 5~25%의 수익이 쌓였고, 원금의 10배에 달하는 수익률이 표시됐지만 이는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 프로그램이었다. 박씨는 노후 자금을 모두 잃고 앱 접속이 차단된 뒤에야 사기임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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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AI 딥페이크·MTS
인공지능(AI)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투자 전문가 영상과 조작된 모바일 MTS 등을 통한 신종 피싱이 고령층을 파고들고 있다. AI 조작 영상·앱·메신저 상담 등을 묶은 ‘통합형 사기’가 확산하면서 60대 이상 피싱 피해는 최근 10년 새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범죄 수법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지만 고령층을 보호할 예방·차단 장치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반부패·중요경제범죄수사대는 박씨 사건을 지난달 대구강북경찰서에서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피의자들은 12개 텔레그램 아이디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아직 신원이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직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피싱 조직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한 전문가의 얼굴과 음성을 AI로 합성해 종목 추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속 인물은 “직접 분석한 전략과 종목 리스트를 공유한다” “선착순 공개” 등과 같은 말로 투자를 유도하며 자체 제작한 가짜 MTS 설치를 권유했다. 돈을 입금하라고 안내한 계좌는 피싱 조직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이었다.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익 그래프와 잔액이 늘어나는 것처럼 표시돼 피해자의 의심을 피했다.
지난해에는 ‘슈퍼개미’로 알려진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등을 사칭한 AI 조작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기도 했다. 당시 남 대표는 “나를 사칭한 투자 영상이 퍼지며 피해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범죄자가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60대 피싱 피해 증가폭 가장 커
수사기관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60대 이상 피싱 피해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피해는 2016년 1720건에서 2025년 7294건으로 약 4.25배로 늘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으로 범죄 실행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기망하기 쉬운 고령층이 새로운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고령층의 투자 관심이 높아진 점도 피해 확산 요인으로 꼽힌다.
범죄자들은 종목 추천 영상, 상담원 프로필 사진, 수익 그래픽, 가짜 앱까지 AI로 단시간에 대량 제작·유포한다. 특히 AI로 만든 가상 인물을 프로필 사진으로 내세운 뒤 “해외여행을 다니며 여생을 보내도 되겠다” “나도 같은 종목에 투자해 남편 몰래 돈을 벌었다”는 식의 일상 대화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투자 성향과 자산 상황을 파악한 뒤 추가로 입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텔레그램 상담 조직원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과 친밀감을 형성하며 피해를 키웠다.
법조계에서는 AI 기반 범죄에 대응할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지훈 법무법인 심앤이 변호사는 “최신 AI로 제작된 가짜 영상은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조차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며 “지금은 금융·수사기관 사칭 계좌만 긴급 동결이 가능한데, 투자 리딩방 등 AI를 활용한 신종 범죄에도 경찰이 선제 개입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반수생 10만명 달할 듯…2011년 이후 역대 최다 전망
입력2026.03.02.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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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로 의대 모집 늘고
내신 9등급제 올해 종료 영향
2027학년도 대입에서 상위권을 중심으로 ‘반수’ 수험생이 역대 최다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입시업계 전망이 나왔다. 반수는 대학에 입학한 재학생이 학업을 병행하거나 휴학한 상태에서 다시 대입에 도전하는 것을 뜻한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반수생이 1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학년도(9만2390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관련 통계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대입 재도전 사례가 증가한 데다 입시 제도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수생 규모는 2022학년도 8만2006명, 2023학년도 8만1116명, 2024학년도 8만9642명, 2025학년도 9만3195명, 2026학년도 9만2390명 등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가 내신 9등급제 적용 마지막 해라는 점도 반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내신 5등급제에서는 일부 상위권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행 내신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가 1등급을 받지만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 이내면 1등급을 받는다. 내신 1등급의 변별력이 떨어져 9등급제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내신 메리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난 점도 반수생 증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원 자격에 제한이 있지만 지역의사제 대상 지역 학생이라면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불수능’ 여파로 기대에 못 미치는 대학에 진학한 수험생이 많았던 점도 반수생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9등급제에서 좋은 내신 등급을 이미 확보한 학생은 대입 재도전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의약학 계열 재학생 등이 다시 한번 입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설] 국민연금 수급자 800만…운용수익에만 의존했다간 재앙 올 수 있어
입력2026.03.03.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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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급자가 1988년 도입 후 38년 만에 800만 명(누적 기준)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노령·장애·유족 연금 외에 일시금을 받는 대상자와 과거 수급자 가운데 사망한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인구 6명 중 1명이 국민연금 수혜자에 포함됐다는 얘기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수급자 증가세는 점점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국민연금은 노후 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복지 선진국에서 보듯 수혜자 증가는 당연한 흐름이다. 그렇지만 수급자 증가가 워낙 빠르다 보니 미래 세대도 안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연금공단 전망에 따르면 수급자가 3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4년8개월 걸렸는데 70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2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기금 지출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조정하는 국민연금 모수 개혁을 18년 만에 처음 이뤘다. 그러나 기금 고갈 시점을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가량 늦춘 임시 처방일 뿐이다.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이 되려면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 등에 연동한 자동적인 수급 기준 조정과 기초연금과의 연계 등 추가 개혁이 절실하다. 여야 정치권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상시적인 연금구조 개편을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231조원의 운용 수익을 올렸다. 올해도 두 달 새 160조원을 벌었다. 올해 수익만 따져도 3년 치 연금 지급액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연 4.5%로 가정한 중기 운용 수익률을 지금처럼 2%포인트가량 높이면 기금 고갈을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평가 수익만 믿고 구조개혁을 방치해선 안 된다. 국민연금 안정성에 대한 미래 세대의 불신을 없애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근본 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가 재정 누수 우려가 큰 기초연금 개편에 들어간 것은 긍정적이다. 국민연금도 지속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사설] 강대강 치닫는 미·이란 교전…중동 사태 장기화 플랜 B 마련해야
입력2026.03.03.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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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사흘째 이어지며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목표 달성 시까지 공격하겠다”며 지속적인 보복을 공언했다.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맞대응했다. 친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까지 가세하며 이란 사태는 양측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아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지형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상품·금융 시장은 어제 개장과 함께 ‘오일 쇼크’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개장 직후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로, 4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나며 오름폭이 줄긴 했지만 1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가 장 초반 2% 이상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증시는 휴장일로 열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가늠하는 게 쉽지 않다. 한국은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더구나 이 물량의 95%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지면 에너지 공급 차질은 물론 선박 우회로 인해 해상 운임도 최대 80%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무역협회). 이렇게 되면 신기록 행진을 이어온 우리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2%로 전망하면서 유가 기준으로 잡은 게 배럴당 연평균 64달러다. 그러나 유가가 크게 오르면 2% 성장 달성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고유가·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주말에 이어 어제도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금융 지원과 시장 안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4~5주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플랜 B를 마련해 놔야 한다. 지금은 조기 종전 기대를 접고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천자칼럼] 트럼프의 토요일 기습 작전
윤성민 기자
입력2026.03.03. 오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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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전쟁의 일대 전환점은 1776년 트렌턴 전투다. 조지 워싱턴의 대륙군은 영국군에 연전연패하며 와해 지경까지 몰렸다가 이 전투 대승을 발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워싱턴 군대는 눈보라 속에서 병력 2400명을 이끌고 얼음덩어리가 떠다니는 델라웨어강을 건너 영국군이 고용한 독일 용병 헤센 군대를 쳤다. 불과 한 시간 남짓한 짧은 공격 끝에 포로로 잡은 적만 1000명에 달했다. 전투가 벌어진 시간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새벽. 전날 밤늦게까지 크리스마스 파티로 곤드레만드레 곯아떨어진 용병 군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베트남전쟁 중 가장 유명한 기습 작전은 구정(베트남어로 뗏) 대공세다. 1968년 1월 30일 밤~31일 새벽 사이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남베트남 전역의 100여 개 도시와 군사기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암묵적 관례대로 구정연휴는 휴전 기간이라고 여기고 병력의 절반이 고향을 방문한 남베트남군과 미군이 단단히 허를 찔렸다.
중동전쟁에서 연전연승하던 이스라엘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때가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른바 ‘욤 키푸르’전쟁이다. 유대교에서 가장 경건한 명절로 라디오·TV 방송도 중단하고 운전조차 금지된 ‘속죄일’(욤 키푸르)을 노린 이집트·시리아 연합군의 기습으로 개전 초 이스라엘 17개 여단이 궤멸했다. 그로부터 딱 50년 뒤인 2023년 10월 6일, 이번에도 유대력상 7대 절기 중 하나인 명절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국경을 밀고 내려온 게 현 가자전쟁의 발단이다.
명절이나 종교적 기념일, 휴일은 군 경계가 가장 느슨해지는 때다. 요즘 이 방심 상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해 6월 21일 이란 핵시설 벙커버스터 공습, 올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체포 그리고 지난달 28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제거 사건은 모두 토요일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 이쯤 되면 쿠바 등 트럼프의 다음 타깃으로 꼽히는 국가 권력자들은 주말 노이로제에 걸릴 법하다. 물론 우리에게도 쓰라린 기억이 있다. 1950년 6월 25일도 일요일이었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램을 사고파는 ‘램테크’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중고나라가 최근 3개월(2025년 11월~2026년 1월) 거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메모리 관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범용 D램인 ‘DDR4’ 거래량은 322.8%, ‘DDR5’는 527.4% 증가했다.
◇중소 IT업체 도산 위기
메모리값 상승을 제품가에 전가하거나 떠안지 못하는 중소 IT업체는 도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는 메모리 가격 급등 여파로 신제품 출시를 취소하고 이달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이 지웨이와 ITHome 등 현지 IT 매체에 따르면 메이주는 지난 1월 행사에서 차세대 모델 ‘메이주 22 에어’ 출시를 취소하며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 계획에 중대한 걸림돌이 됐다”고 밝혔다.
메모리플레이션은 PC,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자동차산업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인다. 차량용 메모리 품귀가 심화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것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로 주로 활용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D램의 1월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45% 급등했다.
중국 전기차 회사인 리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비용 압박은 원자재가 아니라 최근 미친 듯이 오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올해 내내 자동차에 엄청난 원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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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제공
CPU·인쇄회로기판도 품귀…노트북 가격 밀어올린다
1분기 공급 부족 절정 달할 듯…노트북 출하량 14.8% 감소 예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각종 반도체와 부품을 빨아들이면서 소비자용 시장 기기들에 들어가는 부품으로까지 공급난이 확산하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인쇄회로기판(PCB) 등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 가격도 줄줄이 급등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키뱅크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서버용 CPU 가격을 최대 15%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CPU는 인도에 걸리는 시간이 과거 8~10주에서 최근 24주 이상으로 늦어지는 등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증했다.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은 생성형 AI 구동을 위해 인텔에 대규모 CPU 주문을 넣었지만,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최근 “데이터센터에서 CPU ‘쇼티지’(품귀)가 발생하고 있으며, 올 1분기 공급 부족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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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CPU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컴퓨터용 CPU도 영향을 받는다. 서버용 제품이 생산라인을 잡아먹으면, 컴퓨터용 CPU 생산에 할당되는 물량이 줄어 가격이 덩달아 뛴다. 이에 따라 업계는 CPU 가격 급등이 컴퓨터 가격을 밀어 올려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PU는 노트북 원가의 15~30%를 차지하는 가장 비싼 부품이다. 트렌드포스는 “결국 CPU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올 1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4.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컴퓨터용 CPU 가격을 10% 올린 인텔이 조만간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세계 1위 CPU 제조사인 인텔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서버용 CPU에 생산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CPU 외 다른 부품들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고성능 PCB가 대표적인 예다. PCB는 CPU, GPU, 메모리 등 반도체를 올려 배선으로 연결하는 기판으로, 노트북 뼈대 역할을 한다. PCB값 인상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많아지면서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마더보드(메인 기판)의 크기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PCB는 구리가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트렌드포스는 “높은 PCB 가격은 장기적인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컴퓨터 스펙이 높아지면서 마더보드 크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에서 저장장치 기능을 수행하는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도 올 1분기 전 분기 대비 70% 상승했다. D램 계약 가격 역시 같은 기간 80% 뛰었다. SSD는 D램과 함께 노트북 원가의 10~25%를 차지한다.
美, 中 우회수출 단속…한국 태양광 ‘쾌청’
입력2026.03.02.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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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미국 감시망 피난처
인도·동남아산에 관세폭탄 예고
한화큐셀·OCI홀딩스 등
미국 진출 기업 반사이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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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인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설비에 최대 126%에 이르는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제3국을 통한 중국 태양광 업체의 우회 수출을 막는다는 취지다. 중국산 저가 물량이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한화큐셀, OCI홀딩스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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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발표했다. 잠정 상계관세율은 인도산 125.87%, 인도네시아산 104.38%, 라오스산 80.67%이며, 7월 6일 최종 확정된다. 상무부는 이와 별도로 해당 국가 제품의 덤핑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반덤핑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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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이 사실상 지배하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미 상무부의 판단이다. 해당 기업은 중국 정부 지원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들 3국에서 미국에 수입된 태양광 전지와 패널은 45억달러(약 6조4580억원)어치로 미국 내 전체 태양광 전지, 패널 수입의 67%가량을 차지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태양광제조·무역연합이 지난해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 제품에 대한 조사를 청원한 결과 이뤄졌다. 한화큐셀, 미션솔라에너지(OCI홀딩스 계열사)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이 단체에 소속돼 있다. 미국 태양광업계는 중국 업체가 미국 관세를 피하고자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4월 동남아 4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에도 중국산 우회 수출 혐의로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동남아 4국 사례를 미뤄볼 때 이대로 상계관세율이 확정된다면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 3국의 미국 수출 물량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면서 한화큐셀, OCI홀딩스 등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은 올해 조지아주에 총 8.4GW 규모의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태양광 설비 생산시설이다. 한화큐셀은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까지 태양광 밸류체인을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큐셀에 폴리실리콘을 납품하는 OCI홀딩스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열렸다. 한화큐셀의 배터리 셀·모듈 생산량이 늘면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다. OCI홀딩스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공장을 통해 폴리실리콘을 넘어 웨이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태양광 규제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 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태양광 수요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S그룹, 전력 슈퍼사이클 시대…美 넘어 글로벌 시장 선점
입력2026.03.02.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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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LS 제공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LS그룹이 전력산업의 근간인 전기동 생산부터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핵심 과제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도래한 전 세계적 전력 슈퍼사이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초고전압직류송전(HVDC) 시장은 오는 2034년 약 37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VDC는 기존 교류 방식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전력 수요 증가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LS전선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강원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 전용 공장을 준공해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했다. 특히 최근 북미 지역에서 체결한 7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은 국내 전선 업체 사상 최대 단일 수출 기록이다.
여기에 LS마린솔루션이 가세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초대형 HVDC 포설선을 건조 중인 LS마린솔루션은 생산부터 포설까지 이어지는 턴키(일괄수주)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내 사업은 물론 유럽과 북미의 해상풍력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방침이다.
변전과 배전 분야에선 LS일렉트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 사업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2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3배로 급증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한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로, 2생산동 준공을 통해 정부의 HVDC 송전망 구축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특히 미국에서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주의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에 있는 배전시스템 생산 자회사 MCM엔지니어링 제2공장을 양대 거점으로 현지 빅테크 기업의 AI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LS일렉트릭의 총 수주잔액은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LS MnM은 고품질 원자재 공급을 통해 그룹의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인 온산제련소에서 연간 68만 톤의 전기동을 생산하는 LS MnM은 최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자사 브랜드를 최고 등급인 ‘그레이드 1’으로 등록했다.
효성그룹, 해외공장 선제 투자 결실…수주잔액 12조
입력2026.03.02.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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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이 글로벌 현장 주재원 및 현채인들과 만나 사업 방향을 점검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전력기기 시장에서 잇달아 대형 수주를 따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조현준 효성 회장이 선제적으로 단행한 해외 생산기지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해 연간 최대 실적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수주잔액은 11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4% 늘어났다.
북미 시장 성과가 두드러진다.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단행한 미국 멤피스 공장 인수가 본격적인 결실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단계적 증설에 나섰다. 2026년까지 4900만달러를 투입해 시험·생산설비를 늘리는 2차 증설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1월에는 2028년까지 1억5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3차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3차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올라설 전망이다.
미국 시장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0일 미국의 주요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에서 따낸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규모다.
유럽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효성중공업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시장에서 까다로운 기술 인증과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주요 송전사인 스코티시파워와 85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 275kV 이상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효성중공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이다. HVDC는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유리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국면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2017년부터 200메가와트(MW)급 전압형 HVDC 시스템 개발에 들어가 7년간 약 1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압형 컨버터와 제어 시스템, 변압기를 포함한 국산 시스템이 실제 계통 운영에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한미 지분 판 임종윤…”中사업 안정화 포석”
입력2026.03.02. 오후 4:03수정2026.03.02. 오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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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에 매각, 경영권 힘 실어줘
임 회장, 북경한미 지배력 확보해
코리그룹 상장 동력 강화 해석도
고(故)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한미사이언스 전 사내이사)이 지난달 회사 지분 일부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넘긴 배경을 두고 자본시장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상속세 부담 관련 자금 확보 차원의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코리그룹의 중국 사업 전략과 연관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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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한미가 숨은 연결고리
신동국 회장은 최근 코리포항 등 5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441만여 주)를 주당 4만8469원, 총 2137억원에 장외 매수했다. 코리포항은 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 계열 법인이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4인 연합(신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 체제 내에서 나머지 3자를 합친 지분을 압도하는 몫을 확보하게 됐다.
코리그룹은 2009년 임 회장이 중국에 설립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마케팅·유통 회사다. 의약품 유통업체 룬메이캉, 투자 지주회사 코리포항, 영유아용 건강식품 업체 오브맘홍콩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제약회사가 직접 병원 및 약국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 없는 중국에서는 관련 면허를 보유한 전문 법인이 의약품 영업을 담당한다.
이와 관련해 1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신 회장이 차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은 코리그룹의 중국 사업을 안정화시키려는 포석”이라며 “코리그룹의 홍콩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경한미에 대한 장기 지배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경한미는 한미약품 제품을 중국 내에서 유통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임 회장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소아 의약품 마케팅 시장에서 15.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리그룹의 핵심 수익원도 북경한미의 제품 판매를 통해 얻어진다. 코리그룹의 상장을 위해 북경한미를 통한 한미약품 제품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한 이유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입장에서도 북경한미는 중요하다. 지난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한미그룹의 주요 수익 창출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북경한미의 지분 70%를 보유한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지금은 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더라도 북경한미에 대한 주도권 행사는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와 떼놓을 수 없다.
◇양측 이해 관계 맞물렸나
임 회장은 2024년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 사업을 총괄해 왔다. 분쟁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한국 본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국 사업은 임 회장이 맡는 구도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 회장과 손을 잡는 것은 임 회장에게 중요하다. 임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며 신 회장이 확보한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은 29.83%로 송 회장 등 나머지 3자의 지분(20.76%)를 넘어서게 됐다. 2024년 이후 이들은 대주주 연합(4인 연합)을 구성해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행사를 공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주주간 계약은 4년 시한으로 체결돼 2029년이면 효력을 잃는다. 2차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 회장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때문에 임 회장이 매각 대금 이상의 대가를 신 회장에게 요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경한미에 대한 운영권 보장이나 코리그룹에 대한 한미약품 제품의 안정적인 장기 공급을 신 회장이 약속했다는 것이다.
많은 데이터를 쌓는다. 한국은행, 국가은행 수준의 데이터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체적으로 데이터들을 축적하여 활용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낸다. 기업분석, 산업분석, 매크로, 숫자, 방향성에 대해서 나만의 명확한 생각과 사고를 가진다.
리스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뽑아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명과학, 화학 측면에서 최고의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뽑아낸다.
가격이 반영되기 전, 아주 저렴한 수준에 매집을 시작하며, 특정 산업에 대한 금전적 변동이 생기는 변곡점에 집중투자하여 단위시간당 수익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빠르게 분석하며, 감각적으로 찾아내는 것에 대하여 결코 잊어버리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서 놓치는 것이 있어서는 안된다.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한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중요도, 업사이드, 확률값 등 중요도 순으로 해낸다.
작은 기업을 발굴하여 10배-100배가 가능한 기업들을 찾고 분석하고 집중투자한다.
3년에 10배, 5년에 100배가 가능한 나만의 투자방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나의 26년 성장방향성.